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자기한 암릉과 나만의 비밀 계곡이 있는 산
![](http://san.chosun.com/site/data/img_dir/2016/07/01/2016070101757_0.jpg)
괴소제~~남봉~정상~대장봉~원효골 약 9km
무당바위, 남봉 등 암봉 조망 일품…원시 풍광 간직한 원효골 탁족지로 최고
최근 영화 ‘곡성’이 인기를 끌면서 전남 곡성군도 덩달아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 곡성군에는 여름에 가면 딱 좋은 계곡산행 대상지가 있다. 바로 초악산(焦岳山, 697m)이다.
곡성군 삼기면에 있는 ‘초악산’은 국토지리정보원 5만분의 1지도와 각종 기관의 책자에는 ‘최악산(最岳山)’으로 기록돼 있다. 반면 인근 주민들은 ‘초악산’으로 부른다.
산 이름이 언제부터 최악산으로 바뀌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초곡(焦谷)마을, 학다리골 등 새와 관련된 지명이 많고 초악산의 초가 텃새인 뱁새 초(焦)를 사용한다는 것을 보면 초악산이란 이름이 꽤 오래전부터 불려왔다는 것을 가늠할 수 있다. 산행 중 볼 수 있는 이정표에는 초악산으로 표기되어 있다.
곡성 톨게이트에서 정면으로 바라보이는 바위산이 초악산이다. 짙푸른 나무 숲 사이로 굵은 암봉들이 뾰족뾰족 솟아있고 멀리서 보면 허옇게 드러난 절벽 지대가 ‘배바위’다. 초악산은 곡성 동악산(736.8m) 남북종주를 위한 출발점 코스로 이용하기도 한다.
톨게이트를 빠져 나오면 좌측으로 100m 부근에 ‘괴소리마을’ 표지석이 있다. 초악산 오르는 길은 원등리 맹이골에 있는 다선사에서 오르는 것과 삼거리 도로변 괴티재에서 오르는 코스가 있으나, 다양한 표정의 암릉을 충분히 감상할 수 있는 괴소제(槐所堤) 저수지 방면을 권한다. 승용차로 괴소리 2구 마을회관 앞에 주차하고 뒷길로 올라서면 바로 괴소제 저수지가 나온다. 둑을 가로 질러 올라서면 산행이 시작된다.
소나무 숲길을 30여 분간 오르면서부터 슬랩 구간과 암릉 사이로 조망이 터지기 시작한다. 바위 틈새로 빠져 나올 즈음이면 거대한 남봉(南峰) 암릉벽이 눈을 가로막는다. 겸재의 진경산수화처럼 미끈한 바위지대 매력에 탄성을 지르게 된다.
남봉 오르기 직전에 있는 무당바위 조망은 매우 역동적이다. 가슴이 확 트이게 쭉 뻗은 25번 고속도로를 쉴 새 없이 교차하는 차량들 모습에서 힘차게 박동하는 기운이 느껴진다.
남봉 정상은 화강암반이 잘 발달된 지형이다. 대체로 화강암지대는 오랜 풍화와 절리작용에 의해 거석(巨石)의 구성이나 모양이 다양하다. 한 폭의 동양화 같은 판상 절리대 일대는 소나무와 바위가 어우러져 있어 경치 또한 으뜸이다.
암릉지대를 벗어나면서부터는 소나무, 굴참나무, 철쭉 등 잡목나무 능선 길이다. 길이 푹 꺼졌다 다시 차고 오르기를 계속 반복하면서 1시간을 더 가다 보면 왕관바위가 있다. 우뚝 솟아 있는 장닭 벼슬처럼, 혹은 불꽃처럼 보이기도 한다. 마치 신라 왕관처럼 도도한 암릉 군(群)이 도열해 있다. 사방이 트여 있어 화순 백아산, 남원 문덕, 고리봉, 지리산 능선까지도 한눈에 담을 수 있다. 이곳을 초악산의 실질적인 정상으로 봐도 된다. 10분 정도 가면 삼각점이 설치된 초악산 정상이지만 정상다운 맛이 떨어진다.
정상을 지나면 왕관바위가 나온다. 바위 사이를 스릴 있게 통과할 수도 있고 우회하는 길도 있다. 대장봉(744m)까지는 1시간 정도 더 가야 한다. 등산로를 약간 벗어난 바위 경사면에 커다란 거북이 바위를 볼 수 있다. 대장봉에서 동쪽으로 형제봉(758.5m) 방향 급경사 내리막 중간 지점에 배넘어재와 형제봉 삼거리가 있다. 그곳에 잡풀로 가득한 커다란 공터가 헬기장이다.
