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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상

김종우의 걷기 명상

by 白馬 2020. 6. 10.

 

내가 새벽 산책을 가장 좋아 하는 이유

 

명상에서 얻는 경험, 환희의 순간을 느낀다

 

 

이탈리아 돌로미테 트레킹에 함께 한 분들과 새벽 걷기 명상 중 장엄한 트레치메를 만났다.

 

걷기를 좋아하니 사시사철, 낮밤을 굳이 가리지는 않지만, 그래도 가장 좋은 시간을 고르라면 단연코 ‘새벽’이다. 해가 뜨기 전 30분부터 해가 뜨고 나서 30분이 나에게는 걷기에 최고의 시간이다.

 

모처럼 여행을 가면 낯선 곳에서 뒤척이는 밤을 보내다 새벽이 되어 눈이 뜨인다. 시차라도 있으면 두어 시간도 채 잠을 이루지 못하고 강제로 일어나게 된다. 무엇을 할지 고민도 하기전에 밖으로 튀어 나온다.

 

더구나 새로운 곳이면 본능적인 호기심 때문에 방에서 그저 아침을 기다릴 이유가 없다. 밖으로 나오면, 해가 뜨기 전이라 어둠으로부터 다가오는 약간의 긴장감과 함께 서늘한 공기가 나를 맞는다.

 

늘 그렇듯 새벽 내음은 신선하다. 주위는 별다른 소리가 들리지 않는다. 들린다고 하더라도 그곳의 가장 원초적인 소리다. 자연 속이라면 물소리, 새소리, 또 바람소리가 들리겠지만 도시라도 상관이 없다. 인공적인 소리가 그나마 새벽에 가장 적게 들리고, 도시에서도 귀를 기울이면 자연의 소리를 들을 수 있다. 바로 그곳의 원형, 본성을 만나는 것이다.

 

이제 무작정 걷는다. 별다른 준비도 없이 나왔기 때문에 굳이 목적지를 정하거나 방향을 고집할 필요는 없다. 어느 곳을 향하던 자유로움이 나를 이끈다. 새벽은 늘 그렇다.

 

 
왜 새벽인가?

해가 뜨기 직전은 명상을 하는 사람이 가장 선호하는 시간이다. 일단 주위로부터의 방해가 가장 없는 시간이다. 오롯이 명상에만 집중할 수가 있다. 걷기도 마찬가지다. 걷기를 방해하는 사람 없이 자신만의 걷기에 집중할 수 있다.

 

자고 난 뒤라서 가장 머리가 맑은 시간이다. 잠을 통해 전날의 스트레스를 정화하고 나서 뇌가 새롭게 세팅된 이후의 첫 시간이다. 움직임도 마찬가지다. 충분한 휴식 이후의 첫 움직임이다. 자신의 리듬에 맞춰 걸을 수 있다. 

  

자연의 변화를 쉽게 느낄 수 있는 시간이다. 특히 해가 뜨는 시간은 음(陰)의 기운에서 양(陽)의 기운으로 옮겨가는 시간이기 때문에 이완에서 각성으로 넘어가는 기울기가 가장 뚜렷한 시간이다.

 

변화가 뚜렷한 시간이기 때문에 알아차림도 어렵지 않게 실천할 수 있다. 뜨는 해를 받으며 걷는 것은 일종의 의식과도 같다. 자연의 에너지를 온전히 받고 알아차림 할 수 있다. 새벽은 보이지 않는 것에서 보이는 것으로의 변화로 두려움에서 벗어나는 시간이다. 내면에 대한 탐색에서도 두려움 없이 전진할 수 있다. 밝아진 태양을 맞으며 자유롭게 어디든 갈 수 있다.


 
명상을 하면서 눈을 잠시 감았다가 떴을 때 보이는 것이 뚜렷하게 나에게 들어오는 것을 느껴본 사람이라면, 새벽에 해가 뜨면서 밝아지는 풍경이 나에게 쑥~ 들어오는 것을 비슷하게 느껴볼 수 있을 것이다.

 

인류는 오래전부터 일출을 매우 중요한 의식으로 생각했다. 전 세계의 거의 모든 신화에서 일출은 새로운 세계를 열어내는 순간으로 여겨진다. 정신의학자 융(Jung, Carl Gustav)이 설명한 인간의 심연에 위치한 ‘원형(archetype)’을 찾아가는 과정에서도 해를 맞이하는 의식이 많이 소개되어 있다. 바로 에너지의 시작이다. 명상의 주제이기도 하다.

 

 
“우리는 어디에서 왔는가?"  

새벽 산책의 경험들은 명상에 얻는 경험처럼 내면을 발견하는데 도움이 된다. 인간이 가지고 있는 근원적인 불안에서 벗어나는 환희의 순간을 느껴보는 것이다. 슬픔에서 기쁨으로, 무지에서 앎으로, 두려움에서 자신감으로 매우 짧은 시간에 인체에서 느껴지는 변화를 체득해 보는 것이다.

 

호르몬의 변화도 뚜렷하다. 일주기 리듬에 해당하는 수면을 촉진하는 멜라토닌 호르몬은 분비가 억제되고, 각성을 일으키는 아드레날린과 코르티졸은 분비가 왕성해 진다. 산책을 하면서 얻어지는 세로토닌은 스트레스 극복의 최고 명약이다.

 

이제 자연의 리듬에 생체 리듬이 맞춰지고 있다. 이 순간 우리는 단지 밖으로 나가 걸으면서 몸과 마음의 리듬을 자연이 제공한 리듬에 맞추면서, 자연과 직접 접촉하기만 하면 된다. 자연과의 공명이 일어나는 새벽 산책이다.

 

이탈리아 돌로미테 트레킹 중 만난 일출.

 

 “일출의 색은 붉습니다. 태양이 붉은 것이 아니고, 태양으로 부터의 색깔이 붉은 것입니다. 태양은 아직 드러나지도 않았지만 트레치메의 바위 정상 그리고 산장과 성당의 지붕을 붉게 타오릅니다. 바위가 태양보다 더 붉게 타오릅니다. 3개의 봉우리에서 모두 붉게 성화의 불을 태우고 있습니다. 한번 붉게 타오른 태양은 순식간에 모두를 다 밝혀버립니다. 멋진 장면에 감탄사를 몇 번 하고, 셔터를 몇 번 누르고, 마음속에 몇 번 담고 나니 세상은 이미 밝아져 버렸습니다." (돌로미테 힐링트레킹, 2016)

 

굳이 자연이 아니라고 하여도 문제가 될 것은 없다. 도시에서의 새벽 산책 역시 매력적이다. 아직 해가 뜨기 전 새벽, 가장 역동적이고 활력이 있는 사람들과의 만남이 있다. 새벽시장이나 카페에서의 커피 한 잔은 살아있는 그리고 살아야 하는 의미를 흠뻑 느끼게 해준다. 

 

내 여행에서는 늘 새벽 산책이 필수다. 아무리 늦게 자더라도, 심지어 밤을 꼬박 새는 날이라도 일출은 늘 함께 한다. 새벽 산책을 기준으로 삼는 것은 그 순간 명상과 함께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자연과 함께 하는 것을 알아차림 하기 가장 좋은 시간. 여행 중 가장 깨어 있는 시간, 그 시간을 놓칠 수 없다.

오늘의 날씨

* 오늘 하루도 즐겁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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