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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

주말산행 | 경상도의 산 중산 649m

by 白馬 2016. 6. 3.

경남 밀양시 산동ㆍ산외면  바윗길 타는 맛 쏠쏠한 중앙고속도로 변 밀양의 명산

 

지도와 현지 산 이름 제각각이라 헷갈리지 않도록 주의해야

대구~부산 간 중앙고속도로 밀양 나들목에서 가까운 산외면 엄광리는 산으로 둘러싸인 마을이다. 마을 북쪽 노산고개를 중심으로 남서쪽은 낙화산(626m)~보담산(562m)~비학산(318m)이, 남동쪽으로 중산~꾀꼬리봉(538m)~화지산(177m)이 산등성이를 잇대며 마을을 포근하게 감싸고 있다. 첩첩산중에 파묻힌 마을의 출구는 오직 남쪽뿐이다.

산행은 엄광리마을을 가운데 두고 비학산으로 올라 보담산~낙하산~중산~꾀꼬리봉을 잇는 환(環)종주가 매력이 있다. 그러나 산행시간이 만만찮아 건각이라도 8시간 정도 잡아야 한다. 그래서 비학산과 꾀꼬리봉을 제외한 보담산~낙화산~중산을 연결하는 원점회귀에 가까운 코스로 이었다. 호젓한 숲길과 기분 좋게 펼쳐지는 조망, 산이 들려 주는 전설 등이 재미를 더해 주는 코스다.

다촌(중촌)마을회관에서 엄광1소류지를 왼편에 두고, 돌아 나와 안당골로 연결하는 도로를 따르면서 산행을 시작한다. 산으로 접어드는 길은 두 곳. 다촌마을과 안당골마을이 갈라지는 도로 건너의 산신각 옆으로 올라설 수 있다. 안당골마을로 연결되는 도로를 따라 조금 이동해 ‘보두산 전망대 900m’라는 푯말이 서있는 곳도 들머리다. 어느 곳으로 올라도 같은 능선에 닿는다.

1 중산 일대는 운문지맥의 주능선답게 곳곳이 암릉과 암벽으로 억세고 거칠다. 2 낙화산 정상 가장자리에 조망이 좋은 너럭바위가 있다
1 중산 일대는 운문지맥의 주능선답게 곳곳이 암릉과 암벽으로 억세고 거칠다. 2 낙화산 정상 가장자리에 조망이 좋은 너럭바위가 있다
시작부터 제법 올려치는 비탈길로 10분쯤이면 지능선에 이른다. 능선 길은 너럭바위가 있고 전망이 좋다. 지난 며칠간 추위에 꽁꽁 얼어붙은 저수지가 햇빛에 반짝인다. 바위에 다복솔이 어우러진 암릉 길은 곧 비학산에서 비암고개를 거쳐 올라오는 주능선 길과 합류한다. 이 산줄기는 가지산에서 뻗어온 운문지맥의 꼬리부분이다. 결국 중산을 거쳐 낙화산~보담산~비학산으로 이어진 지맥은 밀양강으로 숨어들게 된다.

운문지맥의 주능선답게 곳곳이 암릉과 암벽으로 억세고 거칠다. 반면 능선 전부가 전망대 역할을 한다. 새파란 하늘과 탁 트인 주변 전망에 답답하던 가슴이 뻥 뚫리는 후련함을 느낄 수 있어 좋다. 뒤돌아보니 비학산으로 내닫는 운문지맥의 산봉우리가 낙타 등처럼 볼록볼록 연이어 솟았다. 북쪽은 산악 지형이지만 남쪽은 동천이 흐르고 산 아래로 밀양강의 지류를 낀 들판이 넉넉하게 펼쳐진다. 산등성이를 뚫고 지나가는 대구부산고속도로며, 멀리 밀양시가지와 밀양강 건너 덕대산과 종남산이 한눈에 들어온다.

조심스럽게 내려서면 로프가 걸린 암벽이다. 로프를 붙잡고 올라선 절벽의 암봉은 보담산 전망대로 보담바위라 한다. 지나온 산길이 뚜렷하다. 뿐만 아니라 가야 할 보담산~낙화산~중산1~중산2~548m봉이 반원형으로 그려진다. 산 아래 숨은 듯 엎드린 마을들은 평화롭고 아늑한 모습이다.

1 중산으로 향하며 뒤돌아보니 지나온 보담산~낙화산 능선이 가깝게 다가온다. 2 산행 날머리인 엄광리 숲촌 버스정류장. 지나온 산줄기가 병풍을 두른 듯 보인다.
1 중산으로 향하며 뒤돌아보니 지나온 보담산~낙화산 능선이 가깝게 다가온다. 2 산행 날머리인 엄광리 숲촌 버스정류장. 지나온 산줄기가 병풍을 두른 듯 보인다.

