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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

[축제 따라 가는 산행] 변산 낙조대

by 白馬 2007. 4. 9.
      [축제 따라 가는 산행] 변산 낙조대
 
‘서해의 진주’를 품에 안고 간다
        남여치~월명암~직소폭~내소사 코스 5시간 소요
▲ 변산 낙조대에서 내려다본 조망. 이곳은 서해안 3대 일몰 감상지 중 하나로 꼽히는 곳이지만 현재는 등산객들의 출입을 막고 있다.

“글쎄요, 최소한 내소사, 월명암 낙조대, 그리고 직소폭포도 빼놓을 수 없지요.”
산절승 해절승으로 불리는 변산(508.6m)에 구조대를 조직한 산악인 진재창씨는 변산 산행에서 빼놓지 않고 봐야 될 것으로 이렇게 세 가지를 꼽았다. 이들을 모두 둘러볼 수 있는 코스는 바로 남여치~내소사 코스다.

변산의 경치를 한눈에 조망하고, 바다와 호수, 그리고 내변산과 외변산의 경치를 모두 둘러볼 수 있는 이 코스는 내외변산의 핵심 명소를 보는 옛 절길이기도 하다. 변산을 찾는 등산객 중 거의 절반이 넘는 숫자가 이 코스로 오른 뒤 내소사로 내려선다.
단점이라면 원점회귀산행이 어려워 승용차를 이용할 경우 내소사 앞에서 택시를 이용해 다시 남여치로 가야한다는 점이다.



남여치에서 시작하는 산행


우리는 남여치로 갔다. 고갯마루 입구엔 차를 몇 대 댈 수 있는 공간이 있다. 매표소는 굳게 닫혀 있었다. 여느 때 같으면 1,600원이라는 입장료를 받고 있었을 테지만, 올해부터 국립공원 입장료가 없어졌기 때문인지 직원이 나와 있지 않았다. 기상악화시에만 통제할 직원들이 나와서 지킨다고 한다.

통제소로 변한 매표소 건물을 지나자마자 바로 숲길이 펼쳐진다. 이내 작은 개울 하나를 건너자 오르막이 시작된다. 길가엔 굴참나무, 소사나무, 진달래나무, 졸참나무 등등 팻말이 매달려 있다. 어른들은 물론 아이들 공부에도 제법 도움이 되겠다. 날은 겨울답지 않게 무척 따사로워 꽃만 피어난다면 봄날이 따로 없겠다.
산길은 약간 경사가 있었으나 초등학생 정도라면 혼자서도 무난히 오를 수 있을 정도. 얼마쯤 오르다 뒤돌아보니 북서쪽으로 변산면 소재지가 내려다보인다. 그 너머로는 푸른 바다가 펼쳐져 있다. 그러나 나뭇가지 때문에 전체적인 전망은 그리 빼어나지 못하다.


▲ 1. 월명암에서 봉래구곡으로 내려서는 산길. 가파르지만 조망이 아주 좋다. / 2. 봉래구곡으로 내려서는 등산객들. 멀리 직소보가 살짝 보인다. / 3. 쌍선봉에서 바라본 월명암. 예전엔 아담한 암자였으나 최근 불사로 규모가 제법 커졌다.

30분쯤 땀을 흘렸을까. 산길이 평탄해지면서 관음약수터가 나온다. 물은 한 방울씩 ?방?방 떨어져 수량이 많지 않다. 약수터를 지나 몇 분 오르니 능선이다. 곧장 가는 큰 길은 월명암으로 들어서는 길이고, 왼쪽은 쌍선암, 오른쪽은 낙조대로 가는 길이다. 아쉽게도 낙조대 가는 길은 출입금지 팻말이 붙어있다. 생태계를 보호하기 때문이라고 하지만, 아마도 등산객들의 함성 때문에 절에서 막아놓은 것 같았다.



최근 불사로 규모 커진 월명암
 
내리막길로 들어서서 수량 많은 작은 개울을 건너 대숲을 왼쪽에 끼고 들어서면 월명암(月明庵)이 반긴다. 낙조대 북쪽에 자리 잡은 월명암은 변산 조망이 아주 빼어난 암자다. 대둔산 태고사, 백암산 운문암과 더불어 호남의 3대 영지라 전한다. 예전엔 당우 하나만 소박하게 자리를 지키고 있었으나 최근 불사를 일으키면서 대웅전과 몇 개의 전각이 들어섰다. 규모는 커졌으나 품격은 예전에 비해 많이 떨어진 듯하다.
월명암은 692년(신라 신문왕 12) 부설거사(浮雪居士)가 창건했다. 그 뒤 임진왜란 때 불타 없어진 것을 진묵대사(震默大師)가 중건했다. 한말엔 의병들이 월명암을 근거지로 삼아 일본군과 싸웠는데, 이 바람에 1908년엔 다시 잿더미가 됐다.


