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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

[주말산행코스] 호남의 산-풍악산

by 白馬 2007. 4. 13.
      [주말산행코스] 호남의 산-풍악산
 
600m·전북 남원-순창
        전라감사 이서구와 최명희가 칭송한 길지
▲ 노적봉~풍악산 줄기에서 내려다본 대산들판과 교룡산.

가을풍광이 아름다워 금강산의 가을 별칭을 얻은 풍악산(楓岳山), 암벽이 병풍을 두른 듯한 닭벼슬봉(鷄冠峯), 군자(君子)다움과 풍요로움의 상징인 노적봉(露積峯)의 정기를 받아 생성된 길지에 노봉(露峯) 마을터를 잡은 선인들의 혜안에 저절로 고개가 숙여진다.

신라 말이나 고려 초에 노적봉의 정기를 받아 1400년 전 삭녕최씨가 집성촌을 이뤘던 노봉 마을은 노봉서원이 있어 서원리(書院里)로 불리다가, 서원리와 도촌리를 통합해서 서도리(書道里)로 바꿨다. 서도리는 노봉, 수촌, 서촌 마을로 이루어져 있으며, 최근 최명희 부친의 고향이자 민족지적 대하소설의 배경지인 노봉 마을에 혼불문학관이 건립돼 묵객들로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다.


또 노적봉 아래는 도선국사가 창건한 호성암에 마애불상이 새겨져 있고, 풍악산 남쪽 자락에는 도선국사가 하룻밤에 만들었다는 신계리 마애불상(보물 제423호) 등 유적과 전설이 많다. 아무튼 노적봉을 길지로 칭송했던 선인들의 예견은 적중한 셈이다.
풍악산 산줄기는 백두대간 장수 영취산에서 나뉜 금남호남정맥(금강과 섬진강 분수령)이 북서쪽으로 뻗어가며 장안산, 신무산, 팔공산에 이르면 서쪽으로 섬진지맥(양측 섬진강)을 나누며 마령치 부근에서 남쪽으로 영태산 줄기와 만행산 줄기를 나누고 성수산을 향해 달린다.
만행산 줄기는 묘복산, 만행산, 연화산을 거쳐 노적봉 못미처에서 교룡산 줄기를 보내고, 풍악산, 응봉(매봉), 문덕봉, 고리봉을 일으킨 뒤 섬진강으로 숨어든다.
물줄기는 동쪽은 요천, 서쪽은 오수천을 이루다가 섬진강에 살을 섞고 광양만에서 남해에 골인한다. 행정구역은 전북 남원시 사매면, 대산면, 대강면과 순창군 동계면을 구획한다.


이번 산행은 이병채 남원문화원장과 황동현씨(전 공무원)의 고증과 안내를 받아 호남지리탐사회(회장 김정길)의 박영근 고문, 양흥식 대장, 장혜경 총무, 김영섭, 조병우씨 등이 혼불문학관과 제1코스를 답사했다.



혼불문학관에서 올라 주능선 종주


아쉬운 발길을 뒤로하고 혼불문학관에서 등산안내도를 지나 임도를 걸으면, 경칩이 지나 봄소식이 완연하건만 꽃샘추위와 함께 수북이 쌓인 눈이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이란 말이 딱 어울렸다. 호성암과 노적봉를 알리는 이정표가 배웅한다. 노적봉이 어서 오라 손짓하는 갈림길에서 서쪽 산길로 접어들면 벌목으로 헐벗은 산자락이 옷을 입혀 달라고 애걸복걸이다. 동쪽으로 눈을 돌리면 팔공산과 만행산이 너울너울 어깨 춤추고, 오름길 양지바른 곳에 자리한 묘소 2기와  혼불정신선양회 리본이 마중나온다. 


▲ 1. 주능선상의 고인돌 형상의 바위. / 2. 호성암 마대불상. / 3. 암릉 내리막.

호젓한 산길을 오르면 시누대가 울창한 호성암(虎成庵)터에 닿는다(혼불문학관에서 30분 거리). 호성암은 한국전쟁 때 소실돼 흔적이 없고 넓은 터에 물맛 좋은 석간수가 목마른 중생들의 갈증을 풀어주고 있다. 거대한 암벽에는 고려 초의 작품으로 추정되는 원형이 잘 보존된 마애불상(전북문화재 제146호)이 새겨져 있는데, 4.5m의 활짝 핀 연꽃을 두 손으로 받들고 명상에 잠겨 있는 듯한 모습에서 평온함이 느껴진다.
남원 토요산악회(회장 최두갑) 일행을 만나 암자터의 우측으로 가면 시누대가 울창한 곳에 사람이 기거하던 움막 옆 사방이 툭 터진 곳에 자리한 앙증맞은 매화틀(화장실)이 웃음을 자아낸다. 울창한 소나무숲을 이루는 오름길에 전망대가 연이어 나타나고, 박영근 고문이 코바위로 명명한 멋진 바위를 지나면 주능선에 닿는다.

