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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축제 따라 가는 여행] 영월 동강축제

by 白馬 2007. 7. 28.
      [축제 따라 가는 여행] 영월 동강축제
예년보다 빨리 찾아온 태양의 계절. 화살처럼 박히는 햇살에 살갗은 붉게 타고, 온몸엔 땀방울이 송글송글 맺힌다. 이럴 때는 백사장 펼쳐진 파란 바다보다 깊은 산속을 흐르는 강물이 더 그립다. 그렇다면 올 여름에는 강원도 영월의 동강으로 달려 가보자. 동강 기슭에서 펼쳐지는 축제에 참가해 여름의 추억을 실컷 쌓은 뒤에는 잣봉도 올라보자. 동강의 비경으로 꼽히는 어라연을 조망하기에는 이만한 데가 없다.

무더위 식히며 아름다운 여름 추억을 쌓아보세
7월21일부터 29일까지 9일간 동강 일원에서 열려
▲ 동강 축제에서 가장 중요한 행사라 할 수 있는 뗏목 시연.

산 많기로 소문난 강원도에서도 오지의 대명사로 손꼽혀온 정선·평창·영월 땅을 차례로 적시며 흐르는 동강은 험한 석회암 절벽을 끼고 굽돌아 흐르는 전형적인 사행천이다. 그래서 정선 가수리에서부터 영월 읍내에서 서강을 만나기까지 물줄기의 일부 구간을 제외하곤 199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인적이 거의 없었다. 그 덕에 열두 폭 병풍에 그린 듯한 진경산수화 같은 풍광이 아직까지 잘 보존되어 있는지도 모른다.


지난해 축제는 수해 때문에 취소


▲ 2007년 동강축제는 7월21일부터 29일까지 9일간 열린다.
동강축제는 원래 1997년부터 뗏목을 소재로 매년 7월 말에서 8월 초 사이 2~3일간 개최하던 '동강뗏목축제'가 시초다.

당시 이 축제는 지역의 문화자원을 활용한 축제로 평가되면서 큰 호응을 얻었다. 그러다 2003년부터는 동강에서 래프팅을 즐기려는 관광객이 급속도로 늘어나면서 뗏목 외에도 강에서 즐기는 본격 축제를 위해 명칭을 ‘동강축제’로 변경해 각종 레포츠 중심의 행사를 개최했다.

이 역시 대단한 인기를 끌었으나 안타깝게도 지난해 영월을 포함한 강원도 일대가 큰 수해를 입으면서 행사를 취소하기에 이르렀다.
▲ ① 동강 주변 오지 주민들의 생활상을 직접 체험하고 있다. ② 맨손으로 송어잡기 체험에 나선 관광객들이 송어를 잡고 즐거워 하고 있다. ③ 물속에서 펼쳐지는 OX 퀴즈. 강을 주제로 한 축제답세 물에서 이루어지는 행사가 많다. ④ 동강축제의 족구대회는 올해부터 전국대회로 승격되었다.

이렇듯 한 해 쉬고 열리는 축제라 동강 마니아들은 축제날만 손꼽아 기다리고 있지만, 동강대교 재가설로 인해 지난 축제 때까지 주 행사장이었던 동강둔치 주변의 교통난이 예상되는 등 어려움이 많다. 그래서 올 동강축제는 행사장을 동강둔치 외에도 동강사진박물관, 별마로천문대, 관풍헌, 섭세나루 등으로 분산시켰다. 하지만 이들은 모두 동강과 깊은 연관이 있는 곳이라 그다지 낯설지 않다.


이렇듯 어려운 사정임에도 기대 부풀게 만드는 2007년 동강축제는 ‘동강! 맑고 영원하여라~’는 주제로 7월21일(토)부터 29일(일)까지 9일간 열린다. 주요 행사 내용으로는 전국대회로 승격된 ‘제1회 동강배 전국족구대회’를 시작으로 동강에서 직접 체험할 수 있는 맨손 송어 잡기, 송어 낚기도 있다. 수영 마니아라면 동강 헤엄쳐 건너기도 눈여겨둘 만하다.


▲ 튜브로 된 통나무에 올라탄 관광객들.

또한 강변의 운치를 즐기고 싶다면 ‘뗏목 까페’에서 차 한 잔 마시는 것도 괜찮겠다. 이외에도 뗏목경연대회 등 다양한 체험프로그램이 준비되어 있다. 이런 각종 체험에 참가하는 비용은 대체로 1인당 5,000원 정도에 책정될 예정이라 한다.


