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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

주말산행 I 전라도의 산 모악산 794m

by 白馬 2016. 5. 27.

전북 완주군 구이면] 미륵세상을 꿈꾸어 온 민족종교의 성지


수왕사 약수 한 사발, 발아래 구이저수지 풍광 절경


완주 모악산(母岳山·793.5m)은 충남 계룡산과 함께 구한말의 신종교 메카답게 동학, 증산교, 원불교 같은 민족종교의 영지로 예로부터 난을 피할 수 있는 피란처이자 각종 무속신앙의 본거지로 알려져 왔다. 무엇이 메시아를 기다리는 미륵신앙, 후천개벽, 정감록 등의 사상들을 태동케 했을까? 모악산을 중심으로 정여립, 전봉준, 강증산 등 새로운 세상을 꿈꿨던 혁명가와 신흥종교 창시자들에게 금산사(金山寺)에서 발현한 미륵사상이 혁명의 젖줄 역할을 했을 것이다.

모악산을 즐겁게 오르는 4가지 포인트

모악산은 평야지대에 우뚝 솟은 전형적인 육산이다. 전주에서 남서쪽으로 12km 거리에 있으며 김제, 완주, 전주에 걸쳐 있다. 1971년 도립공원으로 지정되었다. ‘전주의 상징’, ‘어머니의 산’으로 불릴 만큼 명성이 자자한 반면 산행만 놓고 따지자면 솔직히 심심하다. 큰 기운이 느껴질 법한 장쾌한 암릉이 없고 능선들은 소등처럼 부드러우며 기복도 심하지 않다. 허나 명불허전이다. 모악산에 녹아 있는 4가지 포인트를 이해하고 들여다본다면 위명이 달라진다.

모악산에 오르기 전에 4가지 포인트를 이해해야 한다.

첫째로, 풍수에 관한 것이다. 모악산은 좌청룡우백호 지맥이 겹겹이 에워싸고 있는 형국이라 한다. 명당은 좋은 기를 가진 땅이다. 산이 성곽처럼 사방을 감싸 그 공간 전체를 보국하는 길지란다. 대표적으로 모악산 장군봉의 기운이 머무르는 ‘전주김씨 시조묘’ 터는 김일성 전 북한 주석의 32대 조상인 고려 무신 김태서의 묘를 품고 있다.

구이주차장에서 상가동을 지나면 본격적인 산행 초입이다.
구이주차장에서 상가동을 지나면 본격적인 산행 초입이다.
강증산이 수행하고 득도했다는 대원사 전경.
강증산이 수행하고 득도했다는 대원사 전경.
둘째로 좋은 물이 있다. 곡창지대인 김제평야와 만경평야, 백제시대 벽골제도 모악산의 물줄기를 기반으로 둔다. 모악산은 어느 곳이나 물이 넘쳐흐른다. 특히 8부 능선쯤에 있는 수왕사(水王寺)의 석간수는 수왕(水王)이라 칭한다. 물의 왕, 오죽했으면 그런 이름을 얻었을까? 바위틈에서 솟아 나오지만 철분이 느껴지지 않고 깨끗하다. 이 수왕사 약수로 38도짜리 약주인 송화백일주를 빚는다. 송화백일주는 수왕사 주지에게 대대로 전승되며 12대 전승자 벽암주지는 대한민국 식품명인 제1호로 지정돼 있다.

셋째로 천년고찰 금산사는 백제 법왕 원년(599)에 창건되었다. 금산사 내에는 국보 제62호 미륵전과 보물 10점을 보유하고 있다. 금산사는 신라불교 오교구산(五敎九山)의 하나로 신라 고승 진표율사에 의해 크게 중창되어 미륵신앙의 근본도량으로 변모했다. 임진왜란 때는 승병 1,000여 명의 훈련장으로 활용되기도 했다. 정유재란 때 80여 동 건물과 40여 암자가 모두 불에 타는 수난을 겪었지만 1961년 이후 현재의 모습으로 자리를 잡게 되었다.

