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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

[주말산행코스] 호서의 산-백암산

by 白馬 2007. 4. 6.
      [주말산행코스] 호서의 산-백암산
654m·충남 금산
        한국전쟁 당시 금남정맥 최대 격전지
▲ 백암산 주능선의 암릉지대.

충남의 금산과 진산으로 통하는 635번 지방도가 금산군 남이면 역평리에서 건천리로 넘어간다. 역평리와 건천리 사이 고개가 금남정맥이 지나는 곳으로 배티재라 부른다. 옛날에는 이 근처를 깊은 산중으로 여기던 곳이다. 이 배티재 고갯마루에 육백고지 참전공적비, 육백고지 전승탑이 있고, 충혼탑(忠魂塔)도 있다.
해발 654m의 백암산을 한국전쟁 당시에는 작전지역 약칭으로 ‘육백고지’라 불렀다. 덕유산 운장산 등 크고 높은 산으로 이어진 이 금남정맥은 빨치산의 이동통로였고, 그 중에서 여기는 식량 등을 약탈해가는 빨치산 부대의 기지이자 요새였다. 그래서 빨치산을 토벌하려는 군경과 빨치산 사이에 여러 달 동안 치열한 전투가 벌어졌었다.
이 처참한 싸움에서 군인·경찰·민간인 276명이 전사했고, 빨치산 2,287명이 죽었으며, 1,025명이 생포됐다. 이 하나의 산에서 2,500여 명이 전사했다는 것은 육백고지 전투가 얼마나 치열하고 처참했는가를 말해주고 있다.

백암산을 처음 오르는 사람들은 백암산의 아름다운 경관을 보고 이토록 좋은 산을 미처 몰랐던 사실에 놀란다. 여러 경관 가운데 매부리봉은 다른 산에서 볼 수 없는 장관을 이루고 있다. 북편의 서암산에서 보면 매부리봉의 날카로운 바위가 마치 매의 부리처럼 서쪽 하늘로 내밀고 있어 신기하다. 매의 부리가 공중에 떠있고 그 아래는 천길 낭떠러지다.
매부리봉 외에도 주능선 일대의 바위등성이는 주로 서쪽 휴양림 골짜기쪽으로 천길 낭떠러지를 이루며 노송과 어우러져 한 폭의 그림 같다. 또 주봉의 동북편 아래 골짜기 높은 곳에 ‘큰굴’이라는 바위굴이 있어 구경거리가 되고 있다. 1950년 한국전쟁 때에 빨치산의 본부가 있었던 곳으로 많은 사람들을 인민재판 형식으로 처단한 참상의 현장이다.


입을 크게 벌리고 있는 굴의 넓이가 20여 평에 이르고, 비가 내린 뒤면 굴 위에서 굴 앞으로 흘러내리는 물줄기가 구슬을 엮어서 쳐놓은 주렴처럼 보여 신기하다.
이 산줄기의 남쪽에도 큰 바위봉우리가 있다. 이 바위봉우리를 북쪽에서 보면 평범한 둥근 봉우리지만 남면은 높다란 바위벼랑을 이루고 있다. 이 거대한 바위벼랑에 푸른 소나무가 자라고 있어 경관이 좋다.
이 높은 바위벼랑이 아침나절 햇빛을 받으면 하얗게 빛나기 때문에 백암산(白岩山)이란 이름을 얻었고, 이 바위봉 바로 아래의 흰바위(백암리)라는 마을도 여기서 이름을 얻은 것이다.
백암산은 서쪽 선야봉과 사이에 금산군에서 경영하는 남이 자연휴양림이 있다. 계곡의 물이 맑고 쉰길폭포 등이 있으며, 여러 시설이 좋고, 휴양림 양편의 선야봉과 백암산 산행도 쉽게 할 수 있기 때문에 여름이면 많은 사람들이 몰려든다.


