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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

주말산행 I 전라도의 산 여수 금오도 매봉산 382m

by 白馬 2016. 5. 30.

전라남도 여수시 남면 유송리


"금오도의 진짜배기는 매봉산일세"
섬 트레킹 원조 비렁길… 빼어난 조망 있는 트레킹 천국

여수에서 25km 남쪽에 위치한 금오도(金鰲島)는 면소재지이자 우리나라에서 21번째로 큰 섬이다. 안도, 연도, 수항도 등 유인도 11개, 무인도 21개를 거느린 금오열도(金鰲列島)의 중심에 있다.

자라를 닮은 섬 중앙에 위치한 매봉산(382m)과 망산(341m), 안도에 있는 상산(207m) 등 산봉우리가 옹골차다. 조선시대 왕실의 사슴 관리와 사냥을 위해 일반인의 출입을 금하는 봉산(封山)이었다가 1885년 고종 22년 허민령(許民令) 반포로 사람들이 살기 시작하였고 한다.

여천선착장에서 아스팔트도로를 따라 오르다가 삼거리 교통표지판에서
여천선착장에서 아스팔트도로를 따라 오르다가 삼거리 교통표지판에서 왼쪽으로 100m 정도 더 가면 등산로 초입이 나온다.
비렁길 생기며 금오도에 사람 몰려

금오도에는 비렁길이란 것이 있다. 인원 채우기 급급하던 산악회라도 으레 만차를 만드는 매력적인 코스다. 비렁길은 섬 트레킹 열풍의 근원지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비렁’은 벼랑, 낭떠러지를 일컫는 여수 지역 사투리다. 비렁길은 오래전부터 섬 주민들이 다니던 조붓한 옛길로 자연 그대로의 재료를 버무려 담아낸 요리처럼 푸른 바다와 깎아지른 해벽이 일품이다.

금오도에 사람들이 몰리고 생기가 돌기 시작한 것은 2011년 1월 이후 함구미, 두포, 직포까지 8.5km 해안절벽에 비렁길이 생기면서부터다. 이후 비렁길은 힐링코스로 소문나면서 연간 50만 명이 다녀가는 명소가 되었다.

비렁길은 매봉산 3부 능선 허리를 휘감아 돌아간다. 가파르지 않고 오르내림의 폭이 크지 않다. 지난해에는 1구간에서 5구간까지 18.5km 종주코스가 완성돼 묘미를 더한다.

지금은 비렁길의 명성에 가려져 있지만 금오도의 주봉인 매봉산은 암릉과 조망이 아름다운 산이다. 금오도를 아는 사람들은 “금오도의 진짜배기는 비렁길보다는 매봉산이제!”라고 이구동성으로 말한다. 바다를 보는 풍경은 비슷하지만 높은 곳에서 더 멀리 바라보는 맛은 또 다르다. 이번에는 매봉산 산행과 비렁길 트레킹을 잘 버무린 코스를 소개한다.

파수대처럼 다도해해상국립공원을 굽어보는 팔각정 쉼터.
파수대처럼 다도해해상국립공원을 굽어보는 팔각정 쉼터.
매봉산 등산로와 비렁길이 합류하는 두우고개.
매봉산 등산로와 비렁길이 합류하는 두우고개.
 산행들머리는 여천 여객선터미널이다. 아스팔트도로를 따라 언덕을 오르다가 삼거리 교통 표지판에서 왼쪽 방향으로 100m가량 오르면 도로변에 매봉산 등산안내도가 있다. 이정표는 매봉산 삼거리까지 0.9km를 가리킨다.

입구로 들어서면 어른 한 명이 지나갈 정도로 좁은 돌계단을 오른다. 이어 숲 터널이 나타나며 너덜지대에 이르러 잠시 조망이 터진다. 쉼터 삼거리까지 심하게 가파르지는 않다. 25분 정도면 삼거리에 도착한다. 매봉산 종주코스의 중간지점에 해당되는 곳이다. 왼쪽으로 가면 칼이봉이다.

