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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

걷는 맛, 보는 맛, 입 맛 3박자를 골고루 갖추다

by 白馬 2024. 12. 14.

 

[안성 금북정맥 국가생태문화탐방로 특집]

 

서운산 르포

 

서운산 정상은 편안하게 쉴 수 있는 벤치와 피크닉테이블, 그리고 안성시 조망이 탁월한 전망대가 설치돼 있다.
 

산행을 마친 뒤 다시 그 기억을 되돌아볼 때 대부분 가장 먼저 떠오르는 건 시각적 정보다. 눈으로 본 풍경들, 가령 멋진 산봉우리나 지평선을 뚫어버릴 듯 헌걸찬 능선, 지구 끝까지 보일 듯한 조망 같은 모습들이다.

하지만 서운산瑞雲山(547m)은 촉각적 정보가 먼저 떠올랐다. 그것도 직접 피부에 맞닿은 것이 아니라 뇌에서 가장 멀리 떨어진 발바닥 아래 두터운 등산화 밑으로 느껴진 감각이었다. 그만큼 발바닥이 맛있었다. 떨어진 낙엽을 휘저어가며 걷자 발로 비빔밥을 비비는 듯한 느낌이었다. 자그마한 아기 손처럼 오므라들어 마른 단풍나무잎, 미소를 닮은 은행나무잎, 쌈 채소 같은 떡갈나무잎이 쌀밥처럼 밑을 넉넉히 채운 신갈나무 잎들 위에 맛좋게 포개어져 있다.

서운산 산행은 예쁜 단풍나무 터널을 통과하는 구간이 많다.
 

이 걷는 맛은 이미 수도권 남부에 명성이 자자하다. 그래서 안성 시민들의 사랑을 독차지하고 있다. 정상 바로 턱밑까지 마치 공원 산책로처럼 경계목 삼아 회양목을 심어둔 것만 봐도 그 사랑이 얼마나 진심인지 느껴진다. 서운산은 모든 사람을 다 품어줄 기세로 유순하고 아담한 산세로 이에 화답하고 있다.

서운이란 이름은 상서로운 구름을 타고 청룡이 내려온 곳이라고 해서 붙었다. 발로 걷는 산세는 유순하지만 막상 산줄기는 청룡이 한바탕 용틀임한 듯 복잡하다. 그래서 등산로도 이를 따라 여러 개 나 있다.

이 중 대표적인 산행 기점은 청룡사와 석남사다. 둘 다 유서 깊다. 청룡사는 남사당패 본거지였으며, 석남사는 드라마 <도깨비> 촬영지로 쓰일 정도로 아름답다. 양쪽 모두 대중교통편이 닿아 있어 종주로 넘어가는 것에 큰 부담이 없다. 산행거리는 약 6km로 짧은데 두 고찰에 잔뜩 들어찬 문화재와 서운산 정상의 장쾌한 조망까지 볼거리가 꽉꽉 눌러 담긴 코스다. 안성 금북정맥 국가생태문화탐방로 순환코스의 일부로서 최근 일부 구간이 정비되었다.

 

안성 금북정맥 국가생태문화탐방로 이정표가 정확

청룡사에서부터 산행을 시작한다. 태조 왕건이 3년간 은거했다는 은적암을 거치는 코스로 오르는 것이 일반적이다. 좌성사 방면으로 난 임도 길은 이보다 조금 더 돌아가지만 경사가 완만해 한결 더 편한 오름짓이 된다. 물론 은적암 코스도 등산 좀 했다 하는 사람들에겐 그다지 어렵지 않다.

 

서운산은 대부분 활엽수림이지만 간혹 멋드러진 소나무와 잣나무들이 모습을 드러낸다.

 

가을이 한껏 익어가는 서운산을 산책하듯 조금씩 고도를 높인다. 산 밑은 잣나무가 늘씬하게 뻗어 있는데 고도를 높이니 신갈나무와 떡갈나무, 그리고 단풍나무가 지천이다. 어여쁘게 어울린 나무들 사이로 길은 구불거리며 서운산의 너른 품으로 점차 안겨든다. 낙엽과 단풍은 맑은 햇빛에 말갛게 반짝인다.

편안한 임도는 2km로 끝나고 긴 나무 계단이 서운산 서쪽으로 뻗은 능선으로 성큼 발걸음을 데려간다. 숲이 잘 정돈돼 있어 어린 소나무들도 기죽지 않고 양양하게 자라고 있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간혹 오래된 이정표가 남은 거리를 헷갈리게 하는데 ‘안성 금북정맥 국가생태문화탐방로’가 표기돼 있는 새 이정표가 오차 없이 방향과 거리를 나타내고 있어 문제없다.