천혜의 자연이 일품인 원효골
원효골은 헬기장에서 우측으로 내려가면 된다. 원효골은 지금도 자연 생태계가 그대로 살아 숨 쉬는 곳이다. 물가에는 야생동물의 흔적이 역력하다. 잡목이 우거지고 습지도 있지만 그곳만 통과하면 길이 선명하다.
마른 계곡을 따라 20여 분만 내려가면 물줄기가 힘차게 흐르는 계곡과 만나게 된다. 초악산 계곡산행의 포인트는 이곳부터 다시 시작된다고 봐도 좋을 듯하다. 계곡을 따라서 완만하게 계속 내려가기만 하면 된다. 암반계류가 빚어내는 걸작품들을 하나씩 보는 즐거움이 크다. 소(沼)도 넓고 깊다. 낙차가 큰 폭포에서부터 3단층을 이루는 폭포, 와폭까지 다양한 형태를 보여 준다. 약 1km에 걸쳐 계곡이 기다랗게 발달되어 있다.
하류로 내려 갈수록 산길이 분명하다. 원효골은 암반층이기 때문에 평소에는 마른 계곡이다. 그러나 비가 온 뒤라면 멀리 도로변에서도 볼 수 있는 100여 m 높이의 거대한 폭포도 나타난다.
동막골이라고도 부르는 원효골은 도림사와 길상암을 창건한 원효대사와 연관 있어 보인다. 도림사 관련 자료에 ‘원효골에서 설법했다’는 대목이 보인다. 하류 쪽 바위 곳곳에 해서체 각자가 새겨져 있다. 곡성읍 관계자는 “구한말 독립지사들이 항일의지와 관련해 바위에 새겼다”고 말한다. 괴소리에서 출발해 정상에 오른 후 원효골로 하산하는 코스는 약 9km에 6시간 정도 걸린다.
![초악산 개념도](http://san.chosun.com/site/data/img_dir/2016/07/01/2016070101757_1.jpg)
산행길잡이
괴소리2구 기점 괴소제~무당바위~남봉~ 왕관바위~대장봉~헬기장~원효골~ 폐채석장 산행은 약 9km, 6시간 정도 걸린다.
다선사 기점 암릉~남봉~왕관바위~갈림길~ 맹이골 원점회귀 산행은 약 3시간 30분 걸린다.
교통
용산역에서 곡성역까지 KTX가 하루 4회(08:53, 14:20, 16:50, 20:50) 운행한다. 2시간 10분 정도 걸리며 요금은 3만9,600원. 영등포역에서 곡성역까지 하루 11회(첫차 07:03, 막차 22:53) 새마을호와 무궁화호 열차가 운행. 무궁화호는 약 4시간, 새마을호는 3시간 40분 정도 걸린다. 요금 새마을호 3만2,500원, 무궁화호 2만1,900원.
서울 센트럴시티터미널에서 곡성까지 하루 1회 운행(15:00)하는 버스가 있으며 요금은 1만8,900원이고 3시간 10분 소요된다. 곡성역이나 곡성버스터미널에서는 곡성-옥과행 버스(첫차 06:00, 막차 20:00, 하루 22회 운행)를 타고 삼기 정류장에서 내리면 된다. 자가용으로는 호남고속도로 곡성나들목으로 나오면 바로 괴소리 들머리다.
숙식(지역번호061)
곡성나들목 근처에 류정수옛날손짜장(362-5123), 진미식당(363-7702) 등 몇 군데 식당이 있다. 곡성읍내의 별천지가든(362-8746)은 섬진강 명물 참게장백반(1인 1만5,000원)으로 유명하다. 곡성역 부근의 곡성 소머리국밥(363-7753), 석곡면의 돌실숯불회관(363-1457) 등이 있다.
볼거리
동악산 남쪽에 있는 도림사(道林寺)는 신라 원효대사가 창건했다고 하는 유서 깊은 사찰이다. 특히 절 앞에 흐르는 청류동계곡의 암반계곡의 풍경은 남도의 으뜸으로 친다. 곡성역 주변에 있는 오일장은 3일, 8일에 열리며 주말이면 전국에서 5,000명 이상 찾는 시골장터다. 섬진강 기차마을의 1960년대 증기기관차도 빼놓을 수 없는 명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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