오른쪽 ‘문바위 0.9km’ 방향으로 진행하면 수피가 회색빛인 서어나무 군락지가 시작된다. 서어나무는 소사나무와 비슷해 혼동하기 쉽지만 서어나무는 교목(喬木: 키가 큰 나무)이고 소사나무는 교목과 비슷하지만 키가 더 작은 아교목(亞喬木)에 해당한다.

10분 정도면 서어나무 숲을 벗어나고, 100여 명이 앉을 수 있는 평평한 암반지대 인근부터 사방으로 조망이 완전히 열린다. 북쪽으로 개도와 돌산도가 조망되고, 서쪽으로는 나로도와 팔영산이, 동북쪽으로는 남해 금산까지 보인다.


비렁길 2구간 종점 직포에 있는 600년 된 해송.
비렁길 2구간 종점 직포에 있는 600년 된 해송. 신령한 기운이 느껴진다.
매봉산 위치도
 바위 두 개가 문처럼 생긴 문바위에서부터 암릉을 따라가는 동안 한려해상국립공원에서만 느낄 수 있는 청정바다와 리아스식 섬들이 파노라마를 이뤄 감동적인 조망을 자랑한다. 삼거리에서 매봉산 정상까지는 서어나무숲과 암릉지대를 번갈아 지나간다. 3km 거리에 1시간 30분 정도 걸린다.

매봉산 정상은 삼각점과 이정표가 없다면 지나치기 십상이다. 국토정보지리원 지도와 일부 자료에 매봉산이 대부산(代付山)으로 표기된 유래는 일제강점기 때 국가의 땅을 조림의 목적으로 대부(貸付)하면서 그렇게 불리게 되었다고 한다.

남면 면사무소 총무팀 주진평(38)씨는 “지금은 폐교가 된 유송초등학교 교가에 ‘매봉산에 아침 해가 솟아오르고’라는 가사가 있고 초포(현, 두포)지역 구전 노래 중에 ‘산아 산아 매봉산아 높고도 고운 산아’라는 가사 등이 전해지고 있는 만큼 매봉산으로 불러야 하는 것이 맞다”고 말한다. 남면사무소 측은 앞으로 ‘매봉산 이름 바로 찾기 운동’을 지속적으로 전개할 예정이라고 한다.

매봉산 정상은 잡목에 가려 사방이 막혀 있지만 1분만 발걸음을 옮기면 매봉산 최고의 조망처가 기다리고 있다. 전망대에 서면 개도, 화태도, 하화도, 상화도, 낭도, 사도 등 다도해해상국립공원에서 으뜸으로 치는 섬들이 손에 잡힐 듯 내려다보인다. 암봉을 우회해 울창한 숲길을 30분 정도 걸으면 팔각정이다. 남도의 섬 가운데 가장 멋진 곳에 세워진 정자가 아닐까 생각이 든다. 오목하게 돌출된 함구미와 비렁길 1구간 일부도 보인다.

매봉산 개념도
 팔각정에서 20여 분 완만하게 내려가면 두우고개 갈림길이다. 이정표(신선대 0.4km, 두포 3.3km, 직포 6km)가 두우고개임을 알린다. 오른쪽으로 내려가면 함구미로 가는 길이다. 왼쪽으로 20m 정도 내려가면 함구미에서 올라오는 비렁길 1구간과 만난다.

갑작스레 많은 사람들을 만난다. 비렁길만 걷는 사람들은 옆 동네 마실 가는 것처럼 발걸음이 느긋하다. 논과 밭에 선 돌담들이 옛길의 정취를 느끼게 한다. 인위적인 흔적을 최대한 줄이고 바다와 자연이 하나가 되는 풍광이다.

20분 정도면 신선들이 살았다는 신선대에 도착한다. 환상적인 에메랄드빛 바다와 주변의 해벽이 절경이다.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는 연인들의 뒷모습에서 사람의 모습이 가장 아름다운 풍경임을 깨닫는다.

막걸리 안주로 제격인 방풍나물

우측으로 30분가량 푸른 바다와 깎아지른 낭떠러지를 끼고 걷다 보면 두포마을에 닿는다. 마을에는 1985년에 세운 ‘금오도 개척백주년기념비’가 있다. 봉산 이후 사람이 이곳에 처음 정착한 것을 기념하기 위해 세운 것이다.

