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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

[서울 4대 스릴 만점 코스 관악산] 기암괴석 전시장 팔색조 같은 팔봉

by 白馬 2025. 3. 15.

관악산 팔봉능선  4컷화보

 

관악산 팔봉능선은 그 옆의 육봉능선과 함께 스릴 넘치는 암릉 코스로 유명하다. 여덟 개의 암봉을 넘어 연주대로 향한다. 오르락내리락, 마치 롤러코스터를 타는 듯하다. 팔봉능선은 기암괴석의 전시장이다. 오르내리는 봉우리마다 멋진 이름을 가진 바위들이 줄지어 등장한다. 

위험해 보이는 코스지만 각 봉우리마다 우회로가 있어 안전한 길을 택하는 방법도 있다. 여덟 개의 봉우리를 마주하며 여덟 번의 고민이 오간다. 굳게 마음먹고 바위에 올라서면 겹겹이 이어지는 관악산 능선의 풍경이 펼쳐진다. 흘린 땀을 단번에 보상받는다. 한눈에 들어오는 바위들의 향연이 다음 봉우리를 기대하게 만든다. 

 

팔봉능선의 시작지점. 첫 번째 봉우리로 향하는 길이다. 새하얀 눈이 아직 녹지 않고 소복하게 쌓여 있다. 한 발 한 발 집중해야 한다. 

팔봉능선의 하이라이트 구간이 펼쳐지는 2봉을 지나고 있다. 뒤로 3봉, 4봉의 지네바위와 북바위가 보인다.

 

팔봉국기봉을 지나고 나오늘 횃불바위. 팔봉능선 산행에서 놓치면 안 될 중요한 바위다. 뾰족하게 조각된 듯한 모습의 횃불바위와 정상 부근의 KBS 송신탑이 보인다. 

팔봉능선의 마지막 봉우리를 올라서면 만나볼 수 있는 팔봉국기봉(제2국기봉). 파란 하늘에 태극기가 펄럭이며 소리를 낸다.

 

 

 

두꺼비·왕관·북…‘맛있는 바위들’

 

관악산 팔봉능선   집중탐구

1봉을 지나 2봉으로 향하는 길. 미끄러 질 수 있으니 앞사람과 거리를 두고 산행하는 것이 좋다.

 

관악산은 츤데레 같은 산이다. 츤데레란 겉으로는 엄격하거나 쌀쌀맞게 대하지만 사실 속마음은 상대에 대한 사랑으로 가득한 사람을 이르는 말이다. 거미줄처럼 뻗어 있는 수없이 많은 갈림길들은 등산객을 심각한 골짜기로 빠지게 하기도 하고, 뚝 끊기는 낭떠러지를 만나게 하기도 한다. 돌아가서 살펴보면 “이쪽으로 한 번 가보던가” 하며 또 다른 길을 툭 건넨다. 그렇게 찾아 걸은 길 끝에는 거칠고도 웅장한 모습을 척하고 펼쳐준다.

 

팔봉능선, 여덟 개 봉우리 세기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팔봉능선은 여덟 개의 봉우리를 통과한다. 하지만 능선 상의 바위 덩어리들이 불규칙하고 제각기 다양한 크기와 모양의 새끼봉들이 능선 내내 등장한다. 정확하게 여덟 개의 봉우리를 꼽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정신을 똑바로 차리고서도 놓치기 십상이다.

팔봉능선 돋보기

산행에서 돌아와 고도표와 등고선을 나란히 놓고 보면 그제야 여덟 개의 봉우리를 찾아볼 수 있다. 인터넷에서 산행 후기를 찾아보아도 ‘어디가 정확히 몇 봉인지 알 수 없다’, ‘5봉을 지난 줄 알았는데 놓쳤나보다’와 같은 글들을 쉽게 볼 수 있다. 봉우리 여덟 개를 헤아리는 것에 어려움을 느끼는 사람들이 많다. 어떤 바위가 있는 봉우리가 몇 번째 봉우리인지 나누는 의견도 분분하다. 확실하게 번호 붙여 알려주는 표지판이 있으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으니 취재 산행과 가장 많은 의견을 토대로 정리한다.

5봉에 올라 바라본 관악산 풍경. 멀리까지 바위능선이 이어진다.

 

 1봉 어금니바위, 개구멍바위, 두꺼비바위 등 이름 붙은 바위가 많은 팔봉능선의 첫 번째 봉우리다. 두꺼비가 옆을 보고 앉아 있는 듯한 모습의 두꺼비바위는 진로 소주의 캐릭터와 닮았다 하여 특히 유명하다. 비교적 가파르지 않은 봉우리라 큰 힘을 들이지 않고 오를 수 있다.

