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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

[주말산행코스] 영남의 산 금원산

by 白馬 2007. 8. 25.
        [주말산행코스] 영남의 산 금원산
1,352.5m·경남 거창
        진양기맥 최고봉…화강암반 타고 흐르는 계류 일품
남쪽으로 뻗어내리던 백두대간이 지리산에 가까워지면서 일으킨 덕유산-. 상봉인 향적봉을 제외하면 덕유연봉(德裕連峰) 모두가 거창의 산이라 할 만큼 거창땅의 북서쪽에 병풍을 두르듯 솟아 있다. 경남 거창군 위천·북상면과 함양군 안의면에 걸쳐 있는 금원산(金猿山)은 바로 이 덕유산이 모산(母山)이라 할 수 있다.

▲ 동봉에 오르면 금원산 상봉과 그 너머로 남덕유산이 모습을 드러낸다.

금원산은 남덕유산(1,507.4m)에서 분기해 가지를 이루는 능선이 동쪽으로 흘러드는 진양기맥(남덕유산에서 진주 남강댐 북단까지)의 최고봉이다. 주변의 월봉산(1,279.2m), 기백산(1,330.8m), 현성산(980m), 필봉(928.1m), 오두산(942m) 등과 함께 덕유산 영역에 속하면서 그 높이는 단연 으뜸이다. 함양의 거망산(1,184m), 황석산(1,190m)도 마찬가지 영역이다.
 
금원산 중턱에는 원암(猿岩·또는 납바위)이 있다. 옛날 이 바위에는 금빛 나는 원숭이 한 마리가 살고 있었는데, 이 원숭이가 인근의 농사에 많은 피해를 입혔다. 그러던 어느 날, 한 도승이 이 원숭이를 잡아 바위 속에 가두어버렸다. 그래서 금원산의 유래는 금원암과 금빛 원숭이의 전설에서 기인하고 있다.


화림지(花林誌)에 ‘금원산은 월봉산에서 동쪽으로 이어진 산이다. 진동암(鎭洞岩) 10리 위에 있다. 감음(感陰·위천면) 고현(古縣)의 주산으로 산 가운데 원숭이 바위가 있어, 세상에 전하기를 금원숭이가 바위굴에서 나와 놀았다’는 기록이 전해진다.


▲ 수정 같은 맑은 물이 소(沼), 폭(瀑), 담(潭)을 만들어 빼어난 풍광을 자랑하는 유안청계곡.

특히 이 산이 감추고 있는 성인곡(聖人谷)인 유안청계곡과 두문동(杜門洞)이 있는 지재미골은 한여름 더위를 식히기에 너무나 호사스런 곳이다. 울창한 숲속에 깊은 골짜기를 이루어 수정 같이 맑은 물이 암반 위로 흐르면서 소(沼), 폭(瀑), 담(潭)을 만들어 빼어난 풍광을 자랑한다. 또 두 골짜기에 전해지는 많은 전설과 숨은 이야기는 또 다른 묘미를 느끼게 한다. 


산행은 상천리 점터 마을 버스종점에서 채석장으로 가는 도로를 건너 서쪽의 다복솔밭 사이의 산길로 오른다. 곧이어 나타나는 폭넓은 개울을 건너 오르면 자연휴양림으로 통하는 도로를 만나고, 5분 정도면 휴양림 입구에 이른다. 다리를 건너 휴양림(입장료 1,000원) 관리사무소까지는 10분 정도면 닿는데, 오른편 계곡에 각시소라 부르는 선녀담(仙女潭)이 보인다. 보름달만 뜨면 선녀들이 내려와 목욕했다는 곳이다.

