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창문을 열면 마음이 들어오고. . . 마음을열면 행복이 들어옵니다.
  • 국내의 모든건강과 생활정보를 올려드립니다
등산

배를 접어 차에 싣고, 원시의 정적 속으로 도망치다

by 白馬 2023. 7. 10.

[카누&산행 제천 충주호]

 

충주호에서 여유로운 카누잉. 차 트렁크에서 카누를 꺼내 2분 만에 조립 후 물로 나가면 새로운 세상과 만난다

 

물과 친해지기

우리는 물과 친하지 않다. 우리는 물과 거래처 직원처럼 지낼 순 있지만 엄마 아빠와 나 사이처럼 밀접해질 순 없다(물 안에서 물한테 산소를 달라고 투정부릴 수 없다!). 아무튼 물과 친하지 않은 덕분에 우리는 가야 할 곳, 가고 싶은 곳에 제대로 갈 수 없는 경우가 있다. 물과 가깝게 지내려면 배가 필요하다. 배야 곳곳에 있긴 하지만 모든 배를 자가용처럼 몰 수 없다. 그런 배가 있지만 매우 비싸고 어떤 건 집보다 크다. 이번 생에 배를 갖는 건 포기해야겠다고 마음먹기 전에 아예 배를 구할 생각조차 못 할 정도로 배는 부담되는 물건이다. 그러니 우리가 물과 허심탄회하게 지내기란 매우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비교적 싸고, 갖고 다니기 편할 정도로 작은, 접이식 자전거 같은 배가 있다면 좀 다를 것 같다. 우선 나는 평일에 자주 웃을 것 같다. 사무실에서 빠져 나와 배를 타고 멀리 도망치는 상상을 하면서 말이다. (엇, 이거 새 텐트를 장만했을 때와 비슷한 기분인데!)

 

임동진(왼쪽)이 들고 있는 카누는 솔로Solo. 1인용이다. 접은 모양은 이렇다. 무게가 12.5kg인데, 백패킹용 배낭을 멨을 때와 비슷한 중량이다. ​​​​​​​윤성중 기자(오른쪽)가 들고 있는 카누는 듀오DUO. 2인용으로 적재용량은 220kg, 무게는 18.7kg이다. 혼자 들기 살짝 무겁다. 사진 기자와 둘이 타기 위해 2인용을 집어 들었다.

 

도망치는 거야 뭐, 나는 한 달에 두 번꼴로 하고 있는 셈인데(출장으로), 그 대피처가 매번 산이었으니 그것이 물렸던 모양이다. 이번에도 어느 날 사무실에서 불이 나도록 키보드를 치다가 갑자기 그 짓을 멈추고 물 한가운데를 동동 떠다니는 공상에 빠졌다. 

이때 물과 나 사이를 떠받치고 있던 것이 배인지 그냥 판자때기인지 상관하지 않고 환상 속에서 둥실대고 있었는데, 환상 속의 내가 갑자기 벌떡 일어나 “카누!”라고 외쳤다. 나는 환상을 깨고 나왔다. ‘그렇지! 카누를 타면 이번 달에는 물로 도망칠 수 있겠어!’  곧바로 인터넷 지도를 켜고 제천 충주호 부근을 훑었다. 

 

주카누캠핑장의 선착장에서 마이카누의 배를 조립하고 있다. 마이카누의 본체는 이사 갈 때 쓰는 박스 재질과 비슷하다. 이 배가 물에 잘 뜰까? 의심이 들지만 적재용량이 150kg이다.

 

충주호 카누 여행에 참여한 임동진. 그는 수상구조요원 자격증이 있다. 수영을 잘한다. 아무리 수영을 잘해도 카누를 탈 땐 구명조끼를 꼭 착용해야 한다.

 

컴퓨터 모니터로 보는 충주호는 작았다. 나는 호수와 연결된 산, 계곡 등 가고 싶은 곳을 마구 골랐다. 하지만 내가 찍은 곳 모두 월악산국립공원구역이었다. 비법정탐방로였다. 실망했지만 다시 용기를 냈다. 

