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창문을 열면 마음이 들어오고. . . 마음을열면 행복이 들어옵니다.
  • 국내의 모든건강과 생활정보를 올려드립니다
등산

공룡능선 추락 중상자 지키며 밤을 새우다

by 白馬 2023. 7. 11.

[국립공원 사고사례] 설악산 비법정로 사고
응급 상황에 대비해 랜턴, 비상식량 항상 휴대해야…

 

조난된 저체온증 환자를 구조하는 국립공원 직원들.

 

<증보문헌비고>에 따르면, 설악산은 암석의 색이 눈같이 하얗다고 하여 ‘설악’이라 불렸다고 합니다. 또한 신성한 산이라는 의미의 고어로 솔뫼, 설산, 설봉산 등으로 불리기도 했습니다. 설악산은 공룡능선을 기준으로 외설악과 내설악으로 나뉘는데, 바다에 접한 곳을 외설악, 내륙에 접한 곳을 내설악이라 부릅니다. 대청봉에서 대승령으로 이어지는 서북 능선 일대를 남설악이라 칭하기도 합니다. 이렇듯 설악산은 몇 개의 지역으로 구분될 수 있으며, 각자가 독특한 개성을 품고 있습니다. 

수려한 계곡과 화려한 암반으로 이루어진 설악산은 신록이 우거지는 6월이면 탐방객들로 붐빕니다. 설악산의 아름다운 풍경은 탐방객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죠. 하지만 눈을 즐겁게 하는 풍경 이면에는 위험 요소들이 곳곳에 숨어 있습니다. 크고 작은 사고가 빈번히 발생하고 있어 산행 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2012년 6월, 공룡능선 아래 계곡 큰 바위에서 추락사고가 있었습니다. A씨 외 동료 산악회 회원 2명이 비법정탐방로 불법 산행을 하다 일어난 일이죠. 오후 4시경, 공룡능선 일원에서 추락사고가 발생했다는 신고가 들어왔습니다. 해가 지기 전에 구조를 해야 했기에, 소방청 헬기를 이용해 국립공원구조대와 119구조대가 함께 출동했습니다. 

 

공룡능선 봉우리 하단에서 호이스트를 이용해 구조대원들이 하강했지만 어두워지기 전에 환자를 찾는 것은 실패했습니다. 설상가상으로 환자와의 연락이 원활하지 않아 능선으로 이동해서야 연락이 닿았죠. 하지만 해당 지점과 사고지점은 거리가 멀었습니다.

 

날은 점점 어두워졌고. 지형은 험했습니다. 야간수색을 준비할 때쯤, 바위 능선에서 반짝이는 헤드랜턴 불빛이 보였습니다. 그 순간 그곳이 환자의 위치라는 생각이 들었고, 저와 구조대원 동료는 바위 리지 구간을 통과해 빠르게 사고 지점으로 이동했습니다. 그곳에서 구조 요청자를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구조 요청자는 탈진한 상태였습니다. 그는 우리가 건네준 물통을 한 번에 들이키고 나서 동료 환자를 가리켰습니다. 동료 환자는 바위능선에서 10m 정도 추락해 바위 밑에 누워 있었습니다. 구조 요청자도 다리를 크게 다쳐서 치료가 필요한 상황이었지만, 구조요청을 위해 10m 정도 되는 바위를 몇 번이나 오르고 내렸다고 했습니다. 동료의 목숨을 구하기 위해 최선을 다한 것이었죠.

 

 중환자의 상태를 살피고 응급처치를 하고 나니 날은 어두워졌습니다. 어둠 속에서 환자를 운송하는 건 불가능했습니다. 산에서 밤을 보내야 했습니다. 무전으로 환자의 보온을 위한 침낭과 식량 지원을 요청했습니다. 지원조의 빠른 접근을 위해 고정 로프를 설치하던 중 주먹만 한 낙석이 떨어져 위험한 상황이 연출되기도 했지만, 다행히 크게 다치진 않았습니다.

 

새벽 1시, 2차 구조지원조가 도착했습니다. 그들이 가져온 식량으로 배를 채우고, 침낭을 이용해 환자들의 체온을 유지하며 산에서 밤을 지새웠습니다. 다행히 날씨가 좋았습니다. 이른 새벽, 구조헬기가 왔고, 무사히 구조를 마칠 수 있었습니다.

 

오랜 시간 지났지만, A씨와 구조대원들을 비롯해 구조에 참여해 주신 모든 분들께 다시 한 번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모두의 노력이 있었기에 구조가 안전히 마무리될 수 있었습니다. 우리 모두 산행수칙을 준수해 안전하게 산을 즐길 수 있기를 기원합니다. 

 

설악산의 험준한 지형은 구조에 어려움을 더한다.

 

 

비법정로 산행은 자제해요!

샛길은 안전시설과 대피시설이 없어 사고 위험성이 높습니다. 지난 5년간 설악산에서 일어난 안전사고 중 70%는 샛길에서 발생했고, 사망자는 16명에 달합니다. 샛길은 길 자체로도 위험하지만, 사고 발생 시 구조에 어려움이 있습니다. 접근이 쉽지 않아 구조에 시간이 오래 걸리는 것이죠. 모두의 안전산행을 위해 샛길 산행은 자제해야 합니다.

 

안전산행 필수품 및 주의사항

1. 산행 전 산행계획을 짜고 체력에 맞는 코스를 선택하자.

2. 비법정 탐방로가 아닌 정규 탐방로를 이용하자.

3. 계절에 맞는 장비를 챙기고 간단한 구급약품을 항시 구비하자.

4. 응급 상황 시 유용한 오버 재킷, 랜턴, 비상식량을 항상 배낭에 휴대하자.


오늘의 날씨

* 오늘 하루도 즐겁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