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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

[임도 라이딩-백운산 임도] 고도 700m에서 업다운 반복… 초보 라이더에 강추

by 白馬 2022. 4. 25.

제천시 백운면 42km 라이딩, 초반 9km 올라서면 비교적 완만해

 

(좌) 제천 백운면의 덕동생태숲에서 출발해 해발 700m까지 고도를 높였다. (우) 간단한 샌드위치와 커피로 점심 식사를 해결했다.

 

빼어난 산세와 밀림처럼 우거진 숲으로 이어지는 충북 제천 백운산 임도의 명성을 듣고 언젠가 한 번 꼭 찾아가 보리라 마음 먹던 차에 마침 그곳에 터 잡은 김석진 선생님의 추천으로 아내와 함께 제천으로 출발했다. 참고로 김석진 선생님과 나는 퇴임 때까지 매일 한강을 따라 자전거로 출퇴근을 함께했다. 높이 1,086m의 큰 산인 백운산은 원주와 제천 경계에 있으나 우리는 남쪽 제천 임도를 타기로 했다. 

 

운학천과 원서천이 만나는 덕동교 주변에 차를 세우고 밖으로 나오니 한겨울처럼 윙윙대는 바람이 강하고 매서워 오늘 일정이 쉽지 않을 것을 예고했다. 타이어의 공기압을 측정하고 안전 장구를 점검한 후 자전거에 오르니 바람이 혹 뒤에서 밀다가도 앞에서 가로막았다. 꽃샘추위와 강풍의 기세가 자못 사나웠다. 지난겨울은 유난히 추위가 길게 느껴지는 한 해였다. 원서천의 상류인 덕동계곡을 따라가는 덕동로를 달리다가 왼쪽 덕동생태숲으로 들어가는 다리를 건너자 마침내 임도에 진입했다.

 

왼쪽 능선의 삼봉산에서 시작해 십자봉과 정점인 백운산으로 이어지는 큰 산줄기에서 덕동계곡의 원서천으로 쏟아내는 물이 사계절 일정하고 풍부한 것이 이 계곡을 숨겨진 비경이라 부르는 가장 큰 이유였다.

 

절개지 내리막 임도와 주변 풍경. 백운산 임도는 경치가 화려하고 비교적 어렵지 않아 초보자 추천 코스로 꼽힌다.

 

백운산에서 오른편 동남쪽으로 빨랫줄처럼 치달은 산맥이 가까이로는 벼락바위봉에서 잠깐 솟았다가 멀리 구학산에서 힘을 쏟은 후 내려앉는다. 덕분에 예전부터 계곡 주변의 평평하고 완만한 구릉으로는 다랑논과 밭을 일구며 살던 사람들의 흔적을 많이 찾아볼 수 있었다. 

 

백운산 임도는 덕동리와 운학리를 둘러싸고 있는 산맥의 7~8부 능선을 연결해 만든 임도다. 따라서 초반의 긴 오르막과 마지막 긴 내리막을 제외하면 능선과 계곡의 굴곡에 따라 오르막과 내리막이 잔잔하게 반복되는 임도다.

 

조화롭게 쓰면서 지구력으로 버티는 과정이다. 장대처럼 자란 층층나무와 신갈나무가 가득한 숲은 바람이 들이칠 때마다 듣기만 해도 몸이 움츠러들 정도로 포악한 소리를 질러댔다. 

“자전거가 바닥에 들러붙는 것 같아요!”

 

길 상태가 비교적 좋다고 해도 임도 라이딩은 체력 소모가 큰 편이다.

 

출발 이후 평소보다 힘들어하는 아내의 요청에 자전거 공기압을 살펴보니 평소 돌이 많은 노면을 기준으로 설정한 값이었다. 밤에는 얼었다가 낮에 녹기를 반복하면서 푸석해진 노면과 공기가 적은 타이어의 마찰력이 커지면서 힘이 들었던 것이다. 지자체의 배려로 오르막 곳곳에 공터를 만들고 원두막까지 세워 놔 자전거를 타는 사람은 물론이고 임도를 걷는 사람들에게도 훌륭한 휴식처를 제공했다.

 

봄이라고는 하지만 골짜기 깊은 골에는 녹지 않은 얼음이 그대로 누워 있었다. 하지만 낙엽과 다래나무 넝쿨이 얽혀 있는 돌무더기 사이로는 봄바람에 녹기 시작한 얼음에서 물 떨어지는 소리가 들리고 높은 곳으로는 겨우살이를 매단 신갈나무들이 강풍에 휘청거리면서 가지마다 잎눈을 내려고 준비하는 중이었다. 그뿐인가? 물이 오르기 시작한 층층나무와 생강나무는 가늘고 긴 가지마다 연한 녹색으로 변하기 시작하고, 창공에서 쏟아지는 빛에 숲은 긴 겨울잠에서 깨어나는 중이었다.