반대쪽으로 화면을 옮겼다. 충주카누캠핑장이 나왔다. 여기서 호수 위 동쪽 방향으로 선을 쭉 그었다. 10cm쯤 그었을 때 이름 없는 산봉우리가 선을 가로막았다. ‘그래, 여기로 가자!’ 장소는 정해졌고, 그런데 카누는 크지 않나? 이걸 빌려줄 사람 있을까? 검색창에 ‘카누’를 쳤다. 커피 광고가 우수수 나왔다. 화면 맨 아래서 ‘접이식 카누’라는 단어를 봤다. 다시 접이식 카누를 검색창에 쳤다. ‘마이카누’라는 업체가 나왔다. 업체 소개에 나온 전화번호로 전화를 걸었다. 남자가 받았다.

 

“네, 마이카누입니다.”

“네, 저는 월간산 편집부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6월호에 카누를 타고 산에 가는 걸 촬영하고 싶은데요.”

“아, 그러세요? 날짜가 언제죠? 몇 명 가죠?”

진광석 대표라고 했다. 그는 굉장히 호의적이었다. 그는 2인용, 1인용 접이식 카누를 가지고 있고, 접이식이라 얼마든지 갖고 갈 수 있다고 했다. 나는 웃었다. 

일주일 뒤 마이카누의 진광석 대표, 김찬 이사, 김천기(아이엔지레져 대표), 김진표(아이엔지레져 대리), 양수열 사진 기자, 임동진(윤성중 기자의 친구, 오름 대표)과 나는 충주 카누캠핑장에서 만났다.

들링 중인 임동진. 그가 들고 있는 패들은 물갈퀴가 양쪽에 달렸다. 이른바 그는 카약 스타일 카누를 타고 있다.

 

2인용 카누를 탄 김천기, 김진표씨. 두 사람은 부자간이다. 나란히 노를 하나씩 쥐고 잔잔한 호수 위를 유영하고 있다.

노를 젓고 있는 양수열 사진 기자.

----------------------------------------------------------------------------------------------------------------------

카누와 카약은 어떻게 다른가?

카누와 카약은 다르다. 배의 모양보다 어떤 패들(노)을 사용하느냐에 따라 카약과 카누를 구분하는데, 물갈퀴가 양쪽에 달린 패들을 사용한다면 카약, 물갈퀴가 한쪽만 달려 있는 패들을 사용한다면 카누다. 이 외에 배 위가 덮여 있다면 카약, 활짝 뚫려 있다면 카누다. 이에 따라 카약은 빠른 속도를 내며, 카누는 느리다. 카약은 급류 계곡에 어울리고, 카누는 잔잔한 호수에서 타면 딱이다. 마이카누는 카누를 기본으로 하지만 카약처럼 탈 수도 있다. 물갈퀴가 양쪽에 달린 패들을 이용하면 되는데, 다만 마이카누를 이용해 급류에서 카약처럼 탔다가 물이 배 안으로 들어올 수 있다.

물갈퀴가 하나만 달린 패들로 카누잉 중인 마이카누 김찬 이사.

물갈퀴가 양쪽에 달린 패들로 카약 스타일 카누잉 중인 임동진.

----------------------------------------------------------------------------------------------------------------------

충주호에서 카누잉 중. 멀리 보이는 산봉우리는 월악산 영봉이다. 충주호에서 카누를 타면 이 근사한 장면을 몇 시간이고 감상할 수 있다.

카누로 만든 꽃. 짧은 꽃잎은 1인용 카누, 긴 꽃잎은 2인용 카누다.

충주카누캠핑장에서 1시간 정도 배를 운전해 아무도 없는 노지까지 갔다. 인스타그램에 올릴 인증샷 용으로 딱 알맞은 멋있는 풍경이었다.

출발지에서 3km 떨어진 노지 선착장. 같이 간 팀원들이 속속 도착했다.

