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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

‘한반도의 배꼽’ 양구, 대암산 솔봉

by 白馬 2016. 6. 30.

[대암산 솔봉] “광치계곡서 만난 옹녀폭포에 사나이 심장이 쿵!”


광치자연휴양림~옹녀폭포~솔봉~양구생태식물원 약 8.1km
계곡 따라 야생화, 나무 천국… 등산로 정비해 아이들도 걷기 좋아

기묘하게 생긴 옹녀폭포. 옹녀와 변강쇠가 금강산으로 가던 중 이곳에서 정분을 나누다가 이를 보고 크게 노한 산신령의 지팡이에 얻어맞아 각각 바위가 되었다는 전설이 전해진다.
기묘하게 생긴 옹녀폭포. 옹녀와 변강쇠가 금강산으로 가던 중 이곳에서 정분을 나누다가 이를 보고 크게 노한 산신령의 지팡이에 얻어맞아 각각 바위가 되었다는 전설이 전해진다.

대암산(擡巖山·1,304m)은 첩첩산중 강원도의 산답게 해발 1,300m가 넘는 큰 산이지만 등산객들에게 낯익은 산은 아니다. 그도 그럴 것이 정상 근처의 용늪은 군사보호구역이자 천연기념물, 게다가 1997년에는 국제습지조약(람사조약)의 습지보호지역으로 등록되어 출입이 통제되었다. 아직도 대암산 전체가 출입금지 구역으로 아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근래 대암산을 찾는 이들이 부쩍 늘었다. 양구군이 작년 가을 대암산이 가진 절경지 중 하나인 솔봉~광치계곡 일원의 등산로를 다듬어 공개했고, 양구까지 가는 길도 무척 빨라진 덕분이다.

1 금낭화 군락 앞에서 이야기를 나누는 자연생태해설사들. 대암산 광치계곡은 야생화가 흐드러지게 피어 생태학습을 하기에 최적의 장소다.
1 금낭화 군락 앞에서 이야기를 나누는 자연생태해설사들. 대암산 광치계곡은 야생화가 흐드러지게 피어 생태학습을 하기에 최적의 장소다.

광치계곡 따라 펼쳐진 야생화 천국


이번 대암산 산행의 코스는 광치자연휴양림을 들머리로 잡아 솔봉(1122.4m)까지 오른 후 양구생태식물원으로 하산하는 것으로 잡았다. 이 코스는 대암산 생태탐방로 3코스이기도 하다.

산행에는 양구DMZ생태관광협회(www.ygecotour.com)의 장암석, 한수철, 정재관, 안윤자 자연환경해설사가 동행해 주었다. 이들은 대암산 생태탐방로와 두타연 탐방로 등 양구를 대표하는 탐방로를 소개하고 안내하는 역할을 한다. 

광치자연휴양림을 지나 도로가 끝나는 지점부터 산행이 시작된다. 연록의 빛이 만개한 광치계곡엔 각각의 색을 잔뜩 머금은 야생화가 흐드러지게 피어 있었다. 산행일 이틀 전에 제법 비가 온 덕분에 광치계곡엔 시원한 물줄기가 흐르고 있었다. 바위의 높이에 따라 만들어진 작은 폭포엔 맑은 물이 콸콸 쏟아졌다. 작은 소는 바닥이 훤히 보일 만큼 깨끗해 산객들의 눈을 홀렸다. 가히 신선이 놀다갈 만한 풍광이었다.

안윤자 해설사는 계곡의 절경을 바라보며 “대암산이 조금 덜 알려졌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가끔 해본다”고 말했다.

“금낭화가 한창이네요. 금낭화의 다른 이름을 아시죠? 며느리밥풀꽃이에요.”

자연생태해설을 하는 이들인지라 역시 최대 관심사는 꽃과 나무, 풀이다.

장암석 해설사는 길을 안내하며 피나무, 옻나무, 고사리, 관중, 노랑제비꽃, 피나물 등 눈에 보이는 식물들을 하나하나 가리키며 설명해 주었다. 아이들과 함께 이곳에 온다면 식물도감이 꼭 필요할 듯했다.

