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곡산행] 코스가이드 7선 응봉산 용소골
3개의 용소 비롯, 소와 담과 암반 계류 연이어져
- 울진 응봉산(998.5m) 정상 북동쪽의 용소골은 산꾼을 자처하려는 사람이라면 누구든 가보아야 하는 절경 험곡의 대명사격이 된 지 오래다. 이 계곡에는 벼랑이나 엄청난 물줄기로 쏟아지는 폭포가 앞을 가로막는 지점이 여러 군데다. 요소마다 쇠난간이나 밧줄 등이 설치돼 있기는 하다. 그러나 매년 한 번씩은 큰물이 지며 등산로 상태가 변해 아무도 시설물의 완벽함을 보장할 수 없다.
- ▲ 용소골 제2용소. 늘 세찬 물줄기의 폭포가 흐르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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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류를 여러 번 좌우로 건너야 하므로, 계곡산행에 서툰 초심자는 산행 중 비가 내리면 물에 젖은 바위에 겁먹어 산행속도가 한없이 처지기도 한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누구든 한번은 가보라고 권하고픈 데가 용소골이다. 그만큼 곳곳마다 절경이다.
용소골은 수온이 그리 차지 않아 산행 도중 내킬 때마다 물에 뛰어들 수 있다는 매력 또한 크다. 우리나라에 이제 이렇게 절경이면서도 자유로이 즐길 수 있는 심산유곡은 다시 찾아보기 힘들다.
용소골은 특별히 어디라고 꼬집어 경치가 뛰어난 곳이라고 말하기 어렵다. 제 나름의 특색 있는 뛰어난 경치가 계곡을 한 굽이 돌 때마다 나타난다. 빠른 속도로 물이 흐르는 암반 협곡을 지나면 자잘한 밀돌들이 깔린 여울목이 또한 기다린다. 옥빛의 잔잔한 소에 햇살이 들면 부드러운 굴곡 무늬가 물속에 어린다. 이러한 여러 모습들로 시종일관하는 계곡이 용소골이다. 그러나 장마 이후엔 계곡 등행로가 변해 있을 가능성이 높으므로 밧줄이나 계단을 만나면 항상 안전 여부를 먼저 확인하고 지나도록 한다.
용소골 탐승시엔 수십 번 반복해서 계류를 건너야 한다. 그러므로 이 계곡에서 신발을 적시지 않으려는 노력은 어리석기까지 하다. 허벅지 정도까지 빠질 작정하면 물속에 길이 보인다. 이 길을 따라 오르내리면 훨씬 더 재미있고 편하다. 8월 염천의 무더위도 말끔히 잊게 됨은 물론이다. 땀이 솟을 만하면 물속으로 첨벙 들어갔다가 나오면 된다.
용소골 들목은 삼척시 가곡면 풍곡리. 골 입구의 커다란 주차장 끝에서 계곡 옆으로 찻길이 이어진다. 비포장길이지만 6km 안의 덕풍 마을까지 골짜기를 건너는 곳마다 쇠다리가 놓여 있어 승용차도 조심스럽게나마 들어갈 수 있다. 덕풍 마을까지 들어가 민박하며 당일산행으로 가볍게 배낭을 메고 상류까지 왕복 산행을 즐기거나, 아니면 계곡 중간까지 올라가 하룻밤 산중 야영하는 것도 좋다.
마을 맨 윗집 앞을 지나 골 왼쪽의 농수로를 따라 오르면 곧 쇠난간이 나온다. 이 쇠난간 중간이 다소 불안정한 상태이므로 주의한다. 이 쇠난간 지나 5분쯤 올라가면 제1용소다. 이 용소는 과거 시퍼렇고 깊은 소였으나 지금은 자갈로 메워져 있다. 그래도 제1용소는 웅장미에서 최고다. 비가 오지 않으면 개를 죽여 그 피를 뿌렸다는 곳으로서, 그런 기이한 믿음을 갖게 하기에 충분히 신비스런 분위기다. 용소 우측 벽 중간을 가로질러 동앗줄이 설치돼 있다.