끝으로 백제 의자왕 때 개산했다고 하는 금산사의 말사 대원사(大院寺)는 두 명의 걸출한 인물이 거쳐 갔다. 조선 중기 명종 때 진묵대사(震默大師, 1562~1633)와 구한말 강증산(姜甑山, 1871~1909)이 바로 그들이다.

진묵대사는 호남지역에서 ‘신통력 있는 부처의 환생’이라며 존경받는 승려다. 증산교를 창시한 강증산은 대원사에서 수행하며 도를 이루었다고 하여 대원사를 증산교의 성지로 추앙받게 했다.

물 중의 왕 수왕사 약수. 법당 뒤쪽 바위에서 흐르는 석간수를 호스로 연결해 이용한다.
물 중의 왕 수왕사 약수. 법당 뒤쪽 바위에서 흐르는 석간수를 호스로 연결해 이용한다.
북봉 헬기장에서 바라보는 정상 송신탑.
북봉 헬기장에서 바라보는 정상 송신탑.
산행들머리는 구이저수지 국민관광단지에서부터 출발하면 금산사 입장료 3,000원을 아낄 수 있고 코스도 완만하다. 상가동 끝에 있는 ‘모악산’ 표지석 뒤쪽부터 실질적인 등산로가 시작된다. 5분 정도 계곡을 끼고 성황당 다리를 건너면 상학능선 갈림길이다.

상학능선은 정상까지 3.3km 거리지만 별 특징이 없어 대부분 대원사 방향으로 간다. 크지는 않지만 물이 맑은 계곡이 대원사 아래까지 이어진다. 선녀폭포와 사랑바위는 크게 볼거리는 아니다. 오히려 선녀바위 위쪽 0.4km 지점에 있는 ‘전주김씨 시조묘’에서 바라보는 구이저수지의 조망이 빼어나다.

계곡물 소리가 청아한 대원사까지는 0.8km, 약 30분 거리다. 길이 혼동되는 곳도 있지만 모두 대원사로 이어진다. 대원사 터는 연꽃의 꽃심에 해당하며 안온하다. 전각이 많지 않은 아담한 규모다. 백제 의자왕 때 개산했다고 하나 고려시대 부도탑 빼고는 고찰의 위엄은 없다.

대원사에서부터 수왕사까지 0.8km 구간은 조금은 가파른 경사다. 돌계단을 계속 오르게 되며 아름드리 소나무의 우산 같은 그늘이 좋다. 수왕사 갈림길 쉼터에서 왼쪽으로 10m 거리에 있는 모퉁이를 돌면 수왕사다. 구이저수지가 한눈에 보이는 곳에 자리하고 있다. 진묵조사전 옆 수직암벽 석간수를 호스로 연결해 수도꼭지를 통해 약수를 마실 수 있게 해놓았다.

수왕사 갈림길 쉼터로 되돌아와서 5분 정도 오르면 중인리 안부다. 절묘한 지점에 석간수 막걸리(1잔 2,000원)를 판매하는 노점이 있다.

이어 평지와 다름없는 길이 시작되고 등산로에서 살짝 비켜 있는 무제봉은 얼핏 지나치기 쉽다. 무제봉은 기우제를 지냈다는 장소로서 납작한 봉우리다. 구이저수지가 큰 강줄기처럼 도도하게 조망된다. 건너편 정상 송신탑 쪽엔 천룡사에서 꿈틀거리며 올라오는 장군봉과 대감바위가 있다.

모악산 위치도
모악산은 물이 많은 산이다. 어느 줄기에서나 수량이 풍부한 계곡이 흘러 탁족을 즐기기 좋다. 사진은 심원암 인근 계곡이다.
모악산은 물이 많은 산이다. 어느 줄기에서나 수량이 풍부한 계곡이 흘러 탁족을 즐기기 좋다. 사진은 심원암 인근 계곡이다.
정상 아래 계단에는 막걸리를 파는 곳이 또 있다. 미관상 좋아 보이지는 않는다. 정상에는 방송통신시설과 군 통신시설이 들어서 있어 제한적으로 들어갈 수 있다. 개방시간은 09:00~16:00다.