 

이 암봉은 고려시대 효심(1193년 반란을 일으킨 우두머리)의 농민군이 은거하며 관군의 움직임을 파악하던 초소 역할을 했다고도 전해진다. 마을에서 보면 디딜방아의 몸통을 받치고 있는 ‘볼수’를 닮았다 하여 볼수바위라 한다. 볼수는 볼씨의 사투리이다. 다시 한 굽이 더 오르면 묘지 두 기가 양지 쪽에 터를 잡았다. 마을에서는 총각·처녀 무덤이라 부른다. 음력 8월만 되면 깨끗이 벌초하는 사람이 있고, 또 벌초를 하면 소원성취 한다는 전설이 있단다.

전망 좋은 암릉이 끝나지만 여전히 경사는 가파르다. 로프가 걸린 바윗길도 지난다. 산행을 시작하고 1시간이 조금 지난 뒤 보담산(寶潭山) 정상에 닿는다. 묵은 헬기장으로 추정되는 산정은 전망은 물론 별 특징도 없다. 애초 보두산(步斗山)으로 더 알려졌지만 국토지리정보원은 2002년 1월 5일 보담산으로 고시했다. 그런데도 보두산으로 표기된 이정표가 그대로 있다.

1 보담산에서 낙화산으로 향하면 소나무가 울창하고 호젓한 숲길을 만난다. 2 산행 초반, 보담산으로 이어진 가파른 오름길에서 본 안당골마을.
1 보담산에서 낙화산으로 향하면 소나무가 울창하고 호젓한 숲길을 만난다. 2 산행 초반, 보담산으로 이어진 가파른 오름길에서 본 안당골마을.

 

 산 이름에 얽힌 보두스님과 보담노장의 전설은 사실적인 요소도 있지만 허구도 있다. 보두(步斗)는 산 아래 폐사된 옛 엄광사의 스님이다. 또 보담이라는 감여가(천문지리에 능통한 사람)는 옛날 중국에서 고관을 지낸 죄인으로 보두산에 들어와 귀양살이를 했단다. 산외면 엄광리와 상동면 가곡리의 전설이 그 양태는 다르지만 모두 이 산과 연관이 있다.

보담산에서 20분 거리인 낙화산으로 향한다. 소나무가 울창한 능선은 분위기가 호젓한 숲길이다. 숲이 끝나고 한 굽이 살짝 올라서면 낙화산이다. 사실은 ‘저녁노을이 곱게 물든 서산으로 해가 저문다’는 뜻의 낙하산(落霞山)이다.

그럼 왜 낙하산이 ‘꽃이 진다’는 낙화산(落花山)으로 바뀌었을까? 임진왜란 때 왜적을 피해 절벽에 몸을 던져 정절을 지킨 여흥 민씨(박희양의 처)의 이야기를 갖다 붙인 탓이다. 민씨가 몸을 던진 곳은 상동면 가곡리 뒷산으로 낙화암, 낙화데미, 낙화봉 등으로 부른다. 사실 여부를 가려 정정해야 할 것이다.

643.3m봉 ‘중산2’로 표기해

낙화산으로 표기한 정상석엔 높이도 597m로 틀리게 표기했다. 정상석이 선 가장자리에 동남쪽 조망이 좋은 너럭바위가 있다. 절벽 위에서 바라보는 전망이 시원하다. 건너편 중산 뒤로 승학산 정각산 천황산 재약산 향로산이 너울거리고, 간월산 신불산 영축산 등 영남알프스도 어렴풋이 다가온다.


중산을 향해 잠시 내려서면 노산고개에 닿는다. 안부 삼거리의 이정표(구름동네, 석이바위 200m, 중산1 1200m)가 헷갈린다. 안당골마을을 구름동네라 부른다. 지대가 높아 항상 구름에 가려 있다는 뜻이다. 예전에 석이버섯이 많이 났다는 석이바위는 이정표에서 200m 전방이다. 국토지리정보원 지형도에는 석이바위를 643.3m봉 아래 능선에 표기해 지도와는 다르다. 중산1은 이 주변에서 제일 높은 649m봉이며, 중산2는 일반적으로 석이바위봉이라 부르는 643.3m봉이다. 어느 것이 맞는지 행정관청에서는 정확한 지명의 표기를 정리해야 할 것이다.

노산고개에서 직진하면 쭉 이어지는 암릉 길이다. 깎아지른 벼랑에 걸린 로프를 잡고 오른다. 꽤 신경 쓰이는 까다로운 암릉이다. 올라서면 시야가 확 트이는 전망대. 서쪽에는 동창천이 흐르고 강 양쪽의 소천봉과 오례산성이 훤하다. 육화산~구만산~억산 등 운문지맥의 산봉우리도 조망된다. 그런데 크고 작은 암봉으로 이어지는 능선 길이 만만찮다. 다시 로프를 붙잡고 내려선다.

