췌장암이 발생하면 소변색이 콜라나 흑맥주 색깔과 같이 짙어질 수 있다.
국내 암 발생률 8위, 사망률 5위를 기록하는 췌장암은 대부분 말기에 증상이 나타나고, 치료가 쉽지 않은 데다, 재발도 잘해 생존율이 낮다. 그럼에도 의심 신호를 알아두고 증상이 나타났을 때 최대한 빨리 병원을 찾는 게 중요한데, 췌장암 조기 신호로 나타날 수 있는 것이 바로 '소변색'의 변화다. 소변이 콜라나 흑맥주 색과 비슷한 갈색으로 변한다.
췌장암이 생겼을 때 소변 색이 짙어지는 이유는 뭘까? 췌장에 생긴 암덩어리가 담관을 압박하기 때문이다. 암이 췌장 머리 부분에 발생하면 비교적 이른 시기에 담관을 누르게 되는데, 이로 인해 담즙이 정체되며 혈액 속으로 거꾸로 들어가 쌓인다. 이때 담즙 속에 함유된 빌리루빈이라는 색소가 소변으로 배출되면서 갈색 소변이 나오는 것이다. '담즙뇨(Choluria)'라 불리기도 한다. 종양학 전문 저널 'Clinical and Translational Oncology'에 실린 논문에 따르면, 스페인에서 췌장암을 진단받은 환자 185명(3분의 1은 1기, 3분의 1은 2~3기, 3분의 1은 4기)을 조사했더니 무려 59%에서 담즙뇨가 나타났다. 이 연구에 따르면, 그 밖의 췌장암 증상으로 무력증(86%), 거식증(85%), 체중 감소(85%), 복통(79%)이 동반됐다. 따라서 담즙뇨와 함께 이런 증상이 동시에 나타난다면 바로 병원에서 검사를 받아보는 게 좋다.
다만, 소변이 갈색으로 변했을 때 의심할 수 있는 또 다른 질환들이 있다. 사구체신염과 횡문근융해증이다. 사구체신염은 신장의 혈액 여과 부위인 사구체에 염증이 발생하는 질환이다. 횡문근융해증은 고강도 운동이나 감염질환 등으로 인해 횡문근(팔이나 다리 등 움직이는 부위에 붙어 있는 가로무늬 근육)의 근육세포가 손상되면서 세포 속 마이오글로빈, 칼륨, 칼슘 등이 혈액으로 녹아드는 질환이다. 사구체신염은 면역억제제, 항생제 등의 약물 치료, 횡문근융해증은 수액 치료 등이 필요하다. 의심 증상이 나타났다면 바로 병원을 찾아 진단받아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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