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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

[지리산 성중종주] 속독 대신 정독하니 보이는 새로운 지리산

by 白馬 2024. 7. 20.
 

성삼재~중산리 33km 2박3일

 

 

지리산 천왕봉에서 일출을 맞으며 남쪽에 뻗은 산그리메 속에 몸을 던진다.
 
 

“자연에선 삶과 죽음이 따로 있지 않아요.”

중산리로 내려서는 길, 이 말을 떠올리자 눈이 좀 뜨였다. 머릿속에서 이번 지리산 성중종주의 성공과 실패 여부를 치열하게 저울질하고 있던 차였다. 너무 과하게 챙긴 식량은 반이나 남았고, 체력은 완전히 연소돼 다리는 잿더미처럼 나풀거리고 있었다. 잠은 두 밤을 합쳐 7시간은 잤을까. 그래도 천왕봉 일출은 봤으니 덮어놓고 성공적이었다고 해도 될까.

그런 고민을 하던 때 삶과 죽음이 따로 있지 않다는 말이 불현듯 생각났다. 그러고 보니 성공적인 것과 실패적인 것을 나눠 생각하던 것이 너무나 덧없게 느껴졌다. 그렇다. 굳이 나눌 필요가 없었다. 실수나 오산이나 그게 곧 종주고, 그게 지리산이었다.

 

노고단고개에서 이어지는 주능선 초입은 산뜻한 숲길이다. 

 

촛대봉은 노고단부터 천왕봉까지 주능선 전체를 바라볼 수 있는 조망터다. 

 
 

‘지리산’ 책이 많은 이유

돌이켜보면 지리산에선 늘 두더지같이 산행했었다. 고개를 땅에 처박고 새벽 내내 땅거미를 핥아댔다. 해가 떠도 사정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시선은 시계와 발을 놓을 장소만 번갈아 따라갔다. 남은 거리를 줄여나갈 뿐이었다. 

“옛날 방식으로 2박 3일 동안 천천히 종주하는 건 어때?”

곰곰이 따져보니 그렇게 지리산을 대했던 적이 한 번도 없는 것 같아 이 제안에 귀가 솔깃해졌다. 취재산행은 늘 분명한 목적을 갖고 있었다. 가령 빠른 완주, 일출, 반달곰, 사람 등이었다. 말하자면 코스 요리 중에서 전채나 프로마주만 먹고 갔던 셈이다. 경주마처럼 시선을 어딘가에 꽂아놓고 다니는 데 익숙했던지라 지리산 전체를 천천히 톺아보며 종주한다는 것이 꽤 낯설었다.

“설악산은 안 그런데 지리산은 그렇게 많이 걸었어도 헷갈린다.”

 

 운무 가득한 지리산 주능선이 몽환적이다. 

 

사진기자도 낯설어했다. 성삼재에 도착해 지도를 한참 들여다보더니 혼잣말을 중얼거린다. 그의 말은 이런 뜻이었다. 지리산은 바림붓으로 슬금슬금 펴 바른 듯하고, 설악산은 바늘처럼 뾰족하게 깎은 연필로 도화지를 찌르듯 그려낸 듯해 기억에 남는 양의 차이가 있었다. 그래서 설악은 보느라 정신없는데, 지리는 안 보느라 정신이 없다고들 한다. 조용히 내면에 귀를 기울이며 걷느라 그렇다. 지리산이 만들어 낸 사색의 걸음 탓에 서점에서 국립공원의 산들을 검색하면 지리의 이름을 건 책이 가장 많은 것일지도 모르겠다.

 

지리산을 아끼는 사람들과 걷고 싶었다. 그래서 국립공원공단에서 선정한 지리산 크루로 활동하는 이들에게 동행을 요청했다. 문호상씨와 박대선씨다. 이들은 지리산에서 환경정화를 중심으로 다양한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지리산의 다양한 종주코스 중 이번에 걸을 길은 성중종주다. 성삼재에서 중산리까지 약 33km. 한 번에 15시간 내외를 걸어 무박종주로 끝내버리는 길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 길을 3일에 걸쳐 천천히 걸어 가보기로 했다. 그러면 무엇이 보일지 궁금했다.

 

 해질 무렵 연하천대피소에 도착했다. 눈앞이 핑핑 돌았다. 

 

종주 짐을 메고 본격적으로 지리산에 든다. 짐에 욕심을 좀 부렸더니 발소리가 심술궂은 아이의 것이 됐다. 신경질적으로 내딛는 소리가 자박자박 노고단고개까지 이어진다. 새파란 하늘에 뭉게구름이 떠오른다. 그리고 저 멀리 천왕봉이 흐릿하다. 

