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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전북 완주군 동상면 '곶감마을'

by 白馬 2008. 11. 26.

전북 완주군 동상면 '곶감마을'

주홍빛 옷 곱게 차려입은 곶감
단맛은 햇빛이 아닌 바람이 만든다

 

대둔산 남쪽에 있는 전북 완주군엔 '호남의 금강산'이란 애칭이 따라다닌다. 하지만 울타리마다, 산비탈마다 감나무가 자라고 그 나무에서 딴 감들로 해마다 수백만 개의 곶감을 만들어대니 '곶감마을'이란 별칭이 더 어울릴 듯도 하다. 곶감으로 온가족 입에 풀칠하고 자식들 공부 가르치므로 동상면 감나무는 동네 사람들에게 '복덩어리 나무'로 통한다.

동상면 사람들은 10월 초순부터 25일 사이 감을 수확하고 11월 초부터 11월 중순까지는 곶감을 만들기 위한 감 깎기 작업을 벌인다.

      11월 하순으로 접어드는 요즘은 감 수확과 감 깎기가 모두 끝나가는 터라 외지 여행객들은 곶감의 단맛이 깊어지는 소리에 귀만 기울이면 된다. 주홍색으로 물들어가는 곶감이 줄줄이 매달린 건조장과 초겨울 입구에 남은 감 몇 개를 외로이 달고 홀로 선 감나무들이 자아내는 늦가을 풍경이 사라질까 아쉬워 사진기에 자꾸 손이 간다. 부근 대아저수지와 동상저수지를 지나는 호반도로 드라이브나 위봉폭포로 오르는 산중도로 드라이브는 덤으로 얻는 낭만이다.

      동상면 대아리 산천마을과 은천마을, 신월리 용연·검태·거인마을, 수만리 단지·입석·학동마을, 사봉리 밤티·신사봉·묵계마을 등 곶감 건조장은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다. 건조대에 주렁주렁 매달린 곶감들은 하루하루 지날 때마다 빛깔을 달리하며 단맛을 더해간다. 주인 정성이 가득한 곶감에는 꿀벌이 모이고 대충 만든 곶감에는 파리가 꾄다는데 동상면 곶감들은 꿀벌들의 놀이터를 방불케 한다.

      띄엄띄엄 외로이 서서 동상면의 이 골짜기 저 골짜기 산골마을들을 지키는 감나무엔 아직 감이 붙어 있기도 하다. 사람 손이 달리거나 상품성이 모자라거나 '까치밥'으로 쓰이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그렇게 제자리에 매달려 있다고 한다.

    • ▲ 좋은 곶감은 안팎이 고르게 말라 겉과 속 빛깔이 비슷하다.

      동상곶감이 만들어지는 비결의 8할은 바람이다. 기계 힘도 빌리지 않고 훈증도 하지 않고 오직 바람에 의한 자연 건조방식으로만 곶감이 탄생된다. 동상곶감 정보화마을 인정식 위원장은 "곶감건조장 관리에 많은 에너지를 쏟는다"고 했다. 방충망 설치는 기본이고, 습기를 빨아내는 공조시설도 해놓고, 강추위가 오면 곶감이 얼지 않도록 난방기도 틀어준다.

      "곶감은 햇빛이 아니라 바람으로 만들어집니다. 직사광선에 말리면 겉은 마르고 속은 마르지 않아서 상할 염려가 있고 주름이 굵게 생겨 보기에도 안 좋습니다. 좋은 곶감은 잘랐을 때 겉과 속의 색깔이 비슷해야만 하지요."

      동상면 사람들은 감을 깎아 50~60일 자연 건조시키고 1주일 숙성시킨 것을 '완건시'라 하고, 40일 자연 건조시킨 다음 2~3일 숙성시킨 것을 '반건시'라고 한다. 반건시에 비해 당도가 월등히 높고 입에 넣으면 부드럽게 녹는 완건시는 섭씨 영하 20도의 냉동고에 넣어도 얼지 않는단다. 12월 15일쯤 되면 촉촉하고 달콤한 완건시와 반건시를 동네 곳곳에서 맛보고 사갈 수도 있다. 가격은 한 상자(3호·한 상자 약 70개들이) 5만5000원부터.


      ::: 여기도 가보세요

    • ▲ 곶감 건조대에 주렁주렁 매달린 감. 올해 햇곶감은 12월 중순쯤 전북 완주군 동상면 곳곳서 만날 수 있다. / 조선영상미디어 김영훈 기자 adamszone@chosun.com
      ● 대아수목원: 완주군 동상면 대아리에 위치한 대아수목원엔 13.6㎞짜리 산책로가 있어서 찬바람에 움츠러든 몸을 풀기 좋다. 입장료, 주차료 무료. 완주군 동상면 대아리 산1-2, (063)243-1951.

      ● 대둔산도립공원: 충남 논산시와 전북 완주군 경계에 대둔산이 솟아 있다. 전북 방면 대둔산도립공원에 케이블카가 설치돼 있어 여행객들의 발길이 잦다. 오전 9시~오후 5시. 20분 간격으로 출발한다. 케이블카가 6분 정도에 걸쳐 927m를 오르는 사이 가을 나무로 가득한 산이 이불 펼치듯 모습을 드러낸다. 요금은 11월 23일까지는 대인 왕복 7000원·소인 4000원, 24일부터는 대인 6500원·소인 4000원. 문의 (063)263-6621.

      인정식 위원장이 운영하는 운암상회(063-263-4020·전북 완주군 동상면 대아리 산69-5)는 민물매운탕을 잘하는 식당이다. 대 3만5000원, 중 3만원, 소 2만5000원. 바위산가든(063-244-3155·전북 완주군 동상면 수만리 508)은 토종돼지장작구이가 대표 메뉴. 600g에 2만8000원이며 참나무장작에 초벌구이를 한 다음 손님 상에서 다시 굽는다. 한양회관(063-263-5400·전북 완주군 고산면 읍내리 880-10)은 정육점을 겸한 한우 전문 식당이다. 갈비살·토시·안창살 200g에 2만원, 꽃등심·눈살 200g에 1만4000원.

      자가용: 호남고속도로 익산나들목→봉동읍→대둔산 방면 4차선 도로→동상·고산나들목→봉림주유소 앞 삼거리→대아수목원. 혹은 익산-장수 간 고속도로 완주나들목→봉동읍→대둔산 방면 4차선 도로→동상·고산나들목→대아수목원.

      ● 대중교통: 전주역에서 고산 방면 버스를 타고 고산면에서 내린 다음 고산버스터미널에서 동상 방면 버스(하루 약 5회) 이용.

      완주군청 문화관광과: (0 63)240-4223

      ● 동상면사무소: (063)240-4658

      ● 동상곶감 구입처: 동상곶감마을 (063)243-0308·http://gamgol.inv il.org, 검태마을 운장산계곡산장 (063)243-1277, 용연마을 동상두메산골농원 (063)244-85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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