2 바위를 뚫고 감싸며 자란 고목. 이리저리 뒤틀린 모습에서 지난 세월을 가늠해 본다.
2 바위를 뚫고 감싸며 자란 고목. 이리저리 뒤틀린 모습에서 지난 세월을 가늠해 본다.

계곡 상류로 오를수록 수풀이 짙어졌다. 야생화와 계곡을 번갈아 바라보며 걷다 보니 이내 오른쪽의 강쇠바위를 지나 계곡의 하이라이트인 옹녀폭포에 닿았다.

“야~, 진짜 뭣 같이 생겼네!”

“어찌 저렇게 잘 만들어 놨을까? 진짜 별나다 별나. 하하.”

옹녀폭포를 처음 본 한수철, 정재관 해설사가 감탄을 쏟아냈다. 남자의 심장을 ‘쿵’ 하게 만드는 기묘한 생김새다. 생김새뿐만 아니라 폭포수가 쏟아지는 위치도 절묘해 얼굴이 화끈거렸다.

옹녀의 ‘그것’을 앞에 두고 도시락을 꺼냈다. 왠지 이곳에서 밥을 먹으면 몸이 좋아질 것 같아서였다. 정재관 해설사는 길에서 뜯은 곰취를 쥐어 주었다. 흰쌀밥에 쌈만 싸 먹어도 향긋한 나물 냄새가 입안에 퍼졌다.

식사 후 폭포 위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이곳부터 능선에 닿기까지는 다소 가파른 오르막이 이어진다.

솔봉으로 가는 능선에 오르니 바람이 일행을 맞았다. 바람이 땀으로 흥건하게 젖은 몸에 닿자 소름이 돋았다. 한기 때문이라기보다는 부드러운 감촉 때문이었다.

후곡약수터삼거리에서 오른쪽으로 방향을 잡아 솔봉으로 향한다. 북위 38도를 지나고 해발고도는 대관령과 비슷한 800m대를 지난 덕분에 이곳부터는 때늦은 연분홍 철쭉이 한창이었다.

‘바위를 이고 있는 산(擡巖山)’이라는 이름답게 길 곳곳에 바위가 즐비하다. 그보다 신통한 것은 바위를 뚫고 자라는 소나무와 신갈나무 등이다. 고목의 뿌리는 바위를 파고 든 것도 모자라 아예 바위를 여러 방향으로 쪼개 놓았다. 한국전쟁 당시 유난히 전투가 심했던 이 산에서 지독하게 삶의 끈을 부여잡고 있었던 것은 사람뿐만 아니라 나무며 풀도 마찬가지인가보다.

“이것 좀 보세요.”

장 해설사가 무언가를 주워 기자에게 보여 주었다. 잔뜩 녹슨 물건은 M1 소총 실탄을 장전하는 클립이었다.

“길옆에 움푹 팬 구덩이가 몇몇 보일 겁니다. 한국전쟁 당시 대암산 전투와 도솔산 전투에서 사망한 전몰장병의 유해를 발굴한 것이랍니다.”

아름다운 풍광을 간직하고 있는 대암산엔 우리 민족의 아픈 역사도 간직되어 있었다.

3 하산지점인 양구생태식물원의 꽃밭. 왼쪽 뒤편으로 솔봉의 모습이 보인다.
3 하산지점인 양구생태식물원의 꽃밭. 왼쪽 뒤편으로 솔봉의 모습이 보인다.

대암산 정상으로 가는 길목

솔봉 정상엔 태양열 전지판을 방패처럼 두른 정자와 정상표지석이 있다. 정자에 오르면 남서쪽으로는 사명산이 보이고 서쪽으로는 양구 동면 일대가 보인다. 동북쪽 방향으로는 설악산의 모습도 희미하게 보인다. 북쪽으로는 대암산 정상이 보이고 하늘이 맑은 날엔 금강산도 희미하게 볼 수 있다고 한다.