“원래는 뛰어 지나가던 길이라 새롭네요.”

트레일러닝을 즐기는 문호상씨, 그리고 박대선씨는 지리산 종주를 대부분 무박으로 진행했다. 그러니깐 앞서 말한 ‘두더지’ 같은 방식으로 지리를 걸어왔던 셈이다. 문씨는 “뛸 땐 오로지 호흡으로만 지리산을 느낄 수 있었는데 지금은 오감이 다 열려 있다”며 “그러니 5배나 더 산을 헤아리는 것 같다”고 전했다. 박씨도 “혼자서 사색에 빠져서 걷는 게 꽤 매력적인 것 같다”고 했다.

자욱한 신갈나무 잔가지 사이에 능선이 파묻혀 있다. 이 앞 어딘가 있을 연하천대피소를 상상하며 꾸준히 걸음을 옮긴다. 리듬감 있게 오르내림이 이어진다. 발에 힘이 빠지면서 한결 발소리는 차분해졌다. 심원계곡 일원을 들여다보다가 돼지령을 넘어서서 왕시루봉으로 뻗어가는 능선을 바라본다.

서두르지 않으려 했는데 뜻처럼 되지 않는다. 두 시간 뒤 소나기가 내릴 것이라는 예보가 날아들었다. 양옆으로 구름이 차오르고 오직 나아가는 방향의 하늘에만 파란 구멍이 뚫려 있다. 속도전이다. 전북, 전남, 경남이 만나는 삼도봉에서 지역화합의 염원을 간단히 빌고 반야봉을 지나친다. 살짝 뒤돌아 봉우리 사면에 구상나무 고사목들이 가시처럼 돋아난 형상만 새겨둔다. 화개재를 내려서는 긴 계단을 지나 토끼봉까지 억지로 힘을 쥐어짜내서 오른다.

토끼봉에서 연하천대피소는 고작 3km. 명선봉만 넘으면 된다. 실제로 길은 멀지 않은데 너무나 멀게 느껴진다. 마음이 먼저 가고 몸이 따라가는 형국이라 그렇다. 다행히 휘파람새 소리가 최면에 빠진 마음을 각성 유도로 빼내어준다. 빗방울이 한두 방울 떨어지고 해가 저물기 직전 연하천대피소의 돌담에 등을 기댔다.

 

이른 새벽 헤드랜턴을 켜고 연하천대피소에서 벽소령대피소로 나아가고 있다. 

 

지리산 지키려는 ‘꼬다리’ 아이디어

해가 뜨기 전 뜨거운 대피소 바닥에서 등을 뗐다. 일정 내내 일출을 촬영하고 싶었다. 밤에 비가 내린 직후 맑아질 거란 예보를 확인했었지만, 틀렸다. 형제봉을 향해 서두르던 걸음을 살짝 늦추고 천천히 안개 속을 헤맨다. 문씨가 옅은 햇빛에 의존해 어디선가 조각 조각난 쓰레기들을 주워 모아 나타났다.

“지리산 크루로서 앞으로 어떤 활동을 해볼지 고민하고 있었는데 이번에 천천히 산행하면서 그 단서를 얻을 수 있었어요. 바로 ‘꼬다리’입니다. 자기 쓰레기를 되가져가는 문화는 자리가  잘 잡혔는데 이렇게 행동식 포장재를 뜯은 후 뜻하지 않게 흘리고 가는 경우가 많네요. 일본에서 출시하는 제품들 중엔 이렇게 ‘꼬다리’가 발생하지 않도록 절단부를 만들어두는 경우가 꽤 있거든요. 우리나라도 도입하면 좋을 것 같아요. 생수병도 비닐 라벨을 떼기 쉽게 만들고 있잖아요.”

 

아름다운 연하선경. 

 

좋은 아이디어다. 또 지리산을 더 좋게 만들 아이디어는 무엇이 있을지 고민하며 걸음을 옮긴다. 발을 놓을 때 일단 좀 더 편하고 낮은 쪽을 택하는 꾀를 부려보는데 결국 외면한 만큼 고저차가 쌓여 큰 바위를 한 번에 오르는 경우가 몇 번 이어졌다.

소소한 교훈을 느끼며 안개 속 벽소령에 도착했다. 내심 산 아래로 흘러내리는 운해를 기대했지만 능선을 푹 적신 안개는 해가 떠오르면서 증발하듯 사라져갔다. 벽소명월이라지만 오늘만은 벽소명일이다. 햇볕은 따스하고 바람은 시원하다.

