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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

초록물에 잠긴 주왕산, 하늘로 뻗고 물위로 또 뻗다

by 白馬 2007. 5. 18.

초록물에 잠긴 주왕산, 하늘로 뻗고 물위로 또 뻗다 

 
삼라만상이 꿈틀거렸다. 미물 하나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밤 하늘과 수많은 별을 담고 있던 주산지는 어슴푸레 날이 밝을 즈음부터 서서히 변해갔다. 어둠 속, 물에 잠긴 거목 왕 버드나무는 수장(水葬)당한 몸이나 다름없었다. 그 죽은 자의 몸에 햇살은 서서히 생명을 불어넣었다. 물에 닿을 듯 축 늘어진 나뭇가지에 돋아난 새싹들은 가느다란 햇살을 받는 순간 파르르 떨면서 물빛마저 파랗게 바뀌었고, 새로운 빛에 놀랐는지 원앙 한 쌍이 푸드득 소리 내며 수면을 박차고 하늘로 솟아올랐다.


▲ 주왕산에서 만난 수달래(왼쪽). 늘 호젓한 분위기가 감도는 절골 계곡

 

주산못 가까이 절골도 새날을 맞았다. 태곳적 신비감 넘치는 절골은 아침 햇살에 부스스 눈을 떴다. 물가의 나무들마다 고사리 손 같은 나뭇잎을 차츰차츰 펼치고, 이팝나무는 긴 가지에 흰 꽃 옷을 입혔다. 그에 뒤질세라 병꽃나무는 연녹색 꽃을 피우며 햇살을 즐기고 있었다. 시커멓고 무겁게만 느껴지던 기암절벽도 그냥 머물지 않았다. 억겁 세월 억눌려온 칙칙한 분위기를 벗어 던지고, 싱그럽고 화사한 연둣빛 옷을 입고 있었다. 바위 모서리에 피어나는 신록 빛은 오히려 날카롭게 느껴졌다. 새 생명이었다.

옥빛 물을 거스르며 놓인 징검다리를 건너고 건너며 섬뜩케 하는 바위협곡을 빠져나가자 아늑하고 너른 골짜기가 기다리고 있다. 이래서 골 안에 절집이 있었는가 보다. 마음마저 넉넉해진다. 더 이상 산을 파고들 일이 있으랴 싶어 나무 그늘 아래 벌렁 드러누웠다. 기다렸다는 듯이 바람이 휭 불어대며 이마에 맺힌 땀을 씻어주는 순간 왕벚나무에서 희디흰 꽃비가 내렸다.

 


코스 가이드

 

청송 주왕산(周王山·720.6m)은 멧산(山) 자의 기암(旗岩)과, 바위벼랑이 이마를 맞댄 채 골짜기를 이룬 주방천, 거목들이 허리까지 물에 잠긴 채 살아가는 신비로운 산중 저수지인 주산지, 지금은 퇴거중 이지만 전기 없는 산중 마을 내원마을 등으로 잘 알려진 국립공원이다.

 

절골은 이러한 유명세를 누리지는 못하더라도 주방천 계곡 중류부와 함께 주왕산의 2대 바위지역으로 꼽히는 골짜기로, 주방천 계곡에 비해 규모는 뒤지지만 탐승객 대부분이 주방천 쪽으로 몰리어 늘 호젓한 분위기를 유지한다. 게다가 하류부에 단 세 군데만 다리가 놓여 있을 뿐 이후로는 자연 그대로의 풍광을 유지해 물줄기를 이리저리 가로지르고 족적을 살피며 오르는 탐험적 산행의 즐거움을 누릴 수 있는 골짜기다.

 

절골 산행은 대문다리를 거쳐 가메봉(석름봉·882.7m)을 오른 다음 주방천을 거쳐 대전사로 내려서면 주왕산 2대 기암지대를 모두 탐승할 수 있다. 가메봉에서는 후리메기나 또는 내원마을을 거쳐 대전사로 내려설 수 있다(4시간30분~5시간 소요). 절골 풍광만을 탐승할 목표라면 대문다리에서 돌아서도록 한다(2시간30분). 절골매표소에서 대문다리(400m)까지는 완만하게 이어지지만, 이후 가메봉까지는 1시간 거리의 긴 오르막이다. 


 

기암(旗岩)과 학소대, 급수대 등의 기암(奇巖)이 몰려 있는 주방천 탐승 산행은 대전사~주왕산 정상(720.6m)~칼등고개~후리메기~주방천~대전사 코스(3시간30분)나 대전사~주방천~제2폭포~후리메기~가메봉~큰골~내원마을~주방천~대전사(5시간)가 가장 인기 있다. 가벼운 탐승은 대전사~주방천~내원동 마을 왕복 코스가 알맞다(왕복 3시간).

[여행수첩]

 

●주왕산 입장료

상의(대전사) 지구 어른 3200원, 청소년 1600원, 어린이 600원. 절골(월외) 지구 어른 1600원, 청소년 800원, 어린이 600원. 대전사 입구 야영장 사용료 대형 6000원, 중형 4500원, 소형 3000원. 탐방안내소 (054)873-0018. 

 

●교통(지역번호 054)

절골~주방천 산행은 교통편 해결이 관건이다. 승용차 2대를 이용할 경우, 한 대는 하산지점에 세워놓도록 한다. 한 대일 경우 대전사 입구에 차를 세워놓고 절골까지 택시로 들어서는 게 시간 절약에 도움이 된다. 약 2만원. 삼성택시 872-7002.


 

청송 시외버스터미널(873-2036)에서 대전사 행(1500원)은 수시, 절골 입구인 이전리 행(2300원)은 9회, 약수탕 행(1100원)은 8회 운행한다. 이전리에서 절골매표소(873-0019)까지는 2.5㎞, 주산지까지는 약 3㎞ 거리다. 부동면 이전리 정류장 873-2817, 대전사(주왕산) 정류장 873-2907. 


 

●숙식

절골 입구에는 마땅한 숙박시설이나 음식점이 없으므로 상의지구의 업소를 이용하도록 한다. 대전사 입구 식당들은 대부분 산채를 재료로 삼는 음식을 만들어낸다. 국립공원 주왕산 홈페이지 참조 www.npa.or.kr/chuwang.


 

●맛집

약수백숙 : 청송읍에서 동쪽으로 약 3㎞ 떨어져 있는 달기약수는 위장병, 신경통, 빈혈 등 성인병 치료에 효험이 높다는 약수다. 특히 약수로 닭백숙을 해먹으면 맛이 뛰어나고 건강에도 좋다 하여 약수터 주변에 약수백숙 전문 음식점들이 성업중이다. 토종닭, 엄나무, 황지, 표고버섯가루, 찹쌀, 녹두, 마늘, 대추 등을 압력솥에 함께 끓여내는 건강식으로, 토종닭백숙 3만원, 토종닭불백숙 3만원, 육계백숙 1만6000원, 찜닭 1만5000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