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주 장단콩 축제
- ▲ 축제에 참가한 한 소녀가 꼬마메주 만드는 체험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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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백질과 지방이 풍부해 ‘밭에서 나는 쇠고기’로 불리는 콩은 요즘엔 성인병 예방식품으로 각광을 받고 있다. 우리나라 삼천리 금수강산에 콩이 나지 않는 고장이 없겠지만, 경기도 파주의 장단콩은 예로부터 제법 유명했다. 그래서 해마다 11월이 되면 국내에서는 유일하게 콩을 주제로 한 축제가 펼쳐진다.
이 축제는 단순히 콩뿐만이 아니라 전통 웰빙식품에 초점을 맞추고, 전통 민속놀이 등도 즐길 수 있기 때문인지 제법 방문객이 많다. 그래도 등산인이라면 흥겨운 축제를 기웃거리면서도 ‘마음은 콩밭’에 있어 눈앞에 산이 어른거릴 법하다. 이럴 땐 파주와 이웃한 양주 불곡산 암릉길을 거닐며 의적 임꺽정을 그려보자.
해를 거듭할수록 인기 치솟는 웰빙 축제
11월21일부터 23일까지 사흘간 파주시 임진각광장에서 열려
임진강 하류인 경기도 파주의 장단면 지역에서 생산되는 콩은 옛날부터 명성이 높았다. 1913년 우리나라 최초의 콩 장려 품종으로 지정된 품종인 ‘장단백목’도 바로 이 지역의 콩을 수집·선별해 선발하였고, 1969년 우리나라 최초로 작물시험장에서 인공교배를 통하여 육성 보급된 ‘광교’는 ‘장단백목’과 일본에서 도입한 ‘육우 3호’를 교배해 키운 품종이다.
- ▲ 파주 장단콩 축제의 개막 공연. 지난해엔 무려 75만 명이 축제를 보기 위해 파주를 방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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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로부터 명성 높은 파주 장단콩
이와 같이 우리나라 콩 장려품종으로 일찍이 이름을 날린 ‘장단백목’이나 ‘광교’가 모두 장단 지역과 깊은 관련이 있으니 콩에 관한 한 파주시는 할 말이 많다. 그래서 파주시는 1970년대 초 민통선 북방지역을 개발하면서 통일촌 입주와 함께 장단콩 명성을 되찾고자 400ha의 재배면적을 확보했다. 여기에 새로운 품종인 ‘보광’·‘장엽’을 보급해 메주·간장·두부 등을 생산하는 전통장류 가공시설을 운영하여 장단콩을 파주 명품으로 키워냈다.
1997년부터 매년 11월마다 열리는 파주 장단콩 축제는 농업의 무한경쟁시대인 WTO 체제 속에서 장단콩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생산자인 농민과 도시 지역의 소비자가 함께 어울리는 한마당 큰잔치다.
올해는 ‘웰빙 명품! 파주 장단콩!’이라는 주제로 11월21일(금)부터 23일(일)까지 사흘간 파주 임진각광장 일원에서 펼쳐진다. 이 축제는 지난해엔 무려 75만 명이 방문해 60억 원의 판매실적을 올리면서 파주 경제를 살찌우는 알토란같은 축제로 평가받았다. 그 덕에 올해엔 2008년 경기도 대표축제로 선정되는 영예도 안았다. 파주시에선 지난해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방문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 ▲ 파주 주민이 도리깨로 콩을 타작하자 아이들이 신기한 듯이 바라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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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을 돋우는 알콩마당·달콩마당·놀콩마당·어울마당
축제는 크게 알콩마당, 달콩마당, 놀콩마당, 어울마당 이렇게 4개 마당으로 구성되어 있다. 알콩마당은 관람객들이 장단콩의 우수성과 차별성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이다. 우선 파주 장단콩 전시관, 국내 기능성콩 전시관, 파주 장단콩 개발요리 전시관 등을 빼놓을 수 없다. 또 국산·수입산 농산물 비교 전시관, 친환경 농업전시관도 관람객들의 눈길을 끌 것으로 보인다. DMZ 곤충관은 어린이들이, 짚풀공예품 전시관은 주부들이 특히 좋아한다.