 

벽소령에서 세석으로 가는 6.3km의 능선은 도무지 좋아하는 사람을 찾기 힘든 구간이다. 하얀 함박꽃만 몇 떨기 떨어져 있는 이 길을 대부분 지루하다고 여긴다. 키 큰 전나무들이 산골짜기들을 꼭꼭 숨겨놔 조망을 찾던 눈을 실망케 한다. 

그런데 오늘은 그렇지 않다. 이 길이 지루했던 건 그간 줄곧 목적지를 향해 빨리 가는 것이 중요한 마음이었던 탓이었다. 아무리 걸어도 숨소리 하나 흔들리지 않고, 기분 좋은 바람은 새소리를 실어 나른다. 어쩌면 우리가 흔히 마음속에 그리는 ‘지리산 능선’이란 개념에 가장 잘 들어맞는 길일지도 모르겠다. 무념무상으로 걷자 이 길이 좋아졌다.

 

 촛대봉에서 연하봉으로 넘어가는 바위지대. 

 

새롭게 자라나는 구상나무를 보다

천왕봉이 불쑥불쑥 고개를 내미는 길을 지나 전나무들의 키가 수그러들면서 세석평전이다. 남한에서 가장 높은 고위평탄면이다. 잠시 걸음을 쉬어 가는데 기후변화 대응 스테이션에서 근무하고 있는 채현진 연구원을 우연히 만났다.

“지난 5월 15일에 지리산에 눈이 와서 꽃들이 몸살을 앓고 있어요. 철쭉이 푸릇푸릇해야 하는데 지금 완전 초가을 풍경이 됐죠.”

지리산의 식생을 누구보다 자세히 들여다보고 있던 그였다. 그래서 마침 전날 반야봉에서 바라본 구상나무 고사목들의 참혹한 몰골들에 대해서도 물어봤다. 그런데 그는 “자연에 삶과 죽음은 따로 있지 않다”며 새로운 관점을 얘기했다. 바로 후계목이다. 생명은 나이가 들면 죽기 마련이고, 그 죽음을 채울 다른 생명이 자라면 아무 문제가 없고 그것이 자연스러운 것이란 말이었다.

 

연하봉으로 향하던 중 뒤를 돌아보자 노고단에서부터 걸어온 능선이 한눈에 들어온다.

 

중산리 하산길에 아름다운 아침 햇볕이 따스하게 덮어온다. 

 

그래서 연하선경을 조금 색다르게 걸어보기로 했다. 촛대봉에서 노고단부터 천왕봉까지 그려진 파노라마를 담은 뒤 시야를 조금 좁혔다. 그러자 새롭게 보이는 것들이 있었다. 어린 구상나무들이다. 덤불더미 사이에 파묻혀 있지만 그래도 고개를 내밀고 언젠가 이들 위로 솟을 날을 기다리는 이도 있었고, 등산로 옆 양지바른 좋은 터에서 쑥쑥 자라는 이도 있었다. 압권은 연하봉이었다. 큰 고사목 바로 앞에 마치 그 유지를 이어나가겠다는 듯 자리 잡은 구상나무가 있었다.

자연의 윤회다. 지리산 봉우리에 불교적 의미를 띤 이름이 유독 많이 붙은 것도 이 때문일까. 생각에 잠겨 연하봉을 넘고 나니 장터목이다. 장터처럼 사람들이 북적거린다. 모두 다른 곳에서 왔지만, 모두 같은 곳을 같은 시간에 오를 생각을 하고 있다. 이제 천왕봉 일출이다.

 

 

모두가 사랑하는 천왕봉 일출

새벽 3시 20분. 짐을 배낭에 담고 관성처럼 등 떠밀려 대피소 밖으로 나온다. 밖은 도무지 6월이라 생각하기 힘든 차가운 바람이 어둠을 틈타 활개치고 있다. 별빛을 보며 잠을 떨쳐내고 제석봉을 향해 몸을 밀어 올린다. 거대한 돌과 자갈, 나무계단 등의 장면이 사진첩처럼 연결돼 기억으로 남았다. 그리고 앞뒤로는 거친 숨소리와 흔들리는 랜턴 불빛이 가득하다. 