 

2봉 1봉과 마찬가지로 가파르기보다는 둥글둥글한 바위들이 쌓여 있는 느낌이다. 2봉에 올라서서 능선을 내다보면 3봉의 지네바위와 4봉의 북바위가 한눈에 보여 장관을 이룬다. 팔봉능선의 하이라이트라 부를 수 있는 풍경이 펼쳐진다.

 

3봉 팔봉능선의 주인공 격인 왕관바위가 3봉 근처에 자리잡고 있다. 왕관바위는 주등산로에서 조금 벗어나 있어 자칫하면 보지 못하고 지나칠 수 있다. 왕관바위로 직접 가려면 3봉을 오르기 전 왼쪽 길로 잠시 빠져야 한다. 3봉으로 오르다 나오는 조망 터에서 조망만 하는 방법도 있다.

 

4봉 커다랗고 넓적하게 생긴 동그란 바위는 북바위, 맷돌바위, 코끼리바위 등 여러 개의 이름을 가지고 있다. 또한 정상부에서는 고인돌처럼 생긴 고인돌바위와 우산처럼 생긴 소나무  우산송도 볼 수 있다. 4봉에서 내려오면 팔봉 분기점 위치안내판이 있고, 팔봉능선의 전반부가 끝났음을 알 수 있다.

 

5봉 오르는 길에 병풍바위가 있으며 그 모습이 아름답기로 유명하다. 바위에 붙어 옆으로 이동하며 통과하는 구간이 있는데 발을 헛디디면 위험하므로 집중해서 넘어가야 하는 구간이다. 봉우리 왼쪽으로 우회로가 있다.

 

6봉 6봉은 정표가 될 만한 것이 딱히 없고 정상에 고사목 하나가 있다. 5봉과 크게 구분되지 않아 5봉과 6봉을 묶어 생각하는 사람들도 더러 있다.

 

7봉 유독 가파른 경사 구간으로 밧줄과 난간이 설치되어 있다. 7봉에서 내려오는 길은 특히 가파르고 험하다. 바위 사이사이 녹았던 눈이 얼어 굉장히 위험할 수 있어 겨울철에는 우회하는 것을 권고한다.

7봉 우회로. 내려오는 길이 심하게 가파르고 험하여 겨울철에는 우회하는 것을 권고한다.

 

8봉 팔봉국기봉, 제2국기봉으로도 불리는 팔봉능선의 마지막 봉우리다. 7봉과 마찬가지로 가파른 경사이지만 비교적 안전하다. 밧줄과 난간을 잡고 오르면 어렵지 않게 정상에 오를 수 있다. 정상부에는 태극기가 설치되어 있으며 팔봉국기봉에 다다르면 팔봉능선 산행의 일차적 마침표를 찍었다고 볼 수 있다.

이후 능선 팔봉국기봉을 지나고 하산길까지 능선이 조금 더 이어진다. 연주대를 바라보고 능선을 따라 이동하면 길을 쉽게 찾을 수 있다. 국기봉 뒤에 등장하는 횃불바위는 팔봉능선의 또 다른 주인공이다. 조각칼로 깎아 놓은 듯한 횃불바위는 거칠면서도 우아한 모습이 관악산의 인상과 잘 어울린다. 

무너미고개에서 팔봉능선으로 향하는 골짜기

 

팔봉능선은 기암괴석의 전시장이다. 봉우리마다 유명한 바위가 한두 개씩 있다. 정확히 명시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며 굳어진 탓에 사람마다 조금씩 부르는 이름이 다르다. 정해진 이름은 없다. 가장 닮은 것 같은 것을 가져와 마음대로 이름 붙여도 좋다. 

 

팔봉능선, 이렇게 오르자

 

1. 암릉 산행에서는 스틱보다 장갑이 유용하다.

바위를 짚을 때도 필요하지만 난간과 밧줄을 잡을 때도 장갑이 있는 것이 좋다. 손발로 밀고 당기며 온몸을 사용하는 데 머뭇거리지 않아야 한다.

2. 발을 딛기 전 먼저 비벼보고 미끄러지는지 바닥을 맛보는 게 좋다.

처음 찍은 발이 미끄러지지 않는다 해도 방심하면 안 된다. 완전히 체중을 옮겨 안정적인 자세가 될 때까지 긴장의 끈을 놓쳐선 안 된다. 겨울 암릉에서 방심은 모든 사고의 씨앗이다.

3. 밧줄을 잡고 오를 때는 앞사람과 거리를 충분히 두는 것이 좋다.

