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물 치료 시엔 부작용, 명상 시엔 장기간 훈련 필요
불안할 때 명상을 하면 약물치료 만큼 증상을 완화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불안장애에 대한 약물 치료와 명상 효과를 직접적으로 비교한 첫 연구 결과가 나왔다. 두 가지 방법 모두 증상을 줄이는 유의미한 효과를 보였다. 단, 각 방법이 가진 단점이 있다.
지난 9일 미국의사협회 ≪정신의학(Psychiatry)≫ 저널에 발표된 미국 조지타운대 정신의학과 연구팀의 논문에 의하면 불안감에 시달리는 사람들은 매일 약을 복용하거나 명상을 하는 것으로 불안감을 누그러뜨릴 수 있다.
연구팀은 범불안장애(다양한 상황, 문제 등에 불안감을 느끼는 상태) 진단을 받은 환자 276명을 대상으로, 절반에게는 항우울제 ‘에스시탈로프람’을 복용하도록 했고, 나머지 절반은 명상 프로그램에 참여하도록 했다 그 결과, 두 그룹 모두 증상이 어느 정도 개선되는 결과를 보였다. 두 달간 진행된 연구에서 20%의 증상 개선 효과를 보인 것.
연구팀은 불안장애를 치료할 때 약 복용 외 다른 대안이 있다는 점을 이번 연구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미국불안·우울협회에 의하면 미국 성인 인구 약 680만 명이 범불안장애를 갖고 있다. 하지만 치료를 받는 사람은 그 절반도 안 된다.
약물 치료의 부작용 등을 우려해 치료를 기피하는 사람은 명상과 같은 대안 방법을 선택할 수 있다는 의미다. 항우울제 복용 시 흔하게 발생하는 부작용으로는 수면장애, 메스꺼움, 두통, 성욕 감소, 불안 증가 등이 있다. 명상 시에도 약 15%의 사람들은 불안감이 오히려 증가하는 부작용이 나타났지만, 그 외의 부작용은 확인되지 않았다.
명상의 단점은 약물 복용처럼 단순 작업이 아니라는 점이다. 명상을 시행한 실험참가자들은 8주간 매주 두 차례씩 2시간 30분짜리 명상 수업을 들었다. 하루는 명상 수련회에 참여했고, 매일 45분씩 스스로 명상 훈련을 시행했다.
6개월간의 추가 추적 관찰 결과, 에스시탈로프람 복용 그룹의 58%는 여전히 약을 복용하고 있었지만, 명상 그룹은 28%만이 주 4회 이상 명상 훈련을 지속하고 있었다. 매일 45분씩 명상을 하는 일보다 약을 복용하는 일이 훨씬 수월하다는 점에서 명상은 ‘지속 가능성’이 떨어진다는 의미다.
연구팀은 명상을 하려면 많은 시간이 소요되지만, 적절한 명상 방법을 찾을 때까진 이처럼 시간을 투자할 필요가 있다고 보았다. 올바른 호흡 방법을 익히고 주변 소리나 마음에서 하는 불편한 소리들을 지워야 하기 때문이다. 처음 명상을 시작할 땐 오늘 처리해야 할 일들이나 걱정거리들로 단시간 집중하는 것조차 어려울 수 있다. 하지만 꾸준히 지속하면 불안감을 부채질하는 생각을 덜어낼 수 있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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