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남 달마산
가을 바위꽃 같은 암릉에서 바라보는 남해 풍광
해남 달마산(達摩山·489m)은 산릉 곳곳에 튀어나온 기암괴봉의 배치가 뛰어난 산이다. 오밀조밀하면서도 하나하나 독특한 형태의 암봉들이 모여 수석전시장 같은 분위기를 자아낸다. 달마산은 또한 조망의 절정을 보여주는 산이다. 남으로 한반도 최남단 땅끝을 향해 내리닫고, 북으로 두륜산으로 뻗어나간 산줄기의 가운데쯤에 솟구쳐 동으로는 완도와 강진·장흥 일원의 내륙과 남해가 바라보이고, 서로는 진도 일원의 다도해가 아름답게 눈에 들어온다.
달마산은 조망만 좋은 산이 아니다. 기암괴봉이 등줄기를 따라 줄지어 솟아올라 감탄케 하고, 그 기암괴봉을 요리조리 돌아서거나 빠져나가고 혹은 올라설 때마다 변화하는 풍광에 또다시 눈이 휘둥그레진다. 날카로운 암봉이 위압적인가 하면 바위를 끼고 돌아서는 사이 다도해가 풍경화 같은 모습으로 펼쳐지고, 또 한 모퉁이를 돌아서면 전형적인 내륙 풍광으로 바뀐다.
- ▲ 아기자기한 암릉을 이룬 달마봉(불썬봉) 남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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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기점에 있는 천년고찰 미황사(주지 금강 스님 061-533-3521·www.mihwangsa.com)는 아름다운 절집 중에서도 최고로 꼽히는 사찰이다. 미황사는 검은 돌이 갈라지면서 나온 소가 점지해주었다는데, 소 울음소리가 아름답고(美) 소가 나온 검은 돌이 실린 배를 달마산 아래 포구까지 몰고 온 금인(金人)의 빛깔(黃)에서 절 이름이 유래했다는 창건 설화와 함께 보물 제947호인 대웅보전, 보물 제1183호인 응진당 등의 문화재가 있다.
오랜 세월에 건물 외부의 단청이 벗겨지고 나뭇결만 남아 있는 대웅보전 안에는 석가모니불, 아미타불, 약사여래불 등 목조 삼존불이 모셔져 있다. 천장에 범어로 쓰인 글자와 1000불의 벽화는 완주 송광사 천장화와 더불어 국내 최고의 수작으로 손꼽힌다. 법당 정면에 걸린 괘불은 가뭄이 극심할 때 밖에 걸어놓고 제사를 지내고 달마산 정상에 올라 불을 지피면 비를 내려준다는 전설로도 유명하다.
- ▲ 작은금샘 안부 아래의 조망대. 돌병풍 속에 들어앉아 남해를 바라보는 기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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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마산 산행은 미황사 기점 코스가 가장 인기다. 미황사 사찰로 들어서기 전 오른쪽 임도를 따르노라면 곧 ‘작은 금샘 0.8km, 미황사 0.2km’ 안내판을 만난다. 여기서 임도를 벗어나 숲길을 따라 20분쯤 걸으면 기암절벽 안으로 파고드는가 싶다가 멋진 조망바위에 올라선다. 불과 30분 전 돌병풍을 등진 미황사 풍광에 감탄했는데, 이제는 산 중턱에 단아한 모습으로 자리잡은 미황사와 멀리 바다 건너 진도가 바라보여 마음을 가라앉혀 준다.
문바위재에 오르면 길이 세 갈래다. 능선을 넘어서면 북평면 서승리 신평마을로 내려서고, 오른쪽 길은 떡봉(422m)과 도솔봉(418.2m)을 거쳐 땅끝으로 이어진다. 정상인 달마봉으로 가려면 왼쪽으로 방향을 틀어야 한다.
- ▲ 돌병풍 같은 달마산을 등진 채 앉아 있는 미황사. 우리나라 절집 풍광 중 으뜸으로 꼽히는 사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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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바위재에 오르면 순할 듯싶던 능선길이 갑자기 험해진다. 암봉에 올라섰다가 동아줄을 잡고 내려서자 숨을 들이켜면 배가 불룩해져 빠져나가기 어려울 듯싶은 문바위가 앞을 가로막고, 구멍바위를 빠져나가자 아슬아슬한 바윗길이 잠시 긴장케 한다. 산길은 마음가짐이나 능력에 따라 달리 할 수 있다. 등날을 좇으면 스릴과 기운 찬 조망을 즐길 수 있고, 허리길을 따르면 여유롭게 일망무제의 조망을 만끽할 수 있다.
옛날 정상에 세워진 봉수대에서 불을 피웠다 하여 ‘불썬봉’이란 이름도 지닌 달마봉 정상에서 하산은 다시 문바위 쪽으로 향하다 갈림목에서 오른쪽으로 내려선다. 문바위 직전, 문바위 안부, 작은금샘 갈림목 어디서 하산하든 미황사로 내려선다. 미황사 원점회귀 산행은 2시간30분~3시간 걸린다.
좀 더 긴 산행을 원하면 북릉을 타고 농바우재나 바람재까지 능선 산행을 즐긴 다음 송촌마을로 내려서도록 한다. 미황사에 승용차를 세워놓았을 경우 등산로 입구에 위치한 무여농장에서 택시를 부르면 이른 시간 내 미황사로 돌아갈 수 있다. 요금 1만 원선. 송지택시조합 061-533-2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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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촌마을에서 바람재나 농바우재로 올라선 다음 능선을 타고 달마봉을 거쳐 미황사로 내려서거나 도솔봉까지 뽑는 산행도 인기 있다. 현산면소재지에서 도로를 따라 남서쪽(미황사 방향)으로 약 1.5km 떨어진 송촌마을에서 콘크리트길을 따라 500m쯤 들어서면 송촌저수지를 끼고 무여농원 앞에 다다른다.
여기서 개울을 건너기 전 안내판이 가리키는 산길을 따르다 개울을 건너선 다음 임도로 올라선다. 임도 갈림목에서 오른쪽으로 20m 가면 농바우재로 올라서고, 임도를 따라 왼쪽을 100m쯤 오른 다음 위쪽 산길로 접어들면 바람재로 올라선다(송촌마을에서 약 1시간20분). 바람재에서 도솔봉까지는 5시간 정도 걸리며 도솔봉 송수신탑 밑에서는 택시를 부르면 지루한 하산길을 피할 수 있다. 미황사 1만5,000원, 송촌 1만7,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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