노지 선착장 도착! 임동진은 마이카누 스태프들에게 패들링 자세 좋다고 칭찬 받았다. 이 말을 의식한 듯 그는 배를 운전하는 내내 폼 꽤 잡았다.

 

“자, 배를 옮기자!” 2인용 카누는 둘이서 들기에 가벼웠다. 마이카누의 조립식 카누는 10년 이상 쓸 수 있을 정도로 튼튼한데, 이만큼 오래 쓰려면 관리에 신경 써야 한다. 자갈밭으로 이뤄진 선착장에서는 바닥이 긁히지 않도록 들어서 옮기는 것이 좋다. 무게가 무겁지 않아 2인용도 혼자서 들 수 있다.

 

육지로 올라와 텐트를 쳤다. 백패킹용으로 제작된 작은 텐트는 ‘카누 캠핑’에 딱이다. 카누와 텐트, 두 개만 있다면 국내 어디든 못 갈 데가 없다. 아무도 없는 휑한 노지에서 근사하게 머물 수 있다.

 

"저 뒤에 산은 뭐지?” 노지 뒤쪽으로 봉긋하게 산이 솟아 있었는데, 그 꼭대기에 무엇이 있을지, 꼭대기에서 어떤 풍경을 볼 수 있을지 궁금해서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 임동진, 양수열 사진 기자를 끌고 산으로 올라갔다.

 

“야, 여기 아무 것도 없잖아!” 힘들게 숲을 헤치고 봉우리 정상까지 올라갔지만 아무 것도 없자 임동진이 화를 냈다. 나는 가만히 있었다.

 

뒷산에는 볼 게 별로 없었다. 봉분이 몇 기 있었고 길은 이 무덤들을 연결해 희미하게 이어졌다. 괜히 올라왔나 싶을 정도로 아무 것도 없었다. 머쓱했다. 그 와중에 임동진이 또 포즈를 취했다.

 

결국 산에서 1시간 만에 내려왔다. 다 내려와서 걸음을 멈췄다. “야, 이거 너무 멋있잖아!” 우리는 우리가 만든 야영지와 주변을 둘러싼 풍광을 보고 감탄했다.

 

야영지엔 그늘이 없어 따가운 햇볕을 그대로 받았다. 하지만 바람이 시원하게 불었다. 우리는 타프 아래 모였다. 말 없이 가만히 있어도 어색하지 않았다. 모두 충주호를 둘러싼 산에 나무가 몇 그루나 있는지 세고 있는 것 같았다.

 

양수열 사진 기자의 옆모습. 평소 자신의 인증샷을 찍을 기회가 없을 것 같아 내가 휴대폰 카메라로 찍었다. 하지만 그는 사진이 별로 마음에 들지 않았던 모양인지 심드렁했다.

 

밤이 되기 전 노을이 질 때 양수열 사진기자가 말했다. “야, 지금 좋다. 배 한 번 더 타자!” 나는 바로 배를 끌고 호수로 나갔다. 부담 없었다. 몸뚱아리만 배에 던져놓고 슬쩍 물을 튕기면 배는 앞으로 나갔다. 접이식 카약은 굉장히 간편했다.

 

밤이 됐다. 뻐꾸기와 고라니가 대화하는 소리만 주위에 울렸다. 그들이 대화를 그치면 굉장히 고요했다. 인간이 지구에 없던 시절은 이처럼 평화로웠을까? 생에 처음으로 정적 속에 놓인 기분이라 나는 이 자리에 오래 있지 못했다.

 

카누와 강과 산. 그리고 노을. 힐링에 필요한 최고의 궁합 아닐까?

 

꿈 같은 이미지다. 이 풍경을 사진으로 건질 수 있어 다행이었다. 돈을 모아 마이카누를 사면 매주 여기 갈 수 있다!

*제품 이미지를 위한 컷으로 촬영 후 철수했습니다.

