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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

[주말산행코스] 호서의 산-성주산

by 白馬 2007. 3. 15.
      
      [주말산행코스] 호서의 산-성주산
 
680m·충남 보령
        밝고 깨끗하며 맑고 시원한 산

‘성주산은 남쪽과 북쪽 두 산이 합쳐져 큰 골이 되었다. 산중이 평탄하여 개울과 산이 밝고 깨끗하며(溪山明淨) 물과 돌이 맑고 시원스럽다(水石蕭?)’. 조선조 숙종조 이중환이 택리지에 성주산에 관하여 쓴 구절이다.

택리지 100여 년 뒤에 나온 김정호의 대동지지에도 남포현(藍浦縣)의 산수 란에 성주산에 관하여 택리지와 똑같은 글귀가 보인다. 두 문헌의 내용이 다른 점은 택리지에는 매월당 김시습이 홍산 무량사(성주산 옆 만수산 무량사)에서 별세했다는 내용이 딸려있고, 대동지지에는 남쪽에 고운 최치원의 비(낭혜화상백월보광지탑비)가 있다는 내용이 붙어 있다.

또 우리나라 풍수지리설의 원조인 도선국사가 성주산에 들러 노래한 다음과 같은 한시가 있다. 그 시를 새긴 비가 화장골 성주산 자연휴양림 관리사무소 앞에 있다. ‘가며 가며 길 트인 깊은 성주산 / 구름 안개 겹겹이 쌓여 있는 곳 / 모란줄기 어디에 꺾어지는가 / 푸른 산 첩첩이 물 천 번 도네.’

성주산은 위 문헌에 나와 있는 것처럼 예부터 산수가 아름답기로 이름난 산이다. 게다가 명산대찰이라는 옛말이 있듯 이 성주산의 골짜기에 나말여초의 구산선종(九山禪宗) 가운데 성주산파의 종찰인 성주사라는 큰 절이 있었다. 그 절터에 많은 문화재가 남아 있다. 그밖에도 심원골, 화장골, 물탕골, 조계골 등 골짜기가 아름답고 숲도 짙고 좋다. 그래서 시비조각공원도 가지고 있는 훌륭한 자연휴양림도 있다. 화장골에는 8모란의 명당이 있다는 이야기도 전해지고 있다. 

▲ 정상의 안내판. 아래에 청라면이 보인다.

또 성주산이 좋은 것은 시원한 서해 조망을 비롯한 충남 서해안 일대의 조망이 무척 좋은 점과, 성주산에 다녀가며 대천 해수욕장 등 서해안의 관광 휴양지에도 들를 수 있는 점이다. 얼마 전만 해도 성주산 일대에 석탄이 많아 석탄탄광으로도 유명했던 곳이다. 그러나 지금은 모두 폐광되고 이제 아름다운 성주산과 성주사 유적, 그리고 서해안의 관광휴양명소들이 어우러져 많은 사람들을 불러들이고 있다.

백두대간에서 갈라져 나와 칠현산에서 시작한 금북정맥은 겨우 겨우 백월산(청양-보령·624m)으로 이어진다. 백월산에서 금북정맥은 북으로 방향을 틀어 오서산쪽으로 나아간다. 또 백월산에서 산줄기 한 가닥이 성태산(청양-부여-보령·624m)~문봉산(부여-보령·633m)으로 이어진다. 산줄기는 문봉산에서 다시 두 가닥으로 갈라져 한 가닥은 바로 곁에 있는 성주산으로 솟은 다음 옥마산(보령·602m)~잔미산(보령·417m)으로 뻗는다.  

문봉산에서 갈라진 나머지 한 가닥은 보령과 부여의 경계를 이루며 만수산(432m)으로 뻗고 더 나아가 아미산(639m), 월명산(544m)을 거쳐 옥녀봉(368m)으로 뻗는다. 만수산 서쪽 산자락 부여 외산땅에 매월당 김시습이 삶을 마쳤던 무량사가 있다. 그래서 무량사에는 매월당 자신이 그린 초상화와 그의 부도가 모셔져 있다. 백월산에서 금북정맥과 갈라선 이 산줄기는 보령 부여 일대에 큰 산덩어리를 이루고 있고, 이 산 무리의 맹주가 성주산인 것이다. 