송신탑 철골구조물 사이에 정상석 대신 삼각점이 있다. 북쪽으로 미륵산, 계룡산, 대둔산이 조망되고 동쪽으로 덕유산, 성수산, 만덕산까지 사방 어디를 둘러보아도 탁 트인 조망이 압권이다. 헬기장 겸 옥상에 있는 망원경을 이용하면 전주시내 아파트 안까지 보일 정도다.

송신소 갈림길 이정표에서 ‘금산사 4.7km’ 방향으로 계단을 5분쯤 내려가면 북봉 헬기장이다. 농구 코트처럼 평평하고 넓어서 식사장소로 많이 이용된다.

금산사 주변 계곡에서 탁족을

하산길은 무성한 산죽을 따르는 내리막길이다. 30분 정도 내려가면 삼거리에 ‘심원암’ 이정표가 있다. 우측 50m 거리 언덕에 있는 고려시대 북강삼층석탑(보물 제29호)을 지나칠 수 없다.

심원암은 암자라기보다는 넓은 터를 차지한 저택 같은 분위기다. 심원암부터 콘크리트포장도로를 30여 분 걸으면 금산사에 닿는다. 금산사 주변은 계곡물이 좋아 곳곳에서 탁족을 즐길 수 있다.

벚꽃 명소로도 이름난 금산사 산문을 나서면서 고승들의 진리를 모은 선어록(禪語錄) 한 구절이 생각났다. 

 ‘명당(明堂)은 하늘과 땅, 바위와 물, 바람과 빛의 조화가 이뤄진 곳으로 잠시 머무르기만 해도 마음이 편해진다. 형언할 수 없는 기운이 몸속으로 들어온다.’
명당은 하늘이 내리는 것이 아니라 결국, 사람이 만드는 것이리라.

심원암 근처에 있는 고려시대 북강삼층석탑(보물 제29호).
심원암 근처에 있는 고려시대 북강삼층석탑(보물 제29호).
산행길잡이

■구이주차장~선녀폭포갈림길~대원사~수왕사~무제봉~정상(송신탑)~헬기장~삼층석탑~심원암~금산사 <7.9km 약 3시간 40분>

■구이주차장~선녀폭포갈림길~대원사~수왕사~무제봉~정상(송신탑)~헬기장~매봉~금산사 <10.17km, 약 5시간 40분>
 
교통

동서울버스터미널에서 전주까지 하루 31회(첫차 06:00, 막차 22:10) 버스가 운행한다. 요금 일반버스 1만4,200원. 우등 2만800원. 2시간 30분 소요. 전주에서 모악산까지 시내버스를 타면 된다. 터미널 근처 방송통신대 정류소에서 970번 버스가 20분 간격으로 운행한다. 약 40분 소요. 기차는 용산역에서 김제역까지 새마을호 열차가 하루 6회(09:40~20:25) 운행한다. 약 3시간 소요. 무궁화호는 하루 11회(06:30~23:10) 운행. 약 3시간 20분 소요.

숙식(지역번호 063)

모악산유스호스텔(548-4401), 이현심고택(010-3676-0440). 산허리 곳곳에 펜션과 모텔이 많다. 금산사 주변에는 대체로 보리밥, 쌈밥, 청국장집들이 많다. 어유마을에 있는 농가맛집 ‘삶의향기(543-2325)’도 사람들이 많이 찾는다. 하루 전에 예약하면 좋다.

볼거리(지역번호 063)

종교 관련 성지가 많다.  금산사 입구에 있는 금산교회(548-4055)는 1908년에 세워졌다. 남녀유별의 독특한 구조를 보게 된다. 증산교의 한 교파로 강증산(증산 강일순) 부부의 무덤을 봉안한 증산법종교(543-0265), 호남 3대 성당으로 동양에서 가장 많은 신부를 배출한 수류성당(544-5652)도 모악산 자락에 있다. 또 삼한시대 때부터 있던 고대 저수지 벽골제(540-4094)가 인근에 있다. 김제평야와 만경평야를 바라보며 관광단지로 조성되어 있다.

모악산 개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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