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둘레길 변형 코스 인천역~월미공원~월미전망대~정상~월미테마파크~월미공원 6km
월미도의 귓속말을 들었다. ‘나는 날라리가 아냐’라고 속삭이는 것만 같았다. 월미도는 디스코팡팡과 바이킹 놀이기구가 있는 테마파크가 유명하지만, 산과 바다도 좋다. 100여 m 높이의 순한 월미산을 따라 걸으면, 풋풋한 인천을 발견하게 된다. 보석 같은 윤슬, 웅장한 인천대교, 시원한 월미전망대, 숲 향기 진한 둘레길, 신선한 월미바다열차까지 월미도의 진면모를 보러가는 길, 이재윤(@yoon_188.8)·최동혁(@dchoi412)씨와 함께 걸었다.
월미도의 재발견, 월미산
걷고 싶은 길이 있다. 흙냄새 나는 정돈된 길. 혼자 걸어도 길벗이 있는 양 걸음이 가벼워지는 길. 월미산이 그렇다. 공원에 가까운 깔끔한 산길은 걸을수록 마음의 색조를 환하게 바꿔 놓는다. 높은 산만이 아름다운 건 아님을 아기자기한 월미산이 알려준다.
100년간의 침묵, 월미공원 예포
손님을 맞는 대포인 예포禮砲. 을미공원 예포는 누구를 기다리고 있기에 조선 말기부터 지금껏 자리를 지키고 있을까. 100년 동안의 침묵. 지나치게 많은 말이 쏟아지는 시대에 홀로 침묵을 지키는 월미공원 능선의 대포는 경건하기까지 하다. 묵묵히 제 자리에 있어 주는 것도, 배려이자 예의가 될 수 있음을 전한다.
경치 종합선물세트 월미전망대
인천을 보려면 월미전망대에 올라야 한다. 360°로 드러나는 거침없는 인천의 향연. 인천항 내항, 청라국제도시, 송도국제도시, 영종도, 무의도, 인천대교, 영종대교와 바다까지 한 번에 볼 수 있는 경치 종합선물세트.
드넓은 파랑을 만나다
바다는 어디든 바다이다. 프랑스 니스 지중해에서도, 미국 캘리포니아 태평양에서도, 월미도 서해안에서도. 연결된 같은 바다이다. 평화로운 수평선의 막막한 안도감. 단순명료한 바다다움으로 가득한 월미도. 오래도록 바다를 보고 있으면 마음도 상쾌한 파랑으로 물든다.
월미도 윤슬, 기억은 추억이 된다
인천 앞 바다 윤슬은 지나치게 감미롭다. 햇빛에 비친 잔물결을 뜻하는 ‘윤슬’의 어감처럼 사소한 여행도 이곳에선 아름다운 추억이 된다. 맑은 날 오후, 월미도에 가면 사람이 아름다워지는 바다를 만나곤 한다.
팔미도 등대리와 버미, 꼬미, 애이니
바다와 도시가 만화 캐릭터처럼 오순도순 조화로운 곳, 월미도. 인천시 캐릭터인 점박이 물범 삼총사 버미, 꼬미, 애이니가 팔미도 등대리와 함께 기념사진 명소 역할을 한다. 팔미도 등대는 1903년 6월에 점등된 우리나라 최초의 등대다. 무의도 부근 인천항을 오가는 뱃길에 자리하고 있어 선박들의 중요한 길잡이가 된다.
사랑과 젊음이 모이는 곳!
월미도 놀이동산에 가면 누구든 청춘으로 돌아간다. 인파의 환호 속에 묻혀 있던 기억이 되살아나고, ‘사랑과 젊음이 모이는 곳’ 광고 글귀처럼 추억은 현재 진행형이 된다. “붐칫 붐칫” 흥겨운 멜로디와 “쾅! 쾅!” 튀어 오르는 놀이기구. 월미도에서는 모락모락 추억이 매일 대량 생산된다.
