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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

섬진강을 가장 아름답게 볼 수 있는 산…악양 성제봉

by 白馬 2007. 3. 30.

  섬진강, 봄을 생중계하다

 

  그 섬진강을 가장 아름답게 볼 수 있는 곳

  악양 성제봉 & 광양 백운산

 

성제봉 오르는 길목의 고소성 아래로 펼쳐진 섬진강. 푸른 벌판을 휘감는 섬진강을 내려다볼 수 있는 성제봉은 유유하고 따사로운 '봄산'의 풍경을 선물한다.

        섬진강은 성급히 휘돌지도, 바삐 여울져 흐르지도 않고 한 굽이 돌 때마다 정갈한 모래톱을 속살로 드러내는 강이다. ‘가장 많은 이들이 사랑하는 강’이라 하긴 어렵지만, ‘누군가 가장 깊게’라고는 단정지어 말할 수 있는 강이다. 도시에서 태어나고 자란 사람도 내 고향의 강 같다고 말하게 하는, 깊고 깊은 강이 섬진강이다.

        그 섬진강을 따라 꽃 소식이 올라오고 있다. 매화꽃이 만개하자 기다렸다는 듯이 벚꽃 소식이 들려온다. 겨울과 봄 사이에 낀 어정쩡한 계절. 지루했던 등산인이나 유산객들에게 이보다 기쁜 소식은 없을 것이리라.

        때를 놓치지 말고 섬진강변의 산을 올라보자. 가까이서 바라보는 섬진강도 좋지만 산릉을 따르며, 산정에 올라서서 내려다보는 섬진강은 또다른 감흥을 일으킨다. 너른 강처럼 느껴지기도 하고, 협곡 안의 가는 물줄기처럼 바라보이기도 하며 한결 깊고도 역동적인 느낌을 준다. 그 강물 따라 하얀 꽃잎이 둥둥 떠다닌다고 생각하니 섬진강이 더욱 아름답게 느껴진다. 사람과 차량이 뒤엉켜 시끌벅적한 벚꽃 길을 피해 호젓한 산길을 따르며 나만의 시간을 갖는다는 점만으로도 의미있는 여행일 것이다.

        봄산은 희망이다. 섬진강을 조망하지 않더라도 봄산은 누구에게나 흥을 돋우기 마련이다. 겨우내 얼어 있던 땅이 녹아 내리면 누런 낙엽을 뚫고 새싹이 돋고, 산릉의 나무마다 앙증맞게 피어나는 새잎을 바라보면 잃었던 꿈을 되찾는 기분이 들게 한다. 겨우내 움츠렸던 몸도 활짝 펴보자. 부드러운 산길 따라 걷노라면 마디마디가 펴지고, 근육이 부드럽게 풀리는 기분이 들 것이다.

        산록에 꽃이 핀다고 긴장을 완전히 풀지는 말자. 산릉 곳곳엔 아직도 얼음이 녹지 않은 곳이 있다. 특히 낙엽 쌓인 북사면이나 바윗길에 접어들 때에는 발 밑을 잘 살펴 낙상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 4월 초까지 산밑은 벚꽃에 진달래가 활짝 필만큼 날이 포근하더라도 산 위에는 간혹 찬바람이 쌩쌩 불어댄다. 장갑은 물론 모자 달린 덧옷도 준비하고, 흙길에 엉덩방아 찧을 경우에 대비해 여벌 바지를 준비하도록 한다.

        산행에 앞서 스트레칭은 기본이다. 겨울보다 낙상의 위험이 높다. 질척하게 녹은 길에선 균형을 잃기 쉽고, 미끄러질 확률 또한 높다. 등산용 지팡이를 준비한다면 그러한 사고를 미리 막을 수 있을 것이다. 따스한 물 담긴 보온병 하나쯤 배낭에 챙겨 넣은 다음, 이번 주말이면 벚꽃으로 화려하게 치장할 섬진강변으로 달려가보자. 하늘을 가릴 만큼 무수히 피어난 벚꽃이 천상화원 같은 환상적인 세계를 선사할 것이다. 하얀 꽃비를 맞은 다음 지리산 남단을 장식하는 경남 하동군 악양면 성제봉과 전남 광양 백운산을 올라보자. 섬진강은 두 산을 가르며 흘러내린다. 때문에 이들 산만큼 섬진강을 제대로 조망할 수 있는 산은 없다.