맹렬하던 행진의 기세가 조금씩 늦춰진다. 고개를 드니 밝아오는 하늘 아래 거대한 바위더미 위에 촘촘히 올라선 사람들의 실루엣이 보인다. 천왕이다. 부지런히 그들의 곁에 선다. 바위 곳곳에 자리를 잡고 모두가 숨을 죽인 채 동쪽 지평선을 물끄러미 본다. 빛은 점점 밝아오는데 도무지 태양은 모인 사람들의 3대에 걸쳐 쌓은 덕에 대해 판결을 내려주지 않아 애가 탔다.

“와!”

분주했던 정상이 일순 차분해진다. 직전까지 모두들 사진을 찍고, 영상을 찍고, 정상석에 가서 인증을 하고, 추위를 피하고, 아침을 먹고, 빨리 내려갈 준비를 하느라 북새통이었다. 그런데 흐릿한 구름과 산세 위로 선명한 빨간 태양이 솟아나자 모두가 탄성을 터뜨리며 잠시 멈췄다. 몽환적인 붉은 빛깔은 점차 백색광으로 또렷해져 갔고 그만큼 사람들은 사라졌다. 앞선 순간을 모두 양보해 얻은 침묵 속에 일출을 마음에 담는다.

이제 중산리로 향하는 1,000m가 넘는 내리막을 일출 값으로 지불해야 한다. 급했으면 이 대금청구에 안절부절못했겠지만 시간이 충분한 종주에선 그럴 필요가 없다. 사실 힘도 없다. 한걸음씩 느릿느릿 걷자 중산리에서 ‘오픈런’으로 달려온 이들이 구슬땀을 쏟아내며 마주 지나간다.

 

천왕봉 정상석을 바라보며 아침 일출을 지켜본다. 

 

길은 마치 아직 더 지리산에 머물러 달라는 듯 발을 휘감아 온다. 피로가 누적된 무릎은 지리멸렬한 내리막에 질색한다. 하지만 깨끗한 아침의 빛으로 샤워한 숲이 새 것처럼 열렬히 반짝여 큰 위안이 된다. 긴장의 끈을 꽉 부여잡고 걷는다. 공사 중인 로타리대피소를 지나고 얼마 있지 않아 중산리 계곡의 물소리가 들려온다. 통천길 입구를 지나고 나서도 긴장된 몸은 왠지 풀리지 않았다.

성삼재로 돌아가는 택시를 탔다. 기사는 산청에 대해 여러 재미있는 이야기들을 들려줬다. 요새 ‘제로포인트트레일 천왕’이라고 하동 노량항에서 천왕봉까지 걷는 젊은 여성 등산객들이 많다는 것, 소주 ‘좋은데이’의 물이 이곳에서 난다는 것, 곶감과 밤이 유명하다는 것 등이었다. 또 공기가 너무 좋아서 서울 동생이 평소 소주 1병이 주량인데 여기선 5병 마신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그럼 기사님이 거꾸로 서울 가면 어떻게 되는데요?”

“어? 아~ 저 원래 1병은 마시는데 거기선 3잔 밖에 못 마셔요.”

넉살에 기분 좋은 웃음을 터뜨리며 긴장이 풀린다. 그는 한사코 성삼재까지 갈 길이 멀다며 “주무이쇼”라고 말한다. 스르르 눈을 감는다. 종주가 그제야 끝난다. 

 

여긴 어디? 기후변화 대응 스테이션

 

현 세석대피소 옆에 작은 건물인 기후변화 대응 스테이션. 이곳은 옛 세석대피소 건물을 2년 전에 리모델링했다. 건물명에서 알 수 있듯 지리산 아고산대 생태계의 기후변화 영향을 연구한다. 대개 1~2명의 국립공원연구원 직원들이 거주하며 시민과학자가 공동프로젝트 수행을 위해 단체로 머물기도 한다.

그런데 연구시설이라고 해서 연구자들이 하얀색 가운을 입고 숫자로 된 데이터만 들여다보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이들은 발로 뛴다. 지리산 곳곳의 집중 모니터링 지역을 찾아 반야봉부터 하봉까지 동서남북을 매일같이 누빈다. 그래서 어쩌면 지리산에 근무하는 어떤 이들보다 지리산을 많이 돌아다닌다고도 볼 수 있다. 대피소 근무자들은 해당 권역에만 머물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따금 이곳이 대체 무엇을 하는 곳인지 궁금해 문을 두드려보고 아무 응답이 없자 흥미를 잃고 떠나는 산꾼들이 꽤 있다고 한다. 이제 그 이유를 알 것이다. 그들은 현장에 있다.