야간에는 동강둔치를 비롯한 동강사진박물관, 별마로천문대, 관풍헌, 섭세나루 등에서 다양한 공연을 마련할 예정이다. 아울러 관광객들에게 지역의 각종 농특산물을 직접 맛보고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기 위한 프로그램, 가족단위로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 여름 방학을 이용한 청소년들과 대학생들의 참여 기회를 더욱 확대하는 행사도 다양하게 준비되어 있다. 비록 어려운 여건이지만 ‘동강! 맑고 영원하여라~’라는 주제에 어울리는 ‘동강사랑’ 선포식도 마련돼 있다.

동강과 서강 둘레엔 구경거리도 많아

곳곳에 있는 축제 행사장을 오가며 구경할 거리가 많다. 우선 읍내에 있는 장릉(莊陵)을 빼놓을 수 없다. 장릉은 숙부인 수양대군에게 왕위를 찬탈 당하고 영월로 유배 왔다가 죽임을 당한 단종을 모신 묘다. 그래서 단종의 억울한 넋이 깃들어 있는 이 고을을 찾는 이라면 누구나 장릉에 들러 예를 갖춘다.


영월엔 장릉 외에도 단종과 관련된 유적과 지명이 즐비하다. 소나기재를 비롯해 군등치, 배일치 등의 고개 이름들이 그렇다. 읍내의 자규루, 금몽암, 영모전, 관풍헌, 그리고 청령포 등 모두 단종과 관련 있는 유적지다.


단종이 영월로 내몰린 뒤 처음 머물던 청령포는 한쪽만 빼고는 모두 깊은 강물이 가로막고 있는 강변이다. 황포돛을 단 동력선을 타고 강을 건너면 울창한 솔숲이 반긴다. 숲속에는 단종이 머물던 어가를 비롯하여 접근하지 말라는 경고를 적은 금표비(禁標碑), 단종이 서낭당을 만들 듯이 쌓았다는 돌탑 등이 남아있다. 솔숲에서 눈길을 끄는 나무는 천연기념물(제349호)로 지정된 관음송(觀音松). 단종의 유배 생활을 지켜보았고, 단종이 오열하는 소리를 들었다는 소나무다.

서강 ‘선돌기암’ 조망이 빼어난 소나기재
 
▲ [좌] 섶다리 체험도 도시 아니들에겐 아주 좋은 추억거리가 된다. [우] 도시에서 온 아니들이 물고기를 잡기 위해 플라스틱 어항을 설치하고 있다.

영월의 관문이라 할 수 있는 소나기재에서의 조망도 빼놓을 수 없다. 단종이 영월로 유배 오면서 고개를 넘을 때 갑자기 소나기가 쏟아졌다고 해서 붙은 이름이다. 고갯마루에 차를 대고 평탄한 오솔길을 3분쯤 걸어 들어가면 까마득한 낭떠러지에 솟은 선돌기암이 반긴다.


선돌기암은 선암 마을의 한반도 지형과 더불어 서강에서 쌍벽을 이루는 경관을 자랑한다. 지질학에선 선돌은 바위 안에 자갈이 들어 있는 역암이라 매우 단단해 침식의 영향을 덜 받기 때문에 생긴 현상이라 설명한다. 우뚝 솟은 선돌 너머로는 크게 호를 그리며 흘러가는 서강 물줄기가 내려다보인다.


▲ ① 다양한 자료가 전시되어 있는 사진 박물관. ② 동강 주민들의 삶을 기록한 사진을 감상하고 있는 관광객들. ③ 옛 교과서와 동화책, 만화책 등을 구경할 수 있는 영월 책박물관.

소나기재에서 승용차로 10여 분 거리에 있는 영월 책박물관은 폐교된 분교를 개조해 1999년 개관했다. 설립자인 박대헌 관장이 소장한 책 2만여 점으로 꾸민 상설전과 특별전이 볼거리다. 한때 적자가 심해 문 닫을 위기에 처했으나 지인들의 도움으로 이어갈 수 있었다. 1960년대까지의 어린이 교과서와 동화책, 만화책 등 어린이 관계 자료를 찬찬히 구경하다 보면 옛 추억이 아련히 다가온다. 축제 때는 특별 전시회도 연다.


