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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

[주말산행코스] 호서의 산- 성봉

by 白馬 2007. 5. 25.
      [주말산행코스] 호서의 산- 성봉
 
825m·충북 제천
        기암괴봉과 남근석으로 알려진 동산의 위성봉
작성산(848m)과 동산(896m) 줄기 사이의 골짜기 아래쪽은 무암골, 무암사 위쪽은 소부도골이다. 이 긴 골짜기에서 무암사 근처의 골짜기 양편이 기암괴봉지대라 할 수 있다. 여기 기암괴봉 가운데 남근석은 성봉 또는 동산의 대명사처럼 되어 있다.

무암사는 경관이 아름다운 이 기암지대의 한 가운데에 자리 잡고 있다. 그런데 북편의 작성산쪽과 남쪽의 동산(성봉)쪽은 그 경관이 전혀 다르다. 작성산쪽은 골짜기쪽으로 뻗은 뚜렷한 산줄기나 골짜기가 적고 비탈이 거대한 바위벼랑으로 이루어져 있다.

반면 성봉쪽은 무암사골이나 소부도골로 뻗어내린 줄기가 많다. 그 줄기 또는 등성이가 온통 기암괴봉의 바위등성이며, 거기에 산길이 지나고 있다. 그야말로 이 산길들은 환상적인 경관의 현장을 지나는 것이다. 여기에 배바위, 남근석, 애기바위, 장군바위, 낙타바위 등 이름도 갖가지 바위들이 제각기 모습을 뽐내고 있다.

하나 더 밝혀두어야 할 것은 경관이 좋은 이 무암사 일대와 주봉이라 할 수 있는 동산과는 거리도 멀고 경관도 많이 다르다는 것이다. 기암괴봉으로 경관이 좋은 무암사 일대의 산줄기는 분명 동산에서 서쪽 충주호쪽으로 뻗은 산줄기에 있지만, 거기에 중봉(886m)도 있고 성봉(825m)도 있다.

기암지대에서 멀리 자리 잡고 있고, 많은 사람들이 가지도 않는 동산을 구태여 주봉으로 여기고 동산에 오르려 할 필요가 없다. 기암지대에서 가깝게 자리 잡고 있고 다녀오기도 쉬운 성봉을 주봉으로 삼아서 기암지대를 거치는 것이 좋은 산행이라 생각한다.

▲ 남근석 등성이를 지나고 있는 산악회원들.

성봉 일대, 더 자세히 말하면 성봉에서 뻗은 등성이의 서쪽(충주호) 무암사편의 비탈에 있는 줄기에는 온통 기암괴봉이 노송과 어우러져 경관이 매우 아름답다. 남근석 바위등성이, 장군바위 바위등성이, 애기바위 길 이 세 등성이 가운데 적어도 두 곳은 들러야 한다.

무암사와 소부도도 둘러보는 것이 좋다. 무암사는 처음엔 우림사, 우암사라 했었으나 지금은 무암사(霧岩寺)라 부른다. 안개가 끼는 아침에 절 건너 비탈을 올려다보면 남근석이 있는 천길 바위봉이 보이다 안보이다 하는 경관이 너무도 신비스러워 ‘안개바위절’이라는 뜻으로 무암사라 했다 한다.

전설에 의하면 의상대사가 어렵게 절을 짓고 있는데 난데없이 소가 나타나 절 짓는 일을 도왔다 한다. 소가 죽은 뒤 화장하고나니 이상하게도 사리가 나와 그 사리를 안치한 것이 소부도다. 무암사 위쪽 개울가에 전국에서 오직 하나밖에 없는 소 부도인 것이다.

성내리에서 무암사로 오르는 찻길에 영화를 찍은 꽤 규모가 큰 세트장도  있다.
비가 올 것이라는 일기예보를 듣고도 우리는 성봉 산행에 나섰다. 함께 나선 대전 제일산악회는 매월 12일과 28일 두 차례 산행하는 회원제 산악회다. 3월28일 이 날은 회원 10여 명이 유럽 여행 중이어서 참가인원은 많지 않았다.


무암사~남근석~성봉~애기바위 산행

박정회 회장은 아무리 비가 온다고 예보하고, 또 비가 오다가도 우리가 산행하는 동안에는 비가 오지 않고, 또 오던 비도 그친다고 장담했다. 과연 이날 산행을 마칠 때까지 비가 오지 않다가 산행을 마치고 나니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박 회장의 장담이 맞아 떨어져 모두들 거보란 듯 흐뭇한 표정이다.


▲ 고깔바위 옆에 선 산돌이들. 위에 충주호가 보인다.

대전에서 3시간 넘게 걸려 산행들머리가 되는 성내리(제천시 금성면)에 도착한 뒤 바로 산행에 나섰다. 무암사까지는 차도를 걸어야 한다. 영화촬영장을 지나 무암사까지는 40분이 걸린다. 우리는 우선 무암사를 둘러본 뒤 남근석 바위등성이를 거쳐 주능선에 오른 다음 성봉에 다녀와서 장군바위 등성이로 하산하기로 했다.

무암사 아래쪽에서 개울을 건너 남근석으로 오르기 시작했다. 남근석이 있는 바위등성이는 하나의 크나큰 바위턱으로, 무암사쪽에서 보면 네모의 바위봉우리, 또는 높은 선바위(立石)로 보인다. 그러나 남근석에서 보면 무암사쪽은 깎아지른 바위벼랑이다. 안개가 낄 때는 이 바위가 보일 듯 말 듯하기 때문에 무암사라는 이름을 얻은 것이다.