 

▲ 1. 노적봉 정상. / 2. 풍악산 정상.

 

 

모 산악회에서 밋밋한 능선의 고스락(513m)을 계관봉으로 표기했는데, 남원산경문화연구회(회장 이용만)는 그 남쪽의 병풍을 두른 듯한 암봉을 계관봉(565m)이라고 했다. 이왕이면 자연경관이 수려한 565봉을 정상으로 하되, 계관봉(鷄冠峯)보다는 우리 고유어인 닭벼슬봉으로 부르면 좋을 듯싶다.
어쩌면 남성의 심볼 또는 송이버섯 같기도 하고, 앙증맞은 고인돌 형상 같은 기묘하게 생긴 바위 두 개가 눈길을 잡는다. 조망을 즐기며 발길을 재촉하면 깎아지른 바위들이 솟아 있는 닭벼슬봉에 닿는다(혼불문학관에서 1시간10분 거리).


미끄러운 바윗길을 내려가던 조병우씨(전주시청)가 등산객들의 안전을 위해 행정기관에서 밧줄을 설치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뒤를 돌아보니 팔공산과 노적봉이 한눈에 잡힌다. 울창한 송림과 동계면 수정리와 사매면 서도리를 잇는 질마재를 지나 바윗길을 오르면 헬기장과 삼각점이 있는 노적봉(567.7m)이 버선발로 마중나온다(혼불문학관에서 2시간 거리). 그러나 이정표에 노적봉이란 표시가 없어 아쉽다.
이곳은 동쪽 남원시 사매면, 남쪽 대산면, 서쪽 순창군 동계면이 서로 머리를 맞대고 있다. 조망은 동쪽으로 용골산, 회문산, 무량산, 원통산이 한눈에 훑어진다. 남쪽에는 교룡산이 지척이고, 동쪽으로 눈을 돌리며 만행산이 살포시 고개를 내민다.


동계면 수정리와 대산면 길곡리를 잇는 갈림길이 쉬어가라고 발걸음을 잡는다. 대산 들녘을 내려다보며 아기자기한 암릉을 걷다보면 어느덧 신재다(혼불문학관에서 2시간40분 거리). 예전에 동계면 사람들이 남원장터를 오가던 제법 큰 고개다.
바윗길이 몹시 미끄러워 무심코 앞사람을 따라 동쪽으로 우회했다가 천길 암벽을 만나 양지바른 너럭바위에서 오찬을 느긋하게 즐기고 능선으로 후퇴했다.
전북산사랑회에서 설치한 이정표가 반겨주는 풍악산(600m)에 닿으면(혼불문학관에서 4시간 거리) 사방이 탁 트여 조망이 훌륭하다. 남쪽은 암봉으로 이루어진 문덕봉, 고리봉이 너울너울 춤을 추고, 무등산이 아스라하다. 동쪽은 교룡산이 지척이다.


신선한 공기가 코끝을 자극하는 송림에서 산림욕을 즐기노라면 서쪽 동계면 내령(2.4km), 대산면 운교리( 2.5km)의 하산길인 내령재를 만난다. 노적봉~풍악산 구간이 암릉길이라면 풍악산~응봉(매봉) 구간은 육산이라 좋다. 사람 얼굴을 닮은 바위를 지나면 가시덤불이 사납게 발길을 잡아챈다. 남으로 매봉(응봉)이 우뚝하게 선 수장재(동계 수장리와 대산면 신계리 연결)를 지나 양측 마을과 들녘을 내려다보며 송림을 걸으면 헬기장이 있는 매봉(579m)에 닿는다(풍악산에서 1시간 거리).


노란 솔가루가 뿌려진 비단길을 걸으면 서쪽 계산저수지, 동쪽 신계리 석산이 보이고, 작은 매봉에서 산줄기가 서쪽으로 꺾여 내린다. 벌목지대를 내려서면 남쪽으로 금풍저수지와 감동 마을이 다가온다. 곧이어 북쪽 동계면 상외령, 남쪽 대산면 감동 마을을 잇는 냉기재가 반긴다.
송림을 올라서면 밋밋한 능선에 삼각점(남원 302)이 외롭게 서 있는 423.4m봉에 닿는다(풍악산에서 2시간10분 거리). 불루마운틴 리본에 십자산이라고 표기됐다.