정자 뒤쪽으로 대암산 정상(용늪)으로 가는 길이 나있다. 하지만 등산객들은 출입허가를 받지 않는 한 들어갈 수 없다. 6km 정도 이어지는 저 길엔 또 어떤 풍경이 담겨 있을지 궁금했다.

왔던 길을 잠시 되짚어 서쪽 능선을 타고 양구생태식물원 방향으로 하산한다. 거리는 짧지만 그만큼 가파르게 내려가야 한다. 1시간 정도면 양구생태식물원에 닿는다.

대암산 개념도
INFORMATION


산행가이드

양구에서 대암산 솔봉에 오르는 들머리는 크게 광치자연휴양림, 후곡약수터, 양구생태식물원 세 곳이다. 광치자연휴양림을 지나 도로 끝 주차장에서 직진하면 등산로가 시작된다.

옹녀폭포까지는 산책로 같은 길이 계속 되고, 이후 능선까지 다소 가파른 길이 이어진다. 폭포를 지나 능선에 올라 왼쪽 후곡약수터 쪽으로 방향을 잡아 하산할 수도 있다.

이 경우 약 6.5km에 3시간 30분쯤 걸린다. 아이들과 함께라면 옹녀폭포까지만 왔다가 길을 되돌아가는 편이 낫다. 

광치계곡부터 옹녀폭포~주릉~솔봉~ 양구생태식물원으로 하산하는 코스는 약 8.1km로 휴식시간 포함해 4시간 정도 걸린다. 솔봉을 갔다가 후곡약수터로 하산하면 약 12km에 5시간이 조금 더 걸린다.

솔봉~대암산~도솔산 구간은 출입 2주 전에 양구군청(033-481-2191) 생태산림과에서 출입허가공문을 미리 받아야 한다.


교통 서울·춘천고속도로와 배후령터널이 생기면서 양구가 훨씬 가까워졌다. 자가용을 이용하면 서울·춘천고속도로를 타고 중앙고속도로 춘천분기점까지 간 후 우측 ‘춘천(중앙선), 원주, 홍천’ 방면으로 빠져 중앙고속도로로 갈아탄다. 이후 춘천나들목으로 빠져나와 ‘인제, 양구, 화천, 소양강댐’ 방향으로 간다. 46번국도를 타고 계속 직진하다가 신북교차로에서 ‘양구, 오음’ 방향 우회전해 직진하면 양구읍이다. 양구읍에서 산행들머리인 광치자연휴양림까지는 자가용으로 9.6km 정도다. 약 30분 소요.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서울 동서울터미널에서 양구행 시외버스가 하루 23회(첫차 06:30, 막차 20:02) 다닌다. 요금 1만2,300원. 양구시외버스터미널에서 광치자연휴양림까지는 택시를 타야 한다. 약 10km 거리에 요금은 1만3,000원 정도 나온다. 문의 양구택시 033-481-8804. 


숙식(지역번호 033) 광치자연휴양림은 최근 조성된 곳이라 시설이 좋은 편이다. 숲속의 집이나 산림문화휴양관 숙박료는 방 크기에 따라 4만~13만 원. 휴양림 홈페이지를 통해 예약이 가능하다. 문의 482-3115, www.kwangchi.or.kr. 양구읍내 포시즌펜션(481-6666), 스타펜션(482-6004), 이삭펜션(482-9001) 등도 가족이 묵기에 좋다. 양구읍내에는 모텔이 여럿 있다. 

광치자연휴양림 근처 광치막국수(481-4095)는 직접 뽑는 메밀국수가 별미다. 편육(1만2,000원)과 감자전(6,000원), 민들레전(6,000원)도 별미다. 후곡약수는 오색약수처럼 톡 쏘는 맛을 내는 탄산약수다. 근처에 약수물로 밥을 지어 파는 민박집이 서넛 있다. 그린쉼터(481-0440), 한마음쉼터(481-5727), 단풍나무집(481-0235) 등.

양구읍에 위치한 석장골 오골계숯불구이집 (482-0801)과 전주식당(481-7922)은 각각 오골계 구이와 두부전골로 유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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