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정도 체력이면 지리산 종주도 거뜬하겠는걸. 주말에 한 번 가볼까?”
“지리산 좋지! 근데 종주가 뭐야?”
산 좀 다녀본 이들에겐 너무나 익숙한 단어, 종주. 산꾼들의 사랑을 듬뿍 받는 이 단어의 의미는 ‘능선을 따라 산을 걸어, 많은 산봉우리를 넘어가는 일’로 정의된다. '넘어가는' 것이므로 산행을 시작한 지점과 끝나는 지점이 서로 같지 않다. 또 보통 종주산행을 한다고 하면 긴 산길을 걷는 것을 말하는데, ‘얼마나 길게 걸어야 종주산행이라고 할 수 있는가?’라는 것에 대한 기준점은 정해진 것이 없다.
단 신산경표에 기초해 산줄기 산행을 즐기는 이들에겐 한 가지 원칙이 있다. 이들은 산줄기는 물을 건너지 못하고 물은 산을 넘지 못한다는 산자분수령에 기초해 산줄기가 물을 만나면 거기서 끝난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강을 건너는 코스를 걷게 되면 이를 종주가 아닌 일주라고 한다. 그래서 백두대간, 지리산 주능선 등은 '종주'하는 것이고 불수사도북은 불수와 사도북 사이를 중랑천이 가르고 있기 때문에 '일주'하는 것이 된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종주코스로 백두대간을 꼽을 수 있다. 지리산 천왕봉에서부터 진부령까지 이어지는 약 690km의 거대한 산줄기는 산꾼들의 버킷리스트로 꼽힌다. 이외에도 ‘대한민국 3대 종주’라 불리는 종주코스가 있다. 바로 지리산 화대종주, 덕유산 육구종주, 설악산 대종주다.
이 중 종주 꿈나무에게 가장 쉽게 추천할 수 있는 곳이 지리산이다. 굳이 화대종주를 하지 않더라도, 성삼재에서 쉽게 능선에 오를 수 있고 탈출로도 많다. 능선 곳곳에 쉴 수 있는 대피소와 샘터가 많은 것도 장점이다.
종주 산행은 어렵다. 무척 힘들다. 하루 종일 땀 뻘뻘 흘리며 봉우리를 오르내려도 끝이 보이지 않는다. 배낭은 또 어떤가. 텐트와 식량만 집어넣어도 10kg은 훌쩍 넘는다.
그만큼 힘들고 위험하기에 철저히 준비해야 한다. 산행 전 코스를 익혀두고, 야영지, 식수, 식량, 탈출로 같은 것들을 챙겨두는 건 필수다. 준비되지 않은 종주 산행은 고난의 행군에 불과하다. 하지만 한 번 종주의 맛을 알게 되면, 어느 순간 한없이 능선을 걷고 있는 나 자신을 발견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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