 

2박3일 식량 간추리기

 

요샌 비화식이 대세지만 클래식한 옛 종주스타일 대로 화식을 해봤다. 배낭은 한층 무거워졌지만 맛있고 든든한 한 끼를 먹을 수 있는 건 여전히 매력적이다. 매 끼니마다 불을 피우는 건 과한 것 같아 에너지바 및 빵류를 중간에 섞는 식으로 식단을 구성했다. 영양적으로 균형 있거나 맛이 다양하지 않고, 쓰레기도 많이 발생하는 식단인 만큼 단순 참고만 하는 것을 추천한다.

 

1일차  점심 크림빵과 에너지바. 저녁 돼지고기 목살 2근과 김치 한 포기, 마늘장아찌, 넉살로 옆 테이블에서 얻은 고들빼기김치. (고기는 비교적 기름이 덜 나오는 부위 선택, 또한 날이 더우면 상하지 않도록 보냉백과 아이스팩도 챙겨야 한다.) 

2일차 아침 라면 5봉과 김치 반 포기. 점심 꿀호떡과 에너지바. 저녁 오리훈제슬라이스와 소시지 약 0.8kg. 김치 반 포기. 

3일차 밤빵과 에너지바.

참고로 대피소에선 물로 설거지할 수 없다. 따라서 키친타월, 물티슈, 일반티슈 모두 동원해 닦아내고, 쓰레기는 모두 되가져가야 한다. 팁이라면 먼저 물티슈로 어느 정도 닦아낸 뒤, 물을 조금 부어 졸이듯 끓이면서 키친타월로 닦아내는 것이 좋다. 

 

성삼재~중산리 종주

경상남도 산청군·하동군·함양군, 전라북도 남원시, 전라남도 구례군

산행 거리 33km  산행 시간 2박 3일
산행난이도 ★★★★★(꾸준히 걸을 수 있는 체력 필요)


 

 

산행길잡이

동서남북 다양한 종주길이 존재하는 지리산에서 성중종주는 처음 종주에 입문하는 사람들이 많이 찾는 길이다. 들머리인 성삼재의 해발고도가 약 1,100m로 높아 초반에 힘을 많이 빼지 않고 능선을 걸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30km 이상 걸어야 한다는 점에서 충분한 체력을 갖춰야 한다.

 

워낙 찾는 이들이 많아 이정표도 많고 길도 확실해 길을 잃을 염려는 없다. 물은 대피소와 샘터에서 구할 수 있어 1리터 내외만 소지해도 무방하다. 하지만 계절이나 가뭄에 따라 물을 구할 수 없을 수도 있으니 사전에 대피소에 전화해 식수 상황을 확인하는 것이 가장 좋다. 

 

장터목에서 천왕봉을 거쳐 중산리로 내려설 땐 로타리대피소가 2024년 12월까지 공사 중이라 필요한 물품을 구입하거나 휴식을 취할 수 없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따라서 미리 장터목에서 식수를 충분히 확보해야 한다. 

 

교통

서울 동서울터미널에서 성삼재로 가는 버스가 평일과 주말에 1회(23:00), 금요일에 4회(22:45, 22:50, 22:55, 23:00) 운행하고 있다. 요금은 4만1,800원. 구례터미널에선 화엄사를 거쳐 성삼재로 가는 버스가 월~목 2회(09:00, 14:20), 금·토·일 4회(08:40, 10:20, 14:20, 16:20) 운행한다. 참고로 이 버스는 동절기(11월 말~4월 말)에는 운행하지 않는다. 

 

중산리로 하산한 후에는 중산리버스정류소에서 약 1시간 간격으로 원지버스터미널로 가는 버스를 타면 된다. 소요시간은 약 40분. 원지버스터미널에선 서울남부터미널을 포함해 대전, 인천, 부산 등 여러 지역으로 이동할 수 있다.

자차를 성삼재에 두고 종주할 경우 중산리에서 택시로 돌아올 수 있다. 시간은 약 1시간 50분, 요금은 14만 원쯤 받는다. 

 

맛집(055)

들머리인 성삼재휴게소에선 간단한 식사가 가능하다. 주말 아침 7시, 평일 아침 8시부터 19시까지 운영하며 우동(6,000원), 돈가스(1만1,000원), 육개장(1만 원) 등을 판매하고 있다. 

 

날머리인 중산리에는 거북이산장식당(973-8934)이 유명하다. 국밥과 도토리묵, 파전 등 전형적인 등산로 맛집 메뉴들을 갖추고 있다. 맛은 무난한 편인데 사실 이곳이 잘 알려진 건 밥을 먹으면 샤워를 할 수 있게 해준다는 점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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