‘한반도 지형’ 펼쳐진 선암 마을


책박물관에서 한반도 지형 전망대는 3km 정도 떨어져 있다. ‘한반도’ 동쪽에는 선암 마을이 있다. 다른 주변엔 마을이 없으므로 선암 마을 주민들이 곧 한반도 주인(?)인 셈이다. 선암 마을은 한반도 지형으로 알려지기 전에는 한적한 강촌일 뿐이었다. 물론 지금도 10여 가구의 주민들은 대부분 농사를 지면서 살고 있다.


산 깊은 강촌인데도 여름이면 피서객들이 많이 몰려든다. 마을 앞 강변에 호박돌과 잔돌들이 적당히 깔려 있어 인기 있다. ‘동해’에 속하는 강 건너편은 석회암으로 이루어진 가파른 뼝대(벼랑)가 솟아있어 절경을 이룬다. 강물엔 피라미, 쉬리, 꺽지도 있고 가끔 쏘가리도 눈에 띈다고 한다.


이외에도 동강과 서강이 흐르는 영월의 품에 안겨서 즐길 거리는 많다. 도보여행을 좋아한다면 강변을 따라 트레킹하면 되고, MTB 마니아라면 페달을 밟으면서 강변 경치를 구경할 수 있다. 그 옛날 뗏목꾼들이 느꼈던 운치를 맛보면서 동강의 속살을 엿보는 데는 역시 래프팅이 최고로 꼽힌다. 거운리로 가면 래프팅 업체가 즐비하다.

▲ 쏟아질 듯한 밤하늘의 별을 관찰할 수 있는 영월 별마로천문대.
어디 그뿐인가. 강변 자갈밭에 앉아 낚싯대 드리우면 초보자도 피라미·불거지·매자 같은 물고기를 심심찮게 낚을 수 있다. 상류쪽으로 가면 씨알 굵은 다슬기도 많다. 그리고 쏟아질 듯한 밤하늘의 별을 가까이서 보고 싶다면 굳이 영월 별마로천문대(033-374-7460)를 찾지 않아도 민박집 평상에 눕기만 해도 된다.
 


여행정보 (지역번호 033)

숙박

영월읍내에 가든장(373-5794), 낙원장(373-9191) 등 여관이 많다. 하지만 피서 여행이라면 시내서 묵는 것보다 동강 기슭의 삼옥리와 거운리에서 묵는 게 낫다. 이곳에는 숙식할 곳이 아주 많다. 삼옥리에는 강과별펜션(375-3311), 동강의 품속(375-8877), 동강자연암민박(375-0070), 동강조은민박(375-2320), 알프스산장(374-5820) 등의 민박과 펜션이 있다. 둥글바위유원지에서는 둥글바위식당(373-4788)의 토종닭백숙(1마리 25,000원)이 괜찮다.


한반도 지형으로 유명한 선암 마을은 영심이네(372-2469) 등 몇 집만 민박을 친다. 식당은 없다. 선암 마을에서 멀지 않은 남면 북쌍리의 들꽃민속촌(372-7007)은 조상들의 옛 생활 모습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공간이다. 식사와 민박이 가능하다. 서강에서 잡은 민물고기 매운탕 등을 맛볼 수 있다.


별미

영월은 강원도에서도 오지로 꼽히는 깡촌이었다. 이렇게 깊은 산골에서 난 재료가 기본이라 음식은 담백한 게 특징. 장릉 옆 골목에 있는 장릉기사식당(033-373-3340)의 꽁보리밥은 영월 읍내에서 유명한 별미로 꼽힌다. 봄에 채취해 잘 말려 갈무리해둔 묵나물과 겉절이, 상추쌈, 배추쌈 등 12여 가지 풋풋한 반찬을 보리밥에 넣고 쓱쓱 비벼 먹으면 그 맛이 일품이다. 딸려 나오는 된장국은 이 집에서 직접 담근 된장으로 맛을 낸 것이다. 보리밥 1인분 5,000원. 된장찌개 5,000원.


교통

자가운전 서울→영동고속도로→중앙고속도로→제천 나들목→38번 국도→영월 <서울에서 2시간30분 소요>
서울→영월 동서울터미널에서 매일 20여 회(06:30~19:30) 운행, 무정차 3시간, 직행 4시간 소요. 요금 12,400원.
춘천→영월
종합정류장에서 매일 3회(08:40~14:10) 운행. 4시간 소요, 요금 12,700원.
청주→영월
여객터미널에서 완행버스가 매일 5회(08:10~14:50) 운행. 4시간10분 소요, 요금 14,400원.

*영월 시외버스터미널 033-374-2450~51

*영월군 문화관광과 033-370-2542, 22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