        악양 성제봉에 올라 은빛 모래사장을 가르며 유유히 흐르는 섬진강을 보고, 강밑으로 내려서 모래사장을 걸어보자. 고로쇠로 유명한 광양 백운산 또한 섬진강 전망대 같은 산이다. 정상인 상봉이나 억불봉에서 바라보이는 섬진강은 수십년지기 길동무처럼 정겹게 느껴질 것이다.
        성제봉 오르는 길목에 봄바람이 분다

         

         

        섬진강을 가장 아름답게 볼 수 있는 산…악양 성제봉

          ▲ 지리산 성제봉을 오르는 길목에 있는 악양벌의 푸른 보리밭. 넉넉하게 펼쳐진 벌판과 이를 휘감는 섬진강을 내려다보며 봄산을 만끽하자.
          따스한 햇살 아래 아른아른 피어 오르는 아지랑이를 타고 경남 악양의 성제봉을 오른다. 악양벌 푸르른 보리밭 길 따라 산기슭으로 다가서는 사이 꽃샘추위에 잠시 움츠러들었던 몸과 마음이 이내 열린다. 청학사 풍경소리 들으며 산길로 접어든다.

          낙엽 두텁고 가파른 산길에 숨이 가빠지고 장딴지가 뻐근해지지만 쉬엄쉬엄 걷노라니 바위 조망대가 반겨준다. 발 아래 악양벌이 펼쳐지고 벌판 뒤로는 섬진강이 유유히 흐른다. 청학사 일원은 푸른 대숲 덕분에 다른 곳보다 훨씬 따스한 분위기다.

          막 피어난 진달래 붉은 빛에 취해 훠이훠이 날아 성제봉 정상에 올라선다. 바람이 드세다. 산봉을 통째로 들어올려 먼바다로 내동댕이 칠 기세다. 그런데도 S자로 뒤틀며 뻗어 내린 성제봉 능선 아래 섬진강은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은빛 모래밭을 가로지르며 유유히 흘러내리고 있다.

          산행 안내 | 성제봉(聖帝峰·‘형제봉’·1116m) 은 그림처럼 아름다운 산이다. 산밑으로는 악양벌이 넉넉하게 펼쳐지고, 그 벌판을 휘감으며 섬진강이 흐르며 동화 속 그림을 보여준다. 산세와 조망도 뛰어나다. 설악산의 바위 능선 하나를 뚝 떼어 옮겨놓은 듯한 산릉(山稜) 북쪽으로 삼신봉(1284m)에서 영신봉(1652m)까지 이어지는 지리산 남부능선과 천왕봉(1915m)에서 반야봉(1732m)으로 이어지는 지리산 주능선이 장대하게 펼쳐지고, 섬진강 건너로는 광양 백운산(1218m)이 거대하게 솟구쳐 있다. 지리산 남부능선의 끝자락을 화려하게 마무리 짓는 성제봉의 여러 코스 중 한산사를 기점으로 삼아 정상을 왕복하는 산행이 가장 인기 있다. 긴 오르막이 정상까지 이어지지만, 험로마다 안전시설물을 설치해 놓아 어린 자녀와 함께라도 오를 만하다.

          섬진강 강줄기를 따르는 19번 국도에서 악양면으로 드는 길목에 ‘소상낙원(瀟湘樂園)’이라 새겨진 바위 옆길로 들어서면 한산사 주차장으로 연결된다. 한산사에서 가파른 농로와 소나무숲길을 20분쯤 따르면 둘레 800m 규모의 고소성(姑蘇城·사적 제151호)이 나온다. 하동 군지(郡誌)에 따르면 ‘신라 김춘추 장군이 백제 공격을 위해 당나라에 원병을 청하여 축조했다’는 산성이다. 그 위에 서면 유유히 흐르는 섬진강 줄기가 빤히 바라보이는 등 조망이 빼어나다. 섬진강 조망이 주목적이라면 산성에서 마무리 짓는 것도 괜찮다.

          고소성 이후 북으로 뻗어 오른 성제봉 능선은 정상에 다가설수록 풍광이 한결 나아진다. 아름드리 소나무가 우거진 능선 길을 따르다 바위벼랑을 끼고 돌면 커다란 바위 두 개가 이마를 맞댄 통천문(通天門)이 나타나고, 그 바위 구멍을 빠져나가면 악양 주민들이 ‘무지니들’이라 일컫는 악양벌판이 활짝 펼쳐진다.

