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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장진영, 위암 미리 알 수 없었나

by 白馬 2008. 9. 26.

      

장진영, 위암 미리 알 수 없었나

 

 

영화 '국화꽃 향기', 드라마 '로비스트'에서 활약한 배우 장진영은 위암 항암치료를 받을 예정이다.

장진영의 한 측근은 "위궤양 정도로 여겼는데 위암이라는 사실을 알고 큰 충격을 받은 것 같다"고 말했다.

위암은 초기에 특별한 증상이 없다. 명치 부위가 쓰리거나 아프고 소화가 안되는 등의 증상이 있을 수 있는데, 이는 가벼운 위염이나 위궤양에서도 흔히 나타나기 때문에 위암인지 모르고 지나치는 경우가 많다.

최근 헬스조선 조사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위암 발병 원인 1위(복수응답)로 '짜고 맵게 먹는 식습관(90%)'과 '높은 헬리코박터 파이로리 감염률(90%)'을 들었다.

이어 '탄 음식이나 염장 식품의 과도한 섭취(70%)' '폭음·폭식·흡연(50%)' 등이 꼽혔다. '과도한 스트레스(25%)' '한국인의 유전적 특징(15%)' 등의 응답도 있었다.

생활습관, 특히 잘못된 식습관이 위암의 가장 중요한 위험 요인이란 의견이었다. 이는 서울대 예방의학교실 안윤옥 교수의 연구에서도 입증돼 있다.

안 교수는 서울과 미국 LA의 한국인, 일본 미야기현의 일본인, 미국 LA의 백인을 대상으로 연구를 했다. 인구 10만 명 당 위암 발생률은 서울 한국인(68명), LA한국인(43.4명), 미야기현 일본인(69명), LA백인(7.3명) 등이었다.

4지역 연구결과 위암의 주요 위험 인자는 비슷했다. 위암 위험 인자에 얼마나 많이, 오랫동안 노출됐는가 하는 것이 위암 발생의 가장 큰 변수였다.

연구결과를 보면 담배를 피우고 가족력이 있으면 위암 발생률이 2~3배 높았다. 또 헬리코박터 파이로리균 감염자는 비 감염자보다 위암 발병 위험이 1.7배 높았다.

반면 냉장고 사용 기간이 길수록 위암 위험도가 낮았다. 음식 중에서는 '과도한 소금 섭취'가 문제가 됐으며, 조리법으로는 '육류나 생선을 불에 굽는 것'이 위험도를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대병원 외과 양한광 교수는 "소금에 절인 음식 섭취를 피하고, 신선한 야채와 과일 섭취, 적절한 운동 등으로 위암을 예방하는 한편, 정기적인 건강검진을 통해 위암을 조기에 발견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말했다.

조기위암인지 진행성 위암인지 여부는 암이 위 점막의 어느 깊이까지 침범했는지로 판별한다. 위벽은 가장 위(표면)에서부터 점막층(제1층)-점막근층(제2층)-점막하층(제3층)-고유근층(제4층)-장막층(제5층)으로 구성돼 있다. 위암은 대개 점막층에 있는 위액 분비샘의 세포에서 시작하는 선암(腺癌)이 대부분이다.

점막층에서 생긴 위암이 아래층으로 얼마나 침범했느냐에 따라 '조기위암'과 '진행성 위암'으로 나눈다. 조기위암은 다른 부위 전이와 상관없이 제3층(점막층~점막하층)까지 침범한 경우다. 환자의 80% 정도는 아무 증상이 없고 10~20%만 속쓰림을 느끼며, 건강검진에서 발견되는 사람이 많다.

수술보다는 내시경을 이용한 점막절제술로 암을 긁어내면 90% 이상 치료가 가능하다. 한편 조기 위암도 볼록 튀어 나왔는지, 평평한지, 함몰됐는지 등 생긴 모양에 따라 Ⅰ, Ⅱ-a, Ⅱ-b , Ⅱ-c, Ⅲ형으로 세분한다.

진행성 위암이란 암이 제4층 이하로 침범한 경우다. 이 경우엔 위벽뿐 아니라 주변 림프절이나 간, 췌장, 십이지장, 식도 등으로 전이되는 경우도 흔하다. 진행성 위암도 점막 상하 좌우의 위치에 따라 '보우만(Borrmann)Ⅰ~Ⅳ형 분류법'을 적용하기도 한다.<그림>

전문의들은 위암 세포가 어디까지 침투했는지를 판단하는 침윤도와 림프절 등 주변 전이 상태, 원격 전이 여부 등을 종합해 위암을 1~4기로 진단한다. 일반적으로 1기는 점막이나 점막하층에 암이 국한되고 주위 림프절 전이가 없는 경우로 수술로 완치될 수 있는 단계다.