달콩마당은 장단콩과 관련된 각종 음식을 직접 맛볼 수 있는 먹을거리가 주를 이룬다. 당연히 장단콩 전문음식점이 빠질 수 없다. 이외에 장단콩 개발요리 시식판매장, 장단콩 두부 시식판매장 등을 기웃거리면 장단콩으로 개발한 요리를 공짜로도 맛볼 수 있다.
물론 맛이 괜찮다면 그 자리에서 구입도 가능하다. 또 민통선 향토음식점도 이곳에 자리 잡고 있으니 허기를 달래려면 어차피 꼭 찾아봐야 할 듯하다. 특히 이번엔 대형 전통 가마솥을 제작해 2,000여 명이 동시에 시식할 수 있는 장단콩 밥맛 시식회와 장단콩을 주제로 한 요리경연대회를 개최해 장단콩의 다양한 요리법을 소개하는 코너도 운영된다.
놀콩마당은 파주 장단콩과 관련된 각종 체험 및 참여 프로그램이다. 꼬마메주 만들기, 도리깨 콩타작, 멧돌체험, 두부만들기, 전통가마솥 순두부 체험, 벼탈곡 체험, 우마차 체험 등은 남녀노소 모두 농촌생활을 즐겁게 느껴볼 수 있는 행사다. 시골생활을 경험한 중년이라면 콩서리를 해서 모닥불에 구어 먹던 추억도 되새겨볼 수 있겠다.
어울마당은 다양한 문화예술 프로그램이 진행되는 흥겨운 행사다. 1사단 군악대, 취타대, 풍물패, 주민들이 벌이는 길놀이행사, 빅스타쇼(개막공연), 줄타기 공연, 국악한마당, 난타, 사물놀이, 밸리댄스 공연, 특공무술(1군단)시범, DMZ 불꽃놀이 등 다채로운 행사가 펼쳐진다.
- ▲ (좌)벼 탈곡 체험에 신이 난 아이들.(우)파주 장단콩을 절구통에 넣고 메주를 찧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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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주 농특산물 판매홍보장인 농특산물 판매마당은 파주시에서 가장 관심을 갖는 행사라 할 수 있다. 장단콩 전문 판매장, 농특산물 판매장, 임진강 수산물 판매장, 파주 농산물 재래장터 등이 있기 때문이다. 다른 마당을 돌아다니며 이런저런 즐거움을 맛봤다면 판매마당에서는 장단콩을 재료로 한 가공식품을 비롯해 웰빙 농축산물을 구입하면 된다.
파주시는 장단콩의 철저한 품질관리를 위해 파종부터 수확까지 생산이력제를 실시하고 있다. 특히 장단콩을 관람객들이 믿고 구매할 수 있도록 충분한 물량을 확보해 놓고, 축제장에서 구입한 농산물에 대해서는 철저한 리콜제를 도입해 고객만족도를 높일 예정이다. 또 소비자가 구입한 콩을 주차장까지 무료로 배달해주는 서비스, 유료 택배서비스 등 고객 중심의 축제 운영에 초점을 두고 진행된다.
콩은 단백질과 지방의 공급원 차원을 넘어서 성인병예방식품으로 각광을 받고 있다. 콩은 의학적으로 암, 심장질환, 골다공증, 신장질환 등에 탁월한 예방효과가 있다는 사실이 증명되었다. 특이하게도 콩에만 풍부하게 들어있는 이소플라본은 이런 질환의 예방에 탁월한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 ▲ 소형으로 꾸며놓은 초가 전시물을 신나게 둘러보고 있는 아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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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주 안보관광의 베이스캠프인 임진각관광지
축제의 주 행사장인 임진각관광지는 6·25전쟁과 이후의 민족 대립으로 인한 슬픔이 아로새겨져 있는 곳이다. 이곳엔 임진강지구전적비, 미국군참전비 등 각종 전적비와 추모비가 있다. 임진각 본관 건너편의 망배단(望拜壇)은 매년 명절 때면 실향민들이 고향을 향해 절을 하는 장소다.
