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곡산행] 코스가이드 7선 응봉산 구수골
소금강 같이 아름답고도 한적한 암반계류
- 울진 응봉산 남동쪽 아래, 덕구온천이 있는 온정골에서 다시 굵은 능선 한 가닥 너머에 있는 구수(九水)골은 아직 찾는 이가 그리 많지 않은 아름다운 계곡이다. 절경이라고 감탄하면 좀 과장이지만, 그러나 ‘아홉 물줄기가 각각 다른 경치를 보인다고 해서 구수골이라 했다’는 명칭의 유래가 부끄럽지 않을 정도는 되는 계곡이다.
- ▲ 구수골 중류부의 자갈밭 여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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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봉산 지역의 용소골, 재랑밭골 등 다른 계곡들처럼 수온이 비교적 높아 물놀이하기가 좋고, 비교적 덜 알려졌기에 그만큼 한적하다는 것이 이 계곡의 또다른 매력이다.
구수골은 눈 속마저 훤히 맑아지는 듯한 착각이 일 만큼 깨끗한 암반으로만 길게 이어지기도 한다. 오대산 청학동 소금강의 그것처럼 희고 깨끗한 암반 위로 맑은 계류가 감돌아 흐르는가 하면, 어떤 곳은 큼직한 호박만한 바윗덩이들이 널렸고, 한편은 모래톱을 이룬 평평한 곳도 나타난다.
구수골은 입구에 구수곡 자연휴양림이 들어서며 등산로도 말끔히 정비됐다. 중간 정도까지는 계곡을 건너는 곳마다 다리가 설치돼 있어 혹여 물이 좀 불어도 계곡 구경에는 별 지장이 없다.
그러나 구수골을 제대로 보려면 다리도 무시하고 오로지 계류만을 따라 오르내려야 한다. 폭우가 내려 물이 크게 불어난 경우만 아니면 이런 방식의 계곡산행에 아무 무리가 없을 만큼 구수골은 순하다. 물론 중간에 몇 군데 큰 소를 이룬 데는 우회해야 할 것이다.
구수곡 자연휴양림에 자리 잡고 계곡 상류까지 오를만큼 오르다가 하산하는 당일산행이 가장 권할 만하다. 구수골의 전체 길이는 약 7km이나, 휴양림에서 4km 상류의 웅녀폭포까지만 갔다가 되내려오는 것이 일반적이다. 거기서 능선으로 올라가 울진 지역 특유의 금강송 군락지를 보고 내려오는 것도 좋다.
구수곡 자연휴양림 아래쪽 관리사무소 바로 위의 길을 따라 골짜기 방향으로 가면 족구장이 있다. 이 족구장 옆을 지나면 곧 등산로 안내판이 뵌다. 구수골은 골짜기를 건너는 곳마다 예쁘장한 아치형의 목교가 놓였고, 등산로도 잘 다듬어져 있다. 입구에 자연휴양림이 들어서며 휴양림측이 자연탐방로 삼아 정비해두었다.
목교의 수는 일일이 세기 어려울 정도로 많다. 그만큼 계곡을 양쪽으로 건너는 횟수가 많다는 뜻이다. 스테인리스 난간이 암반 계곡을 따라 이어지기도 한다. 길로만 가면 이 암반들을 위에서 바라보고만 지나치게 되므로 계곡 바닥으로 산행을 이어가길 권한다.
긴 암반 와류나 옥빛의 소가 누워 있기도 한 구수골은 이 먼 곳까지 심산유곡을 찾아온 보람을 충분히 느끼게 해줄 것이다. 아예 물 속으로만 거슬러 올라도 별 무리가 없는 완만한 하상을 가진 계곡이다.
계곡 등산로 중간에는 희귀한 형상의 ‘사랑나무’가 있다. 소나무와 신갈나무가 끌어안고 교합하듯 줄기가 서로 파고들며 엉켜 있으며, 옆에 설명 비석도 세워져 있다. 사랑나무 바로 위엔 간이화장실과 공터가 있고, 공터 저 위 계곡으로 임도가 뻗어오르고 있는데, 이 임도를 따르면 안 된다.
