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의 일출은 각별하다. 지리산의 압도적 높이가 첩첩산중을 들여다볼 수 있게 해주고 그 골짜기마다 피어난 운해들이 환상적이다. 또 희귀하다. 신출귀몰한 산악 날씨 탓에 맑다가도 갑자기 안개가 덤벼들기 일쑤다. 그리고 다양하다. 꼭 정상인 천왕봉이 아니더라도 멋진 일출을 볼 수 있는 포인트가 많다. 그래서 월간<山> 독자 150여 명과 국립공원공단 레인저, 산악사진가들에게 물었다. 여러분이 가장 좋아하는 지리산 일출 명소는?
1위 천왕봉_ 96표
명실상부 지리10경 중 제 1경
지리산 최고봉 천왕봉 일출은 지리10경 중 제1경을 담당할 만큼 상징적이다. 3대가 덕을 쌓아야 볼 수 있다고 할 정도로 난이도가 높다.
천왕봉에서 일출을 보려면 장터목대피소에서 숙박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장터목대피소에 들어서면 일출을 보려고 전날 저녁 6~7시부터 누워서 눈을 붙이고 있는 사람들을 쉽게 만나볼 수 있다. 또 대피소 소등시간이 되면 안내방송으로 내일 일출시간과 일출을 보기 위해 대피소를 떠나야 하는 시간을 알려 주기도 한다. 대개 일출시간 1시간 20분 전에 출발하면 무난하다.
2위 촛대봉_26표
천왕봉을 배경으로 뜨는 일출이 제 맛
천왕봉에서 보는 일출은 그 의미가 상당하지만 미학적인 감각이 예민한 사람들은 천왕봉‘과’ 함께 보는 일출을 더 높게 평가한다. 그래서 많은 산악사진가들이 다양한 포인트에서 지리산 일출을 촬영하면서도 천왕봉에선 거의 찍지 않곤 한다.
대표적인 포인트로 촛대봉이 있다. 세석대피소에서 단 0.5km밖에 떨어져 있지 않아 배낭을 대피소에 내려놓고 일출만 보고 와도 된다.
3위 노고단_17표
가장 쉽게 보는 지리산 일출
노고단은 들머리인 성삼재에서 단 200m만 해발고도를 올리면 되기 때문에 연중연시 남녀노소 많은 사람들이 찾는 명소다. 성삼재 휴게소에서 1시간 30분이면 닿을 수 있어 새벽부터 움직여야 하는 일출산행도 체력적 부담 없이 할 수 있다.
정상부 환경 복원을 위해 탐방예약제가 실시되고 있으므로 미리 예약해 두는 것이 필수. 예약자를 확인하는 노고단탐방지원센터는 새벽 5시에 열리므로 성삼재에서 너무 일찍 출발할 필요는 없다. 센터에서 노고단 정상까지 700m 완만한 오르막이다.
4위 써리봉&중봉_8표
천왕봉 버금가는 일출을 고즈넉하게
써리봉 일출.
중봉 일출.
일출을 볼 수 있을 것 같은 날이면 천왕봉에는 그야말로 사람들이 바글거린다. 그래서 조용하게 나만의 시간을 보내거나 멋진 사진을 찍기에는 어려움이 따른다.
천왕봉 동북쪽에 솟은 중봉과 써리봉은 상대적으로 고즈넉하면서도 도드라진 바위들과 함께 멋진 일출을 감상할 수 있는 곳이다. 또 마찬가지로 이용객 수가 적은 치밭목대피소를 이용하면 차분한 밤과 일출을 모두 누릴 수 있다는 강점이 있다. 치밭목대피소에서 써리봉까지 50분, 중봉까진 두 시간 즈음 걸린다.
5위 세석평전_4표
일출이 붉게 물들이는 산오이풀
앞서 촛대봉에선 천왕봉과 어우러진 일출을 볼 수 있다고 했는데 세석평전에선 촛대봉의 뒤를 잡아 이와 어우러진 일출을 볼 수 있다. 특히 8~9월이면 붉게 모습을 드러내는 산오이풀은 일출과 환상적인 궁합을 보여 주는 소재다.
6위 만복대_2표
털진달래 일출 명소
만복대는 봄철 털진달래, 그리고 튼튼하게 뻗어 내리는 지리산의 주능선 산줄기란 두 가지 광경을 일출과 함께 즐길 수 있는 매력적인 일출 명소다. 만복대 일출을 보기 위해 남쪽 성삼재에서 새벽에 출발하거나 북쪽 정령치휴게소에서 올라가는 방법이 있다. 성삼재에서는 약 세 시간, 정령치는 한 시간 정도 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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