그 뒤쪽엔 1953년에 6·25전쟁 포로 12,773명이 자유를 찾아 귀환한 사연이 있는 자유의 다리가 있다. 이외에도 무게 21톤, 높이 3.4m, 지름 2.2m인 평화의 종, 경의선 증기기관차 화통 등의 볼거리가 있다.
임진강 건너 장단면 노상리엔 2008년 9월 문을 연 도라산 평화공원이 있다. 7,246㎡ 규모의 한반도 모형 생태연못과 627㎡의 관찰데크가 마련돼 있어 DMZ 자연상태 체험이 가능하다. 공원 내 전시관에서는 도라산의 역사와 DMZ 자연상태 자료 등을 최신 입체영상을 통해 볼 수 있다.
파주시 군내면 백연리에 있는 파주 장단콩마을(통일촌)도 들러보자. 민간인 출입이 자유롭지 못한 특수성 때문에 아직까지 오염되지 않은 공기와 맑은 물 등 전형적인 농촌풍경을 간직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즉석에서 만든 두부 등을 구입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맷돌체험을 통해 직접 콩국물을 만들어 콩국수도 더불어 즐기고, 전통 두부 만드는 법도 배울 수 있다.
- ▲ (좌)율곡 이이가 제자들과 학문을 논하던 화석정. 임진강의 휘도는 물줄기를 한눈에 바라볼 수 있는 명당이다.(우)위압감과 친근함을 동시에 느낄 수 있는 파주 용미리 쌍미륵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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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진강변에 자리한 반구정과 화석정
이외에도 파주엔 볼거리가 여기저기 흩어져 있다. 임진각 하류의 반구정(伴鷗亭)은 조선 청백리였던 황희 정승이 말년을 보낸 곳이다. 반구정은 임진강 하구로 펼쳐지는 넓은 들녘과 유유히 흐르는 물줄기를 한눈에 내려다보면서 저녁노을을 감상하기 좋은 곳이다.
임진각 상류의 화석정(花石亭)은 1443년 율곡 이이의 5대 선조인 이명신이 고향 마을에 세운 정자다. 임진강 풍치를 사랑했던 이이는 고향 땅에 올 때면 늘 이곳을 찾았으며, 벼슬에서 물러난 뒤엔 이곳에서 제자들과 학문을 연구했다. 하지만 화석정은 임진왜란 때 전소됐고, 1703년에 복원했다가 한국전쟁 때 또 불탔다. 현재 건물은 그 이후 다시 지은 것이다.
10만 양병설을 주장하기도 했던 율곡은 벼슬에서 물러나 낙향한 뒤 매일 이 화석정을 찾았는데, 그때마다 율곡은 하인에게 송진을 채취해와 정자 기둥에 바르게 했다. 그리고 세상을 떠날 무렵 하인에게 “어려움이 닥치면 열어보라”며 봉투를 남겼다. 얼마 뒤 임진왜란을 당하여 선조가 피신을 가다가 임진나루에 도착했을 때, 비바람이 몰아치는 칠흑 같은 밤이라 한치 앞도 분간할 수 없었다.
이때 율곡의 하인이 나타나 편지를 전달했다. 대신 중 한 사람이 율곡이 남긴 봉투를 열자 편지엔 “화석정에 불을 질러라”는 글이 씌어 있었다. 화석정에 불을 붙이자 나루 근처가 대낮같이 밝아져 선조 일행은 강을 무사히 건널 수 있었다는 이야기가 전한다.
화석정에서 12km쯤 떨어진 자운서원은 율곡 이이를 모신 서원이다. 1615년 세워졌지만, 1868년 흥선대원군의 서원철폐령에 의해 헐린 뒤 빈터에 율곡의 학문을 기린 묘정비만 남아있다가 1972년 경내를 정화하였다. 자운서원을 품고 있는 자운산 자락엔 율곡 이이, 어머니 신사임당과 부친의 합장묘 등 13기의 가족묘가 있고, 서원 안엔 율곡 이이의 일대기를 담은 율곡 이이 선생 신도비, 율곡기념관, 율곡연수원 등이 있다.
