혹시나 했는데 역시나 결항이다. 이른 아침, 전 해상에 내려진 풍랑주의보 때문이다. 오랜만에 개도를 거쳐 하화도, 사도, 낭도까지 여행하려던 계획은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어둠이 채 가시지 않은 여수시, 푸르스름한 아침 바다에 너울거리는 아파트 불빛. 오랜만의 풍경조차 감상할 겨를 없이 플랜 B를 짜내야 했다. ●아하, 평수구역이 있었지 여수 시내에서 차를 빌렸다. 플랜 B는 다리가 놓인 몇몇 섬들을 돌아보는 것이었다. 2020년 고흥에서 여수 사이에 4개의 다리가 이어지면서 적금도, 낭도, 둔병도, 조발도는 차량으로 접근할 수 있는 섬이 되었다. 스스로의 순발력에 감탄하면서도 바다 너머로의 아쉬움은 가시지 않았다. 그런데 낭도로 향하던 도중, 또 하나의 방법이 떠올랐다. 이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