숲길을 지나고 통나무 계단길로 오르면 중산 정상이다. 중산(中山)은 희곡리 골안 마을과 화로봉(572m) 사이의 산등성이에 위치한 탓에 생긴 산 이름이다. 소나무가 차지한 산정은 조망이 좋지 않다. 대신 산마루가 넓어 쉼터로 적당하다.

노산고개에서 직진하면 크고 작은 암봉이 연이어져 만만찮은 능선 길이다.
노산고개에서 직진하면 크고 작은 암봉이 연이어져 만만찮은 능선 길이다.

 

 중산에서 5분이면 묵은 헬기장에 이정표(희곡리, 중산2 800m)가 서있는 운문지맥 분기점이다. 지맥 길과 헤어져 중산2(삼각점이 있는 643.3m봉)까지는 거의 평탄한 능선을 따라 15분이면 닿는다. 소나무와 참나무가 뒤섞인 숲길이다. 길바닥에 깔린 솔가리가 푹신하고 낙엽이 바스락거린다.

용암산 갈림길을 지나 닿은 중산2에는 삼각점(동곡 333, 1982 재설)과 대리석으로 만든 중산이란 표석에 석이바위봉이라는 표기도 있다. 국토지리정보원 지형도와 각 사이트의 등산지도에 산의 이름과 높이가 제각각이다. 지명에 혼돈이 있어 지도를 맹신하면 헷갈리기 쉽다.

하산은 중산2에서 다촌마을로 하지 않고 꾀꼬리봉 쪽으로 직진한다. 급경사를 10분 정도 내려서면 김해 김씨 묘지를 지나 안부를 만난다. 다촌마을로 빠지는 길을 무시하고 다시 한 번 그대로 오르면 아무 특징이 없는 548m봉이다. 직진하는 내리막길은 경사가 가파르다. 꾀꼬리봉 직전의 안부에는 갈림길이 뚜렷하다.

서쪽 계곡으로 10분 정도면 폐농막을 만나고, 흔적만 남은 임도를 따르면 용봉사 간판도 보인다. 엄광리 일대의 마을이 한눈에 들어오면서 도로변 숲촌 버스정류장에 닿는다. 산행을 이어온 산봉우리와 산등성이가 마을 뒤로 병풍을 두른 듯하다.

[그래픽] 중산 위치도
 
[그래픽] 중산 개념도
 산행길잡이

■ 다촌(중촌)버스정류장~산신각~보담산 전망대~보담산~낙화산~중산 정상(중산1)~중산2(643.3m봉)~548m봉~숲촌 버스정류장 <5시간 소요>


■ 정문마을버스정류장~비학산~비암고개~보담산~낙화산~중산1~중산2~548m봉~꾀꼬리 봉~정문마을 버스정류장 <8시간 30분 소요>

■ 다촌(중촌)버스정류장~산신각~보담산 전망대~보담산~낙화산~중산1~중산2~안당골마 을~다촌(중촌) 버스정류장 <4시간 30분 소요>

교통

중산 산행은 대중교통을 이용할 경우 밀양까지는 열차가 편하다. 경부선 열차는 KTX(1일 12회)를 비롯해 새마을ㆍ무궁화(1일 24회) 등이 밀양역(ARS 1544-7788)에 정차한다. 밀양행 시외버스는 부산 서부시외버스터미널(ARS 1577-8301)에서 1일 24회(07:00~20:40), 창원시 마산회원구 합성동시외버스터미널(ARS 1688-3233)에서 1일 29회(06:30~21:00) 운행한다.


밀양역에 내렸을 경우 시내버스로 시외버스터미널(ARS 1688-6007)로 이동해야 한다. 시외버스터미널에서 엄광리로 가는 농촌버스는 오전 9시 한 차례뿐이다. 이 버스를 놓쳤다면 택시(밀양택시 055-354-7577, 밀양개인택시 055-354-4842)를 이용하면 된다. 요금 1만5,000원 안팎. 산행을 마친 후 숲촌마을에서 밀양시외버스터미널로 가는 농촌버스는 오후 3시 20분, 오후 7시 40분 두 차례밖에 없다.

숙식(지역번호 055)

숙식은 밀양시내에서 해결한다. 숙박은 노블리안모텔(352-4548), 마리포사(356-5450), 그랜드모텔(356-5525), 르네상스(352-6839) 등이 있다. 밀양에서 먹거리는 돼지국밥을 빼놓을 수 없다. 내일동 영남루 인근 밀양전통시장 안의 단골집(354-7980)은 50년간 자리를 지켜온 집이다. 내이동 시청 서문 앞 수라간(354-4016)은 돌솥밥과 굴국밥으로 알려진 집. 밀양시 산외면 남기리 긴늪숲의 숲속갈치마을(355-5718)은 갈치요리가 전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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