백운교에서 시작하여 끝낸 원점회귀산행

보령시에서 발간한 ‘관광보령의 명산을 찾아서’라는 책자에는 성주산의 산행길을 아홉 갈래로 소개하고 있다. 대전교원산악회 임원들은 성주산 산길 가운데 가장 짧은 길을 골라 백운사 길로 들어섰다. 겨울이 가까운 때여서 길가 감나무에 매달린 감은 모두 빨간 홍시가 되어 있었다. 백운사로 오르는 길은 심원동으로 오르는 포장길의 백운교에서 시작된다.

백운교를 건너면 한 가닥 길이 왼편 골짜기로 파고든다. 백운사까지 올라간 이 길은 차도 오를 수 있는 길이다. 백운사는 성주산 남서릉 남쪽 비탈에 있는 옛절로 해발 360m쯤 되는 자리에 있다.

▲ 성주산을 뒤로한 백운사.

무염 스님(성주산문 개조·낭혜화상)이 창건한 것으로 알려진 이 절은 성주산문의 수행도량이었다 한다. 창건 당시의 이름은 성주산의 옛 이름인 숭암산의 이름에서 숭암사라 했으나 절이 높은 곳에 있어서 늘 흰 구름 속에 있다 하여 백운사라 고쳐 부르게 되었다는 것이다. 임진왜란 때 성주사와 함께 이 절도 모두 불에 타버렸다. 새로 지은 건물이 작고 허술하지만 주변의 오래 된 느티나무가 이 절의 오랜 내력을 말해주고 있다.

백운사 스님은 산불예방을 이유로 신분증 제시를 요구했다. 신분증을 보인 우리는 절 밖으로 나가 절 입구에 가까운 곳에서 산길로 들어섰다. 숲속을 지나는 길은 너덜길이고, 폐광터가 많았으며, 파낸 돌이 쌓인 곳도 많았다. 등성이에 올라서는 데 절에서 25분쯤 걸렸다.

▲ 노송과 벼랑이 억새밭과 어우러져 있다(613m봉 위).
등성이를 따라 주봉으로 오르는 길은 주로 졸참나무숲이고, 낙엽이 두텁게 깔려 있었다. 571m봉을 넘어 턱을 오르고 이어 613m봉에 오르니 봉우리 앞에는 잘 가꾼 묘가 있다.

613m봉에서 앞으로 나아가는 길은 심한 내리막인데다 오른편은 큰 폐광터여서 험하다. 폐광터는 조경을 하기는 했으나 아직은 흉한 모습이다. 왼편 먹방골의 넓은 폐광터에는 줄을 맞추어 심은 나무들이 제법 잘 크고 있는 것으로 보였다.

잘록이에서 다시 오르는 길도 가파르지만 그 위는 노송이 어우러져 있고 억새밭인데다 벼랑 위여서 조망이 좋다. 억새밭 바로 위 삼거리에 안내판이 있다(문봉산 2.3km, 성주산 0.5km, 심원동 1.3km). 여기서 심원동으로 직접 내려가는 길이 있는 모양이다.

노송숲에서 고스락은 가깝다. 백운교에서 고스락까지 2시간 남짓 걸렸다. 성주산 고스락은 바위로 되어 있고 제법 넓다. 바로 옆에 날카롭게 솟은 바위도 있다. 고스락에서의 조망은 좋다. 바다가 보이고, 오서산과 월명산 등이 보이며, 보령시도 가까이에 있다. 35번 국도가 지나는 청라면은 바로 발아래에 있다. 맑은 날이면 계룡산(공주), 가야산(예산), 광덕산(온양)도 보일 것이다.

▲ 산등 너머로 보이는 오서산.

고스락 안내판에는 문봉산 1.8km, 옥마산 0.4km, 심원동(팻말에는 심연동이라 되어 있다) 1.8km로 되어 있는데, 옥마산 0.4km는 잘못된 것이다.  우리는 여기서 점심을 먹고 문봉산쪽 등성이로 하산을 시작했다. 바위봉우리여서 벽을 이룬 곳에 밧줄이 매어져 있다. 벽을 내려서면 평범한 등성이가 이어진다.

고스락을 떠나 35분쯤 가면 중간 어림에 잘록이가 있다. 청라쪽 달치에서 올라온 길이 심원동으로 넘어가는 재다. 재의 이름이 지도에는 없으나 달재가 아닌가 싶다. 청라쪽 재 아래 마을이 달치이며, 마을 근처에 있는 저수지 이름도 월티저수지로 되어 있다. 청라면 소양리 일대 주민들이 이 재 너머로 달을 보기 때문에 달재(달티)라 불렀을 것으로 여겨진다.