앞사람의 움직임이 뒷사람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가능하다면 앞사람이 밧줄 사용을 끝낸 후 오르는 것이 가장 안전하다. 

 

마지막 봉우리인 팔봉국기봉에 오르는 길. 바위에 얼음이 얼어 미끄러질 위험이 있다. 난간을 잘 잡고 올라야 한다.

 
 

여덟 개 바위봉, 입맛따라 고르는 코스

 

관악산 팔봉능선  코스가이드

네이버 지도
 

추천코스: 서울대학교 원점회귀 코스 (6km/3시간 50분)

 

서울대학교 건설환경종합연구소 ~ 제4쉼터 ~ 무너미고개 ~ 팔봉능선 ~ 

하산 갈림길 ~ 서울대학교 건설환경종합연구소

서울대학교를 기점으로 원점회귀하는 코스다. 버스로 서울대학교 내부까지 들어와 제4쉼터 방향으로 산행을 시작한다. 가장 빠르게 팔봉능선에 닿을 수 있고 힘 들이지 않고 하산할 수 있어 팔봉능선을 즐기기에 최적의 코스다. 관악산의 정상 연주대를 들르지 않지만 팔봉능선에 집중하기 위해서라면 나쁘지 않다. 아쉬운 마음이 든다면 정상을 찍고 다시 돌아와 하산하는 방법이 있다. 하산 갈림길에서 연주암 방향으로 조금 내려갔다 다시 15분 정도 오르면 연주대다. 

 

관악산에는 수많은 능선들과 등산로가 거미줄처럼 뻗어 있다. 팔봉능선을 통과한 후 어떤 길을 택하느냐에 따라 다양한 코스를 만들 수 있다. 아래 소개하는 코스들은 서울대학교를 기점으로 팔봉능선을 통과한 후 하산하는 코스이다. 옆에 적힌 거리와 시간은 서울대학교에서부터 팔봉능선 구간이 포함된 것이다.

 

사당능선 하산 코스 (9.5km/5시간 30분)

추천코스에서 사당능선으로 하산하는 코스이다. 사당능선은 관악산 등산로 중 가장 길다. 

바위가 많은 암릉이라 힘들지만 역에서부터의 접근성과 등산로 초입부터 터지는 조망으로 가장 사랑받는 능선이다. 체력적으로 쉽지 않은 코스이지만 멋진 조망만큼은 보장할 수 있다.

 

과천향교 하산 코스 (7.5km/4시간)

추천코스에서 과천향교로 하산하는 코스이다. 과천향교 코스는 관악산 등산로 중 가장 쉬운 길로 꼽힌다. 날머리에 지하철 과천역이 바로 앞에 있어 하산길로 적합하기도 하다. 쉬운 하산길로 암릉 산행 후 다리에 부담을 덜 수 있는 코스이다.

 

안양예술공원 하산 코스 (8.5km/4시간 30분)

서울대학교에서 연주대 방향으로 올라 팔봉능선을 역으로 통과하고 안양예술공원으로 하산하는 코스이다. 과천향교 코스에 이어 쉬운 코스로 유명한 서울대코스로 산행을 시작해 초반 산행 체력에 부담이 없다. 안양예술공원 코스는 짧지는 않지만 편안한 길이 이어져 어렵지 않게 하산할 수 있다

 

팔봉능선 길 찾기

서울대입구역·낙성대역·관악산역 등 가까운 지하철역에서 버스(5511·8231· 5513·8231·5516·8231·관악02번 등)를 타고 서울대학교 내부로 들어온다. 서울대학교 건설환경종합연구소 정류장에서 내려서 10m가량 걸어 내려가면 등산로 입구를 찾을 수 있다. 등산로에서 오른쪽 길을 따라가다 마른 계곡을 건너면 제4쉼터가 나온다. 길을 따라 삼거리 약수터를 지나 직진하면 무너미고개다. 이정표를 따라 왼쪽 내리막길로 따라 내려가다 갈림길에서 왼쪽 길을 택해 오르면 팔봉능선 초입을 만날 수 있다. 팔봉능선에 닿고부터는 능선 길을 따라 오르내리면 되기에 길 찾기가 어렵지 않다. 헷갈릴 때는 멀리 보이는 연주대 KBS 송신탑을 보며 방향을 잡으면 좋다. 

 

팔봉의 마지막 구간인 팔봉국기봉(제2국기봉)을 지나고 짧게 능선길이 이어지다 헬기장 전 갈림길이 나온다. 여기서 ‘연주대’ 방향인 왼쪽 길을 택하면 된다. 길을 따라 걷다가 왼쪽으로 빠지는 계단길을 따라 내려가면 서울대학교로 원점회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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