----------------------------------------------------------------------------------------------------------------------

잘 쓴 장비

MSR 허바허바 쉴드 2(왼쪽)
허바허바는 미국이나 영국에서 “좋아, 좋아!” “됐어, 됐어!” “빨리, 빨리”로 통용된다. 이 텐트는 그 이름과 딱 들어맞는 제품이다. 자립식으로 어디든 꽤 안정적으로 설치할 수 있고 설치 방법도 쉽다. 무게까지 가볍다(총중량 1.47kg). 배 안에 툭 던져놓고 카누잉을 즐기기에 제격이다. 완성했을 때 모양까지 예쁘니 휑한 노지에서도 돋보인다. 인증샷용 텐트로 손색없다.

 

MSR 틴드하임 3
허바허바에 비해 설치가 약간 복잡한 편이다. 내피를 플라이와 연결할 때 쓰는 고리가 생소하지만, 그래도 완성된 텐트 내부는 굉장히 넓다. 함께 제공되는 풋프린트도 아주 유용하다. 패킹 총중량은 3.73kg. 이 무게가 부담이라면 내피를 빼고 플라이만 챙겨도 된다(이렇게 쓸 경우 플라이 안에 자전거를 보관해도 된다).

 

처음 본 의자
탤론 피벗체어 이번 카누 캠핑에 동참한 김천기씨는 탤론Talon이라는 캠핑용 의자를 만든다. 이 의자는 우산처럼 접고 펴는 방식이라 설치가 굉장히 쉽다. 완성된 의자는 360도 회전된다. 무게가 다소 무겁지만(2.5kg) 배에 싣기엔 아무 문제 없다.

 

좋은 아이디어!
마이카누 진광석 대표와 김찬 이사의 안락한 휴식처. 이들은 자신들이 탄 배를 이용해 ‘대피소’를 만들었다. 4개의 패들을 폴대 삼아 타프를 치고 그 안에 배를 집어넣었다. 매트리스 대용으로 배 안에 들어가 누웠다. 처음 하는 시도였는데, 진광석 대표는 이렇게 말했다. 

“바닥만 조금 더 보강하면 완벽합니다!” 

 

충주카누캠핑장에서 함암리의 노지까지 3km 거리다. 카누로 약 1시간 걸렸다. 노지와 연결된 산에서 간단한 산행을 할 수 있다. 노지에서 오른쪽으로 임도가 희미하게 나 있는데, 이 길을 따라 가면 묘지가 나온다. 묘지 위로난 또렷하지 않을 산길을 따라 30분쯤 가면 산 정상이다. 정상에는 볼 게 없다. 가시나무가 많아 긴팔셔츠, 긴바지를 입고 가는 것이 좋다. 

 

 

"상수원 보호구역이외 호수나 강이라면 카누 가능"

마이카누 진광석 대표(왼쪽)와 김찬 이사. 김찬 이사는 제품 개발 담당이다.

 

세상 모든 일이 다 어렵지만 한국에서 아웃도어 관련 회사를 운영하는 일은 더 어려울 것으로 짐작한다. 왜냐하면 마니아들 수가 의외로 적기 때문이다. 아웃도어 쪽에서 마니아 수는 사업을 지탱하는 기둥이다. 그 기둥이 지금 한국에는 많지 않다. 수상레저스포츠 관련 쪽은 그나마 있던 기둥도 뽑히는 판이다. 상황이 이런데도 2014년부터 접이식 카누를 만들고 있는 마이카누MYCANOE 진광석 대표, 어떤 마음으로 회사를 운영하고 있을까?

카누 제작 사업에 뛰어들기 전 어떤 일을 하셨죠?

▶ IT업체에 있었어요. 김찬 이사는 대기업에 있다가 나와서 가구 설계와 개발 일을 오래했습니다.

 

어쩌다가 카누를 만들게 됐나요?

▶ 취미가 업이 된 거예요. 수영하는 걸 좋아했어요. 충주호에서도 3km, 5km 수영을 했었고요. 그러다가 카누를 접하게 된 게 여기까지 왔습니다.

 

촬영팀. 맨 오른쪽이 2인용 듀오, 나머지는 1인용 솔로 카누다.

 

마이카누가 생긴 지 10년 정도 되네요? 지금 연 매출이 얼마나 될까요?

