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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

[서울에 이런 계곡이? 벽운동] 폭 넓고 수량 풍부, 바위 구경하다 보면 문득 정상

by 白馬 2024. 7. 9.

 

명상의 숲, 유아숲체험장 등 즐길거리 가득

 

 

계곡 중간 부분. 폭이 넓고 수량이 많다. 수심도 비교적 얕아 어린아이들이 놀기에도 좋다.

 

어떤 지역에 식당이 많다는 것, 교통이 발달했다는 것은 그곳이 사람 살기 좋은 곳이라는 뜻이다. 서울의 동북쪽 끝에 자리한 상계동이 그런 동네다. 이 동네는 수락산 서쪽 자락에 있다. 상계동이 살기 좋은 곳이라고 평가받는 이유는 수락산 계곡 덕분이라고 할 수 있다. 수락산에서 떨어지는 물水落이 옛날부터 이 동네를 풍요롭게 했던 것이 분명하다. 그 이름에 걸맞게 수락산엔 계곡이 많다. 그중 가장 인기 있는 계곡은 지하철 7호선 수락산역과 가까운 벽운동계곡이라고 할 수 있다.

 

벽운동계곡의 원래 이름은 회곡晦谷 혹은 회운동晦雲洞이었다. 서쪽에 있어 해가 잘 들지 않았던 탓이라는 해설이 있다. 이 이름을 벽운동碧雲洞으로 바꾼 사람은 조선 숙종 때의 학자 남구만南九萬(1629~1711)이다. 남구만은 조선의 문신이자 정치인으로 ‘동창이 밝았느냐 노고지리 우지진다’라고 시작하는 시조 ‘권농가’로 잘 알려진 인물이다. 

 

벽운동계곡은 정비가 잘되어 있다. 곳곳에 편의시설이 마련되어 있다.

 

남구만은 자신의 조상들 선산이 있던 벽운동에 터를 잡으려고 했지만 어찌어찌 그 뜻을 이루지 못한다. 대신 아들 남학명이 이곳에 서재를 지었다. 현재 벽운동계곡 초입으로 추정되는 곳에 수락산재를 만들어 자주 머물렀다. 서재는 남학명만 쓰진 않았다. 아버지 남구만과 고모부 박세당도 들락거렸다. 그들은 여기서 쉬고 놀면서 많은 작품을 남겼다고 알려져 있다. 그 애정에 따라 어두운 ‘회’자 대신 푸른 ‘벽’자로 이름을 바꿨을 것이라는 추측이 있다.

 

확실히 벽운동계곡은 어둡지 않다. 밝은 기운이 계곡 전체에 감돈다. 그 기운의 지분 80%는 계곡을 감싸고 있는 숲에서 나온다고 할 수 있다. 그러니 푸른 벽자를 쓰는 게 맞다. 그 밝은 기운에 따라 지금 이곳이 사람 몰리는 ‘유원지’가 된 건 당연한 일이다. 물론 벽운동계곡에 볼 만한 게 숲만 있는 건 아니다. 계곡은 폭이 꽤 넓다. 서울에 있는 계곡 중 폭과 수량으로 순위를 매긴다면 5위 안에 든다고 주장해도 된다.

 

계곡 하류가 소란스러워 부담이 된다면 상류로 올라가도 된다. 계곡 오른쪽의 큰 길을 따라 직진하면 어느새 길이 좁아지면서 오붓한 숲길이 이어진다. 이윽고 큰 바위들이 연달아 나타나는데, 규모가 커서 설악산의 어느 골짜기에 들어와 있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물놀이 말고 바위 구경만 하다가 돌아가도 흡족할 정도다.

계곡 곳곳에 설치된 데크에 텐트를 펼치고 쉴 수도 있다.

 

신기한 바위를 찾느라 등산로를 오르다보면 어느 순간 능선에 도달할 수 있다. 도솔봉(540m)만 올랐다가 내려가도 좋고 내친김에 수락산 정상에 다녀와도 된다. 그래봤자 벽운계곡 중간에서 시작해 등산하는 시간은 1시간~1시간 30분 남짓이다. 주의할 점이 있다. 도솔봉과 수락산 정상 사이에서 더 멋진 풍광을 감상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 경치에 빠져 자칫하면 하산 시간이 늦어질 수 있다.

 

참고로 벽운동계곡은 노원구에서 집중 관리하고 있다. 최근 이곳에 ‘수변 힐링타운’을 조성했다. 도심 속 자연 피서지로 지정해 개발하기로 한 것이다. 이에 따라 계곡에 누수식생태보를 5~6개 설치해 물이 자연스럽게 흐르도록 했고, 텐트 없이 편안하게 쉴 수 있도록 데크 시설도 보완했다. 치유·명상의 숲, 유아숲체험장 등 흥미로운 산책 코스도 새로 만들었다. 

 

교통 지하철 7호선 수락산역에서 가깝다. 1번출구로 나와 5분 정도 걸어가면 벽운동계곡 입구를 찾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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