월명암을 창건한 부설의 행적은 ‘부설전’이란 고소설에 상세하게 전한다. 경주 태생인 부설은 법우(法友)인 영조·영희와 함께 구도의 길을 떠나 변산(능가산)에 들어가 묘적암을 세우고 수도에 몰두했다. 나중에 이들은 문수보살을 친견하기 위해 오대산으로 길을 떠나는데, 부설원(정읍군 칠보면)에 이르렀을 때 부설은 삼생연분(三生緣分)이 있는 묘화를 만나게 된다. 두 사람은 반드시 부부가 돼야 할 운명이었다.
환속한 부설거사는 아들 등운(登雲)과 딸 월명(月明)을 두었고, 말년에 변산에 등운암(登雲庵)과 월명암(月明庵)이란 두 암자를 지어 아들딸에게 맡겼다. 세속적으로 보면, 부설과 묘화는 속인일 뿐이다. 하지만 이들은 평생 수도에 정진해 도력이 출중했다. 부설거사보다 한 수 낮았다는 묘화만 해도 환한 대낮에 조화를 부려 비나 눈을 내리게 할 정도였다고 한다.

 

▲ 1. 직소폭포 탐승 코스로 변산을 찾은 연인이 직소보를 감상하고 있다. / 2. 직소폭포 전망대. 오른쪽 멀리 직소폭포 물줄기가 보인다. / 3. 직소폭포는 변산의 상징이라 할 만큼 오래 전부터 사랑을 받아온 명승지다.
직소폭포 물소리에 마음이 상쾌해져

월명암을 지나 평평한 길을 5분쯤 걸어가면 ‘직소폭포 2.5km'를 알리는 이정표가 서있는 삼거리. 직소폭포 가는 왼쪽 길은 널찍한데, 낙조대에서 내려오는 오른쪽 길은 좁은데다가 역시 입산금지 팻말이 붙어있다. 직소폭포 방향으로 걷다가 완만한 산길을 얼마쯤 지나니 시야가 트이며 변산 일대의 산군이 한눈에 들어온다. 관음봉과 세봉, 선인봉으로 둘러싸인 능선에 산중 호수인 직소보가 눈길을 끈다.

내리막길은 바윗길이다. 바위 양쪽으론 가파른 낭떠러지만 바위가 널찍해 위험하지는 않다. 아이들도 손을 붙잡고 걸으면 큰 위험은 없을 정도였다. 산길을 내려서며 눈앞으로 펼쳐지는 조망에 계속 감탄한다. 변산반도를 일컬어 산과 바다가 어울린 경치가 빼어나 산해절승(山海絶勝)이라 한다. 변산반도 드라이브만 하다 보면 ‘산절승’이란 말이 조금은 과장처럼 느껴지겠지만, 이곳에 서게 되면 그 말에 동의하지 않을 수 없다. 특히 이 구간은 감탄이 절로 나오는 절경인 것이다.

호수 아래 삼거리에서 직소폭포로 가기 위해 오른쪽 호숫가 길을 따르다 선녀탕을 구경하고 경사진 짧은 산길을 넘어서면 물줄기를 퍼붓는 직소폭포 조망대에 닿는다. 직소폭포에서 쏟아져 내려온 이 물줄기는 봉래구곡을 지나 부안호를 거쳐 바다로 간다. 폭포는 조형미가 빼어나지만 아무래도 수량이 적으면 멋이 그다지 없는데, 며칠 전 봄을 재촉하는 비가 내린 덕인지 수량이 제법 넉넉하다.

폭포 오른쪽 산길을 따라 직소폭포를 넘어서니 거짓말처럼 길은 널찍하고 평탄하다. 누가 가파른 암벽이 빚어낸 폭포 너머에 이토록 평탄한 땅이 있으리라 생각할 수 있겠는가. 콧노래 절로 나오고 만나는 사람마다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인사를 주고받으며 따사로운 날씨를 한껏 즐긴다.


계곡 최상류의 물길을 건너 얼마쯤 오르면 재백이재 삼거리다. 여기서 곧장 가면 원암 마을로 내려서고, 왼쪽 능선길을 따르면 관음봉으로 이어진다. 우리는 왼쪽 길을 선택했다. 바위턱을 지나자 곰소만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조망이 아주 좋다. 아이들을 데리고 원암 마을쪽에서 올라온 등산객들의 입에서 감탄사가 연이어 터져나온다.
드디어 관음봉 삼거리. 오른쪽 길은 내소사로 직접 가는 길이고, 왼쪽 길은 관음봉과 세봉을 거쳐 한 바퀴 도는 길로서 짧은 시간에 내변산 산세를 만끽할 수 있는 코스다. 우리는 여기서 잠시 갈등한다. 관음봉이 자꾸 손을 잡아끌었지만, 우리는 내소사쪽으로 내려서기로 한다. 2시간 정도만 더 투자하면 완벽히 한 바퀴 도는 셈이지만, 해 떨어지기 전에 내소사를 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내소사로 내려서는 산길은 암봉으로 되어있어 전망이 아주 좋다. 특히 한눈에 들어오는 내소사 전경이 일품이다. 이렇게 내소사를 내려다보며 쉬엄쉬엄 내려서니 문득 넓은 공터가 나타나고, 그 뒤로는 유명한 전나무숲이 우리를 맞아준다. 이젠 내소사에 들러 절집을 살펴보는 일만 남았다. 우리는 전나무 숲길을 지나 내소사로 들어섰다.


