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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

“입산통제 정책, 기후변화따라 변화해야”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by 白馬 2025. 1. 14.

 

통제구역·기간 수십년째 그대로…통제 정보 실제와 다르기도

 

봄철 산불방지기간인 2월(위)과 산불방지기간이 아닌 6월 중순(아래) 비교. 6월이 오히려 위험도가 높은 날이 많았다.

 

기후변화 영향이 나날이 뚜렷해지면서 산불방지기간 입산통제 정책에도 변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2024년 가을철 산불방지기간 수도권에는 117년 만에 폭설이 내렸다. 전국적으로도 여러 지역에서 폭설, 폭우 피해가 속출하는 등 유례없는 날씨가 이어졌다. 원래 건조한 날씨와 강한 바람이 불어야 하는 계절에 높은 강수량을 기록한 것이다.

그러자 일부 등산인들 사이에서 입산통제 제도를 한 번 손질해야 한다는 의견이 대두되고 있다. 실제로 산불피해 위험이 높은 기간이나 지역을 다시 계산해서 지정해야 한다는 논지다. 아니면 선진국처럼 유연하게 적용한다거나 아예 폐지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산불방지기간 아닐 때 산불 더 나

현재 산불방지기간은 봄철과 가을철 두 차례 지정, 운영되고 있다. 봄철은 2월 1일부터 5월 15일, 가을철은 11월 15일부터 12월 15일이다. 그런데 기후변화가 뚜렷해지면서 산불방지기간에도 지난번처럼 폭우나 폭설이 내리는 경우가 많아진다면 현재와 같은 기간에 입산을 통제할 근거가 없다는 것.

 

먼저 재난안전데이터공유플랫폼의 최근 3년 한국의 월별 산불발생현황을 보면 다음과 같다. 이에 따르면 3, 4월은 각각 395건, 424건으로 봄철 산불발생 빈도가 가장 잦아 이 시기 입산통제는 근거가 충분해 보인다. 다만 가을철은 좀 다르다. 상대적으로 산불이 덜 나는 편이다. 11월은 78건, 12월은 108건으로 산불방지기간이 아닌 10월 53건, 6월 98건 등과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다. 오히려 1월은 164건으로 가을철보다 더 산불이 자주 나고 있는 상황이다.

물론 산불 발생건수는 입산통제 효과가 영향을 미치므로 이를 근거로 삼기에는 논리가 약하다. 그래서 산림청에서 운영하는 국가산불위험예보시스템을 들여다봐야 한다. 이에 따르면 산불방지기간에도 기상에 따라서 산불위험등급이 종일 낮음이거나 낮 시간대 일부 지역만 다소 높음인 경우가 많다. 

 

산불방지기간이 아닐 때 더 위험한 경우도 상당수인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먼저 2024년 2월의 경우 거의 한 달 내내 산불위험등급이 낮음 상태를 유지한 바 있다. 2024년 가을철 산불방지기간인 11월 29~12월 1일의 경우 해당 기간 중 경상도 일부 지역만 산불위험등급이 다소 높음을 기록할 뿐 그외 지역은 모두 낮음 등급인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산불방지기간이 아닌 같은 해 6월 16~18일의 경우 낮 시간대에 전국적으로 다소 높음~높음 등급을 나타냈다.

따라서 산불방지기간을 산불예방에 실효적으로 조정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인데 더 나아가 급진적으로 아예 유연하게 적용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기상에 따라 실시간으로 입산통제를 적용하자는 주장이다. 

 

현재 국립공원공단이 그렇게 하고 있다. 국립공원공단은 폭우나 폭설, 폭염, 강풍 등 기상특보 발령 시 해당 지역 국립공원의 입산을 유기적으로 통제하고 있다. 통제 여부는 각 관리소에서 운영하는 SNS와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실시간으로 고지된다.

더불어 국립공원은 지역에 따라서 산불통제기간이 상이하다. 지리산 등 남부지역의 국립공원은 2월 15일부터 4월 30일, 계룡산 등 중부지방은 3월 4일에서 4월 30일, 설악산 등 북부지방은 3월 4일부터 5월 15일까지 적용된다. 

 

해외에서는 날씨가 건조해 산불피해 위험이 높아지면 입산 자체를 통제하지는 않고 대개 화기 사용이나 금연 조치를 실시하는 경향이다. 미국 요세미티국립공원은 해발고도와 대기 상태 등에 따라 화기 사용을 3단계로 나누어 통제한다. 