 

계단이 끝나면 푹신한 흙길을 따라 정상으로 나아가는 능선. 얼핏얼핏 나뭇가지 사이로 서운산에서 뻗어 내린 푸근한 지능선에 울긋불긋 단풍이 물든 모양이 보인다. 능선길인데도 불구하고 널찍하니 걷기 편하다. 눈썰미가 좋다면 하늘에서 볼 때 하트 모양으로 회양목을 심어둔 것도 찾아낼 수 있을 것이다.

힘겹게 오른다는 느낌이 들지 않고 마치 끌어당기는 자석에 이끌리듯 정상을 향해 치닫는다. 한 굽이 돌자 왼편 능선 위에 정자가 있다. 잠시 등산로에서 이탈해 올라보니 놓치고 가면  서운할 뻔한 조망이 나타난다. 마치 통창으로 된 카페에 온 듯 정자에 앉아 북쪽에 한가득 펼쳐진 안성 시내를 바라볼 수 있다.

 

서운산 정상에서 바라본 안성시내. 

 

숨을 고른 후 다시 길을 마저 잇는다. 서운산 정상 직전 헬기장을 지나가다 무심결에 뒤를 돌아보자 뜬금없는 위치에 평상 하나가 놓여 있다. 직접 가서 평상 위에 앉아보니 이제야 그 뜻이 헤아려진다. 바로 발밑에 오리배 한 척이 떠 있는 청룡호수를 놓고 그 뒤로 시원하게 이어진 금북정맥이 훤하다. 부소산과 성거산의 아담하지만 깊이 있는 산그리메가 첩첩을 이룬다.

서운산은 전형적인 육산으로 오르내리는 데 큰 어려움이 없다.

 

마둔호수까지 가면 호수 to 호수

서운산 정상은 속이 다 시원할 정도로 장쾌하다. 안성 제4 일반산업단지, 공도읍, 진령봉, 안성 제2·3 일반산업단지, 안성시청이 속속들이 들여다보인다. 진천 방면으로도 시야가 조금 열려 있다. 잔잔한 산줄기가 마음을 푸근하게 풀어 준다.

잘생긴 소나무 한 그루가 이곳이 정상이라는 걸 다시 한 번 상기시켜 주려는 듯 당당하게 솟아 있어 눈길이 간다. 정상 주변에는 도처에 데크와 쉼터가 있는데 주말이면 수많은 사람들이 한데 어울려 남사당패처럼 한바탕 논다고 한다. 막걸리를 파는 상인도 이따금 올라온다. 

 

서운산 정상에서 석남사로 가는 길은 두 갈래다. 정상석에서 바로 북쪽으로 가는 길과 금북정맥을 조금 더 따라가다가 내려서는 길이다. 금북정맥을 따르면 꽤 가파르므로 정맥에 대한 욕심이 없다면 바로 북쪽으로 가는 것이 낫다.

 

‘지금 내려가고 있긴 한 건가?’하는 의구심이 들 정도로 무릎이 편안한 길이 계속 이어진다. 발끝에 걸리는 돌부리나 나무뿌리 하나 없다. 800m 정도 그렇게 편안하게 육산을 즐기다보면 석남사 기점 등산로 중간 쉼터. 여기서 산줄기를 따라 마둔호수로 가는 옛길도 존재한다. 이 길을 따르면 ‘사찰 to 사찰’의 코스가 ‘호수 to 호수’로 변신하게 되는 셈이다. 다만 워낙 사람들이 찾지 않는 길이라 다소 묵어 있다는 점은 감안해야 한다.

여기서 한 번 급경사를 내려서고 나면 마치 영화 속 한 장면 같은 숲 터널이 이어진다. 석남사가 가까워지자 졸졸 떨어지는 계곡 물소리가 어렴풋하게 들려온다. 계곡물을 떠서 휴대용 정수기필터에 걸러 목을 축여 본다. 이끼를 뒤집어쓴 바위가 지천인 계곡에 햇빛이 스포트라이트처럼 비추고 있다. 

 

석남사 인근의 아담한 계곡에 이끼 낀 돌이 아름답다.
 

조용한 석남사 경내에 이르러 돌계단에 걸터앉는다. 가빴던 숨을 한 번 훅하고 내쉬자 숨소리가 마치 산행한 적 없다는 듯 천연덕스럽게 가라앉는다. 

석남사 바로 옆 골짜기에는 서운산자연휴양림이 있다. 예약 경쟁이 치열한 숙박시설이다.