▶ 아직 매출이라고 말하기 힘들어요. 이제 연 매출 10억 정도 될까요? 우리는 회사 규모가 작아서 월 생산량에 한계가 있어요. 공장을 넓히거나 사람을 더 붙이면 매출도 늘 텐데, 아직 그럴 수 있는 여력이 안 됩니다.

 

이제야 매출이 이 정도 된다고 하면, 그동안 회사 운영하기 힘들었겠는데요? 지금쯤 에너지가 떨어질 때가 된 것 같은데요.

▶ 에너지 떨어질 때가 훨씬 지났죠. 지금 마이카누는 일곱~여덟 번째 버전이에요. 지금 버전이 상용이라고 보면 되는데, 그러니까 이때까지 계속 개발만 한 셈이에요.

마이카누 제품 개발은 종이접기에서 시작한다.

 

지금 개발 비용만 따지면 연 5억 원을 넘을 것 같은데요?

▶ 5억 원까지는 아닙니다. 초기에는 그런 식으로 비용이 들었어요. 지금은 기술이 많이 축적됐으니까 개발비가 상대적으로 적게 들어요. 제작 시간도 줄고 있고요. 초기에는 벤처 투자사에서 투자를 좀 받았습니다. 투자 받는 것도 힘들었어요. 한국에서 제조 쪽 투자 받는 건 많이 어려워요

 

전에 미국에서 오루카약Oru Kayak이라는 접이식 카약이 나왔던 것으로 알고 있어요. 이 회사 걸 참고한 건가요?

▶ 아, 알고 있군요! 오루카약은 우리보다 1년 먼저 나왔어요. 참고하긴 했죠. 아무래도 같은 접이식 개념이니까요. 그런데 오루카약과 우리는 다릅니다. 그쪽은 배 위쪽이 막혀 있는 폐쇄형 카약을 만들죠. 우리는 개방형 카누를 만들고요. 접는 구조도 달라요. 그런데 요즘 보니까 그쪽도 점점 개방형으로 만들고 있더군요. 살펴보니 우리 것을 확실히 참고한 것 같은 부분도 눈에 띄더군요. 비슷한 접이식 개념이다보니 아무래도 겹치는 부분이 발생할 수 있겠죠. 당연히 그들도 우리를 알고 있어요. 미국 솔트레이크 시티에서 전시회가 열렸는데, 여기서 운영진들과 미팅을 하기도 했습니다.

 

미국 샌 후안 강 급류에서 테스트 중.

 

지금 사업하는 데 가장 어려운 점은 뭐죠?

▶ 재고라고 할까요? 2014년부터 계속 제품이 업그레이드되고 있어요. 매번 업그레이드 하다 보니 이전 버전은 판매하지 못해요. 이전 버전을 판매했다가 기능이 좋지 않다고 소문나면 다음 버전 판매에 지장이 생기거든요. 창고에 재고가 많습니다.

 

한국에 카누를 탈 수 있는 곳이 많을까요?

▶ 우리 제품을 구매하기 전에 손님들이 가장 많이 하는 질문이에요. 그런데 살펴보면 탈 수 있는 곳이 많아요. 우리나라에는 차를 타고 1시간쯤 가면 크고 작은 강이나 호수가 많습니다. 충주호나 소양호 같은 큰 호수늠 몇날 다녀도 다 둘러보기 힘들 정도로 넓죠. 대표적으로 저수지가 있죠. 우리나라에 크고 작은 저수지가 무려 2만7,000개나 돼요. 

 

저수지나 호수 등 모든 곳에서 카누를 탈 수 있을 것 같진 않은데요. 그러니까 통제하는 곳이 많을 것 같아요.

