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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

[여름휴가] 사량도 지리산

by 白馬 2007. 8. 3.
      [여름휴가] 사량도 지리산
짜릿한 암릉 탄 뒤 해수욕장에서 땀 식혀
        1박2일 코스
 
경남 통영의 사량도는 산꾼들 사이에서는 이미 유명인사다. 수려한 산세를 자랑하는 지
(397.8m)의 아름다움은 이미 두루 알려졌고, 봄가을 산불예방기간에도 문을 열어주는 후덕함
지 갖춰 인기 절정이다.
여름철에는 어떨까? 이곳은 혹서기에도 시원한 바닷바람을 선사하는 한려수도의 한 가운데 떠
는 섬이다. 게다가 윗섬의 대항 마을에는 모래가 고운 아담한 해수욕장까지 갖추고 있다. 한여
피서를 겸한 산행을 즐기기에 안성맞춤인 곳이다.
 
사량도는 역사와 전설이 풍부한 섬이다. 이미 고려시대 때부터 이곳에서 국태민안을 비는 제사를
올렸다는 기록이 전해올 정도. 조선시대 들어 이 섬은 이웃한 구랑량만호진(仇浪梁萬戶鎭)의
군과 병선의 초계정박지로 이용됐다. 그러다가 진영을 아예 사량도로 옮겨 사량만호진(蛇梁萬
鎭)을 설치하고, 성종 21년(1490)에 사량진성(蛇梁鎭城)을 축성해 진영의 위용을 갖췄다. 이곳은
임진왜란 당시 호남과 영남을 잇는 수군의 주요 거점으로 이용되던 중요한 섬이었다.
 
사량도는 행정구역으로 보면 경남 통영시 사량면에 속한다. 윗섬과 아랫섬, 수우도 등 3개 유인
와 죽도, 농가도, 누에섬 등 6개 무인도를 합쳐 하나의 면을 이루고 있다. 지리적으로는 고성군과
사천시(삼천포) 앞바다에 위치하고 있다.
이전에는 박도(樸島), 또는 자비도(慈悲島)라 불렸다고 하나 정확한 내력은 알 수 없다. 뱀이
아, 혹은 섬의 형태가 뱀을 닮았다고 해서 사량도라는 이름이 붙었다는 설도 있다.

▲ 옥녀봉~불모산 능선은 조물주의 걸작품 같다.

사량도 윗섬에는 중심에 동서로 뻗은 산줄기가 솟아 있다. 지리산(397.8m)~불모산(399m)~가마봉(303m)~옥녀봉(261m)~고동산(216.7m)으로 이 산군은 육지의 여느 산에 뒤지지 않을 산세를 지녔다. 산행 중 줄곧 뛰어난 조망을 볼 수 있는데다 암릉으로 이루어진 산길은 아기자기하고 스릴 넘친다.


사량도 산행은 보통 돈지에서 출발해 동쪽 방향으로 진행한다. 배 시간에 맞춰 운행하는 마을버스를 이용하면 이러한 산행 패턴으로 움직이는 것이 일반적이다. 산행은 지리산과 불모산을 넘어 험난한 암릉 구간인 가마봉을 지나 옥녀봉, 고동산을 거쳐 진촌으로 내려서게 된다. 진촌으로 하산하는 것은 돈지에 비해 육지로 나가는 배편이 많아 귀가길이 편하기 때문이다.


금평항에서 마을버스를 타고 돈지 포구에 내린 뒤 서쪽 끄트머리에서 시작되는 순환도로를 따라 이동한다. 도로 오른편으로 주능선을 향해 뻗어 있는 등산로가 곳곳에 눈에 띄지만 섬 서쪽 끝의 금북개재 고개까지 걷는다. 해안을 따라 조성된 순환도로는 시원한 바다를 조망할 수 있도록 깔끔하게 닦여 있다. 바다 건너 보이는 수우도는 섬 주변이 온통 해안절벽으로 둘러싸여 있다. 이색적인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섬이다.


돈지에서 출발해 고동산으로 산행


돈지에서 30여 분이면 닿는 고갯마루에서 오른쪽 산으로 난 길로 접어들면서 본격적인 산행이 시작된다. 산길로 들어선 지 15분이면 ‘돈지 1.25km, 지리산 1.2km’이라 쓰인 표지판이 서 있는 갈림길에 닿는다. 발 아래로 반원형의 해안선을 이룬 돈지 포구가 눈에 들어오고, 멀리 아랫섬의 산줄기가 모습을 드러낸다.