백암산에는 옛 성터도 있다. 전적비가 세워져 있는 해발 500m의 배티재 고갯마루 남쪽에 작은 봉우리 하나가 있고, 그 봉우리에 백제 땅을 지키던 테뫼식 백령성터가 있다(도기념물 제83호). 이 백령(栢嶺)은 고산자 김정호의 청구도(1834)에는 백자령으로 되어 있고, 1861년에 쓴 대동여지도에는 탄현으로 되어있다 한다.



승전탑에서 백암 마을로 산행    


백암산 산행은 육백고지 승전탑과 충혼비가 있는 고갯마루의 광장에서 시작하는 것이 좋다. 주차장이 넓고 정자와 차를 파는 작은 매점이 있다. 지난 1월 중순 대전의 오르뫼산악회 회원들로 아구 요리 전문 식당을 경영하는 최장환-박영옥씨 부부, 박정숙씨, 김미영씨, 김은숙씨 등 7명이 산행에 나섰다. 


▲ 1 백령성터. 옛날 백제-신라의 경계다. / 2 큰굴. 굴 위에서 떨어진 물이 굴 앞에서 말뚝처럼 솟아 얼었다. / 3 배티재의 육백고지 전승탑. 산행기점이다.
승전탑 뒤 언덕으로 올라가면 한 그루의 보기 좋은 소나무 아래 백령성터 표석이 있다. 복원공사 중인 이 백령성 사이로 내려가면 길은 헬기장을 거쳐 잘록이로 내려섰다가 큰 등성이로 오르는 산길로 이어진다. 한 바탕 가파른 길을 올라가면 백암산 줄기에서 뻗친 산등을 타고 오르는 바윗길이 제법 좋다. 봄에는 이 바윗길에 많은 진달래꽃이 피어 아름답다.

승전탑에서 45분이면 서암산 옆 주능선에 올라선다. 서암산은 백암산 줄기 북쪽 봉우리로 4~5분이면 다녀올 수 있다. 주능선에 올라서면서부터 백암산 산행은 즐거워진다. 날카롭기는 하지만 길은 거의 평평하다. 어려운 곳도 더러 있다. 어떤 곳은 바위로 된 봉우리와 벼랑을 돌고 기어오르며 극터듬기도 한다. 밧줄이 매인 곳도 있다.
이 일대의 바위등성이에는 낙락장송이 많아 경관이 매우 아름답고, 산행은 아기자기하다. 양옆은 깎아지른 바위벼랑이다. 백암산 제일의 명소는 매부리봉 일대라 할 수 있다. 매부리봉 위에 서면 마치 하늘을 날고 있는 느낌이 든다.

 

▲ 1 매바위봉. 매의 부리처럼 정상부가 튀어나와 있다. / 2 정상에서 본 금산 쪽 조망. / 3 산이름과 마을 이름의 유래가 된 흰바위(백암).
 

매부리봉을 지나서도 노송과 어우러진 깎아지른 벼랑 위 바위등성이는 한동안 이어진다. 상봉에 가까워질수록 등성이에 바위가 적어지고 나무가 많아진다. 헬기장에 오르기 직전 큰굴로 내려가는 길이 왼편에 있다. 우리는 큰굴로 내려가 빨치산 본부였으며 인민재판의 현장이었던 굴을 둘러보았다.
여기에서 신기한 얼음 말뚝을 보게 된 것은 전혀 우연이었다. 석회동굴의 석순처럼 굴 천장에서 떨어지는 물방울이 얼어 올라와 마치 영롱한 수정말뚝처럼 보였다. 이 수정 말뚝이 굴 바닥에 돋아나 있어 신기했던 것이다.


큰굴에서 조금 내려가면 임도가 있고, 임도를 따라가면 배티재 아래 역평 마을로 내려 갈 수 있다. 우리는 내려왔던 길로 다시 등성이로 올라갔다. 큰굴을 구경하고 다시 등성이로 올라오는 데 30분이 걸렸다.
산길은 헬기장을 거쳐 상봉에 오른다. 우리는 상봉에서 즐거운 점심시간을 가졌다. 상봉은 별다른 특색은 없으나 조망이 좋다. 상봉에서 남쪽으로 조금만 더 바위벼랑길을 내려가면 거대한 바위벽 옆을 지나게 된다. 이 바위벽은 아침나절 햇살을 받으면 하얗게 빛나기 때문에 백암산이란 이름을 얻게 된 바로 흰바위(백암)다.


