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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

[코스가이드] 대전권 식장산~계족산

by 白馬 2007. 4. 21.
      [코스가이드] 대전권 식장산~계족산
 
한밭의 뿌리 산…보만식계 중 가장 조망 좋은 능선
        식장산~세천고개~길치~성재산~계족산~범천생태곡원 코스
▲ 396m봉에서 대청호와 고리산을 조망하고 있다.

새 즈문, 21세기가 시작될 무렵 전국 각 시도 또는 고을에서 자기 고을의 경계 또는 산길 잇기 운동이 일기 시작했다. 그 때 대전에서도 대전의 경계 잇기와 대전의 주요 산이라 할 수 있는 보문산(458m), 만인산(537m), 식장산(598m), 계족산(423m)을 이어 대전 둘레를 한 바퀴 도는 약 60km의 이른바 ‘보만식계’ 운동이 일어났다.


 이 보만식계 가운데 식장산은 대전 둘레에서 가장 높은 산이며, 계족산 자락은 대전 본디의 바탕으로 대전의 뿌리라 할 수 있는 산이다. 계족산 자락에는 우암 송시열과 인연이 있는 규모가 큰 우암사적공원, 동춘당, 옛집, 옥류각, 삼매당, 장절정, 쌍청당, 송애당, 제월당, 옥오재, 정절서원, 산제당 등이 있다.
그밖에 식장산과 계족산 언저리는 백제와 신라가 대치했던 경계 지역으로 30여 개의 성터가 있다 한다. 이 가운데 계족산 줄기에 계족산성, 고봉산성, 질현성, 능성, 갈현성 등 4개의 성터가 있다. 그 중에 계족산성은 사적 제355호로 중요 사적이다. 둘레가 1,037m이며, 석축의 높은 곳은 10m가 넘는 이 산성이 훌륭하게 복원되어 있다.


우리는 이 대전의 뿌리가 되는 식장산과 계족산을 다시 한 번 둘러보고 싶었다. 또 식장산과 계족산 줄기 동편에는 넓은 대청호가 있고, 서편에는 인구 120여만 대도시가 자리 잡고 있다. 우리는 자연과 문명의 경계를 걸으며 양쪽을 견주어 보고도 싶었다.
게다가 식장산과 계족산이 들어가 있는 대전 동구등산연합회 회장으로 이명호씨가 새로 선출되어 새 회장 취임 축하와 함께 대전 동구 산행활동의 활성화를 다짐하는 산행을 하고도 싶었다.


▲ 식장산에서 본 계족산 줄기. 끝에 계족산이 보인다,

그런데 마침 월간山에서 대도시의 둘레 산 잇기 특집을 내게 되어 기꺼이 식장산~계족산을 종주하기로 동구의 몇몇 산악회 회장들이 입을 맞추었다.
식장산~계족산은 산길이 잘 정비되어 있고 안내판 등도 훌륭하다. 낮은 산등성이에는 각종 체력단련시설도 여러 군데 있으며, 정자도 너댓 개가 있고, 등성이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약수터도 여러 곳 있다.
 


등산로 정비…정자·약수터도 다수


식장산과 계족산 줄기에는 바위가 드물다. 등성이 길에 숲이 대부분이지만 심심찮게 시가와 호수, 그리고 먼 산들을 조망할 수 있다. 임도도 여러 갈래 있다. 특히 대덕구 관내의 계족산 곳곳에 산행을 위한 좋은 시설들이 많고 산길도 갈래가 많다. 그러나 무엇보다 좋은 것은 대청호와 대전시가를 내내 조망하는 것이다.
우리는 긴 종주산행을 위하여 식장산 서편 중턱에 있는 옛절 고산사에 모였다. 고산사 위쪽의 식장사 앞에서 오른편 산비탈에 있는 산길로 들어서서 등성이 하나를 넘어 그 다음 등성이의 길을 따라 올랐다. 40분이 걸려 팔각정을 지나 통신시설 덕으로 주봉 노릇을 하고 있는 ‘해돋이 언덕’에 올랐다. 팔각정이나 해돋이 언덕은 서편의 대전시가 조망은 좋지만 별로 넓지 않아 매년 동구의 새해맞이 행사는 통신시설 안의 광장에서 치르고 있다.


 원래 보만식계 줄기는 곤룡재에서 독수리봉을 거쳐 식장산 고스락으로 이어져 있다. 우리는 해돋이 언덕에서 통신시설의 서편 철조망 아래 비탈로 나아간 길을 따라 행글라이더 활강장으로 돌아갔다. 활강장은 넓고 시가쪽으로 거의 벼랑을 이루고 있어 대전의 전 시가와 계룡산 대둔산의 조망이 좋다. 특히 계룡산 줄기로 넘어가는 석양 조망이 좋은 곳이다. 자동차도 올라올 수 있어 행글라이더 활강장으로도 이용되고 있다.
둘레 산 잇기의 길은 포장길을 따라 내려가다 다른 통신소로 가는 갈림길에서 골짜기로 내려선다. 들머리에 둘레 산 잇기의 안내표지가 있었다. 등성이 길을 포장길이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둘레 산 잇기의 길이 세천공원 골짜기로 빠지게 된 것이다.


