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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

[주말산행코스] 호서의 산-백화산

by 白馬 2007. 4. 13.
      [주말산행코스] 호서의 산-백화산
 
874m·충북 영동-경북 상주
        하늘에 떠가는 배 주행봉…주봉은 포성봉
▲ 쌀개봉 동봉의 대암릉.

추풍령에서 황간으로 내려가며 1시 방향의 하늘을 보면 커다란 배가 하늘을 떠가는 모양이 산을 볼 수 있다. 이 하늘을 떠가는 배 모양의 백화산 주행봉(舟行峰)이다. 우리나라 대부분의 산줄기 흐름과는 달리 동쪽의 포성봉(933m)과 서쪽의 주행봉(874m)으로 이루어진 이 줄기는 북동에서 남서로 뻗쳐있어 작지만 하나의 산맥으로 대접하여 백화산맥이라 부르기도 한다.
백화산맥의 이 특이한 흐름으로 머리가 거꾸로 된 산이라 해서 두역산(頭逆山)이라 부르기도 했다. 또 옛 이름이 두역인데 그 이름이 점잖지 못하여 백화산으로 고쳤다는 기록도 있다 한다. 


신증동국여지승람과 모든 기록에 백화산으로 되어 있고, 상주쪽에서는 한성봉이라 부르기도 한다. 포성봉이라 부르는 유래는 알 수 없으나 주행봉을 현지 주민들은 쌀개봉이라 부른다. 주행봉의 머리를 이루는 바위봉우리 두 개가 옛날 디딜방아의 쌀개처럼 되어 있기 때문이다.
주행봉과 포성봉은 백화산의 쌍벽을 이루는 봉우리로, 기암괴봉과 숲이 아름답다. 특히 주행봉은 쌀개 모양의 등성이 일대와 고스락에서 포성봉쪽 잘록이까지 온통 날카로운 바위로 되어 있고, 기암괴봉과 낭떠러지 등으로 이루어져 있어 경관이 좋다.
또 이 백화산 줄기와 남쪽으로 마주보고 있는 매우 뾰족하고 우뚝한 지장산(약 670m) 사이에 깊고 좁은 협곡이 있다. 이 협곡을 흐르는 냇물이 석천이다. 충북(영동)과 경북(상주) 경계를 이루는 석천의 반야사 위쪽(상류) 일대는 냇물 양쪽이 천길 바위벼랑을 이루고 있다. 이 일대는 굽이굽이 벼루를 이루고 있는 곳이 많아 그야말로 별천지다.

냇가 양쪽이 높은 벼루를 이루고 있기 때문에 사람이 다닐 수 없는 곳이다. 상주쪽 옛 기록인 상산지에 백화산과 석천을 다음과 같이 잘 묘사하고 있다.
‘백화산은 중모현 서쪽에 있으니 상주에서 77리다. 기괴한 봉우리들이 우뚝 솟아 절경을 이루어 형용키 어려우며 산 아래 큰 내가 굽이돌아 남쪽으로 사담에 이르니 넓어지면 담동(潭洞·못과 굴)이 되고 흩어지면 필련(匹鍊·폭포)과 같으며, 계곡 양쪽은 절벽을 이루었고 절벽 사이에는 층층이 노송과 기이한 꽃들이 피어 일대 장관이다.’
석천을 따라 명승 유적도 많다. 석천 상류라 할 수 있는 수봉리(상주 모동면)에는 명재상 황희 정승의 영정과 6명의 위패를 모신 옥동서원이 있고, 옥동서원의 뒤 옥봉 아래에는 백옥정도 있다.


▲ 1. 쌀개봉 서봉에서 내려서고 있다. / 2. 반야사와 500년 된 배롱나무.