이 흰바위봉 위에 서면 바로 발아래에 흰바위(백암) 마을이 보이지만, 이 흰바위의 한 단 아래 작은 바위봉우리에서 흰바위를 건너다보고 올려다보는 멋이 더욱 좋다.
흰바위봉에서 조금만 내려서면 헬기장이 있고, 이어 사거리인 흰바위고개에 이른다. 왼편(동쪽)으로 내려가면 흰바위 마을에 이르게 되고, 오른편(서쪽)으로 내려가면 남이 자연휴양림으로 가게 된다. 그대로 금남정맥의 등성이를 따라 가면 입석 마을 옆을 지나 진안 땅으로 들어서고, 운장산까지 가게 된다.
흰바위고개에서 흰바위 마을까지 하산은 채 20분이 걸리지 않는다. 개울가의 흰바위 마을은 농가가 불과 7~8호인 작은 산골 마을이다. 배티재에 육백고지 전승비가 세워지기 전에 이 마을에 처음 세웠던 작은 오석의 육백고지 전적비가 마을 들머리의 느티나무 아래에 있다.


글·사진 김홍주 소산산행문화연구소 소장



산행길잡이


○승전탑(배티재) 코스  승전탑(배티재)~백령성~서암산 옆 주능선~매부리봉~큰굴 갈림길~헬기장~고스락(상봉)~흰바위봉~흰바위고개(헬기장)~흰바위 마을 <약 3시간 소요>
○흰바위 마을 코스(승전탑 코스 역순)  흰바위 마을~흰바위 고개(헬기장)~흰바위봉~고스락~헬기장~큰굴 갈림길~매부리봉~서암산 옆 주능선 갈림길~백령성터~승전탑(배티재) <약 3시간 소요>
○큰굴 코스  고스락~큰 등성이~큰굴 갈림길~큰굴~임도(은행나무 길)~역평저수지 아래~역평 마을 <약 80분 소요> *하산길로 이용하는 것이 좋다. 대중교통편이 불편하기 때문에 승용차를 이용할 경우 승전탑 광장에서 산행을 시작하여 고스락까지 갔다가 다시 돌아와 큰굴을 거쳐 임도를 통해 역평 마을로 하산하는 것이 편리한 점도 있다.
 


교통


드라이브 코스  대전, 금산 또는 진산을 거점으로 해야 한다. 대전에서 배티재(백령)로 가는 길은 크게 두 갈래다. 국도나 고속도로(대전-통영)나 어느 길이던 이용하여 우선 금산으로 간다. 금산읍 서쪽으로 나아가 진악산 줄기의 수리너머재를 넘으면 남이면의 하금리에 이른다. 하금리에서는 635번 지방도를 타고 서북방 진산 방향(건천리)으로 가면 역평리를 지나 배티재로 오른다.


또는 대전 안영동에서 금산군 복수면으로 가는 635번 지방도를 타고 복수와 진산을 거쳐 삼가동 석막리 오항리를 거쳐 남이면 건천리로 들어가 배티재로 오르면 된다. 대전 안영동에서 배티재까지 635번 지방도만 타면 된다.


흰바위 마을은 하금리에서 역평리로 가는 도중 대양리(명고동)로 가는 길이 갈라지고, 또 원대양에서 흰바위(백암) 마을로 가는 길이 갈라진다. 물론 금산 또는 진산이 가까운 지역에서는 대전을 거치지 않고 직접 금산이나 진산으로 가면 된다.


금산→역평 하루 3회(08:20, 15:10, 16:40) 운행.
역평→금산 하루 3회(09:30, 16:10, 17:50 운행. *역평에서 배티재까지 걸어서 올라가야 한다.
금산→명고동(흰바위 마을 근처) 하루 5회(06:00, 10:40, 12:20, 14:10, 19:50) 운행.
명고동→금산 하루 5회(06:40, 11:30, 13:30, 15:20, 20:30) 운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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