▶ 네, 이 부분이 저도 좀 답답합니다. 국회 같은 데서 법을 개정해 주면 좋을 것 같아요. 지금 호수나 강에선 상수원보호구역 외에서 무동력 카누나 카약을 탈 수 있습니다. 지방의 저수지에서도 탈 수 있으면 더 좋을 것 같네요(농어촌공사나 지자체가 관리하는 소형댐과 저수지는 카누나 카약을 탈 수 없는 곳이 많다). 탈 수 있는 구역을 좀 풀어야 해양 레포츠 산업이 발전할 것 같은데, 정부에 정식으로 제안해 보려고 계획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한편으로 이해는 돼요. 보통 농어촌공사에서 저수지 등을 관리하는데, 직원 1명이 혼자 30~40군데를 살펴야 해요. 이거 굉장히 힘들겠다고 공감도 합니다. 오염 문제도 있어요. 낚시하는 사람들은 산에 다니는 사람들과 자연보호에 관한 인식이 좀 다릅니다. 지금도 낚시터에 가면 쓰레기가 많아요. 쓰레기 문제가 해결되면 규제가 조금 풀리지 않을까 싶습니다.

 

10년 전, 1인당 국민소득 3만 달러가 넘으면 해양 레저스포츠를 즐기는 사람들이 많아질 거라고 했어요. 지금 우리나라 1인당 국민소득이 3만 달러가 넘는데요, 관련 직종에 몸 담고 있는 입장에서 봤을 때 어떤가요? 해양 레저스포츠를 즐기는 사람들이 늘었나요?

▶ 몇 년 전에 비해 확실히 아웃도어 활동을 즐기는 인구가 늘어난 것 같습니다. 저희 마이카누의 경우만 보더라도 초기에는 낚시하는 50~60대 분들이 주로 관심을 보였거든요. 지금은 캠핑을 즐기는 30~40대 젊은 사용자층이 많아졌습니다. 하지만 국민소득에 비해 아직은 소수에 불과하다고 봐야겠죠. 최근에야 카누 캠핑이나 카약 캠핑을 즐기는 분들이 늘고 있어 이것이 보편적인 아웃도어 활동이 되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해양 레저 쪽 발전이 더딘 이유가 있을까요?

▶ 문화차이 때문 아닐까요? 우리나라에선 어렸을 때 수영을 필수로 배우진 않잖아요. 물과 친해질 수 있는 기회가 많이 없는 거죠. 저는 부산 출신이에요. 그럼에도 40대가 되어서야 수영을 배웠어요. 아, 계곡이나 바다에서 수영을 하다가 사고가 나면 이것을 관련 기관 책임으로 돌리는 문화도 좋지 않은 것 같아요. 그것 때문에 통제도 심한 거고요.

다음 버전 카누는 어떻게 구상하고 있나요?

▶ 아까 말했듯 캠핑 쪽에서 카누 수요가 늘고 있어요. 그래서 그들이좀더 가지고 다니기 쉽게 배낭 형태로 만들면 어떨까 생각 중이에요. 그리고 군용으로도 만들어보고 싶은 마음도 있습니다. 

 

▶ 짤막한 정보

접이식 카누 튼튼할까?

지금 한국에는 카누와 카약 제품과 관련된 ‘안전 인증 제도’ 같은 것이 없다. 그래서 마이카누는 독일까지 제품을 보내 제품을 철저하게 검증(TUV 인증, 독일의 기술 검사 협회로 전기전자 제품, 자동차, 석유 화학, 신재생에너지, 철도, 건축물 등 산업분야에서 각종 시험과 검사를 실시한다), 테스트를 통과했다. 이외 미국 급류지역 테스트에서 안정적이라는 평가를 얻었고, 부산의 한 조선연구소(정부유관기관)에서도 두 차례 테스트를 받고 우수성을 인정받았다. 그렇다면 마이카누의 접이식 카누는 수명이 몇 년 정도 될까? 진광석 대표에 따르면 접이식 카누의 소재는 2만 번 접었다가 펴도 문제없는 폴리프로필렌Polypropylene 플라스틱을 사용하고 있어 카누로는 1,000회 이상 사용할 수 있다. 이것은 마이카누를 2~3일에 한번씩 사용해도 10년 이상 사용할 수 있는 내구성이다.


오늘의 날씨

* 오늘 하루도 즐겁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