 

자연휴양림 원점회귀산행

 

휴양림 관리사무소 앞에서 오른편 지재미골과 왼편의 유안청계곡으로 등산로는 갈라진다. 왼편 도로를 따르면 곧장 계곡 위에 놓인 다리를 건너기 전 오른편 계곡으로 등산로가 이어진다. 계류를 왼편에 끼고 시원한 물소리를 들으며 숲속으로 빨려들다 보면 자운(紫雲)폭포를 만난다. 자줏빛을 띤 화강암반을 타고 흘러내리는 물결 모양이 마치 붉은 노을에 흰 구름이 떠가는 것 같다고 해서 붙은 이름이다.

▲ 동화에나 나옴직한 자연휴양림의 숲속 통나무집 산막.
자운폭포를 뒤로하면 곧이어 휴양림 산막이다. 동화에나 나옴직한 숲속의 통나무 산막에는 TV, 냉장고, 가스레인지 등을 갖춘 방갈로식으로 낭만적인 운치가 물씬 풍긴다. 굳이 산행하지 않더라도 하루 이틀 이곳에서 묵는다면 세속의 때를 말끔히 씻어내기에 충분한 휴식처가 될 것 같다.

▲ 정상 표석 오른편으로 소잔등처럼 이어지는 기백산 능선.

산막을 벗어나면 야영장 갈림길 팻말(유안청폭포 500m, 정상 4km)이 있다. 등산로 곳곳에는 이정표가 있어 길 잃을 염려는 없다. 팻말이 가리키는 계곡으로 5분이면 유안청 제2폭포다. 너비 10여m에 길이 190m의 3단으로 된 이 와폭 주변은 온통 단풍나무가 숲을 이루고 있다. 가을이면 폭포가 일으키는 물보라와 색색의 단풍이 서로 어우러져 절경을 연출하는 곳이다.


특히 이곳은 영화 ‘남부군’에서 수백 명의 빨치산이 알몸으로 목욕하던 실제 장소로 현대사의 아픔이 묻혀 있는 현장이다. 빨치산 출신인 남부군의 저자 이태씨는 ‘기백산 북쪽 기슭 거창 땅의 무명골짜기…쨍쨍 내리쬐는 태양 아래 수백의 남녀가 나체가 되어 와글거리니 그것도 장관이었다’고 이 책에 적고 있다.


와폭을 지나면 직폭인 유안청 제1폭포가 계곡을 울리는 굉음과 함께 물을 쏟아내린다. 유안청폭포는 본래 이름이 가섭연폭(迦葉衍瀑)이다. 옛 가섭사 절집이 있던 곳에 조선시대 유생들이 지방향시를 목표로 공부했던 유안청(儒案廳)이 자리해 유안청폭포로 이름 붙었다.


▲ 계곡을 울리는 굉음과 함께 물을 쏟아 내리는 유안청 제1폭포.

폭포 오른편 위쪽으로 연결되는 산길로 오르면 산허리를 가로지르는 임도를 만난다. 임도를 두 번 지나쳐 숲이 울창한 계곡길로 올라서면 세 번째 임도. 이곳은 능선을 타고 오르는 제2코스와 금원산 안부를 지나는 제3코스가 나뉘는 갈림길이다. 왼편 임도를 따라 제3코스로 10분 정도면 이정표(기백산 5.4km, 금원산 1.3km, 유안청폭포 2.1km, 휴양림 4.4km)가 있는 갈림길에서 오른편 산길로 접어든다(왼편 임도는 기백산 자락으로 연결).


한동안 돌너덜의 비탈길로 이어지면서 산길은 제법 가파르지만 시원한 숲속은 더위를 느낄 수 없다. 25분쯤 오르면 너덜겅 틈새로 흐르는 샘터를 만난다. 이가 시릴 정도로 시원한 물로 목을 축이고 잠시 숨을 고른다. 귀를 찢는 매미의 울음소리에 다시 발길을 옮겨 10분 가량이면 산죽과 싸리나무가 무성한 산길을 벗어나 안부에 이른다.