 

 

서운산 등산지도

 

산행길잡이

서운산은 산꾼의 관심사에 따라 즐길 수 있는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산이다. 먼저 하이라이트 구간만 오롯하게 즐기겠다면 청룡사에서 석남사로 가는 상기 코스가 무난하다. 오르는 길만 좌성사 방면 임도에서 은적암 코스로 바꾸면 된다.조금 더 긴 산행을 원하고, 여러 문화재도 감상하고 싶다면 서운산 서쪽을 한 번 훑고 오면 좋다. 고즈넉한 사찰 좌성사, 임진왜란 때 의병장 홍계남과 이덕남 장군이 축성한 토성인 서운산성, ‘앞이 탁 트여 있는 높다란 둔덕’이란 뜻의 탕흉대 등이 산재해 있다. 다만 길이 워낙 복잡해 이정표를 잘 보면서 가야 한다. ‘안성 금북정맥 국가생태문화탐방로’ 표시가 붙은 이정표가 가장 믿음직하다.

 

교통

청룡호수에는 공영주차장이 있어 주차에 큰 무리가 없다. 다만 반대편인 석남사주차장은 주차공간이 그리 넉넉하지 않은 편이다. 혼잡할 경우 석남사로 들어오는 도로 주변에 있는 여러 주차공간을 활용하고 걸어 올라와야 한다.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도 있다. 석남사 방면의 경우 20~30분 정도 걸어야 한다. 상중리상촌 정류장에서 안성시내와 안성터미널을 수시로 왕복하는 100번 버스가 다닌다. 청룡사의 경우 20번 버스가 절 바로 앞까지 운행한다.

 

맛집(지역번호 031)

석남사 쪽에선 한정식집 향정원밥상(673-8885)이 안성 쌀로 지은 적당히 찰지고 윤기가 흐르는 쌀밥과 더불어 고급스럽고 정갈한 한상차림을 즐길 수 있다. 부담스러운 조미료 맛이 느껴지지 않아 집밥처럼 건강한 맛이 특징이다. 산채정식 1만5,000원. 닭도리탕 및 닭백숙 7만 원. 오리백숙 8만 원.청룡사 쪽에선 호반가든(672-9090)의 새우매운탕이 별미다. 살이 통통하게 오른 민물새우를 넣고 끓여 개운하고 깔끔한 국물과 함께 쫄깃쫄깃한 수제비를 즐길 수 있다. 2인 2만5,000원, 4인 4만5,000원.

 

 

합쳐 3,500살 고찰, 100년 끓인 설렁탕 ‘제2의 경주’안성을 즐기다

 

볼거리 & 먹거리

 

금북정맥 산행만 마치고 바로 안성을 떠나기엔 아쉽다. 안성은 제2의 경주라는 별명이 있을 정도로 불교 유적들이 많다. 또 모두 들날머리에 위치하고 있어 크게 발품을 팔지 않아도 된다. 대표적인 사찰은 3곳. 칠장사는 1,400년(구전에 의한 것으로 1014년에 혜소국사가 왕명을 받아 이 절을 크게 중창했다는 기록이 가장 이른 것이다), 석남사 1,300년, 청룡사 800년의 역사를 각기 자랑한다. 
또 이색적인 식당도 있다. 경기도에서 가장 오래된, 그리고 한국에선 세 번째로 오래된 식당 안일옥이다.

 

배우 ‘공유’가 풍등 날린 바로 그 절 석남사

 

통일신라 문무왕 때 창건, 고려 광종 때 혜거국사가 중창한 사찰이다. 단출하면서도 당당한 대웅전과 국가 보물인 영산전이 있다. 영산전은 석가모니불상과 그 생애를 그린 그림이 있고 조선 초기 건축양식을 잘 볼 수 있어 귀중하다고 한다.

대웅전 돌계단.

 

사진 포인트는 주차장부터 대웅전까지 일직선으로 곧게 이어지는 돌계단. 아래에서 쳐다봤을 때 기하학적인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다.

석남사 500나한.

 
 

또한 바로 이 돌계단에서 배우 공유가 풍등을 날렸다. 드라마 <도깨비>에서 작중 동생 김선과 왕여 이름을 적은 풍등을 날린 바 있다. 이후 석남사가 유명세를 타자 2018년부터 매년 풍등 날리기 행사를 개최한다. 수백 개의 풍등이 저마다의 소원을 품고 하늘로 떠오르는 모습은 장관이다. 풍등행사 참가비는 전액 불우이웃돕기에 쓰인다. 

주소  경기 안성시 금광면 상촌새말길 3-120

 

시험 합격하려면 여기로 칠장사

신라시대 창건된 칠장사엔 많은 문화재와 이야깃거리가 있다. 대표적인 문화재는 혜소국사비. 고려 문종 때 국사의 생애와 업적을 기리기 위해 세워졌는데, 특히 비석 양옆에 두 마리의 용을 새긴 솜씨가 범상치 않다. 또 궁예가 열 살 때까지 활쏘기를 하며 유년기를 보냈다는 터, 의적 임꺽정이 스승인 병해대사를 위해 봉안했다는 꺽정불(목조불상) 등도 만나볼 수 있다.

