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창문을 열면 마음이 들어오고. . . 마음을열면 행복이 들어옵니다.
  • 국내의 모든건강과 생활정보를 올려드립니다
등산

한가위 보름달맞이 산행 | 정선 가리왕산

by 白馬 2016. 9. 7.

갈왕의 산꼭대기에서 맞는 웅장한 보름달


가파른 오르막 2시간 이상 올라야 하지만 정상 경치 탁월

가리왕산(1,562m)은 높고 큰 산이다. 거대한 육산이지만 둥글둥글한 산세는 평범하다. 화려한 바위나 눈길을 끄는 독특한 면모는 없다. 하지만 아름드리 원시림과 깊은 계곡의 자연미가 탁월하다. 특히 정상부의 넓은 초원지대는 시원한 조망이 일품이며, 이곳에서 맞는 일출이 장엄하기로 알려져 있다. 일출이 좋은 만큼 달맞이도 좋다. 정상부의 너른 터는 여러 팀이 야영해도 여유가 있다. 반면 고도가 높아 한여름에도 한기를 느낄 수 있을 정도로 기온이 낮은 곳이라 한가위 달맞이를 위해서는 보온채비를 철저히 해야 한다.

가리왕산에는 갈왕이 숨어 살았다는 전설이 있다. 동해안의 옛 부족국가 맥국의 갈왕이 피신해 숨어든 산이라 하여 갈왕산이라 불렸으며, 지금에 이르러 가리왕산이 되었다고 한다. 산 북쪽 골짜기의 장전리에는 ‘대궐터’ 라는 지명이 있는데, 이는 갈왕이 대궐을 삼았던 곳이라 한다.

규모에 비해 산행코스는 단순하게 나 있다. 특히 가리왕산자연휴양림을 기점으로 산행하는 이들이 많다. 휴양림이 접근과 숙박이 용이한 데다 차량을 이용하는 등산객들이 원점회귀형 코스를 선호하기 때문이다. 휴양림 코스는 산림휴양관에서 산행을 시작해 어은골을 따라 능선에 올라 정상을 거쳐 중봉에서 산막골로 내려서는 것이 일반적이다.

어은골 등산로는 많은 사람들이 다녀 길이 뚜렷하고 경사도 완만한 편으로 계곡 상단에서 야영을 위한 식수를 구할 수도 있다. 어은골 코스는 중간의 임도를 만나는 곳까지 계곡으로 이어지다 이후에는 지능선을 따라 정상 서쪽 주능선으로 연결된다.

산림문화휴양관 왼쪽 등산로를 따라가면 어은골 하류 물가에 닿는다. 이곳에는 이무기바위라 부르는 길이 10m가량의 길쭉한 바위가 있는데 계곡의 물고기들이 이 바위를 두려워해 숨었다고 해서 어은(魚隱)골이란 이름이 붙었다고 전한다. 한편으로는 물이 너무 차가워 얼음골이 변한 게 아니냐는 얘기도 있다.

골짜기를 오르면 만나는 천일굴(千日窟)은 좁지만 깊어 보이는 굴이다. 안으로 들어가면 냉랭한 한기가 뿜어져 나와 순식간에 땀을 식혀 준다. 말을 삼가고 1,000일 동안 좌선 기도하면 득도할 수 있다는 수행길지로 옛날에는 많은 구도자가 찾아 왔다고 한다.

얼음처럼 차가운 어은골

[한가위 보름달맞이 산행 코스가이드 | 정선 가리왕산]
가리왕산 중봉. 정상만큼 트인 맛은 없지만 쉼터로 좋은 아담한 신갈나무 숲이다.
어은골은 오를수록 차고 아기자기하다. 골을 메운 바위는 이끼가 덮여 신비의 원시림 같은 분위기를 더한다. 물은 계곡을 떠나기 싫을 정도로 차가워 세수 한 번이면 더위가 가신다. 어은골은 가리왕산 산정을 가는 이들이 가장 많이 오르내리는 길이지만 풀과 숲이 울창해 두 사람이 나란히 걷기 어려울 정도로 좁다. 거대한 원시림에 난 작은 통로에 불과하다.

임도를 지나면 길은 급격히 가팔라진다. 가파른 길을 한 시간 넘게 오르면 주능선 삼거리다. 주릉에서 동쪽으로 가면 정상이다. 갈왕의 정상은 뾰족하지 않고 완만하고 너른 달맞이 명당이다. 1,562m 산꼭대기는 바람이 거센 곳이므로 텐트를 단단하게 쳐야 한다. 정상에서 중봉 방향으로 조금만 가면 숲 속에 텐트를 칠 만한 곳이 있으므로 바람이 심할 때는 꼭 정상을 야영지로 고집할 필요는 없다.

중봉으로 이어진 능선은 완만한 숲길이며 동자꽃, 말나리꽃, 둥근이질풀, 송이풀, 두메고들빼기 같은 야생화가 울긋불긋 피는 꽃길이다. 신갈나무 빽빽한 중봉을 지나면 하산길이다.

육산 능선답게 땅을 디딜 때의 촉감은 푹신푹신하고 편안하다. 오르내림이 적고 야생화가 많아 중봉까지는 감미로운 산길이다. 듬직한 신갈나무가 선 중봉은 숲 속이다.

지능선을 타고 휴양림으로 내려서는 길도 올라올 때와 마찬가지로 원시림이 빽빽하다.

조망이 전혀 없는 같은 풍경 속을 한 시간 넘게 내려서야 해서 지루한 편이다.

산행거리는 12.6km, 7시간 정도 걸린다. 어느 곳을 기점으로 하든 가파른 오르막을 2시간 이상 올라야 주능선에 닿으므로, 야영짐을 메고 오를 경우 지구력과 인내심을 가지고 임해야 한다. 야영할 경우 어은골은 임도에서 오른쪽으로 5분 정도만 가면 물길이 있다.

[한가위 보름달맞이 산행 코스가이드 | 정선 가리왕산]
교통

정선으로 간 다음, 가리왕산행 버스를 갈아타야 한다. 동서울터미널에서 정선행 버스가 1일 (07:00~18:46) 9회 운행한다. 요금 1만9,200원, 3시간 20분 걸린다. 정선터미널에서 가리왕산자연휴양림 입구인 회동까지 1일 7회(07:20, 09:10, 11:10, 13:30, 16:20, 18:00, 20:00) 출발한다. 회동에서 정선행 버스 역시 1일 7회(07:50, 09:40, 11:40, 14:00, 16:50, 18:30, 20:25) 운행. 30분 걸리며 요금은 2,380원이다. 정선군 대중교통 정보(jeongseon-pti.com).

숙박(지역번호 033)

가리왕산자연휴양림(562-5833)에는 9동의 숲속의 집, 콘도식의 14개 객실을 갖춘 산림휴양관이 있으며, 숲으로 둘러싸인 31개의 야영데크와 20개의 데크가 있는 오토캠핑장이 있다. 휴양림매표소 직전의 오른쪽 회동교를 건너면 산꾼들이 즐겨찾는 민박집 수정헌(563-8860)이 있다. 정선읍내의 맛집으로는 정선경찰서 앞의 정선면옥(562-2233) 장칼국수가 유명하다. 된장으로 끓인 구수한 칼국수와 비빔막국수, 제육볶음 등이 주메뉴다.

 

 

오늘의 날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