갑갑하던 숲속과는 달리 조망이 트이면서 푸른 하늘은 볼 수 있지만, 내리쬐는 한여름의 땡볕은 따갑기만 하다. 남쪽으로 기백산 능선이 소잔등처럼 이어지고, 주변의 산들은 고개를 내밀고 있다. 물길이 좋은 위천을 중심으로 펼쳐진 기름진 들판에도 뿌리를 내린 벼들이 한껏 푸른 빛깔로 싱그러움을 토한다. 여기서 오른편 동봉까지는 밋밋한 능선을 따라 10분이면 닿는데, 케언(돌탑)과 이정표가 산객을 반긴다.


동봉은 상봉보다도 조망이 빼어나 금원산 자락이 훤히 내려다보인다. 지척에 상봉이 솟아 있고, 서쪽에는 남덕유산이 모습을 드러낸다. 특히 덕유산을 모산으로 하는 인근의 산들이 능선으로 서로 연결되며 솟구치고, 산자락 곳곳에는 깊은 계곡들이 숨어 있다.


동봉에서 헬기장을 지나 정상에 올라서면 화강암 표석이 상봉임을 알려준다. 위천면 원학동심회에서 2005년에 세운 표석의 뒷면에는 금원산의 유래가 음각돼 있다. 표석 너머로 덕유산에서 뻗어가는 백두대간 능선이 펼쳐지고, 남덕유산에서 뻗어내린 진양기맥의 산릉도 눈앞에 다가온다. 멀리 동쪽으로는 수도산에서 이어지는 단지봉, 가야산을 비롯해 별유산, 비계산, 오도산이, 남쪽으로는 지리산의 풍경도 어렴풋하게 시야에 들어온다.


하산은 현성산과 이어지는 북동릉 숲길이다. 주로 능선을 따르지만  때때로 나타나는 암릉에서는 좌우 사면길로 우회하기도 한다. 중간에 오른편으로 빠지는 작은 길이 있으나 이 길은 금원암 아래로 나 있는 까다롭고 위험한 길이다. 고도가 낮아지면서 오솔길로 바뀌고 금원산 제1코스인 1.6km 표지판을 지난다. 계속 능선길로 진행하여 금원산 2.2km 표지판이 서있는 갈림길까지는 1시간이 채 걸리지 않는다.


이제 능선길을 버리고 오른편 숲이 우거진 산자락으로 꺾어 든다. 10분쯤이면 묘지를 지나 곧장 임도에 선다. 임도를 따라 10분 정도면 리본이 달려 있는 오른편 산길로 묘지군을 지나고, 다시 5분쯤이면 널찍한 쉼터가 있는 임도. 팻말(금원산 정상 3.6km, 정상 1코스 3.2km, 임도사거리 4.3km, 문바위·마애삼존불 1.0km, 휴양림 1.8km)이 가리키는 마애삼존불쪽으로 길을 잡으면 울창한 소나무 숲이다. 송이채취지역으로 출입금지라는 팻말과 함께 줄을 쳐놓았다.


곧이어 숲속에서 빠져 나오면 지재미 마을 민가 한 채가 주변 텃밭을 울타리 삼아 자리하고, 한낮의 태양 아래 누렁이 한 마리는 더위에 지친 듯 졸고 있다.  지재미골은 ‘지자미곡(芝自美谷)으로, 이는 지초방초 우거져 스스로 아름다운 골짜기‘라는 뜻이라고 하지만, 사실은 옛날 이곳에 있던 지장암이라는 절집에서 유래된 지명이다. 1393년 달암 이원달 선생과 그의 사위 유환 선생이 고려가 망하자 불사이군(不事二君)의 지절을 지켜 순절해 두문동이라 한다.


