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긋한 봄맛의 유혹 '산나물 트레킹'
강원 고산지대 각종 나물 지천 욕심은 금물 … 한포기에서 잎만 조금씩 따야
▲ 두릅 | |
꽃샘추위도 오는 봄을 막을 수는 없다.
때늦은 폭설에 아직 눈 이불을 덮고 있는 강원도를 제외한 전국의 산하가 봄빛으로 물들고 있다.
한층 헐거워진 땅 위로는 야생화가 얼굴을 내밀고 있고 초목은 싱그러운 빛을 내보이려 하고 있다. 지천에 깔리기 시작한 야생화를 감상하며 이름을 외워봐도 좋고, 다음달 중순 이후 대지를 뚫고 그 푸르른 생명력을 뽐내기 시작할 산나물을 캐봐도 괜찮은 등 봄 산행은 '팔색조의 묘미'를 가지고 있다.
슬슬 채비를 갖추고 향긋하고 쌉싸래한 맛으로 식욕을 돋우는 산나물이 지천에 깔릴 그 대지 위로 떠나보자.
▶강화도 마니산=수도권 인근 강화도에 위치한 마니산에는 취나물, 고사리, 참나물 등이 많다. 바다가 보이는 상방리와 덕포리 등 마니산 능선에서 산나물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불은면 신현리와 덕성리 등의 작은 야산과 간척지 농로 등에선 씀바귀, 냉이 등을 뜯을 수 있다. 산나물 트레킹과 함께 마니산의 묘미는 서해 바다를 바라보며 바위능선 등산이 가능하다는 것.
▶강원 화천 광덕산=고산지대인 강원도는 어느 산을 찾아도 산나물이 지천이다. 그중 광덕산은 참나물, 모시대 등이 많이 난다. 산세가 완만하고 흙산이기 때문에 가족나들이 장소로도 좋다. 특히 광덕리와 명월리 부근에서 정상 가까이 오를수록 나물이 많다.
▲ 당귀(左), 참나물(右) | |
▶강원 인제 점봉산=점봉산 곰배령 일대는 대표적인 '산나물 밭'으로 너무 많은 사람들이 모여들어 문제가 될 정도. 곰취, 병풍처럼 생긴 병풍취, 누리대 등이 많이 자란다. '과유불급'이라는 말도 있듯이 자연이 차려놓은 산나물 성찬을 계속 유지하려면 욕심을 삼가하고 12담 구곡으로 불리는 주전골, 갖가지 모양의 바위, 맑은 계곡물 등 절경을 감상하는 등 산행 위주의 트레킹이 알맞은 곳이다.
▶인제 방태산=점봉산 인근 방태산에도 '산나물의 여왕' 격인 병풍취가 많다. 봄이 왔음을 가장 먼저 알려주는 아침가리골 계곡물이 특히 아름답다.
▲ 병풍취(左), 참취(右) | |
▶강원 평창 계방산=단풍취, 곤드레취나물 등이 나며 5월 이후 절정을 이룬다. 각종 약초와 야생화가 자라기도 하고 특히 산삼이 유명해 사시사철 심마니들이 모여들기도 한다. 희귀목인 주목과 철쭉나무가 군락을 이루기도 한다.
▶강원 양양 어성천=오대산 동쪽 사면의 양양 어성천 계곡은 오지의 비경과 함께 산나물을 딸 수 있는 곳. 특히 어성천 마을에는 두릅, 더덕, 취나물 등이 풍부하다.
▶경남 합천 가야산=능선에 곰취, 더덕, 두릅 등이 많고 계곡에서 산미나리도 볼 수 있다.
◆ 산나물 상식 - 산 높이 따라 종류별 분포, 식물도감 챙겨 가면 도움
▲ 곰취 | |
낮은 곳에선 냉이, 쑥, 씀바귀, 달래 등을 캘 수 있고 두릅은 조금 높은 곳에서 딸 수 있다.
산 중턱 쯤에는 원추리, 고사리 등이 많으며 정상 근처에선 곰취, 참취, 병풍취, 참나물 등 각종 나물과 더덕 등 귀한 약재가 가득하다. '식물도감' 한권을 준비하면 현장학습도 가능하다.
산나물은 잎만 따는 것이 좋으며 산나물 성장을 위해 한 포기에서 조금씩만 딴다.
모르는 산나물은 따지 않는 게 좋으며 과욕을 삼가하고 맛을 보는 선에서 산나물을 캐야한다는 점을 반드시 마음에 새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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