재에서 오른편 심원동쪽으로 내려가면 바로 삼나무숲이 있고, 삼나무숲을 벗어나면 차가 다닐 수 있는 임도로 내려선다. 재에서 임도까지는 17분이 걸렸다. 임도를 10여 분쯤 내려가면 철망으로 된 문이 있고, 사방공사를 멋있게 해놓은 골짜기 입구가 오른편에 보인다. 여기서부터 포장길이 시작된다(문봉산 3.6km, 성주산 1.8km 안내판).

길은 곧 자동차 출입을 막는 쇠사슬을 지나고, 상수도 정수장과 심원 마을회관을 만나며 심원골로 들어가는 삼거리가 나선다. 심원골에서는 화장골 자연휴양림으로 넘어갈 수 있는 임도가 있다. 개울을 중심으로 각종 식당들이 늘어서 있고, 민박집과 상점 등도 있다.

달재에서 1시간쯤이면 산행들머리인 백운교에 이르게 된다.

# 명소

성주산 아래 골짜기 들머리에 넓은 성주사터가 있다. 반드시 둘러보아야할 곳이다. 신라 말 고려 초 9산선문의 하나인 성주산문의 중심 사찰인 성주사가 있던 자리로 불교 역사상 중요한 곳이다. 백제 법왕 때 오합사(烏合寺)라 부르던 절터에 신라 문무왕 때 낭혜화상(무염선사)이 크게 중창하면서 성주사라 했다.

넓이 약 8,800여 평, 동서 200여m, 남북 142m인 이 터에는 국보 제 8호이자 고운 최치원의 사산비(四山碑)의 하나인 낭헤화상백월보광지탑비(郎慧和尙白月普光之塔碑)를 비롯하여 보물, 석등, 석탑, 금당지, 강당지 등 유물 유적 등이 남아 있다. 현지에 가면 문화유적 해설사가 자세하게 설명해 준다.

# 산행길잡이

산행길은 만수산 등 언저리의 산들을 잇는 산행이냐 아니냐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 그러나 성주산 산행은 성주사터와 심원동을 중심으로 할 수밖에 없다. 대자연의 아름다움을 중심으로 하는 산행에서 속도는 중요하지 않다는 소신으로 산행에 걸리는 시간은 어림잡아 쓴 것이다.

백운사길(가장 짧은 산행길) : 백운교~백운사~등성이~571m봉~613m봉~정상~달재(문봉산 사이 잘록이)~사방댐~마을회관(심원동)~백운교, 또는 그 역순 <약 3시간30분 소요>

백운사~성주산~문봉산~물탕골 : 백운교~백운사~등성이~571m봉~613m봉~정상~달재~문봉산~461m봉~물탕골(임도)~마을회관~백운교, 또는 그 역순 <약 4시간30분 소요>

성주산과 문봉산을 거쳐 등성이를 타고 만수산(575m)까지 간 다음 화장골 성주산 자연휴양림으로 내려오거나 무량사로 내려갈 수도 있으나 6시간 이상 걸린다. 또 문봉산에서 성태산으로 돌아 다리재로 갈 수 있으며, 성주산에서 장군봉(583m)을 거쳐 옥마산(597m)으로 돌 수도 있다.

# 교통

드라이브 코스
  우선 보령시를 거치는 것이 가장 편리하다. 보령시에서 부여로 통하는 40번 국도를 타고 부여 방면으로 가다 성주터널을 지나 성주면사무소에서 좌회전하여 들어가면 성주사터를 거쳐 심원동으로 들어간다.

호남과 영남 등 부여가 가까운 지역에서는 부여를 거쳐 40번 국도를    타고 보령 방면으로 가다 성주에서 들어가면 된다.

보령→심원동  시내버스가 20~30분 간격 운행. 약 30분 소요.
부여→성주  보령행 직행버스를 타고 가다 성주에서 하차.

# 숙박

현지에 식당이 많고 민박집도 몇 군데 있다. 성주산 자연휴양림(041-930-3529)에는 숲속의 집 8채에 70여 명이 묵을 수 있다. 숲속의 집에서는 물론 취사시설이 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