주능선에 놓인 암벽 구간을 통과해 20여 분이면 지리산 정상에 오른다. 표지석이 세워져 있는 산정에 오르면 주변 조망이 시원스럽다. 가까운 남해와 사천, 고성 일대의 산과 도시가 병풍처럼 펼쳐진다. 이 산은 우리나라 국립공원 제1호인 지리산과 이름이 같다. 하지만 이 산의 원래 이름은 ‘지리망산(智異望山)’이다. 이곳에 오르면 바다 건너 육지의 지리산이 보인다 해서 붙여진 이름인데, 언제부터인가 지리산으로 줄여 부르게 되었단다.


여름철 이곳에서 육지의 지리산을 볼 수 있을 정도로 시야가 좋은 날은 극히 드물다. 기온이 높아지며 해무가 끼는 날이 많아지기 때문이다. 춥고 맑은 겨울철에 이곳을 찾는다면 혹 문제의 그 지리산을 볼 수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지리산 정상을 벗어나 계속해 능선을 타면 산길은 잡목숲을 통과해 촛대바위로 이어진다. 돈지 포구에서 올려다보면 촛농이 흘러내리는 형상을 한 바위다. 비스듬한 암릉을 내려서면 ‘가마봉 2.3km, 옥녀봉 2.7km, 내지 0.6km, 성자암 0.3km, 옥동 1.3km’라 쓴 표지판이 있는 갈림길이다. 체력이 떨어졌거나 시간이 여의치 않으면 성자암을 거쳐 옥동 마을로 하산할 수 있다. 신라시대에 창건되었다는 성자암은 산행 중 만날 수 있는 식수공급처다.


갈림길을 지나 숲으로 잠시 내려선 산길은 다시 불모산을 향해 솟아오른다. 급사면의 깎아지른 암봉을 오르면 정상에 ‘달바위 400m’란 표지석이 웅크리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워낙 높은 봉우리라 달맞이를 했다고 전해지는 곳이다. 이 봉우리가 바로 사량도 최고봉인 불모산이다.

▲ 불모산 정상 달바위. 해수욕장으로 이름난 대항이 내려다보인다.

나무가 없어 고려시대부터 불모산(不毛山)으로 불리는 봉우리로 막힐 것 없는 조망이 일품이다. 지나온 지리산 능선과 앞에 놓인 가마봉에서 옥녀봉으로 이어지는 암봉은 설악산의 용아장성을 방불케 하는 형상이다. 왼편 아래로 이 섬의 유일한 해수욕장인 대항 해변의 백사장이 하얗게 빛나고, 오른쪽 밑에는 옥동 마을이 손에 잡힐 듯 가깝다.


아랫섬 칠현산도 그 모습을 숨김없이 드러낸다. 섬과 섬 사이에 놓인 좁은 바다의 이름은 동강(桐江)이다. 칠현금을 만드는 재료인 오동나무란 뜻으로 바다를 악기에 비유했는데, 그 바다의 모습이 너무 좁고 구불구불해 강으로 표현한 듯하다.


불모산에서 급경사 절벽을 내려서면 길은 우회로와 위험로로 갈라진다. 그대로 직진해 바윗길을 넘어서면 우거진 송림 사이의 안부에 갈림길 표지판이 서 있다. 불모산 이후 곳곳에 위험지대가 나타나므로 안전사고 예방에 각별히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통영시에서 철계단을 설치하는 등 대대적으로 등산로를 정비했지만 아직도 위험한 곳이 많다. 초심자나 체력이 떨어지는 사람은 우회로를 이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위험지대 많아 안전에 주의 기울여야


연달아 나타나는 암릉길을 통과하면 갑자기 바위벽이 앞을 가로 막는다. 이곳에는 로프만 걸려 있다. 가마처럼 생겼다는 가마봉을 오르는 구간인데 줄지어 사람들이 타고 오르는 모습이 독특하다. 등산로 곳곳에는 안내표시판이 많아 길 잃을 염려는 없다. 가마봉에서 내려서는 길은 낭떠러지에 설치된 철계단을 이용한다. 계단이긴 하지만 너무 가팔라 고도감이 대단하다. 이곳도 조심해야할 구간이다.


가마봉을 지나 바윗길을 타고 진행하면 이번에는 로프가 매달린 바위를 내려서는 길이다. 로프를 잡고 하강해 앞을 보면 거문고를 닮았다 하여 탄금대라 부르는 수직 암봉이 기다리고 있다. 탄금대에 올라서면 이번에는 줄사다리가 하산을 재촉한다. 수직의 벽에 매달려 내려가는 것이 제법 긴장된다.


또 다시 암릉이다. 쇠파이프 난간이 설치된 왼쪽 사면을 따라 조심스레 발걸음을 옮긴다. 발아래는 밑이 보이지 않을 것같이 까마득한 수직절벽이다. 등줄기가 서늘해지고 손에 땀을 쥐게 된다. 무사히 능선에 올라서면 숲길을 밟고 옥녀봉에 이르게 된다.


