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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

[주말산행코스] 호서의 산 조령산

by 白馬 2007. 7. 27.
      [주말산행코스] 호서의 산 조령산
1,025m·충북 괴산
        절골~촛대바위길~정상~상암사터~절골 코스
▲ 조령산 고스락에서의 월악산 조망.

조령(鳥嶺)은 새재라는 온전한 우리말을 뜻이 같은 한자로 바꾼 것으로, 높은 산의 고개를 뜻한다. 고개는 국어사전에 ‘산이나 언덕을 넘어 다니도록 길이 나 있는 비탈진 곳’으로 되어 있다. 그래서 조령산은 ‘새가 넘는 재(높은 고개)의 산’이 된다. 이 말은 험하고 높아서 사람은 넘기 어렵고 새만이 넘을 수 있는 높은 고개라는 뜻이다.


이 조령과 비슷한 조도(鳥道)라는 말이 있다. 조도는 나는 새도 가기 어려울 만큼 험한 산길이란 뜻이다. 그러나 순수한 우리말 이름의 새재는 이 조령산에 있지 않고 조령산에서 북쪽으로 약 7km 되는 곳의 같은 산줄기에 있다. 새재 제3관문이 있는 재를 새재라 부르고 있고, 정작 조령산의 허리를 지나고 있는 재는 이화령(梨花嶺)이라 부르고 있다. 조령산의 고개를 왜 이화령이라 하는가는 알 수 없다.


조령산을 이화령에서만 올라 다녔다. 그러나 지난 봄 따라 나섰던 대전의 999산악회(회장 김정상)의 산행은 절골쪽에서 올랐다. 절골에서 조령산을 오르는 바위등성이 길이 무척 좋아서 매우 놀랐다. 조령산 북편의 신선암봉을 오르며 절골을 지났지만, 절골 남쪽 조령산 서릉이 그토록 좋으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이 바위등성이에 촛대바위라는 명물이 있기 때문에 이 길을 촛대바위길이라 부른다.



절골에서 시작, 절골에서 끝낸 산행


촛대바위길 중턱 위로는 양편이 거의 깎아지른 바위벼랑으로 되어 있고, 여기에 구렁이 등과 같은 길고 둥그스름한 바위등성이가 이어져 있다. 여기에 낙락장송까지 어우러져 있다. 이 산길에는 먼 산을 조망할 수 있는 멋진 반석의 천연조망대들도 많다.


또 이 등성이의 색다른 점은 여러 곳에 큰 바위덩이가 줄지어 있고, 이 바위덩이들이 1.5~2m 폭으로 떨어져 있다. 이 바위들을 건너뛸 수 없기 때문에 하나하나의 바위덩이를 오르내려야 한다는 것과 밧줄이 매인 바위벼랑과 바위벽이 많다는 점이다. 높고 깎아지른 어려운 바위벽을 지나는 곳도 너댓은 된다.


▲ 작은 절골의 거대한 바위 아래를 지나고 있는 회원들.
이 아기자기한 바윗길 가운데 너무 좋아서 떠나기 아쉬운 곳이 두 군데 있다. 성벽을 연상하게 하는 잘록이의 깊은 바위홈 일대, 그리고 명물 촛대바위 일대가 그곳이다. 잘록이의 큰 홈바위 일대는 장관이다. 성채의 해자처럼 보이기도 하고, 거대한 성벽처럼 보이기도 하는 이 바위벽은 잘록이에서 남쪽으로 20여m 아래까지 뻗어 있다. 구렁이 등처럼 이어진 거대한 바위등성이를 칼로 토막을 내서 그 가운데 토막 하나를 치워버린 것 같기도 하다. 밧줄이 있지만 잘록이 바닥으로 내려섰다가 다시 올라가서 위쪽 등성이 길로 이어가기가 매우 어렵다. 바로 건너 등성이로는 올라갈 수 없다. 붙잡고 발 디딜 곳이 없는 높은 직벽이기 때문이다. 바위홈통 안에서 오른편(남쪽)으로 내려가다 바위벽 끝을 돌아 올라가야 한다.
 