1번 국도변 조리읍의 공순영릉(恭順永陵)도 가족과 함께 늦가을 낙엽을 즐기며 걷기에 좋은 숲이다. 조선 8대 예종의 비 장순왕후의 무덤인 공릉(恭陵)과 9대 성종의 비 공혜왕후의 순릉(順陵), 21대 영조 때 세자로 책봉되었으나 10살 때 승하한 후 진종으로 추대된 효장세자와 그의 비가 묻힌 영릉(永陵)을 합쳐 부르는 이름이다.
공순영릉에서 2~3km 떨어진 파주 용미리 석불입상(보물 제93호)은 고려시대 석불. 아담한 절집인 용암사에서 아늑한 오솔길을 따라 조금 오르면 높이 17.4m에 이르는 거대한 쌍미륵불이 기다리고 있다. 용미리 쌍미륵불은 원래부터 그 자리에 있던 바위에 몸체를 새겼고, 그 위에 목·머리·갓을 따로 만들어 얹어놓았다.
4각형의 각진 얼굴, 가늘고 긴 눈, 큰 코, 꾹 다문 입 등에서 고려 때 석불임을 알 수 있다. 특히 네모난 갓을 쓴 불상이 합장한 손은 유난히 두툼하고 커서 마치 벙어리장갑을 낀 듯이 보인다.
용미리 쌍미륵불에서 승용차로 10~20분 거리에 있는 보광사는 창건 당시 한강 이북의 6대 사찰로 꼽혔던 절집이다. 신라 도선국사가 처음 세웠다고 전해지며 임진왜란 때 소실된 것을 영조가 어머니 숙빈 최씨의 명복을 빌기 위해 재건하였다. 효심이 지극했던 영조는 절 안에 어실각을 짓고 매월 초 벽제원에서 됫박고개를 넘어와 제사를 드렸다고 전한다. 경내엔 대웅보전, 만세루, 광운전, 보광사종 등이 남아 있다.
<사진제공=파주시청>
※파주시농업기술센터 031-940-5281~3 http://agri.pajur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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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정보
숙박
축제행사장과 가까운 문산읍에 로얄모텔(031-953-6667) 등이 있다. 자운서원이 있는 법원읍엔 해뜨는집(958-7866), 화석정이 있는 파평면엔 아비숑(953-7470), 임진강 하류의 탄현면엔 조아텔(945-1155), 호텔미라지(954-0021), 힐하우스(945-9666), 호텔위즈(949-9046) 등의 숙박시설이 있다.
별미
군내면 통일촌 장단콩마을(031-953-7600 www.tongilchon.co.kr) 안에 햇콩으로 만든 따뜻한 두부와 된장찌개, 콩비지 등을 파는 장단콩 전문 음식점이 있다. 파평면의 진미식당(958-3321)은 황복, 군내면 반구정나루터집(952-3472)은 장어구이를 차린다. 탄현면에 옛날시골밥상(945-5957), 산내음(946-8155), 갈릴리농원(942-8400) 등 한식을 차리는 식당이 여럿 있다. 보광사 주변에 산채를 차리는 음식점과 토종닭 등을 파는 식당이 있다.
교통
자가운전 서울(서부)→자유로→문산→임진각→축제행사장 / 서울(중부)→1번 국도→파주→문산→임진각→축제행사장 / 서울(동부)→외곽순환고속도로→통일로 나들목→1번 국도→파주→문산→임진각→축제행사장 <1시간~2시간 소요>
서울역↔임진강역 경의선 열차가 서울역에서 매시 50분마다 16회(05:50~21:50) 운행. 1시간30분 소요, 요금 1,400원. 임진강역에서 도보 10분 소요.
문산↔마정 100-94번 버스 수시 운행. 임진각관광지 하차. 도보 5분.
서울역↔문산 909번 버스 이용, 문산 종점 하차, 100-94번 환승. 임진각관광지 하차. 도보 5분.
명동 입구↔문산 9710번 이용, 문산 종점 하차, 100-94번 환승. 임진각관광지 하차. 도보 5분.
★오늘의 날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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