- ▲ 구수골의 소 옆을 지나는 등산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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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나무 근처엔 ‘소나무 군락지 4km, 용소폭포 3.5km, 웅녀폭포 3km’ 팻말이 나무에 높이 걸려 있다.
공터에서 곧장 골짜기 왼쪽으로 큰 징검다리를 딛고 건너게 된다. 백옥 같이 흰 암반 계류를 지나고나서 우측 저편으로 커다란 지류가 갈라져 나간다. 이 지류 입구를 지나서도 길은 뚜렷하고, 구름다리도 여전히 나타난다. 그러다가 뚜렷한 길은 웅녀폭포에서 끝난다.
웅녀폭포는 움푹 팬 암부 사이로 외줄기 가느다란 물이 흘러내리며 형성된 높이 10m 남짓한, 다소 초라한 폭포다. 이 웅녀폭포가 왼쪽 저편으로 건너다뵈는 등산로 끝지점에서 오른쪽 옆의 희미한 족적을 더듬어 오르다가 왼쪽으로 가로질러 나아가면 웅녀폭포 상단으로 나선다.
아슬아슬 발이 슬슬 밀려내려갈 만큼 가파른 산비탈을 가로지르는 희미한 족적을 따라 20여 분 위태롭게 가면 다시 계류로 내려선다. 이후 200m쯤 좁은 암반 협곡을 거슬러 오르다가 수통에 물을 채우고 오른쪽 능선으로 치달아 오른다. 능선까지는 표고차 100m로, 10여 분만에 올라설 수 있다.
능선은 완경사로 곧게 뻗어 있고 길도 뚜렷하다. 이 길을 따라 10분 남짓 오르면 죽죽 뻗어오른 황장목이 짙은 숲을 이룬 ‘황장목 군락지’(팻말이 설치돼 있음)에 다다른다.
여기서 능선을 따라 용소골로 넘어갈 수도 있지만, 너무 고되다. 그러므로 이곳에서 그만 발길을 되돌리도록 한다. 구수곡 자연휴양림에서 이곳 황장목군락지까지는 약 6km에 4~5시간 걸린다.
되내려갈 경우는 계곡으로 내려서는 지점을 헷갈리지 않도록 유의한다. 능선으로 올라설 때 자신만의 표지 리본을 하나 매달아두면 좋을 것이다.<개념도는 용소골편 참조>
교통 - 대중교통편으로 가려면 다소 불편하다. 울진까지 간 다음 휴양림 가는 시내버스를 갈아타야 한다.
동서울터미널에서 울진행 직행 버스 1일 21회(07:10~20:05) 운행. 4시간20분 소요. 요금 23,300원.
울진 시외버스터미널에서 구수곡 자연휴양림 아래의 상당리 입구 지나 덕구온천 가는 버스 하루 5회(06:20, 07:40, 11:00, 13:30, 16:20, 18:30) 출발. 이중 07:40편과 11:00편 버스는 휴양림 바로 앞까지 간다. 20분 소요, 요금 2,000원. - 숙박
- 구수곡 자연휴양림(전화 054-783-2241)의 산막을 이용하면 좋지만 8월 중순까지는 이미 평일도 예약이 끝난 상태다. 중순 이후 평일엔 다소 여유가 생긴다고 한다. 숲속의 집은 7~14평형이 있으며 50,000~100,000원. 여름에는 야영장에서 모기장 달린 텐트를 치고 자는 것도 좋다(야영료 4,000원. 입장료 1,000원, 주차료 2,000원 별도). 휴양림 150m 아래에 매점이 있다.
덕구온천호텔 2인1실 12만원. 1인 추가 12,000원. 전화 054-782-0677. 덕구유황천원탕모텔 전화 054-783-6219. 덕구온천장 일대에 음식점이 여럿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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