또 고려 유신 임천석(林千石)이 두 임금을 섬기지 않는다며 자살했다는 임천석대, 상주 황령사의 스님 홍지사가 몽고군의 장수 차라대의 병졸들을 무찔렀다는 저승골, 몽고 장병들이 통곡하며 넘었다는 방성재가 있다,
그밖에도 부처골, 물탕골, 명경대, 사담, 병풍석대, 난가대, 옥류대, 수월대, 부처굴, 점터강변, 산택정터, 세심대가 있고, 황간땅에 들어와서 반야사, 만경대, 영천이 있다. 특히 반야사에서 내를 따라 거슬러 모퉁이를 돌아가면 볼 수 있는 만경대와 영천은 조선조 세조의 이야기가 전해져 오는 명소다.
만경대는 강쪽으로 수십 길 벼루를 이루고 있는 곳으로 경관이 뛰어나 만경대라는 이름까지 얻은 곳이다. 만경대 아래 유명한 영천이 있다. 전해져 오는 이야기에 의하면 세조를 안내한 문수동자와 사자상을 새긴 목각이 반야사에 있었으나 지금은 없으며 반야사의 현판도 세조가 썼다 하나 사실인지는 알 수 없다.
반야사에서 건너다보이는 수월대는 석천쪽으로 까마득한 벼루를 이루고 있어 그 또한 장관이다. 옛 선비들이 풍류를 즐긴 한천팔경은 서쪽 백화산맥이 잦아드는 원촌리 냇가 명소로 월류봉을 비롯하여 냉천정, 사군봉, 산양벽, 화현각, 법존암, 청학굴, 용연대가 된다.


몇 해 전만 해도 주행봉 산행은 매우 어려웠다. 주행봉은 석천쪽에서 올라야 하는데 석천을 건널 다리가 없었기 때문에 백화산 산행이 어려웠던 것이다. 겨울은 물론 여름에도 비가 조금만 내리면 석천을 건널 수 없었다.
그러나 이제는 영동쪽에서 주행봉 자락에 산림욕장을 만들고 산림욕장 들머리에 훌륭한 반야교를 놓았을 뿐만 아니라 석천을 따라 황간 나들목까지 새로 도로가 생겨 황간에서 반야사까지 10여 분이면 갈 수 있게 되었다.  그밖에 정자 등 여러 가지 시설도 마련해 놓았고, 산길도 다듬어 놓아 산행이 좋게 됐다.

 

반야교에서 원점회귀한 주행봉 산행


설을 쇠고나자 대전의 한별산악회(회장 이재선)가 주행봉 산행에 나섰다. 반야교 앞 길가 주차장에서 산행을 시작한 일행은 반야교를 건너서 왼편으로 임도에 들어섰다. 길은 체력단련장을 지나 제2주차장에서 산길로 들어선다.
산길은 돌계단으로 잘 다듬어져 있다. 위로만 올라채던 길은 돌계단이 끝나는 곳에서 마른 개울을 왼편으로 건너 비탈로 들어선다. 비탈길은 S자를 만들어가며 산등으로 오른다.


산등성이 길이 시작되는 곳은 꽤 넓고 남쪽으로 터져있어 조망이 좋다. 발 아래 석천은 물론 건너 유난히 뾰족한 지장봉과 백화산 포성봉, 그리고 멀리 황악산 민주지산 덕유산 등이 조망된다. 등성이 길은 백화산의 큰 등성이까지 곧추 올라간다.
주행봉 산행은 여기서부터 좋다. 주능선에 올라선 다음 주행봉 고스락쪽으로 조금만 가면 양편으로 깎아지른 벼랑을 가진 바위등성이가 시작된다. 이 바위등성이들이 칼날처럼 되어있어 아슬아슬하다. 더위잡는 것은 물론 손발을 다 써야하고 밀고 당겨야 오를 수 있는 곳이다. 힘은 들지만 조망도 좋고 재미도 있다.
특히 쌀개를 이루는 머리 부분의 서봉과 동봉 두 바위봉우리를 내려섰다가 오르려면 매우 어렵고 까다로우며 조금은 위태롭기도 하다. 그러나 오르내리는 산행의 재미는 좋다.


▲ 1. 쌀개봉 서봉에서 내려서는 밧줄 구간. / 2. 쌀개봉 정상부 암벽에 붙은 인간 개미들.