버섯채취 움막을 만나고 잘록이로 내려서면 잡목지대를 지나 묘 2기와 농경지가 있는 사리재다(풍악산에서 2시간40분 거리). 대강면 풍산리와 대산면 풍촌을 잇는 농로다. 잡목이 우거져 능선을 버리고 묘 오름길을 통해 능선을 가다가 앙칼진 가시덤불을 만나 양흥식 대장이 인중에 상처를 입었다.
임도를 따라가다 잘 꾸며진 연안김씨 묘소를 내려서면 대산면 풍촌과 대강면 풍산을 잇는 전치에 잡목이 무성하다. 문덕봉 고리봉의 암봉이 웅장하게 다가오며 초행자들을 비홍치로 착각하게 만든다. 그러나 가야할 길은 아직 멀다. 잡목숲을 올라서서 마지막 고스락에 서면 일락서산에 해는 지고 하산주 생각에 발걸음이 바쁘다.


동쪽으로 가면 대산면으로 빠지고, 곧바로 내려서면 비홍치 아래쪽으로 빠지는 가시밭길이므로, 오던 길을 10m쯤 되돌아 와서 남쪽으로 가면 비홍치에 닿는다(풍악산에서 3시간30분 거리). 이곳은 기러기가 나는 형국으로 순창과 남원을 잇는 24번 국도다.
전북산사랑회가 답사한 제3코스는 이렇다. 남원에서 24번 국도를 달리다 우측 대산면 소재지에서 좌측 냇가를 건너면 분저울 마을이다. 시멘트길을 10분쯤 달리면 서쪽에 풍악산이 보이는 오동 마을에 닿는다.


마을 앞에 주차하고 교회가 있는 송림으로 오르면 임도가 마중 나온다. 울창한 송림에 이어 급경사 바위길을 20분쯤 오르면 송이채취 움막이 있는 갈림길에 쓰레기가 많다. 다리쉼을 하고 15분쯤 오르면 기암괴석이 어우러진 풍악산이 눈앞을 가득 채운다. 10여 분 더 오르면 노적봉에서 뻗어오는 주능선에 닿는다.
북쪽으로 발걸음을 재촉하면 조망이 훌륭한 풍악산 정상이다. 하산은 노적봉이나 비홍치, 동계면 내령리(2,4km, 50분 소요) 코스가 있다. 대산면 신계리 마애불상을 답사하려면 40분쯤 원점회귀한 뒤, 임도에서 15분쯤 남쪽으로 가면 안내판이 달려 나온다. 서쪽 숲으로 200m쯤 오르면 마애불상이 산객을 맞는다. 이곳에서 주차장은 10분 거리고, 신촌은 30분이 걸린다.

 

산행길잡이


○제1코스 : 혼불문학관~(1km)~호성암~닭벼슬봉~(3km)~노적봉~신재~(2.8km)~풍악산~(2km)~매봉(응봉)~(2.5km)~423.4m봉(십자봉)~(3.2km)~비홍치 <14.6km, 7시간30분 소요>
○제2코스 : 신계리~(2.5km)~풍악산~(2.8km)~노적봉~(3km)~호성암~(1km)~혼불문학관 <9.3km, 4시간 소요>
○제3코스 : 신계리 오동 마을~임도~서릉~북릉~풍악산~서릉~임도~마애불상~임도~신촌 마을 <6km, 3시간20분 소요>
○제4코스 : 신계리 오동 마을~임도~서릉~동능~풍악산~서릉~동계면 내령 마을 <4.9km, 2시간40분 소요>


교통


드라이브코스  호남고속도로 전주 나들목~전주(17번 국도)~사매~서도역~혼불문학관 / 17번 국도~남원~24번 국도로 대산면 신계리~오동 / 남원~대산면소재지~24번 국도~비홍치~동계면 내령리 / 88고속도로 남원 나들목~17번 국도~사매면~서도~혼불문학관 / 남원~24번 국도~대산면~분저울~오동 / 전주~17번 국도~오수~719번 지방도~동계~내령
전주~남원 직행버스 수시 운행.
남원→노봉리 시내버스 1일 4회 운행(8:35, 11:40, 15:50, 17:00). *남원택시 이용(12,000원, 011-682-7353).
남원~대산면 시내버스 1일 16회 운행.
남원~비홍치 시내버스 1일 23회 운행(동계 10회, 대강면 13회).
전주~오수(직행 수시 운행)~동계(직행 5회, 군내버스 20회)~내령 1일 4회 운행.
남원시내버스 전화 633-1001, 동계 정류소 652-4063.


맛집


남원 추어탕과 숙회는 다른 음식에서 보기 드문 비타민A를 다량 함유한 건강식으로 노인, 허약한 체질, 임산부에게 좋다. 전국의 식도락가들에게 인기가 많고 고향의 풍미와 멋을 함께 즐길 수 있다.
남원시 천거동을 중심으로 추어탕 거리가 형성되어 있다. 새집(대표 서정심·625-2443), 서린식당(대표 박영철·625-4392), 합리추어탕(대표 이정숙·633-788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