개울을 건너 임도를 따라 5분이면 보물 제530호로 지정된 마애삼존불상(磨厓三尊佛像)이 있는 가섭사지 관리사에 닿는다. 관리사 왼편 돌계단을 올라 비좁은 바위굴로 들어서면 직립암벽에 본존불과 보살상이 새겨져 있다. 고려 예종 6년인 서기 1111년 작품으로 18세기 말까지 있었던 가섭사의 불상이라 한다. 삼존불은 높이 3m, 너비 2m로, 예종이 어머니의 극락왕생을 위해 효심으로 삼존불을 새겼다는 얘기가 전한다. 부처의 표정에서 그윽하고 소박해 보이는 일면을 엿볼 수 있다. 


아름드리 소나무가 하늘을 가리는 계곡길로 내려서면 왼편에 문바위가 있다. 골짜기 입구에 있어 문바위라 했다는데, 옛 가섭사의 일주문에 해당하는 바위다. 앞면 서쪽에 ‘달암 이선생 순절동(達岩 李先生 殉節洞)’이라고 새겨져 있는데, 국내에서 단일 바위로는 가장 큰 것으로 알려졌다.


계곡에서 흐르는 맑고 시원한 물소리를 들으며 산죽길을 헤치고 내려서면 휴양림 관리사무소 앞이다. 상천리 점터 마을까지는 15분이면 닿는다.

산행길잡이

○상천리 점터~휴양림 관리사무소~유안청계곡~금원산 안부~동봉~금원산 정상~금원산 2.2km 표지판~임도 갈림길~지재미골 마애삼존불~점터 <5시간 소요>
○상천리 점터~지재미골 마애삼존불~주능선(금원산 2.2km 표지판)~금원산~기백산~유안청폭포~휴양림 관리사무소~점터 <6시간30분 소요>
○상천리 점터~미폭~서문가바위~현성산~금원산~동봉~능선길(제2코스)~유안청폭포~휴양림 관리사무소~점터 <5시간30분 소요>


교통
거창에서 산행 들머리인 상천면 점터까지는 군내버스가 1일 4회로 교통편이 약간 불편하다. 위천면 방면으로 가는 군내버스(서흥여객 055-944-3720)를 이용, 위천면 소재지에 내려 휴양림까지 택시(055-943-0300)를 타는 방법이 가장 편리하다. 5,000원 정도.
군내버스 정류장은 거창 시외버스터미널(055-942-3601)에서 나와 왼쪽으로 가면 다리(중앙교)를 건너 중앙시장 입구에 있다. 거창읍에서 휴양림까지 택시(055-942-2080)를 타면 15,000원 정도. 위천면에서 거창 시외버스터미널까지 가는 군내버스 막차는 오후 7시40분에 있다.
서울→거창 남부터미널(02-521-8550 ARS)에서 1일 13회(08:40~17:50)운행.
부산→거창 서부터미널(051-322-8301~2)에서 50분 간격(07:00~18:40)운행.
대구→거창 시외버스터미널(053-656-2824~5)에서 1일 67회(06:00~24:00) 운행.
진주→거창 시외버스터미널(055-741-6039)에서 20~30분 간격(06:50~ 19:47) 운행.
거창→상천리(점터) 중앙시장 입구 군내버스정류장에서 1일 4회(06:20, 09:40, 12:00, 18:20) 운행.

숙박(지역번호는 055)
숙박은 거창읍내에서 해결하는 것이 좋다. 읍내에는 호텔을 비롯해 여관 모텔 등이 다양하고 깨끗한 식당도 많다. 굳이 산행 들머리에서 해결하려면 위천면 소재지 또는 상천리 점터 주변에 민박이 가능하다. 금원산 자연휴양림(943-0340, 1966)은 통나무 산막과 야영데크(평상), 캠프파이어장, 족구장 등 다양한 편의시설을 갖추고 있다. 위천면 우체국 바로 옆에 있는 구구식당(943-2399)은 어탕국수로 유명한 집. 마을을 가로지르는 위천천에서 잡은 대여섯 가지의 민물고기를 주재료로 한 걸쭉한 어탕이 일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