2~3기는 근육층이나 장막층에 암세포가 침투됐거나 주위 림프절에 암세포가 퍼졌지만, 먼 곳까지 암이 퍼지지 않은 단계로 수술로 기본 치료를 하지만, 재발 확률이 높아 수술 후 항암제 등 보조적인 치료를 같이 시행한다.

4기는 암이 멀리 있는 장기까지 전이돼 수술로 모두 제거되기 힘든 상태로 수술보다는 항암화학요법을 시행하지만 현대 의학으로는 완치가 어렵다.

위암의 성장 속도는 환자의 연령과 건강상태, 환경적 요인, 암 세포의 종류 등의 변수가 있겠지만 50세 남성을 기준으로 하면 1년에 0.5~1㎝쯤 자란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가장 중요한 변수는 '조직 분화도'다. 암 전문의들은 암이 다른 곳으로 전이되지 않고, 한 곳에 모여 있는 것을 '분화도가 좋은 암'이라 부른다.

'예쁜 암'이라고도 한다. 이런 암은 1년에 1㎝ 이상 자라는 경우가 드물다. 하지만 '분화도가 좋지 않은 암(못 생긴 암)'은 심하면 한달 만에 1㎝ 이상 자라기도 한다.

나이도 중요한 변수다.

60~70대는 절제 수술이 불가능한 말기 위암이라도 진행 속도가 느려 1년에 0.5㎝ 정도 자라지만, 20~30대 젊은 환자는 암이 전이되거나 자라는 속도가 노인보다 2~3배 이상 빠르다.

부산백병원 외과 오상훈 교수는 "노인 위암환자는 세포의 분화도가 좋으면 수술하지 않고 항암 요법만 받아도 2~3년 이상 살 수 있다. 반면 젊은 환자라도 위암 세포의 분화도가 좋지 않으면 암이 전이되거나 침윤되는 속도가 빨라 치료 결과가 좋지 않다"고 말했다.

대한위암학회와 국립암센터는 '40세 이상은 2년마다 한번씩 내시경 검사를 받으라'고 권고하고 있다.

일본 임상종양학회지에 발표된 연구결과에 따르면 별다른 증상 없이 건강검진에서 발견된 위암 중에서 조기 위암의 비율은 78.1%였지만 증상을 느낀 뒤의 검사에서 발견된 위암 중 조기 위암의 비율은 35.7%에 그쳤다.

일반적으로 조기 위암(0~1기)의 5년 생존율은 85~95%지만, 진행성 위암은 2기 70~80%, 3기 15~50%, 4기 0~10% 등으로 뚝 떨어진다. 강남성모병원 외과 박조현 교수는 "1년 간격으로 내시경 검사를 한다면 설혹 위암이 발견되더라도 대부분 조기 위암이므로 완치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매년 내시경 검사를 받았는데도 갑자기 말기 위암이 발견돼 사망했다는 얘기를 자주 듣는 이유는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예외적으로 위암이 변형돼 정기 검사에서 발견하지 못했거나, 짧은 기간 내에 급격히 자랐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흔적이 거의 없는 조기 위암이나, 진행성 위암 중 점막에 변화가 없는 '보우만(Borrmann) 4형'은 내시경으로도 간혹 놓칠 수 있으며, 조직 분화도가 아주 나쁜 암은 순식간에 생겨 순식간에 말기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내시경 검사 의사의 숙련도가 낮은 확률은 "10% 이하"라고 전문가들은 말했다.

전북대병원 외과 양두현 교수는 "예외적으로 빨리 자라는 암이 있다고 서너 달 간격으로 내시경 검사를 받을 수는 없는 노릇"이라며 "1년 간격으로 받으면 90%는 조기 암인 상태로 발견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위 점막에 좁쌀처럼 작은 돌기가 생기면서 붉은 점막이 회백색으로 바뀌는 '장상피화생'이나 만성위축성위염 환자는 상태에 따라 3~6개월에 한 번씩 검진을 받는 것이 좋다고 전문가들은 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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