검푸른 바위 웅덩이인 요강소 지나 제2용소에서는 폭포 수량이 많을 경우 주의한다. 굉음으로 쏟아져내리는 폭포 물줄기 우측 바로 옆의 로프를 잡고 올라서야 하는데, 초심자는 오금이 저릴 것이니 잘 봐주어야 한다.
- ▲ 맑은 계류로 들어가 걷노라면 더위를 말끔히 잊게 되는 용소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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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용소 이후 계곡 왼쪽 사면의 길을 따라 오르다보면 갑자기 짤막한 절벽이 나선다.
이곳의 나무에 매인 로프를 잡고 주의해서 내려서야 하는데, 매우 위험하므로 초심자가 지날 때는 밑에서 봐주어야 한다. 특히 주의할 곳은 이렇듯 서너 군데 정도다. 제2용소 이후부터는 마음을 놓아도 된다.
흙가마니 하나만 놓아도 금방 물이 차오를 것 같은 좁은 협곡도 지나 오르노라면 왼쪽에서 수량이 풍부한 지류인 큰터골 물이 합하는 곳에는 ‘흰바위’라 부르는 커다란 암반지대가 있다.
이후 거대하고 붉은 동굴벽 같은 분위기의 좁은 암반지대를 지나 왼쪽으로부터 흘러내리는 작은당귀골 입구를 만난다. 이곳이 막영하기엔 용소골에서 최고다.
이곳에서 막영하는 도중 밤에 큰비가 내리면 절대 용소골로 하산하지 말고 작은당귀골 초입으로 뻗은 능선을 타고 응봉산 정상 넘어 덕구온천쪽으로 하산해야 한다.
2시간 정도의 장대비가 내리면 용소골의 좁은 협곡은 목숨을 위협하는 세찬 격류가 흐른다.
작은당귀골 입구에서 20분쯤 올라가면 이윽고 제3용소다. 큰당귀골과 원골이 합해지는 곳으로, 이곳에서 발길을 되돌리도록 한다.
덕풍 마을에서 제3용소까지 오르는 데는 6~7시간, 하산에는 4~5시간 걸린다. 그러므로 당일 산행의 경우 아침 일찍 출발해야 제3용소까지 보고 내려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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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
동서울터미널에서 태백까지 버스로 간 다음 풍곡리행 버스를 갈아탄다.
06:00~23:00 하루 23회 시외버스 운행. 3시간30분 소요, 요금 22,200원.
태백 시외버스정류장(033-552-3100)에서 풍곡리행 버스 하루 4회 운행(08:30, 13:00, 16:30, 19:00). 40분 소요, 요금 3,400원.
덕풍에서 풍곡리까지 6km 찻길은 주변 경치가 좋아 걸을 만하지만, 피곤하면 덕풍 민박집 덕풍산장(033-572-7378) 지프를 불러 타고 들어간다(1인당 2,500원).
자가용 차량의 경우 영동고속도로~중앙고속도로~제천~영월~태백~풍곡의 순으로 찾아간다.
숙박
용소골 입구 덕풍 마을에 민박집이 6가구 있다. 이경일 반장을 통해 소개를 받으면 된다(033-572-7622). 이희철씨네의 경우 5~6평 크기의 방을 8개 갖춘 펜션을 새로이 지었다. 그중 3개는 화장실 겸 샤워장, 취사도구도 갖추었다. 8월에는 4인 기준 70,000원씩 받는다. 산에 풀어 키운 닭백숙 30,000원.
덕풍 마을 6km 하류의 풍곡리엔 덕풍리 주민들이 공동 운영하는 통나무집(033-573-0777)을 비롯해 모두 20여 호의 민박집이 있다. 이 통나무집에서 민박을 알선해준다.
한편, 계곡 입구 대형 주차장 옆에 주민 운영의 잔디밭 야영장이 있다. 음수대, 화장실 등을 말끔하게 지어두었으며, 텐트 1동당 5,000원. 주차장 옆엔 민박집을 겸한 가게인 영곡수퍼(033-573-0978)가 있다.
풍곡리 안쪽 계곡의 가곡 자연휴양림은 몇 해 전 수해로 폐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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