남근석으로 오르는 길은 거의 바위로 된 직벽이다. 오른편으로 돌아서 오르기는 해도 밧줄을 붙들고 올라도 꽤 힘이 들고 어렵다. 남근석에 오르면 별천지가 펼쳐진다. 양편이 까마득한 벼랑으로 되어 있고, 200여m의 아기자기한 암릉이 거의 평평하게 이어진다. 깊은 골짜기 건너에 이름난 장군바위와 낙타바위가 있는 바위등성이가 보이고, 그 오른편 너머에 충주호의 푸른 물이 보인다.


▲ (좌) 무암사을 지을 때 애썼다는 소의 부도. (우) 남근석의 위용.
남근석은 성봉 제일의 명소다. 매우 비슷한 모양의 큼직한 남성의 상징 같지만 어찌 보면 버섯 같기도 하다. 이 남근석은 남녀노소를 묻지 않고 모두 신기해한다. 무엇이 그리 좋은지 벙글벙글 웃으며 만지고 더러는 껴안기도 하며 사진을 찍는다. 이 남근석을 여자들이 더 좋아한다는 소문이다.

남근석 외에도 여기 바위등성이와 곧추 올라선 바윗길에는 별의별 모양의 바위들이 많다. 마치 크나큰 바위 배에 올라탄 느낌이 들기도 한다. 이 남근석 등성이 끝에서 다시 곧추선 바위벼랑길이 시작된다. 우리는 남근석 등성이 끝에서 점심을 먹고 곧추선 바위벼랑에 붙었다.

먼저 올라간 사람들의 말소리가 바로 머리 위 높은 바위꼭대기에서 들려온다. 밧줄이 걸린 곳이 많으나 거의가 직벽이며 손으로 잡을 곳도 마땅치 않다. 매우 조심스럽고 힘이 드는 오름길이다. 겨울에 눈이 왔거나 얼음이 얼면 위험할 것 같다.

남근석 등성이 끝에서 주능선까지는 30분이 걸렸고, 여기서 다시 잔돌탑이 있는 825m의 성봉까지는 15분이 걸린다. 먼저 오른 우리가 성봉을 다녀오는 사이 뒤따라오는 일행들은 바로 장군바위 등성이로 가서 기다렸다가 전체 사진을 찍기로 했다. 성봉에 다녀온 선발팀은 장군바위쪽으로 가려 했으나 주능선 어느 곳에도 장군바위로 가는 안내표지가 없었다.

안개봉도 지나고 봉우리 한 개를 더 넘으며 오른편으로 갈라져 나간 갈래 길을 찾았으나 어느 사이 장군바위로 가는 갈림길을 놓치고 말았다. 긴가 민가 하며 등성이를 타고가다 보니 장군바위로 가는 길을 지나치고 말았던 것이다. 오른편으로 갈라져 나간 큰길로 들어서서 한참을 가고 나서야 장군바위가 건너에 보였다. 애당초 계획이 어긋나 약속을 어기게 되었으나 다시 되돌아가기에는 시간이 늦어 전화로 연락한 뒤 그대로 하산길에 들어섰다.

▲ 영화촬영장 나무 아래에서 쉬고 있는 제일산악회 회원들.

사실은 이 길이 사람들이 많이 이용하는 좋은 길로 골짜기 큰 길에 애기바위로 표시가 되어 있으며, 많은 안내표지가 붙어 있는 길이다. 험하지 않고 가파르지 않아 남근석 등성이길, 장군바위 등성이길, 이 애기바위길 세 곳 가운데 이 애기바위길이 가장 편하고 쉬운 길이다. 반면 장군바위 등성이 길은 남근석 등성이길 못지않게 험하고 가파르다.

애기바위길은 순하고 편했다. 이 하산길에서 마지막에 오른 나즈막한 봉우리는 넓은 너럭바위로 되어 있고, 그 위에 큼직한 바위들이 널려 있어 특이했다. 여기서 뒤돌아보면 멋있는 안개봉 성봉 등이 올려다보인다.

하산길은 이 너럭바위 바로 아래에서 골짜기로 내려선다. 골짜기 길에서도 좌우에 보이는 등성이에도 하늘 높이 곧추선 선바위 등이 보였고, 벼랑 위에 쉬기에 좋고 조망도 좋은 너럭바위가 두어 곳 있다.

주능선과 헤어져 내려오기 시작하여 1시간만에 무암사골 포장도로의 애기바위 갈림길에 내려섰다. 여기서 주차장까지는 또 30분이 걸렸다. 그래서 총 산행시간은 점심시간을 빼고 4시간 가까이 걸린 셈이다.

산행길잡이 


성봉을 정점으로 산행해야 한다. 동산에 올랐다가 새목재를 거쳐 소부도골로 내려올 수 있으나 남근석 등성이, 장군바위 등성이, 애기바위길 등 아름다운 세 바위등성이 가운데 하나만을 거치고 두 곳은 포기해야 하기 때문에 아깝다. 그래서 동산은 접어두고 성봉을 중심으로 두 바위등성이를 거치는 산행이 가장 좋다.

○남근석길  성내리 주차장~무암사 아래 들머리~남근석~직벽 암릉~주능선~성봉 <약 2시간 소요>
○장군바위길  성내리 주차장~장군바위 갈림길~장군바위~주능선~성봉 < 약 2시간 소요>
○애기바위길  성내리 주차장~애기바위 갈림길~주능선~성봉 <약 2시간 소요>
위 세 길 가운데 남근석길로 올라 다른 하나의 길로 하산하는 것이 좋다. 산행시간은 약 3시간30분이 소요된다. 

교통

제천~청풍  시내버스가 하루 22회 왕복. 성내리 주차장에서 내려 산행에 들어간다.
드라이브 코스  중앙고속국도 남제천 나들목에서 나가 82번 지방도를 타고 청풍쪽으로 가면 산행들머리인 성내리를 지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