이 세천공원 골짜기 길은 식장산 제일의 산길로 고스락은 물론 독수리봉 구절사를 잇는 길로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고 있다. 4월이면 이 골짜기의 들머리를 벚꽃이 화사하게 꾸민다. 또 5월이면 이 골짜기 10리 길이 온통 달콤한 아카시아꽃 향기로 가득 찬다. 나는 이 골짜기를 우리나라 제일의 아카시아꽃 계곡으로 알고 있다.
세천공원을 벗어난 우리는 포장길로 나아가 세천고개 아래에서 4번 국도를 건너 대청호반의 비룡동으로 넘어가는 길을 따라 줄골 고개로 올라섰다. 계족산 줄기 남쪽 끝자락에 줄골 마을이 들어앉아 있다. 줄골로 들어가는 길 양편에 선비 모습의 석상이 서있다. 줄골 마을 고샅에는 옛 우물도 보였다.
줄골 뒤 계족산 줄기 산등에 올라서면 곧 갈고개인 잘록이로 내려선다. 잘록이에서 등성이를 오르면 바로 갈현성터가 보인다. 총 길이가 350m라는 갈현성은 거의 무너져 있는 상태다.

 

▲ 갈현산성터. / 식장산 해돋이 언덕.

 

갈현성이 있는 봉우리를 넘으면 임도가 있고 임도 개설 기념비도 서있다. 여기서부터 등성이를 따라 갖가지 시설이 있는 예비군 훈련장이 있다. 이 훈련장은 꽤 규모가 크다. 또 여기서부터 대전 시가가 다시 보이기 시작한다.
314m봉에는 체력단련시설이 있고 정자도 있다. 대청호도 보인다. 능성에서 꽃산으로 내려가는 등성이 길까지는 숲이 짙다. 이 등성이 왼편 산자락에 우암사적공원이 있다.


여기서 동쪽으로 방향을 틀어 내려가면 잘록이가 나서고 잘록이 바로 왼편 아래에 바탕골 약수터의 막사 지붕이 보인다. 바탕골 약수터 잘록이에서 올라서면 헬기장이 있고 여기를 내려서면 가양공원 고개다. 가양공원 고개에서 작은 봉우리 하나를 또 넘으면 길치고개다. 상촌으로 넘어가는 길치고개는 포장되어 있고, 10여 대의 자동차도 세워져 있었다. 가양공원에서 여기까지 차로 올라와 산행을 하는 모양이다.
고개에 서있는 안내표지에는 질현성 0.4km, 가양공원 0.6km, 바탕골 약수터 0.5km로 되어있다.      


길치고개에서 또 다시 동쪽으로 슬슬 오르다 북으로 머리를 틀어 급하게 오르면 질현성터와 새로 만들어 세운 불탑이 있다. 봉우리에 올라서면 잔돌로 쌓은 5개의 탑이 있다. 여기서 절고개 못미처 361m봉까지 제법 높은 등성이가 이어진다. 396m봉은 잔돌이 쌓여 있고 대청호쪽으로 벼랑을 이루고 있다. 벼랑 끝에 반반한 바위가 있고 긴 의자까지 있다. 해돋이는 물론 대청호와 속리산, 그리고 고리산의 조망이 훌륭하여 사진작가들의 촬영장소로 이름난 곳이다.

우리는 심한 바람을 피하여 푹 파인 곳에서 늦은 점심을 먹었다. 점심을 먹고 나니 바람과 눈보라가 사납고 추웠다. 절고개까지 서너 개의 봉우리는 아예 왼편 비탈로 돌아가는 길이 있어서 산행을 서둘고 있는 우리에게는 반가운 길이었다. 남도약수터 등지로 내려가는 몇 개의 갈래길이 있었으나 우리는 본 척도 않고 절고개로 내려섰다.


▲ 고속철도, 고속도로(호남인터체인지), 국도, 대전천이 함께 달리고 있다. 신탄진쪽 조망. / 계족산성의 위용.

절고개는 임도 삼거리이며 대전 둘레 산길 가운데 가장 번화한 곳이다. 차와 막걸리를 파는 행상도 있고, 정자도 있으며, 화장실, 안내판, 걷는 법, 산행의 좋은 점 등 너댓 개 안내판이 있다.

우리는 눈비 바람과 추위를 이기지 못하여 비래사쪽으로 하산했다.   
다음날은 날이 좋았다. 대전등산연합회 전 회장 서정복씨, 솔나리산악회 유명숙, 김순자씨와 함께 절고개로 올라 계족산을 향해 어제의 산행을 다시 이어나갔다. 절고개에서 산성 갈림길까지 대청호의 조망이 매우 좋다. 20분쯤 등성이를 타고 더 가면 임도 사거리에 내려선다. 여기도 등나무 넝쿨 그늘도 있고 차와 막걸리도 팔고 있어 많은 사람들이 쉬어가는 곳이다. 여기서 서쪽(시가쪽)으로 내려서면 법천저수지 생태공원에 이른다. 고스락까지 두어 개의 봉우리가 있지만, 여기도 역시 왼편으로 돌아가는 길이 있다. 고스락에 오르는 마지막 비탈은 매우 가파르다. 고스락에는 수요산악회에서 마련해 세운 검은 표석이 있고, 시내쪽(서쪽) 벼랑턱에는 훌륭한 팔각정(봉황정)이 있다.
여기 고스락과 봉황정에서의 조망은 사람들을 들뜨게 만든다. 그 넓은 시가에 성냥갑 같은 아파트숲 하며 계룡산 조망이 눈길을 잡아맨다. 특히 신탄진쪽 조망은 재미있다. 고속열차가 달리는 철로가 뻗쳐있고, 많은 차들이 오가는 고속도로에 차들이 뱅뱅 돌아가며 제 갈 길을 찾아가는 호남고속도로 분기점, 그리고 국도가 함께 달리고, 거기에 금강에 합류하려고 흘러가는 냇물까지 끼어들어 경주하고 있다.
우리는 봉황정에서 시가쪽으로 내려서는 급한 비탈길로 용화사에 내려가 산행을 마쳤다. 절고개에서 계족산성까지는 약 30분, 장동 휴양림까지는 약 1시간20분 걸린다.
 
글·사진 김홍주 소산산행문화연구소 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