▲ [위] 촛대바위 길 암릉에는 종종 낙락장송들이 어우러져 있다. [아래] 상암사터의 샘.

촛대바위 일대는 참 멋있는 곳이다. 여기도 아기자기한 바위등성이를 어렵게 내려섰다가 다시 올라가야 하는 곳이다. 굵은 소나무와 어울려 길게 이어지는 바위등성이에 촛대처럼 우뚝 솟은 촛대바위는 4~5m 높이의 바위기둥이다. 촛대바위 일대는 거대한 바위벼랑 등이 많아 경관이 좋은데다 조망도 좋다.


꽤 높은 곳에 자리 잡고 있는 상암사터도 좋다. 기암괴봉 아래 숲속 넓은 터로 우물도 있다. 상암사터의 들머리는 가파른 비탈 위에 있는 길인데도 평탄하고 넓은 흙길이 길게 이어진다. 절에 들어서는 중생들의 마음을 평안하게 해줄 것 같다. 상암사터 들머리에서 촛대바위 등 아기자기한 바위등성이가 바로 위로 잘 올려다보인다. 절골의 개울도 아름답고 시원하다.
고스락에서의 조망도 좋다. 반쪽은 나무에 가려 보이지 않지만 자리를 옮기며 조망하면 월악산, 금수산, 신선봉, 포암산, 주흘산, 백화산, 희양산, 속리산, 장성봉, 대야산, 군자산 등이 잘 보인다.
 
대전 고운산악회(회장 이승재)는 매월 첫째 토요일에 산행한다. 6월 산행은 조령산으로 정해졌다. 문경~연풍~수안보~주를 잇는 3번 국도가 곧고 넓게 새로 뚫린 데다 옛길과 엉켜 절골을 찾으려고 근처를 빙빙 돌아야 했다. 이 3번 새 국도는 절골 마을이 자리 잡고 있는 절골 골짜기를 다리로 가로질러 지나고 있다. 그 국도 다리 아래를 지나면 바로 조령산 안내판이 길 왼편에 있다. 길은 골짜기를 따라 에바다 기도원 아래를 지나고 원극기수련원을 끼고 돌아간다.


길은 임도로 이어진다. 원극기수련원을 지나 3~4분을 가면 오른편 산속으로 들어가는 산길이 나선다. 갈림길에 ‘촛대바위 90분’ 안내표지가 있고 갈림길 사이에 묘가 있다. 길은 바로 가파르게 오르게 되고 이어 밧줄이 매인 바윗길을 서너 군데 지나면 산등성이로 올라서고 여기부터 아기자기하고 소나무와 어울려 있는 아름다운 바위등성이가 계속된다.


▲ 홈통바위 위에서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잘록이의 홈통바위에서 내려서는 데는 좀 어렵기 때문에 사람이 많을 때는 꽤 시간이 걸린다. 소나무 그늘이 드리운 높고 널찍한 너럭바위 위에서 차례를 기다리며 쉬게 된다. 바위홈통에서 좀 더 바위등성이를 타면 이 산등성이의 대표격인 촛대바위가 있다. 촛대바위에 올라서기도 꽤 어렵다. 이 일대는 온통 바위벽 또는 벼랑으로 되어 있어 장관이다.


촛대바위를 벗어나면 잠시 바위가 없는 소나무 등성이가 나오지만 또 바로 바위등성이가 나타난다. 마지막 바위등성이를 지나면 잘록이를 지나 조령산 주봉의 몸통에 붙게 된다. 여기서 한참을 오르면 이화령에서 올라오는 길과 만난다. 여기 안내표지에는 ‘신풍리 절골 90분, 이화령 40분’으로 되어 있지만, 절골쪽은 140분을 넘게 잡아야 한다. 경관이 원체 좋고 단체 산행의 경우 지체되는 곳이 많기 때문이다. 여기서부터는 백두대간이다.