달의 꼬리 섬에서 달 바라기 할까
달 ‘월月’에 꼬리 ‘미尾’자를 쓴다. 옛날 월미도가 섬이던 시절. 섬 생김새가 반달 꼬리 모양 같아 생긴 이름이다. 올림픽 성화와 달의 꼬리 모양을 본 딴 월미공원 월미전망대. 저녁 9시 30분까지 이용 가능한 전망대는 인천의 야경, 별밤과 달의 꼬리를 감상하기에 제격이다.
역전의 첫발, 월미도 그린비치
인천상륙작전 당시, 월미도는 작전명 ‘그린비치’로 불렸다. 1950년 9월 한미 연합군이 월미도 상륙을 시작으로 전세가 역전되었다. 첫 발을 디딘 그린비치가 월미도인 것. 요충지인 월미도에 군사 시설이 들어섰다 사라지길 반복했던 흔적 중 하나가 미군 탄약고이다. 지금은 갤러리로 탈바꿈해 예술의 창고가 되었다.
짙은 숲의 환호로 들썩이는 숲
월미산 정상을 향해 오르는 산山 남자 최동혁·이재윤. 어렵지 않은 계단 끝에서 만난 달의 꼬리처럼 예쁜 월미전망대, 진중한 침묵의 예포, 막힌 속 뚫어 주는 정상 데크를 만나러 가는 길. 고욤나무, 귀룽나무, 감나무, 느릅나무, 벚나무, 졸참나무가 초록 팔을 들어 환호하는 통에 개선장군이 된 듯 흥이 오른다.
인천 둘레길 13코스 월미도 구간 정보
월미도를 제대로 보려면 둘레길을 변형해야 한다. 월미도의 진면모를 볼 수 있는 월미산은 높이는 낮지만 깨끗한 숲과 시원한 경치를 갖춘 황금비율의 전망대다. 둘레길을 따라 걷다가 계단을 따라 오르면 월미전망대와 예포, 정상 데크가 차례로 연결된다. 인천의 안과 밖을 모두 볼 수 있는 인천항 제일 조망명소다.
정상 데크에서 서쪽 산길을 따라 잠시 내려서면 월미테마공원 앞으로 연결된다. 월미도 내에는 비슷한 시설의 놀이동산 6곳이 있고, 각각 운영사가 다르다. 바다를 끼고 월미문화의 거리를 가다가 월미도 선착장에서 놀이시설을 지나 인천역으로 돌아가는 코스다. 인천역을 출발해 월미산에 올랐다가 월미공원 입구로 돌아오는 6km 코스이며 3시간 정도 걸린다.
거리: 6km 난이도: ★★☆☆☆
소요 시간: 3시간
교통
인천둘레길 13코스 월미도 구간은 인천역에서 시작된다. 인천역은 1호선과 수인분당선 종점이라 경기 남부권과 서울과 경기도 북부에서 대중교통으로 접근이 비교적 수월하다. 인천역 1번 출구 앞에서 45번, 10번, 2번 버스를 타면 월미공원 입구까지 5분 만에 닿는다.
자가용 이용 시 월미공원 입구에 무료 공영주차장이 있다. 만차일 경우 월미도 곳곳에 유료 주차장이 있다. 보통 1일 주차료 3,000~6,000원을 받는다.
인천역에서 월미도 관광 모노레일인 월미바다열차를 타는 방법도 있다. 평균 시속 9km로 월미도를 한 바퀴 도는 6km 노선, 42분 소요된다. 땅에서 높이 7~18m로 운행해 주변 경치를 감상하기에 안성맞춤이다. 요금은 평일 1만1,000원, 주말 1만4,000원.
먹거리
월미산 북쪽 놀이동산이 몰려 있는 월미문화의 거리에 식당과 카페가 즐비하다. 조개구이와 회를 전문으로 하는 해산물 식당, 돈까스 등을 전문으로 하는 경양식 레스토랑이 많다. 관광지답게 다양한 음식의 식당이 늘어서 있어 골라먹는 즐거움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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