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 정서적 통증 치유 명상
공포를 느낄 땐 몸의 감각과 감정에 주의를 돌려라
명상을 통해 상황 통제 능력을 기르다
불안·공포·공황 등 극심한 정신적 통증도 동일한 마음챙김 원리에 의해 치유·극복될 수 있다. 30대 소방관 출신인 D씨는 화재 현장서 겪은 트라우마로 심한 불안증세를 겪고 있었다. 화재 현장에서 방독면을 쓰려고만 하면 호흡이 빨라지고 숨이 막히는 과호흡(過呼吸) 증상을 보여 정상 업무를 할 수 없었다. 그 역시 8주 MBSR 프로그램을 받으면서 첫 주에 호흡을 관찰하는 명상을 배웠다. 처음에는 호흡을 의식할 때마다 현장 생각이 떠올라 제대로 호흡할 수 없었는데 2주간 보디스캔을 통해 호흡을 끈질기게 관찰하는 훈련을 받은 후 조금씩 자신감을 갖게 되었다.
그는 호흡을 하면서 공포감이 떠오를 때 피하지 않고 그냥 바라보려고 했고, 이어 그때 느껴지는 몸의 감각과 감정의 흐름을 포착했다. 호흡이 매우 가빠지는 것을 느낄 때는 의도적으로 평소 배운 복식호흡을 천천히 하면서 마음의 균형을 유지할 수 있었다.
프로그램을 마친 뒤 그는 평소 보디스캔이나 호흡명상을 하면서 자신에게 트라우마를 가져다준 사건을 다시 기억에 떠올리는 수련을 했다.
처음에는 매우 힘들었으나 차츰 반복하면서 그는 그 사건을 제3의 관찰자처럼 초연하게 바라볼 수 있게 됐다. 또한 매우 강렬하게 감각을 느꼈던 신체 부위에 대한 지속적인 보디스캔을 통해 이완을 가져올 수 있었다. 이후 그는 다시 방독면을 쓰고 화재 현장으로 달려가 업무를 수행할 수 있었다.
이런 식의 큰 트라우마는 아니지만 일상생활에서 불안과 무기력이 누적돼 약에만 의존하는 이들도 많다.
만성불안과 우울증에 시달리면서 10년 넘게 신경안정제에 의존해온 30대 가정주부 E씨는 남편과 의사의 반대를 무릅쓰고 투약을 거부했다. 대신 스트레스클리닉에 등록해 마음챙김 명상을 배우기 시작했다. 매일 명상 수련을 하면서 그녀 역시 자신의 불안감에 대한 통제 능력을 느끼기 시작했다.
하이라이트는 그녀가 뇌 단층촬영을 위한 MRI 검사를 받기 위해 병원에서 머리를 거대한 촬영기계의 빈 동굴에 넣을 때였다. 평소 같으면 엄청난 불안이 찾아올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이때 그녀는 평소 보디스캔에서 수련해왔던 ‘발가락에 마음을 모으는 작업’을 해보자는 생각이 머리를 스쳤다.
촬영기계가 소음을 내면서 회전하고 있는 동안 그녀는 그 기계에서 가장 멀리 떨어져 있는 발가락에 주의를 돌리고 발가락으로 호흡을 하고 있다고 상상했다. 이러면서 그녀는 자신의 ‘큰’ 통제 능력을 실감했고 편한 마음으로 촬영을 마칠 수 있었다. 이날을 계기로 그녀는 통제 불가능하다고 여겼던 상황을 통제 가능한 상황으로 만들 수 있는 자신이 생겼다. 거리를 걷다 불안에 휩싸이면 멈춰 서서 심호흡을 했다. 눈을 감고 조용히 ‘마음속 산’을 그리곤 했다. 그러면 마음이 가라앉았다. 다가오는 것이 무엇이든 그것과 함께 지내고 그것을 받아들일 수 있다는 확신감이 점차 생겨났다.
물론 이후에도 어려움은 계속 찾아왔지만 그녀는 예전보다 덜 불안해하고, 더 좋게 느끼고, 더 낙관적으로 느끼는 자신을 발견하게 됐다. 이것이 바로 고통에서 치유력을 만들어주는 마음챙김의 위력이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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