마을 민박집과 간이음식점에서는 이곳의 섬 비탈에 지천인 특산품 방풍(防風)나물이 인기다. 세찬 바닷바람을 맞은 방풍나물은 넓적한 잎의 밭작물로 풍(風)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고 하여 얻어진 이름이다. 된장에 버무린 방풍나물은 막걸리안주로 그만이다. 생채로도 찾는 사람들이 많아 지역민에게 큰 소득원이 되고 있다.

직포로 가는 비렁길 2구간은 경운기가 다닐 정도로 넓은 시멘트 길이 만들어져 있다. 비렁길은 밀려드는 인파로 인해 예전 같은 여유로움은 없어졌다. 하지만 비렁길의 비경을 보고도 마음 흔들거리지 않고 똑바로 걷는다면 내공이 대단하거나, 생각의 굳은살이 단단히 박여 있어서일 것이다. 이곳을 걷다보면 누구나 시인이 된다.

등산로 초입에서 삼거리 쉼터까지 오르는 길. 동백이 울창한 숲이다.
등산로 초입에서 삼거리 쉼터까지 오르는 길. 동백이 울창한 숲이다.
 산행길잡이 

여천선착장~삼거리~문바위~암릉지대~매봉산~팔각정~두우고개(비렁길 합류지점)~신선대~두포~굴등전망대~직포 (약 12km, 5시간 정도 소요)
검바위~옥녀봉~칼이봉~삼거리~문바위~암릉지대~매봉산~팔각정~두우고개~함구미~미역널방~두우고개~함구미 (약 8.4km, 4시간 30분 정도 소요)
비렁길 종주 함구미~신선대~두포~직포~학동삼거리~심포~장지 (약 18.5km, 6시간 40분 정도 소요) 

교통(지역번호 061)

서울 센트럴시티터미널에서 여수까지 하루 27회(05:30~24:00) 버스가 오간다. 요금 우등 3만800원, 일반 2만700원. 4시간 15분 소요. KTX는 용산역에서 여수엑스포역까지 하루 10회(05:20~21:40) 다닌다. 요금 4만7,200원, 2시간 50분 정도 소요.

여수시외버스공용정류장에서 돌산 신기항까지는 가는 버스는 오전 6시부터 오후 9시 40분까지 1시간~1시간 30분 간격으로 있다. 1시간 소요. 문의 동양교통 653-3003. 금오도행 배는 여수여객터미널, 백야도, 신기항 3곳에서 출발한다. 신기항은 최단거리로 30분이면 도착하고 편도 5,000원이다. 신기항 기준으로 평일에는 오전 7시 45분부터 7회 운항하지만, 주말에는 12회 운항한다(07:45~17:00).  문의 한림해운 666-8092.

금오도에는 소형버스(011-616-9544) 3대와 남면택시(011-9614-2651) 2대가 운영한다. 직포에서 여천선착장까지 택시로 1만7,000원, 버스는 1시간마다 운행하며 요금은 2,000원이다. 

정상에서 팔각정으로 가는 암릉지대.
정상에서 팔각정으로 가는 암릉지대. 멀리 비렁길 1코스 종점과 두포마을이 보인다.
 비렁길 1구간에서 사람들의 발길이 가장 오래 머무르는 신선대.
비렁길 1구간에서 사람들의 발길이 가장 오래 머무르는 신선대.
숙식(지역번호 061)

청정 여수바다의 해산물이 총출동한다는 면사무소 옆 상록수식당(665-9506)은 예약이 필수다. 음식 종류도 다양하지만 신선도를 제일로 친다는 집이다. 비렁길 1구간 끝에 있는 두포마을 방풍전복칼국수(664-0564)는 최근에 개업했지만 개운한 맛으로 벌써부터 입소문을 타고 있다.

금오도에서 생산하는 전복을 통째로 사용한다. 전복칼국수 8,000원, 방풍전복해물파전 1만5,000원.

면소재지 우학리 파출소 옆에 있는 할매맛집(666-6933)은 서대회와 쏨뱅이지리탕을 낸다. 서대회는 발효시킨 막걸리 식초를 사용한다. 소 1만5,000원, 중 2만 원, 쏨뱅이 지리탕 2만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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