주행봉 고스락에 오르는 데 2시간 남짓 걸렸다. 고스락에 서면 마치 돛대 위에 올라선 것 같다. 동서로 깎아지른 낭떠러지다. 묘 한 자리가 자리 잡고 있으며 손바닥만한 잔디밭에 까만 고스락 표석도 있다. 날씨는 춥고 바람까지 부는데다 조망도 좋지 않아 김밥으로 점심을 때우자 바로 하산을 서둘렀다.
서쪽(솔티쪽)에서 올라온 길은 한 가닥이지만 고스락에서 시작되는 동쪽 포성봉 방면의 길은 두 갈래다. 고스락에서 10여m 내려서면 길이 양쪽으로 갈라진다. 오른편 길은 석천쪽으로 뻗은 작은 산줄기를 타고 반야교로 곧장 내려가는 길이고, 왼편 길은 주능선을 타고 포성봉쪽으로 나아가는 등성이 길이다.
사실은 포성봉쪽으로 잘록이까지 바위등성이 길이 칼날 같고 바위벼랑을 이루고 있는 곳이 많아 산행의 맛이 좋다. 이 포성봉쪽 길은 잘록이에 내려서기 전에 석천쪽으로 내려가는 길이 또 한 가닥 있다.


주행봉 산행을 더 길게 하고 바위등성이 길의 재미를 즐기려면 주행봉 고스락에서 왼편 길로 들어서서 바위등성이를 거쳐 포성봉과 사이에 있는 잘록이로 내려서면 된다.
일행은 대부분 포성봉쪽 길로 들어섰으나 우리 몇 사람은 바로 오른편 길을 골라잡아 가파른 하산길로 들어섰다. 도중에 오똑하게 내민 바위턱이 더러 있어서 석천을 내려다볼 수 있지만 대부분의 길이 숲속의 가파른 길이어서 별다른 점이 없다.


고스락에서 반야교로 내려서는 데 1시간30분쯤 걸렸다. 오를 때는 반야교의 서쪽 길로 시작했는데 내려올 때는 반야교의 동쪽 20여m 되는 곳으로 내려섰다.  
하산 뒤 우리는 반야사에 들러 석천을 따라 산모퉁이를 돌아서 경관이 좋은 만경대와 높다랗게 만경대 위에 지은 문수전에도 올라가 보았다.

 

산행길잡이


황간(영동)쪽에서 백화산 산행을 하려면 주행봉이든 포성봉이든 또는 두 봉우리를 모두 오르던 석천을 건너는 오직 하나의 다리인 반야교에서 시작하여 반야교에서 끝낼 수밖에 없다.
주행봉만 오르려 할 때 길은 네 갈래가 있다. ①반야교 서쪽 길(산림욕장 서쪽 길), ②반야교에서 바로 고스락으로 오르는 길, ③반야교에서 주행봉 오른편 등성이 중간으로 오르는 길, ④반야교에서 주행봉과 포성봉 사이 골짜기를 타고 잘록이로 오르는 길.
올라가든 내려가든 1번 길은 반드시 거쳐야 할 길이며, 나머지 2번, 3번, 4번 길은 계획에 따라 고르면 된다. 2번 하산길보다 3번 하산길은 약 30분, 4번 하산길은 약 1시간 정도 더 걸리는 것으로 보면 된다.
반야교~삼림욕장·체력단련장~돌계단 끝~등성이 길~큰 등성이~서봉~주봉(파묘 자리)~반야교 <약 3시간40분 소요>       


교통

철도, 고속도로, 또는 국도를 통하여 황간(영동)으로 가면 된다. 황간 나들목 들머리에서 백화산 아래 석천변의 반야교까지 좋은 길이 뚫려 있다.
시내버스는 황간에서 화령쪽으로 가는 버스가 반야사를 거친다. 황간에서 6회(07:30, 08:30, 11:30, 14:00, 16:10, 17:40) 떠나고, 반야사에서 황간으로 들어가는 버스는 5회(09:15, 10:25, 12:45, 17:45, 19:25) 있다.


명찰

반야사

경관이 뛰어난 석천 변의 수월대 근처에 있는 절로 서기 720년(신라 성덕왕 19년) 의상대사의 10대 제자 가운데 한 사람인 상원 스님이 창건한 절이다. 근처에 문수보살이 상주한다 하여 문수보살의 반야를 뜻하는 반야사라 했다 한다.
보물인 3층석탑과 500년 수령의 배롱나무가 유명하다. 세조가 속리산 복천암에서 법회를 마친 뒤 이곳에 들러 9일 동안 머물렀다 한다. 세조가 대웅전에 참배할 때 문수동자가 나타나 세조를 절 위쪽의 아름다운 만경대 아래 영천으로 인도하여 목욕을 하도록 해서 세조의 피부병을 낫게 했다는 전설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