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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현재의 골밀도 검사는 문제가 많다”

白馬 2024. 3. 9. 06:24
 

골다공증의 불편한 진실(2)

 
 

골밀도(BMD) 검사. 

 

 

현재 논란이 되는 골다공증 진단 기준인 골밀도(BMD, bone mineral density) 수치는 1994년 거대 제약회사의 후원을 받은 세계보건기구(WHO)의 스터디그룹(study group)에서 건강한 20대 후반 여성의 골밀도를 정상의 기준으로 잡고 그 기준에서 1.0 표준편차(standard deviation) 아래를 골감소증(osteopenia), 2.5 표준편차 아래를 골다공증(osteoporosis)이라 정하면서 시작되었다 [1].

 

이들은 제정 당시, 표준편차 2.5를 기준으로 골다공증이라 진단을 붙이면, 50세 이후 폐경 여성의 무려 30%가 자동으로 골다공증에 해당하여 과잉진단(overdiagnosis)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알았으나 임의로(arbitrary) 정하고 밀어붙였다 [2].

 

골밀도 검사는 뼛속에 있는 칼슘 등 무기질 양을 방사선을 사용하여 측정한 결과를 티스코어(T-score)로 나타내는데 -1 이하는 ‘골감소증’이라 진단하고, -2.5 이하면 ‘골다공증’으로 진단한다.

 

문제는, T-score라는 게 건강한 동년배의 뼈와 비교하는 것이 아니라 여성의 일생 중 가장 골밀도가 높은 20대 후반의 뼈와 비교한 수치라는 것이다. 20대 후반 여성은 임신, 출산, 수유를 위해 칼슘 등 미네랄이 많이 필요하니 뼈가 크고 튼튼한 게 당연하다.

 

하지만 폐경 후 여성은 더 이상 그렇게 많은 미네랄이 필요하지 않다. 그래서 불필요한 골량을 줄이고 몸을 가볍게 만들어 활동하기 편하게 만드는 것이 정상적인 자연 현상. 따라서 60~70대 여성 뼈를 20대 후반 여성 뼈와 비교하는 건 한마디로 이치에 맞지 않는 난센스(nonsense)다 [3].

 

미국의 경우, 폐경 후 여성 중 65세 미만은 44%, 65세 이상은 70%가 T-score -1 이하인 골감소증으로 나왔으며, 이들 중 45%가 T-score -2.5 이하인 골다공증으로 약 처방이 필요하다고 한다 [4].

따라서 현재의 T-score 기준으로 골다공증을 진단하면 너무 많은 환자를 양산해 내고 불필요한 약물 처방이 남발되는 문제가 있다 [5].

 

또한, 인종에 따라 개인의 최대 골밀도(peak bone mass)는 50~100%까지 다른데, WHO 기준인 서양 여성 골밀도를 동양인에게 적용하면 과잉진단이 될 수 있다 [6].

 

한번 정한 기준을 바꾸기는 매우 어렵다. 여러 가지 복잡한 이해관계가 얽히고 설켜 있기 때문이다.

 

골밀도 검사가 골절이 일어날지 예측해주진 않는다

골절을 예측하는데 골밀도보다 더 중요한 요인은 나이다. 사실 건강한 50~60대 여성에게 고관절 골절이 일어날 확률은 1000명당 연간 1명 이하로 매우 낮아(아래 그래프) 전혀 걱정할 수준이 아니다. 하지만 80대가 되면 1000명당 연간 4~5명으로 증가한다 [7].

 

그래프 출처: M Sakuma et al. Journal of Bone and Mineral Metabolism 2014.

 

 

또 수술이 필요하고, 회복에 시간이 오래 걸려, 의학적으로 문제가 되는 고관절 골절(hip fracture)이 일어나는 평균 나이는 약 80세다 [8] (다행히 요즘은 수술 기법과 재료의 발달로 수술 후 2~3주 지나면 일상생활이 가능하다). 따라서 50~60대 건강한 여성에게 고관절 골절 예방을 위한 약을 권하는 것은 과잉치료라 할 수 있다.

 

실제로 골절이 일어나는 경우, 낮은 골밀도가 하나의 요소가 될 수는 있지만, 골밀도보다 훨씬 더 중요한 문제는 낙상이다. 65세 이상 약 9700명 여성에게서 일어난 골절을 10년간 관찰한 대규모 연구를 보자.

 

골다공증 기준인 T-score가 -2.5 이하에 해당하는 사람은 고관절골절 28%, 척추골절 21%, 손목골절 16% 그리고 모든 골절을 통틀어서 불과 15%만이 골다공증 기준에 부합하였다. 즉, 골절 환자의 85%는 낙상 때문에 골절이 생긴 것이지, 골밀도가 낮아서 골절이 생긴 게 아니다 [9].

 

그 외의 많은 연구에서도 골절이 일어나는 중요 원인은 낙상의 양상, 즉 낙상 시 높이, 외력, 방향, 기전, 충격받은 부위에 달려 있지 단순히 골밀도가 골절을 결정하는 것은 아니라고 했다 [10, 11, 12, 13, 14, 15].

 

또한, 고령층에서 골절이 일어나는 주요 원인은 나이가 듦에 따라 근육량이 감소하고 근력이 약해져 몸의 균형을 잘 잡지 못하는 근감소증(sarcopenia)과 밀접한 관계가 있기에, 단순히 약을 써서 골밀도만 높인다고 골절이 예방되는 것도 아니다 [16, 17, 18].

골밀도 약은 골절을 막아주지 않는다

 

따라서 골밀도 수치만 가지고 골절의 발생을 예방한다는 것은 너무나 단순한 생각이고 “공허한 용어”(empty term)라 했고 [19], 노인성 골절이 발생하는 가장 큰 위험요소는 낙상인데도 여러 의사가 낙상 예방에는 별 관심이 없고, 골밀도를 높이는 약을 쓰는 데만 열중인데 그것은 옳은 방향이 아니라고 핀란드 헬싱키대학 예르비넨(Järvinen) 교수가 지적했다 [20].

 

골밀도 검사로는 누구에게 골절이 일어날 것인지를 예측할 수도 없기에 폐경 후 여성에게 루틴으로 하는 검사는 불필요하다 [21]. 골밀도 검사로 단위 면적당 들어있는 미네랄 양을 측정하여 뼈의 단단함(hardness)을 알 수는 있지만, 골절에 저항하는 힘인 인성(toughness)에 중요한 콜라겐(collagen)은 측정할 수 없다 [22].

 

골절이 일어나는 것은 콜라겐, 미세구조(microarchitecture), 골 형성 및 재형성(bone modeling and remodeling) 균형 등을 포함한 전반적인 뼈의 질(bone quality)이 낮아서이지, 단지 칼슘 등 미네랄이 나타내는 뼈의 양(bone quantity) 부족이 원인은 아니기 때문이다.

 

골다공증은 병이 아니라 자연스러운 노화 과정이다. 따라서 건강한 사람에게 골밀도 검사를 해서 환자로 만든 후 약을 파는 것은 ‘질병 장사’(disease mongering)라 했고 [23, 24], 특별한 치료가 필요 없는 사람에게 약을 투여하는 것은 과잉치료로 건강을 오히려 해칠 수 있다 [25, 26]. 의료 소비자들의 주의를 필요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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