욕정에 눈먼 홀아버지로 인해 바위 아래로 몸을 던져 죽어간 옥녀에 얽힌 전설은 사량도의 대표적인 설화로 알려졌다. 가파른 경사에 철계단이 설치된 옥녀봉 하산길도 평탄치 않다. 이후 15분 가량 내려서면 대항해수욕장과 면사무소로 길이 나뉘는 표지판을 만난다. 여기서 왼쪽으로 돌아나가면 진촌에서 대항으로 연결되는 도로에 선다.


도로에서 고동을 뒤집어 놓은 것 같다는 고동산까지는 30여 분이면 오를 수 있다. 이곳서 바라보는 옥녀봉~불모산 능선은 대자연이 빚어 놓은 예술작품이다. 동강 건너 아랫섬에 솟아 있는 칠현산 줄기가 힘차게 뻗어 있다. 고동산 정상에서 동쪽 능선을 따라 15분이면 억새밭의 안부에 닿는다. 여기서 오른편 길을 따르면 밭을 지나 최영장군 사당 앞에 이른다. 금북개재에서 시작한 사량도 종주 산행은 이곳에서 모두 끝난다.

 
대항 해수욕장
옥녀봉 조망되는 아담한 백사장
 
▲ 쪽빛 바다와 어우러진 대항 해수욕장.

2001년도에 개장한 사량도 윗섬의 대항 해수욕장은 산행을 마치고 해수욕을 즐기는 데 안성맞춤인 장소다. 이곳 유일의 해수욕장임에도 한여름에도 이용객이 그리 많지 않아 한적한 휴가를 보내기 좋다. 현재 대항 해수욕장에는 화장실과 샤워장 시설이 각 1동씩 설치되어 있으며 ,개장일은 7월 중순부터 8월 중순까지다.


야영이 가능하지만 해수욕장 규모가 크지 않아 장소가 협소하다. 해수욕장 인근에 11개 민박집이 산재해 있어 이를 베이스캠프로 이용할 수도 있다. 횟집과 숙박을 겸하는 사량비치(055-643-6020)도 바닷가에 자리하고 있다. 사량면사무소(055-642-6119)에 문의하면 해수욕장 부근에서 묵을 수 있는 민박집을 소개해 준다.

교통


사량도는 통영항 여객선터미널과 삼천포항 여객선터미널에서 여객선이 운항한다. 또 통영시 도산면 가오치와 고성군 용암포 다리호 선착장에서 카페리가 운항하고 있다. 배편은 동·하절기에 따라 운항시각의 변동이 있으므로 사전에 필히 확인해야 한다.


대중교통으로 통영을 경유, 도산면 가오치에서 사량호를 타는 것도 가능하지만, 통영~가오치 간 교통편이 불편하다. 차라리 삼천포를 경유해 고성 용암포에서 다리호를 이용하는 것이 편하다. 삼천포에서 용암포까지는 노선버스편이 자주 없으므로 다리호 선착장까지 택시를 이용하는 것이 편리하다.


사량도 금평항에서 능양 마을을 거쳐 덕동항까지는 배편에 맞춰 마을버스가 하루 6차례 왕복 운행한다. 교통편 문의 사량도수협(055-642-6016·www.saryangdo.com ). 고성 용암포에서 출발하는 다리호 운항 문의는 대경해운(www.dkocean.com).
 
전국 각지에서 운행하는 진주행 고속버스나 시외버스를 이용해 진주 시외버스터미널(055-741-6039)에서 삼천포행을 이용하는 것이 편리하다.
고성 용암포→사량도 1일 5회(07:30~17:10) 운항. 선착장 055-673-0529.


삼천포항→사량도 1일 2회(06:30, 14:30) 운항. 여객선터미널 055-832-5033.


통영항→사량도 1일 1회(15:00) 운항. 여객선터미널 055-642-6016.


통영시 가오치→사량도 1일 5회(07:00~17:00) 운항. 선착장 055-642-6016, 055-647-0147.


숙박


사량도 윗섬의 선착장이 있는 금평리 진촌 마을은 사량면소재지로 민박집, 횟집, 식당, 여관 등이 많다. 단체로 이용하기 편리한 유스호스텔(055-641-8247~8)도 마을에서 멀지 않다.


금평항 주변에는 싱싱한 해산물을 맛볼 수 있는 좌판이 서며 건어물 구입도 가능하다. 날머리 주포 마을에도 보배산가든, 산마루식당 등이 있고, 용원에는 바닷가 횟집촌을 비롯해 식당과 여관이 여럿 들어서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