▲ 천연조망대에서 조망을 즐기고 있다.

이화령 갈림길에서 조금 오르면 작은 봉우리 위 헬기장을 지나 등성이를 따라 10분을 더 가면 조령산 고스락이다. 이 날은 조망이 비교적 좋아 점심을 먹기 전에 큰 나무에 올라가 조망사진을 찍었다. 점심 뒤 백두대간 길을 따라 북쪽으로 하산을 시작했다. 돌계단을 급하게 내려선 첫 잘록이에서 왼편 골짜기로 내려가면 상암사터에 이른다.


▲ 상암사터 들머리의 ‘佛’ 각자.

상암사터는 넓고 아늑하여 절터로 매우 좋아 보였고, 특히 들머리 길이 편안해서 좋았다. 이 편안한 길 끝에서 촛대바위 등성이가 바로 올려다보인다. 이 길은 작은 절골 바닥으로 떨어지듯 급하게 내려선다. 길과 동무하고 있는 작은 개울은 맑고 깨끗하며 굽이굽이 절경을 이루며 그야말로 원시의 숲이다.


길은 그대로 개울을 따라간다. 암벽훈련장이 있는 큰 절골과 만나는 두 곳의 삼거리를 지나고 신선암봉 아래에 있는 중암으로 가는 길도 만난다. 또 조금 내려가면 임도가 끝나는 곳에 차를 돌릴 수 있는 작은 주차장이 있다. 임도를 따라 내려가면 얼마 되지 않아 촛대바위 길 삼거리가 나서고, 곧 원극기수련원을 지나 절골 마을을 지난다. 타고 온 버스가 옛 3번 국도 길가 주유소에서 기다리고 있다.



산행길잡이


조령산만을 오르는 길로 볼 때 네 갈래가 된다.


이화령 길  가장 쉬운 길로, 이화령 고갯마루 이화령휴게소에서 백두대간 길을 따라 오르는 길 <약 1시간30분 소요>


촛대바위 길  가장 아기자기하고 어렵기도 한 길로, 절골에서 시작하여 임도를 따라 절골 골짜기를 10분 쯤 오르다 묘가 있는 곳에서 오른편으로 갈라져 바위등성이를 타고 오르는 길 <약 2시간30분 소요>


상암사터 길  절골 골짜기를 따라 오르다 작은 절골로 들어서서 상암사터를 지나 등성이(백두대간)로 오른 다음 고스락으로 오르는 길


큰절골 길(암벽훈련장 길)  절골 마을에서 큰 골짜기로 암벽훈련장 아래를 지나 백두대간 등성이로 올라 고스락에 이르는 길 <약 2시간10분 소요>


네 길 가운데 한 길을 골라 오르고 내리는 데 약 4~5시간이 걸린다. 이화령 길을 이용하면 4시간이면 된다.



교통 


연풍·수안보·문경을 거점으로 조령산을 찾아가야 한다. 문경~연풍을 잇는 새 3번(34번) 국도는 터널이 뚫려 이화령을 거치지 않는다. 옛길로 고갯마루에 올라 산행을 시작한다.


절골은 새로 난 3번 국도를 타고 가다 연풍에서 수안보쪽으로 자동차로 약 5분 거리에 있는 신풍 교차로에서 내려서서 옛 국도에 들어서야 한다. 신풍 교차로에서 옛 국도에 내려서면 연풍쪽 길가에 조령휴게소와 주유소가 있다. 이곳을 기점으로 에바다기도원이 있는 절골 마을을 찾아가면 된다.


연풍~수안보 사이를 자주 왕래하는 군내버스편으로 절골에 가면 된다. 이화령을 넘는 군내버스는 없다. 이화령에서 산행을 시작하거나 끝내려면 승용차나 택시를 이용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