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로 해빙기 빨라져, 정오 무렵 12~2시 사이 조심해야
속리산 천왕봉에서 문장대로 이어진 주능선 바윗길을 걷는 등산객들. 평소 낙석 사고가 없던 곳이었으나 기온이 빠르게 오르며 얼었던 지반이 약해져 돌이 무너지는 사례가 잦아지고 있다.
속리산국립공원에서 40대 등산객이 낙석을 맞아 20m 아래로 추락해 숨졌다. 2월 18일 오후 1시 16분께 충북 보은군 속리산에서 낙석을 맞는 사고가 발생했다. 아버지와 함께 산행하던 40대 등산객 A씨는 백두대간 주능선의 신선대삼거리와 신선대 휴게소를 지나 문장대로 걷던 중이었다. 신선대휴게소를 지나 문수봉 바윗길을 오르던 중 떨어진 바위에 맞아 20m 아래로 추락했다.
주변의 등산객 신고로 충북119항공대 헬기가 출동하였으며 10분만에 구조하여 2시 40분께 이송했다. 심정지 상태로 병원에 이송된 A씨는 결국 병원에서 숨졌다. 속리산국립공원 관계자는 “낙석 크기는 가로 50㎝, 세로 50㎝ 정도”라고 말했으며, “평소 낙석이 잦은 구간이 아니었다”고 전했다.
사고 발생 후 하루가 지난 2월 19일 현재까지 대다수 언론사는 능선상에 있는 ‘신선대 휴게소’를 고속도로상의 휴게소로 여겨 잘못된 정보를 보도하거나, 법주사에서 문장대로 이어진 산길에서 발생한 것으로 오보를 사실처럼 보도하고 있다. 법주사에서 문장대로 이어진 산길은 숲길이라 낙석에 맞아 추락할만한 절벽이 거의 없다.
과거 낙석 사고는 해빙기인 3~4월에 집중되었다. 해빙기란 이름처럼 추위가 주춤하며 포근해진 날씨로 얼음이 녹는 시기를 해빙기라 한다. 겨울 동안 얼어붙었던 바위와 땅이 녹으면서 지반이 약해져 균열되거나 들뜬 바위가 추락하는 일이 필연적 생기는 때인 것. 과거 3~4월이 해빙기였다면, 기후변화로 인해 기온이 빨리 높아지면서 2월에 낙석이 잦게 되었다.
낙석 사고를 주의해야하는 것은 다른 산악사고에 비해 발생 빈도는 적지만, 발생하면 대형 사고로 연결된다는 것이다. 또 바위산이 많은 국내 산 특성상, 등산로상에 낙석 사고가 생길만한 곳은 헤아릴 수 없이 많다는 것. 기후변화로 평소 낙석이 없었던 곳에서 발생하는 낙석도 얼마든지 있을 수 있으며, 암벽등반이나 리지등반 코스가 아닌 평범한 등산로에서 언제든 생길 수 있어 천재지변으로 여기는 등산인들도 있다.
겨울처럼 여겨지는 2월이라 해도 기온이 높은 한낮에는 낙석 위험이 높은 구간은 신속히 통과해야 한다. 기온이 상승하는 정오 무렵인 12시에서 오후 2시경에 낙석이나 얼음이 무너질 확률이 높아 산행시 주의해야 한다. 낙석을 만났을 때는 크게 “낙석!”이라 소리쳐서 뒤에 오는 사람들이 피할 수 있도록해야 한다. 바닥의 돌 중에서도 들뜬 것들이 있으므로 낙석을 유발해 뒷사람이 다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비법정 등산로나 지정되지 않은 산길은 출입을 삼가고, 기념사진을 위해 바위가 포개어진 곳에 일부러 올라가는 행위는 자제해야 한다. 또한 낙엽 아래 얼어붙은 곳이나, 녹아내린 진흙에 미끄러져 사고를 당할 수 있으므로, 아이젠과 스틱을 휴대하여 등산로 상황에 맞게 대처를 할 수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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