▲ 1. 관음봉에서 내려서다 바라본 내소사. 멀리에서도 천년고찰의 품격이 느껴지는 듯하다. / 2. 관음봉을 등지고 자리잡은 내소사는 변산반도의 정신을 지켜온 절집이다.

변산온천


산행 후 피로 풀기 좋은 온천
 
변산반도 북쪽 해안가에 자리한 변산온천은 지하 600m에서 나오는 유황온천으로 중탄산나트륨이 다량 함유된 알칼리성 온천수로 피로회복, 신경통, 당뇨병, 부인병, 고혈압 등의 질병에 효과가 있다고 한다.
온천에서 해창천을 2km쯤 거슬러 오르면 변산반도의 식수원인 부안호의 호수 풍광도 감상할 수 있다. 부안 읍내를 지나면서 20km쯤 가다 해창교를 지나면 왼쪽으로 부안댐으로 들어가는 갈림길이 나온다. 좌회전해 조금만 들어가면 변산온천이 보인다.
목욕료 대인 4,500원, 소인 3,000원. 변산온천리조텔 063-582-5390.


산행길잡이

변산 최고봉 의상봉(508.6m)은 군시설물 보호를 위해 접근이 금지돼 있다. 내변산은 가운데 위치한 부안호 남쪽 일원에 한해 산행이 허용된다. 사자동 매표소~직소폭 코스는 산행이라기보다는 짧은 시간에 변산을 감상하거나 노약자에게 적당한 탐승로다. 왕복 2시간이 걸린다.
본격 산행이라면 남여치~내소사 코스가 가장 일반적이다. 736번 지방도의 남여치에서 쌍선봉에 올라선 다음 월명암(낙조대)을 거쳐 직소폭포를 보고 관음봉 삼거리에서 내소사로 이어지는 산길은 내외 변산의 핵심 명소를 거치는 옛 절길이다. 약 5시간 소요.
내소사쪽에서 역방향으로  내소사 입구(원암 마을) 원암재~직소폭~쌍선봉~지서리로 이어지는 변산반도를 남북으로 꿰는 코스로 산행할 수도 있다. 그러나 원점회귀산행이 아니라 승용차를 가져갔을 경우 다시 남여치로 돌아가야 한다는 단점이 있다.
원점회귀산행은 내소사 기점 관음봉 코스가 가장 인기 있다. 이 코스는 짧은 시간에 내변산의 산세를 만끽할 수 있다. 내소사 전나무 숲길~관음봉 삼거리~관음봉~세봉~일주문 코스가 3시간 소요.
공원 입장료는 올해부터 받지 않고 문화재관람료만 받는다. 내소사 지구는 문화재 관람료 어른 1,600원, 청소년 700원, 어린이 400원. 주차료는 내소사 지역 최초 1시간 1,000원. 이후 10분당 200원씩 추가. 격포 지역은 1일 4,000원. 변산 국립공원 본소 063-582-7808, 내소사 분소 063-583-2443.



숙식(지역번호 063)


내소사 입구엔 옛 돌담이 잘 보존돼 있어 정겨운 입암 마을이 있다. 10여 집이 민박을 친다. 정든민박(582-7574)은 분위기가 아기자기하다. 마당에서 모닥불을 땔 수 있으며, 땔감도 제공한다. 숙박료는 30,000원 내외. 주차장 바로 옆 마당바위민박(582-7582)도 분위기가 아늑하다. 모텔여정(583-5767)도 있다. 30,000~50,000원.
내소사 입구에 초원식당(581-1077), 전주식당(584-9090) 등 음식점이 여럿 있다. 청국장 등 찌개백반류가 대개 5,000원 선. 주말엔 아침식사도 가능하다.



교통


드라이브 코스 부안→30번 국도→변산면 소재지→736번 지방도→남여치 <30~40분 소요> / 서해안고속도로 줄포 나들목→30번 국도→내소사 <20분 소요>
부안→내소사 시외버스정류장에서 약 30분 간격(6:40~20:30) 운행. 50분 소요, 요금 2,900원. 시외버스정류장 063-583-2624.
부안→사자동(내변산·직소폭) 시외버스정류장에서 매일 8회(06:30, 08:15, 10:05, 12:10, 14:10, 16:10, 18:05, 19:45) 운행. 40분 소요, 요금 2,700원.
부안→남여치 시외버스정류장에서 수시(06:25~21:30) 운행하는 격포행 직행버스 이용해 변산면 소재지(지서리) 하차. 약 30분 소요. 요금 2,340원. 면소재지에서 남여치까지 도보 40분 소요, 택시료 3,000원. 남여치~내소사 택시료는 17,000원. 변산 개인택시 063-582-7132, 곰소 개인택시 063-582-768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