1 예봉산과 화야산 일대 입산통제구역(왼쪽)과 산불취약지도 비교. 2 주왕산국립공원 입산통제구역(왼쪽)과 산불취약지도 비교.

 

산불취약지와 입산통제구역 다른 경우도

입산통제 지역을 재고해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식생이나 지형이 아예 달라진 경우도 있는데 각 지자체가 수십 년 전에 지정한 입산통제구간을 관성적으로 유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경상도의 한 지자체 산림과 직원 A씨는 “특별한 민원이나 업무지시가 있지 않는 한 전년도 고시를 그대로 재사용한다”고 현황을 전했다.

 

심지어는 법적으로 입산통제구간이 아닌데 산림청에서 운영하는 입산통제 안내 사이트(산불조심기간 중 입산이 가능한 지역 안내)에는 통제구간이라고 나오는 경우도 더러 있다. 지난 2022년 한 누리꾼은 본인의 블로그에 “진안군 산림과에선 운장산 내처사~정상 구간이 입산통제가 아니라는 답변을 받았는데 산림청 사이트에는 반영되지 않아 불편을 겪었던 적이 있다”고 한 적 있다. 최근 월간산 취재 중 안성 칠장산~칠현산 구간이 안성시에선 입산통제하지 않는데 산림청 사이트에는 통제구간인 것으로 나타나 기사를 통해 바로잡은 바 있다.

 

산불취약지도와의 비교를 통해 현재 선정된 입산통제구역이 실효성이 없다는 지적도 있다. 국립산림과학원은 산불이 자주 발생하는 지역, 침엽수림과의 거리, 등산객이 많은 등산로 주변, 산불발생 위험이 높고 대규모 침엽수림이 있어 확산 우려가 높은 지역 등을 기준으로 A~D 4단계 등급으로 구분한 산불취약지도를 만든 바 있다. A등급에 가까울수록 고위험이며 각 등급은 지도상에 A 빨간색, B 진노랑, C 노랑, D 투명으로 표현된다.

 

문제는 이 산불취약지도의 산불취약지와 현 입산통제구역이 상이한 경우가 꽤 많다. 가령 산림청 입산통제구역 확인 사이트에선 예봉산, 운길산 일대가 입산통제구역으로 지정돼 있고, 화야산~고동산 일대는 별도의 입산통제가 이뤄지고 있지 않다. 하지만 산불취약지도를 통해 해당 지역을 다시 보면 오히려 화야산 서쪽 일대가 산불 고위험인 A등급 지역이고 예봉산은 B~C, 운길산은 C~D등급인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국립공원의 경우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예를 들어 주왕산국립공원은 공원구역 절반가량이 입산통제구역이며 가을철 산불조심기간 등산로 5개 구간 22.2km를 통제했다. 하지만 산불취약지도로 주왕산 일대를 보면 일부 지역만 C등급일 뿐 거의 대부분이 산불취약 최저등급인 D등급이다. 산꾼들은 일률적인 입산통제에 묶여 실제로 산불이 발생할 위험도가 낮은데도 불구하고 산행의 즐거움이 가장 높은 봄과 가을 등산 상당수를 포기했어야 했던 상황인 셈이다. 

 

 

“오색~대청 탐방로 훼손은 폭설과 강우 때문”

 

국립공원 “탐방객 증가 때문”이라는 환경단체 주장 반박

설악산 서북능선에서 본 대청봉

 

설악산국립공원사무소는 지난 11월 21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오색〜대청 구간 탐방로 훼손은 탐방객보다는 폭설과 해빙기 강우의 영향이 크다”고 밝혔다. 환경단체에서 제기한 “등산객으로 인한 설악산 훼손 가속화”에 대해 반박한 것이다. 

국립공원 측은 “설악산 고지대는 적설과 산불 통제, 기상 영향 등으로 1년 중 6개월은 탐방객이 없다”며 “오색〜대청 구간에 1,000명 넘게 방문하는 날은 1년 중 10일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또한 “오색〜대청 구간 중 훼손이 심각한 구간에 대해 응급 복구 및 모니터링을 실시하겠다”며 “해당 구간에 분산 시책과 탐방 예약제 등은 현재로서는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국립공원은 “절대적 보전이 아닌 지속 가능한 이용을 목표로 관리하고 있다”며 “적은 인원으로 넓은 구역을 관리하기에 역부족이지만, 설악산을 아끼는 여러분들의 지지와 협조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앞서 환경단체는 보도자료를 통해 설악산 등산로 훼손이 심각함을 전하며 탐방객 분산과 등산 제한 등 관계기관의 해결 방안 마련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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