          옛 봉수대를 지나 조망을 즐기며 거대한 바위절벽을 끼고 돌아 올라서면 신선대 정상이다. 이후 험한 구간이 연이어 나타나지만 구름다리나 쇠사다리가 길을 이어준다. 구름다리에서 20분쯤 가면 철쭉제단에 닿는다. 정상까지 아직 1.5㎞를 더 가야 하지만 천왕봉에서 반야봉까지 한눈에 들어오는 장쾌한 조망 덕에 지루할 짬이 없다. 쌍봉 가운데 먼저 올라서는 남봉(南峰)이 북봉(北峰)에 비해 약 5m 더 높은 정상이다. 왕복 5시간30분 정도 걸린다.

          등산 마니아들은 청학사 → 정상 → 신선대 → 통천문 → 한산사 코스를 선호한다(약 5시간). 강선암 → 철쭉제단 → 한산사(약 3시간30분) 코스는 악양면사무소에서 추천하는 코스다. 능선에 오르기까지 제법 힘이 드는 이 코스들의 경우 한산사 주차장에 승용차를 받쳐놓고 택시를 이용해 산행기점으로 이동하는 게 바람직하다. 택시요금 한산사-강선암 9000원, 한산사-청학사 1만1000원. 악양개인택시 055-883-3009, 011-830-5100, 011-830-3259. 성제봉에 오르려면 산행에 앞서 악양면사무소(055-880-6093)에 전화로 입산신고를 해야 한다.

          주변 여행지| 화개면 벚꽃축제가 3월 30일~4월 1일 열린다(화개청년회 055-883-5715). 산행 후 박경리씨의 대하소설 ‘토지’의 무대가 된 평사리 외둔마을의 예스런 돌담길, 소설 속 최참판댁(입장료 1000원) 등의 구경을 빠뜨리지 말자. 섬진강변에 바비큐 그릴, 의자, 그늘막 등을 갖춘 평사리공원(하동군청 산림녹지과 055-880-2496)은 좋은 쉼터다. 강가로 내려가 모래사장을 걸을 수도 있다. 폐기물수수료 성인 1인당 1000원, 초·중·고등학생 및 군인 800원, 취학 전 아동 400원.

          가는 길| 서울 남부시외버스터미널(02-521-8550, www.nambuter minal.co.kr)에서 화개 경유 하동행 버스를 타고 화개정류장에서 악양행 버스를 갈아탄다. 남부터미널 출발시각 오전 9시10분, 10시50분, 오후 1시30분, 3시10분, 4시30분, 6시30분. 4시간 소요, 2만3300원. 화개정류장(055-883-2793)에서 악양까지 가는 버스는 1일 10회(오전 6시55분~오후 6시20분) 운행. 1100원이고 20분 정도 걸린다.

          차를 갖고 간다면 남해고속도로 하동IC → 하동 방향으로 우회전 → 19번 국도 섬진강변길 → 악양면 순으로 진입한다. ‘최참판댁’ 이정표가 계속 나온다.

          숙소| 악양면 들목에서 섬진강변을 따라 하동 쪽으로 2㎞쯤 가면 전망 좋은 알프스모텔(055-884-6427)이 있다. 회남재 방향 개치마을 너른마당(055-884-3888, www.너른마당.com)은 1층(30평, 방 2개와 거실), 2층(22평, 방 2개와 거실), 암자방(6평) 등의 시설로 민박을 한다. 하동읍내나 화개면 소재지에도 숙소와 식당이 많다.

          먹거리| 악양면사무소 부근의 솔잎한우집(055-883-6686)은 솔잎을 발효시켜 만든 사료로 키운 한우를 내놓는다. 쇠고기 소금구이 1인분(150g·여러 부위 섞어서) 1만4000원, 돼지고기 1인분 6000원. 솔봉식당(055-883-3487)은 가마솥 닭백숙으로 유명하다. 4~5인분 3만5000원. 악양면에서 하동읍으로 이어지는 섬진강변에는 재첩국, 재첩무침, 참게탕 등으로 이름난 음식점이 즐비하다.

          악양면 부근에는 야생차밭으로도 이름난 곳이 많다. 그 중 중정다원(010-2859-1423)은 성제봉 산행 들머리인 청학사 위쪽 노전면에 조성된 차밭 겸 다원이다. 순천대 사진예술학과 겸임교수인 이창수씨 부부가 7년 전부터 농사를 짓고 있다. 전망 좋은 다실에 앉아 따뜻한 차를 마실 수 있다. 우전(100g) 8만원, 쉽게 마시는 발효차(100g) 3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