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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

주말산행ㅣ경상도의 산] 내연산 711m / 경북 포항시 송라·죽장면, 영덕군 남정면

by 白馬 2016. 7. 21.

 

내연산이 숨겨 놓은 은밀한 골짜기 탐험 혹은 탐닉 산행

 

 

 

덕골과 뒷골 원점회귀 하는 13km 계곡 산행 코스'

 

내리쬐는 태양을 피해 포항 내연산으로 들었다. 내연산은 본래 종남산이라 했다. 그러다가 신라 진성여왕이 견훤의 난을 피해 이 산으로 피란 온 뒤부터 내연산(內延山)으로 바뀌었다고 한다. 조선조 19대 임금 숙종은 내연산을 유람하고 시를 지었으며, 화가 겸재 정선은 ‘내연삼용추’라는 그림을 남겼다. 또 해월 황여일의 <유내영산록(遊內迎山錄)>과 우담 정시한의 <산중일기>에 등장하면서 내연산으로 드는 길은 예부터 인적이 끊이지 않았다.

특히 여름이면 등산객뿐만 아니라 보경사를 찾는 신도와 행락객, 피서객 등으로 인산인해를 이룬다. 1983년 군립공원으로 지정됐으며, 특히 12폭포가 있는 청하골(내연골)은 물이 맑고 풍광이 뛰어나 경북팔경 중 하나로 꼽는다.

내연산에는 청하골만 있는 것은 아니다. 내연지맥을 이루는 내연산군에는 남쪽부터 삿갓봉, 매봉, 향로봉, 내연산(삼지봉), 동대산, 바데산이 북쪽으로 뻗어간다. 이 산등성이를 중심으로 서쪽 산비탈로 흘러내리는 경방골, 마실골, 덕골, 뒷골, 먹방골, 물침이골 등이 있어 하옥계곡을 형성하게 된다. 하옥계곡으로 흘러드는 지류가 12개에 이를 정도이며, 아직까지 인적이 드문 한적한 골짜기도 있다.

내연산군에서 흘러드는 지류가 12개에 이르는 하옥계곡.


내연산군에서 흘러드는 지류가 12개에 이르는 하옥계곡.

 

참나무 숲 그늘 아래 사초가 융단처럼 깔린 주능선 길.


참나무 숲 그늘 아래 사초가 융단처럼 깔린 주능선 길.

 
 

그중 덕골과 뒷골은 산꾼들의 마음을 현혹시키기에 충분하다. 등로는 마두교에서 덕골로 들어서서 그대로 계곡을 따른다. 막창폭포~이끼폭포~와폭~건천구간~쌍폭을 지나 내연산 지능선으로 올라서면 내연산과 향로봉을 잇는 주능선에 이른다. 내연산(삼지봉)을 거쳐 북쪽 능선으로 덕골 갈림길~동자봉(780m·헬기장)~동대산 갈림길~778m봉~능선 갈림길~김녕 김씨 묘~지계곡~뒤터(화전민 터)를 지나 덕골과 뒷골 합류길을 만나 다시 마두교로 되돌아오는 약 13km 길이 원점회귀 코스다.

덕골은 수량이 많지 않다면 오르는 데 그다지 문제될 것이 없다. 또 계곡 왼편 가까이에 산길이 있어 계곡에서 탈출이 가능하다. 다만 동대산으로 잇는 주능선 갈림길을 벗어나 뒤터로 이어진 하산길은 독도에 신경을 기울여야 한다. 계곡산행 때 주의할 것은 젖은 바위나 이끼 낀 암반에서 미끄러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아쿠아슈즈나 샌들을 준비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산행이 시작되는 마두교 옆에는 포항시에서 운영하는 캠핑장이 있다. 캠핑장 입구 도로 건너편 화장실 옆이 덕골로 들어서는 초입이다. 계곡을 따라 난 산길로 가다가 곧장 단애를 이룬 골짜기로 들어선다. 울창한 숲에 가려진 계곡은 다행히 수량이 적어 물을 피해 오를 만하다. 덕골은 전체적으로 뚜렷한 길이 없지만 간간이 눈에 띄는 표지기가 길을 안내한다.

 

뒷골’이라 쓴 흰 페인트 글씨가 적힌 바위가 이정표 역할을 한다


뒷골’이라 쓴 흰 페인트 글씨가 적힌 바위가 이정표 역할을 한다

 

뒷골은 덕골에 미치지는 못하지만 폭포와 소가 어우러진 은근히 깊은 계곡이다.