칠장사 박문수 합격다리.

 

중요한 시험을 앞두고 있다면 발걸음이 멈출 수밖에 없는 명소도 있다. 칠장사엔 어사 박문수가 과거 시험을 치르기 위해 한양으로 가다가 이곳에 들러 기도 드렸는데 꿈에 나한이 나타나 문제를 알려줬다는 전설이 전해져 내려온다. 그리고 칠장사 뒤편에 이 전설을 품은 박문수 합격다리가 있다. 다리에는 누군가의 간절한 소원을 담은 종이들 수천 개가 바람에 휘날리고 있다.

사진 포인트는 일주문 옆 은행나무 길. 가을 시즌에 방문하면 멋진 사진을 남길 수 있다.

주소 경기 안성시 죽산면 칠장로 399-18

 

남사당패 겨울 피한지 청룡사

 

나옹화상이 중창한 유서 깊은 고찰로 영산회괘불탱, 감로탱 등 문화유적들이 있다. 특히 감로탱(부처님이 중생들에게 설법하는 것을 그린 탱화)은 현재 전하는 사례가 드문 17세기에 제작된 것이라 가치가 있다. 가로 6.5m, 세로 9m의 커다란 괘불탱도 시선을 사로잡는다.

사진 포인트는 대웅전의 기둥. 나무를 따로 가공해서 올곧게 만든 것이 아니다. 자연에서 구불구불 자란 나무를 통째로 가져다가 껍질만 벗겨 그대로 기둥으로 삼았다. 자연스러움을 추구하는 한국 건축의 특징을 살펴볼 수 있다.

청룡사는 남사당패의 본거지였기도 하다. 남사당패는 조선 후기의 유랑예인집단으로 전국을 떠돌아다니며 일정한 보수 없이 숙식과 노잣돈만 받고 밤새워 놀이판을 벌였다고 한다. 그리고 비수기인 겨울이 오면 청룡사에서 기예를 갈고 닦으며 봄을 기다렸고, 청룡사는 다음해  이들이 전국을 안전히 떠돌 수 있도록 이들의 신분을 보증해 주는 증명서를 발급해 줬다.

주소 경기 안성시 서운면 청룡길 140 청룡사 

 

4대에 걸쳐 끓이고 있는 설렁탕, 안일옥

모듬수육과 안성맞춤우탕.

 

4대에 걸쳐 100년 넘게 국밥을 끓이는 집이다. 농림수산식품부에 따르면 경기도에서 가장 오래된 식당이다. 3대 김종열 대표는 “상호는 안성에서 제일가는 집이란 뜻”이라며 “전날 저녁부터 12시간 핏물을 뺀 고기를 매일 아침 6시에 일어나 가마솥에 넣어 끓이고, 오후 5시에 불을 끄고 식히는 정성을 반복하고 있다”고 전했다.

 

“1920년대 안성장터에서 할머니가 장사를 시작했습니다. 할아버지가 일찍이 병석에 누운 탓에 생계를 책임져야 했어요. 당시 안성엔 수도권에서 손꼽히는 우시장이 있어서 작은 가마솥을 걸고 국밥을 끓여 팔았죠. 지금처럼 고기를 쉽게 구할 수 있던 시대가 아니라 소 부산물 조금에 야채를 넣은 국물이 빨간 안성장터국밥을 팔았어요.”

 

이후 안일옥은 시대와 함께 발전했다. 나라가 점차 잘 살게 되면서 고기의 양과 질이 좋아졌고, 메뉴도 늘어났다. 장터국밥에서 설렁탕, 꼬리곰탕에서 안성맞춤우탕(우족, 꼬리, 도가니, 갈비, 머리고기, 양지가 다 들어간 소 한 마리 탕)까지. 김 대표는 “장작에서 연탄, 지금 가스까지 연료만 바뀌었지 조리법은 옛날과 똑같다”고 했다. 가마솥은 맞춤 제작한 안성명품가마솥 2개를 쓴다. 솥 하나당 300인분을 한 번에 조리할 수 있다.

 

“4대 대표인 아들이 어느 날 아이디어를 냈어요. 안일옥 밀키트요. 그게 코로나 직전이었죠. 그래서 다른 곳들이 사회적 거리두기가 시작되고 나서야 제품을 개발할 때 우리는 이미 팔고 있었어요. 그 덕에 매출이 엄청 성장했죠.

 

설렁탕이 이렇게 사랑받는 건 아무래도 민주성 때문인 것 같아요. 임금도 노비도 다 같은 솥에서 나온 걸 먹는다고 해서 ‘최초의 민주적 음식’이라고도 부른다고 하잖아요? 아무쪼록 맛있게 드셔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주소 경기 안성시 중앙로411번길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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