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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

등산화 접지력, 소재만큼 ‘무늬’도 중요 [척척박산]

by 白馬 2025. 3. 19.

밑창 무늬도 접지력을 결정하는 주요한 요인 중 하나다.

 

등산화를 선택하는 중요한 기준은 어떤 것이 있을까? 내구성, 디자인, 착화감, 방수력 등 다양한 요인이 있는데 그중 유독 한국에서 고려되는 것이 하나 있다. 바로 ‘접지력’이다. 외국에선 바윗길이 아니라 긴 흙길을 따라 걷는 형태의 등산이 많은 반면, 한국의 산악환경은 화강암 위주로 미끄러질 위험이 높은 곳이 많기 때문이다.

 

접지력을 높이려면 마찰력이 높은 소재를 밑창에 적용하면 된다. 그중 잘 알려진 것이 메가그립, 릿지엣지 등이다. 그런데 마찰력을  하염없이 높일 수 없다. 다른 문제가 생긴다. 마찰력이 높다는 것은 쉽게 말하면 잘 닳는다는 뜻이다. 지우개를 생각하면 편하다. 따라서 현존하는 등산화들은 내구성과 접지력 사이에 적정한 균형을 상정하고 생산된다.

 

그런데 이 ‘접지력’을 좌우하는 요소로 소재만큼 중요한 것이 있다고 한다. 바로 ‘무늬’다. 접지력을 얘기하는데 뜬금없이 무슨 무늬인지 선뜻 이해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 타이어 겉 표면 무늬를 생각해 보면 좀더 이해하기 쉽다. 타이어에는 수막현상을 최소화하고 접지력을 최적화하기 위해 촘촘하게 홈이 파져 있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상식이다.

 

등산화도 마찬가지 원리다. 그렇다면 어떤 무늬가 가장 접지력이 우수할까? 성균관대학교 스포츠인터랙션사이언스학과 김성용씨의 석사논문 <운동화 바닥면의 패턴 정도에 따른 마찰력 측정을 통한 최적의 Slip resistance 패턴 제안>에서 바로 이를 실험했다. 연구에선 5개의 무늬 패턴을 선정한 후 각 패턴별로 홈의 넓이와 무늬의 넓이를 다르게 한 각 9개씩 총 45개의 밑창을 만들었다. 그리고 이를 또 3가지 환경(건식, 습식, 글리세린)에서 마찰력을 측정하는 실험을 각각 실행했다.

 

 

연구에서 사용된 밑창 무늬 패턴. 

 

패턴은 평행사변형(A), 사각형 안에 사각형(B), 마름모(C), 벌집 모양(D), 십자가(E) 5개로 설계됐다. 그리고 홈의 넓이를 1.5mm, 2.0mm, 2.5mm, 무늬 1개의 넓이를 3.5mm, 4.0mm, 4.5mm로 각각 다르게 한 밑창을 각 패턴별로 9개씩 만들고 마찰력을 실험했다.

 

결과는 A, B 모양이 모든 환경에서 평균적으로 마찰계수가 더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C, D, E는 상대적으로 마찰력이 좋지 못했다. 연구자는 왜 이런 결과가 나타났는지 심도 있게 분석하진 않았다. 다만 습식 환경에서 D, E 무늬의 경우 홈을 따라 물이 빠르게 투과되어야 마찰력이 잘 발생하는데 물을 막는 구조라 접지력이 좋지 않았을 것이라고만 분석했다.

대신 연구자가 주목한 것은 홈과 개별 무늬의 넓이였다. 45개 모든 무늬 패턴에서 홈의 넓이가 가장 작은 1.5mm로 만들었을 때 가장 접지력이 좋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물 또는 글리세린 환경에선 이 홈을 따라 성분이 빠져나가는데 홈의 폭이 좁을수록 유속이 빨라지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개별 무늬 넓이는 각 패턴에 따라, 또 보행환경에 따라서도 달랐다. 습식으로만 보면 A, B, C는 무늬 1개 넓이가 가장 넓은 4.5mm일 때 마찰력이 가장 높았고 D, E는 가장 작은 3.5mm일 때 가장 우수했다. 

 

연구자는 이러한 차이가 나타나는 것을 물이 일자로 흐를 수 있는 구조인지 여부에 달린 것이라고 내다봤다. A, B, C의 경우 물이 일자로 흐를 수 있는 구조라 무늬 넓이가 넓어져도 물이 잘 빠져나가기에 접지 면적이 넓어져 마찰계수가 높아지는 이득을 얻을 수 있었으나, D, E는 그렇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이러한 연구결과를 종합하면 분명 같은 소재의 밑창인데도 불구하고 어떤 등산화는 덜 미끄럽고, 어떤 건 더 미끄러운지 그 이유가 설명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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