뒷골은 덕골에 미치지는 못하지만 폭포와 소가 어우러진 은근히 깊은 계곡이다.

 
 

계곡이 시작되는 초입부터 깎아지른 절벽의 협곡이다. 내리쬐던 햇빛은 감쪽같이 사라지고 서늘한 기운이 온 몸을 휘감는다. 15분 정도 오르면 뒷골에서 흘러온 물과 만나는 합수지점을 만난다. 오른쪽 계곡을 향해 방향을 약간 튼다. 좌우에 곧추선 암벽 사이로 형성된 U자형 계곡이다. 이리저리 물을 피해 오르면 갑자기 암벽을 타고 물이 쏟아지는 폭포가 진행을 막는다. 막창폭포다.

경사가 가파른 왼편 산비탈로 기다시피 오른다. 다시 골짜기를 따라가면 오른쪽에 이끼가 가득 낀 암벽을 타고 가는 물줄기가 흘러내린다. 요즈음 보기 드문 이끼폭포다. 초록의 이끼가 바위벽을 수놓은 모습이 신비롭기까지 하다. 살아 있는 자연이 아닌가 싶다. 오를수록 널찍한 계곡은 울창한 숲으로 둘러싸여 풍성한 자연미를 간직하고 있다. 그만큼 사람의 발길이 뜸하다는 증거인 것이다. 계곡 좌우로 왔다 갔다 반복하지만 큰 어려움은 없다. 자그마한 폭포가 연이어지고, 깨끗하고 맑은 소(沼)는 옥색의 물을 넘치도록 담고 있다.

 
 

화전민의 애환 담긴 뒤터

산비탈에는 옛날 화전민들의 삶터 흔적도 남아 있다. 골짜기가 깊어지면서 제법 폭이 넓은 와폭에 이른다. 바위 위를 비스듬히 구르듯이 흘러내리는 물이 포말을 일으킨다. 인기척은 느낄 수 없고 산골짜기의 적막함을 깨뜨리는 것은 오직 물소리, 새소리뿐이다. 와폭을 넘어서면 물소리가 잦아지다가 물길이 끊어진 마른 계곡이다. 물이 지하로 스며들면서 계곡의 흔적만 드러낸 채 30분가량 이어진다.

다시 물소리가 들리면서 제법 큰 쌍폭을 만나고, 20분쯤 더 가면 또 넓은 소를 가진 폭포가 있다. 덕골에서 만나는 마지막 폭포다. 서서히 숲이 걷히고 하늘이 열린다. 산행을 시작하고 2시간쯤 흘렀다. 계곡이 나뉘는 지점에서 오른쪽 산비탈로 올라선다. 사람이 많이 다니지 않은 듯하다. 그렇지만 계곡으로 올라 주능선 갈림길에서 내연산을 왕복하는 것이 내키지 않는다.

 
내연산 위치도
 
내연산 개념도
 

 

경사가 가파른 산비탈로 치오르면 완만한 능선 길이다. 35분 정도면 향로봉, 내연산을 연결하는 주능선이다. 동쪽으로 꺾어 든다. 참나무가 무성한 숲 아래로 그늘사초가 융단처럼 깔렸다. 능선 길로 곧장 내연산에 닿는다. 정상은 널찍한 헬기장으로 ‘삼지봉’이라는 표석도 보인다. 조망은 기대할 수 없지만 쉼터로는 적당하다. 내연산은 계곡산행이 아니라도 여름이면 숲에 막혀 사면 어디에도 시야가 잘 트이지 않는다.

하산은 동쪽 능선으로 내려서다가 북쪽 동대산 방향으로 꺾는다. 능선 길은 훤하고 뚜렷하며 이정표도 서있다. 15분 정도 내려서면 덕골에서 올라오는 산길과 합류하는 삼거리. 직진하면 ‘780m 포항시 산악구조대’라는 표지판이 나무에 걸려 있다. 콘크리트가 깔린 헬기장으로 동자봉이다. 뒤이어 동대산 갈림길을 만나는데, 그대로 직진하면 778m봉. 특이하게 정상부에 돌로 둥글게 담을 쌓았다. 누가 어떤 용도로 쌓았는지는 알 수 없다. 여기서 능선 길로 3분쯤 이동하면 산길은 왼쪽으로 꺾어 내린다.

