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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울진 왕피천

by 白馬 2007. 8. 25.

       울진 왕피천

       공민왕이 전란 피해 숨었다는 오지계곡
왕피천은 경북 영양군 수비면에서 발원해 울진군 서면과 근남면을 거쳐 동해로 흘러드는 총 연장 68km의 긴 하천이다. 높은 산과 절벽으로 둘러싸인 왕피천은 예로부터 접근이 어려운 곳이었다. 그 덕분에 오랜 세월 때 묻지 않은 비경을 간직하게 됐다. 한 때 일부 구간의 개발로 심한 오염에 시달렸지만 지금은 깨끗이 치유된 상태다.

▲ 높은 산으로 둘러싸인 왕피천은 문명의 세계와 동떨어진 호젓한 강이다.

왕피천(王避川)이란 이름은 울진군 서면 왕피리에서 따온 것이다. 고려시대 공민왕이 홍건적의 난을 피해 이곳까지 들어왔다는 전설을 간직한 곳이다. 현재 이곳에는 1994년 이후 정착한 한농복구회 유기농공동체를 중심으로 12개 마을 900여 명의 주민이 거주하고 있다.


왕피천 가운데 길이 없는 구간은 울진군 서면 왕피리 속사 마을부터 근남면 구산리 상천동까지 5km 사이. 문명세계에서 벗어나 호젓한 강물에서 즐기는 강줄기 트레킹의 최적지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이 지역은 교통이 매우 불편해 대중교통을 이용한 접근이 대단히 어렵다. 자가용으로 왕피리나 상천동으로 접근해 트레킹을 시작한 뒤 다시 원점으로 돌아오는 것이 가장 무난한 트레킹법이다.
 
울진군 근남면 구산리 상천동의 마지막 집에 차를 세우고 비포장도로를 따라 작은 고개를 넘으며 왕피천에 닿는다. 길은 따로 없다. 첨벙첨벙 물을 헤치고 강을 거슬러 오르기 시작한다. 강물이 크게 한 굽이를 돌면 사방이 막힌 적막강산이 펼쳐지기 시작한다.


인간의 접근을 쉽게 허락치 않은 왕피천은 물고기의 천국이다. 바닥이 보이는 깨끗한 물속에 고기들이 쉬지 않고 헤엄치고 있다. 순박한 자연의 모습 그대로를 즐기며 강줄기를 따라 걷다보면 여름의 더위는 까맣게 잊을 수 있다.


작은 폭포가 형성된 곳에서 잠시 숨을 돌리고, 다시 오른쪽으로 굽도는 강줄기를 따라 넓은 모래밭을 통과하면, 정면에 왕피천 중에서 가장 절묘한 풍광을 지녔다는 용소가 보인다. 강물이 잠시 머물다 가는 이곳은 수심이 깊은 데다 양옆이 수직절벽으로 둘러싸여 헤엄쳐 건너지 않으면 통과할 수 없다. 남쪽 지능선으로 난 우회로를 이용하면 도보로 통과가 가능하다.


우회로를 통과하면 용소 바로 위로 뚝 떨어져 내려선다. 비포장도로가 끝나는 곳에서 이곳까지는 약 1시간 거리. 용소를 통과하면 왕피천은 평범하게 변한다. 잔잔한 강을 둘러싼 산자락은 두루뭉술하고 하상의 바위도 큰 특징이 없다.


왕피천과 합류하는 두 가닥의 지계곡을 지나 넓은 자갈밭을 통과하면(용소에서 20분 거리) 물굽이가 다시 크게 휘돈다. 이곳에 숨어 있는 비경이 다시 모습을 드러낸다. 영월 동강의 대표적인 비경인 어라연보다 큰 바위섬이 왕피천 한가운데를 막고 서고 있는 것이다. 바위 위에는 소나무 몇 그루가 자라 한 폭의 동양화를 보는 것 같다.


바위섬을 넘어 물을 건너 또 다시 물굽이를 돌면 잔자갈이 깔린 널찍한 장소가 나타난다. 잘 정비된 야영장 같은 강변이다. 하지만 자갈밭이 끝나는 곳에서 다시 허리까지 빠지는 깊은 물을 건너야 한다. 이곳을 통과해 서너 차례 물굽이를 돌면 서서히 강폭이 넓어진다.


바위 사이에 떠내려 온 철근 구조물들이 걸려 있다. 넓은 자갈밭이 있는 곳에서 물을 건너 20분 정도 진행하면 멀리 숲 사이로 건물 지붕이 보인다. 울진군 서면 방면에서 찻길이 닿아 있는 왕피리 속사 마을이다. 용소에서 시작해 1시간이 조금 더 걸리는 거리다.


▲ 왕피천 중간의 자갈밭 섬을 걷고있는 트레커들.

왕피천 트레킹의 골칫거리이자 묘미는 바로 교통편이다. 워낙 오지라 대중교통을 이용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울진군 서면 소재지인 삼근리에서 박달재를 넘어 왕피리까지는 약 13km. 도보로 3~4시간은 족히 걸리고, 울진에서 택시를 타면 요금이 50,000원이 넘게 나온다. 자가용을 이용하는 것이 가장 편하다. 그래도 접근하고 빠져나오는 데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


상류인 왕피리 속사 마을과 하류인 구산리 상천동 어느 쪽에서 시작하든 다시 간 길을 되밟아 나오는 것이 좋다. 이 두 마을 사이의 거리는 약 5km. 왕복하면 10km쯤 되는 만만치 않은 거리다. 왕피천 비경지대인 상천동~속사 구간을 왕복하는 데 도보만 5시간 가량 소요된다. 중간에 식사하거나 수영하며 더위를 식히는 데 소요되는 시간까지 합하면 하루 코스로 안성맞춤이다.

교통


대중교통은 전무하니 자가용 차량을 이용한다. 왕피리는 울진읍에서 30km 정도 떨어져 있어 울진보다는 영주를 경유하는 것이 편하다. 영주에서 36번 국도를 타고 동진, 봉화를 거쳐 울진으로 접어든다. 통고산 자연휴양림 앞을 지나 삼근리(서면 소재지)에 닿으면 오른쪽으로 왕피리 가는 샛길이 보인다. 갈림목에 이정표가 보인다. 삼근리에서 박달재를 넘으면 나오는 삼거리에서 왼쪽 길로 끝까지 가면 속사 마을 지나 부원농장 앞에서 길이 끊어진다.


울진에서 접근할 경우 7번 국도를 타고 성류굴 가는 길로 방향을 잡는다. 성류굴을 500m쯤 지나면 서쪽으로 나가는 도로가 나 있다. 입구에 구산리 이정표가 보이고 왕피천관광농원 표지판도 있다. 이 표지판을 따라 2차선 포장도로를 따라 1Km 가면 관광농원 안내판이 보이고 왼쪽으로 갈림길이 나온다. 갈림길로 접어들어 시멘트길과 비포장도로를 타고 가면 구고동에 도착하게 된다. 구고동을 지나 좁은 산길로 1km쯤 더 가면 상천이란 마을이다. 이곳에 차를 세우고 걸어서 500m쯤 가면 왕피천이다.


숙박


왕피천 북쪽의 불영계곡 주변에 민박집이 산재해 있다. 예약이 가능하면 통고산 자연휴양림을 이용하는 것이 가장 좋다. 왕피천 하류인 울진군 근남면 구산리의 왕피천관광농원(054-783-0625)은 방갈로 시설을 갖췄다. 울진에서 전화하면 마중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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