이제부터 길 찾기에 주의를 기울여야 할 지점이다. 울창한 참나무와 아름드리 금강송이 어우러진 희미한 지능선의 갈림길은 헷갈리기 쉽다. 능선 따라 곧장 내려서면 김녕 김씨 묘지를 지나 계곡을 만나 가로지르게 된다. 이곳 역시 길이 헷갈린다. 계곡을 건너 오른쪽 오르막길로 잠시 계곡을 벗어나 산허리 길로 이어간다. 자칫 계곡을 따라 내려가면 위험하기 때문에 피해야 한다. 묵은 낙엽이 깔린 산 사면의 숲길은 깊숙한 골짜기를 만난다. ‘뒷골’이라 쓴 흰 페인트 글씨가 보이는 바위를 만났다면 제대로 길을 찾은 셈이다. 화전민이 살았던 뒤터로 향하는 길은 8푼 산사면 허리를 가로질러 만들어졌다. 옛날 화전민들이 다녔다는 이 길은 너비가 20~30㎝ 남짓이다. 산등성이를 한 굽이 돌아들면 화전민들의 흔적이 남아 있는 뒤터다. 여기서 농사를 일구며 살았던 화전민들의 애환이 그려진다. 뒤터를 지나쳐 급사면을 20분가량 내려서면 다시 계곡을 만난다. 뒷골이다.

뒷골은 덕골에 미치지는 못하지만 그래도 폭포와 소가 어우러진 은근히 깊은 계곡이다. 계곡 옆으로 난 등산로를 따라 30분 정도 더 내려가면 원점인 마두교에 도달하게 된다. 마두교 옆의 하옥계곡에는 제법 많은 사람들이 물놀이를 즐기고 있다.

덕골의 이끼폭포.


덕골의 이끼폭포. 초록 이끼가 바위벽을 수놓은 이끼폭포의 모습은 신비롭기까지 하다.


덕골은 골짜기가 시작되는 초입부터 깎아지른 절벽 사이의 협곡이다.


덕골은 골짜기가 시작되는 초입부터 깎아지른 절벽 사이의 협곡이다.

 

산행길잡이

마두교~막창폭포~이끼폭포~와폭~건천 구간~능선~내연산(삼지봉)~덕골 갈림길~동자봉(헬기장)~778봉~동대산 갈림길~능선 갈림길~김녕 김씨 묘~지계곡~뒤터(화전민 터)~덕골 합류길~마두교<6시간 30분 소요>

마두교~막창폭포~이끼폭포~와폭~건천 구간~능선~내연산(삼지봉)~덕골 갈림길~동자봉(헬기장)~778봉~삼거리 갈림길~마실골~포항학생야영장<7시간 소요>

 

교통(지역번호 054)

내연산 덕골~뒷골 산행을 위한 교통편은 조금 불편하다. 산행 들머리까지는 포항시외버스터미널(1666-2311) 앞에서 20분(05:20~22:00) 간격으로 운행하는 500번 버스를 타고 청하면 환승센터에서 하차한다. 여기에서 하옥리행 버스(신안여객, 251-7202)로 갈아타고 마두교 옆 캠핑장에 내리면 된다. 청하면 환승센터에서 하옥리행 버스는 1일 3회(07:10, 11:40, 17:00) 운행한다. 하옥종점(262-6631)에서 시내로 돌아오는 버스는 08:00, 12:50, 17:50에 있다. 버스운행시간은 도로 여건 및 버스회사 사정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서울→포항 서초동고속버스터미널(1688-4700)에서 15~180분 간격(06:00~익일 00:30) 운행. 
부산→포항 노포동종합터미널(1688-9969)에서 10분 간격(06:40~23:30) 운행.
대구→포항 동부시외버스터미널(1666-0017)에서 10분 간격(06:30~24:00) 운행.

 

숙식(지역번호 054)

숙식은 포항 시내에서 해결하는 것이 좋다. 시외버스터미널 주변에는 모텔을 비롯해 깨끗한 숙소가 많다. 포항시 북구 두호동에는 ‘물회의 달인’으로 통하는 마라도횟집(251-3850)이 있다. 죽도시장은 포항 여행에서 꼭 한 번 들러볼 만한 명소다. 약 2,500개 점포를 갖춘 동해안 최대의 전통시장. 특히 어시장이 유명해 활어회를 싼값에 맛볼 수 있다. 또 포항 명물인 과메기와 물회, 대게, 돌문어, 고래고기 등 독특한 먹거리가 많다. 산행 날머리인 마두교 인근에는 하옥산장(262-7885) 외에 마땅한 식당이 없다. 통오리와 통돼지 바비큐 전문집. 산행을 마치기 전 예약이 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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