 

임도 최고 고도는 해발 840m로 백운산 능선을 넘는 고개의 정점이다.

 

자전거 쉬워 보여도 체력 금방 소진돼

 

임도는 고도 750~850m 사이를 오가면서 출렁댔다. 고도가 높다 보니 응달에 쌓인 눈이 녹지 않아 안전을 위해 자전거에서 내려야만 했다. 매일 자전거로 공작현을 오르내리고, 자전거 타기 힘든 날에는 실내에서 평로라와 근력운동을 꾸준히 한 나는 아무 문제가 없었다. 그러나 나름 바쁜 일정으로 겨우내 자전거에서 잠깐 멀어졌던 아내는 오르막에서 에너지의 절반을 소진하고, 주능선 임도에 도착해서는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 

 

이것은 매우 중요한 교훈으로 다른 운동도 마찬가지지만, 특히 자전거는 연속성이 없으면 바로 능력이 떨어진다. 장기간 쉬거나 자전거가 아닌 다른 운동으로 체력을 자신하고 무리하게 진행하면 주행 중 빠른 체력 고갈로 완주를 포기할 수 있다. 신체적인 뒷받침이 없이 무리한 주행을 삼가라는 뜻이다. 

 

자전거는 의외로 에너지와 체력이 쉽게 소진되는 운동이다. 따라서 여유가 된다면 흡수 빠른 고농축 탄수화물을 준비하면 좋다. 그리고 운동이 끝난 후 단백질을 보충하기 위한 보조제도 괜찮다. 아내는 갈림길이 나타나자 포기하고 빠져나가고 싶은 기색이 역력했다. 다행히 눈이 녹지 않은 응달에서는 자전거를 끌고 가야 하므로 약간의 여유가 생겼고, 그로 인해 에너지를 보존하며 완주할 수 있었다. 

 

이정표가 드문드문 있고 길이 단순해 길찾기는 어렵지 않다.

 

백운산 임도를 추천하는 가장 큰 이유는 일단 고도 700m에 들어서면 오르고 내려가는 패턴이 완만하게 계속되어 몸에 큰 무리가 없다. 따라서 초보자들은 자신의 주행능력에 맞추어 몸 상태를 점검하면서 자전거를 즐길 수 있다. 

활엽수가 대부분인 숲은 곳곳에 작은 계곡이 있어 식수를 얻기 쉬우며, 원경과 근경의 기막힌 조화가 주행의 피로를 잊게 만든다. 긴 임도를 무작정 달리다 보면 지루해질 수 있으니 미리 숲에 대한 상식을 학습하고 오면 임도 주행은 훨씬 여유가 생긴다. 주변을 살피며 달리다 보면 그동안 알지 못했던 나무들의 이름이 머릿속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아! 저건 신갈나무, 저쪽에 서 있는 것은 헛개나무와 층층나무! 이런 식이다. 

 

굳이 숲 해설가를 옆에 두지 않더라도 숲에 사는 식구들을 확인하면서 즐기는 산악임도 주행은 몸과 마음을 행복하게 만든다. 특히 임도는 숲속 깊은 곳을 달리기 때문에 숲에서 벌어지는 식생의 신비를 더 잘 이해하고 품을 수 있다.

쏴아아! 봄기운을 품은 남풍과 북동쪽에서 밀고 내려온 찬바람이 밀고 당기면서 서로 다른 속도로 숲에 부딪히고, 꼭대기에 빼곡하게 들어찬 나무들이 험한 바람에 한쪽으로 기울었다 일어서기를 반복했다. 낙엽송 군락을 따라가다 보면 옛 화전민들이 밭을 일구면서 쌓아놓은 돌무더기들이 나타나고, 물이 흐르는 곳으로 일어선 뚝버들은 한껏 물을 빨아올려 은은한 초록빛이 우러나는 것이 곧 꽃눈과 잎눈이 나올 기세였다. 특히 오르막과 내리막의 경계에서 보여 주는 봉오리와 능선의 아름다움은 백운산 임도의 백미였다. 

 

출발 후 32km 지점을 지나자 올라올 때와는 반대로 출발지까지 쉬지 않고 내리막이었다. 이때 빠지지 말고 챙길 것이 있는데 바로 바람막이 재킷이다. 꾸준히 페달을 밟으면서 올라간 체온과 땀으로 축축해진 몸이 내리막에서 급격히 식는다. 주행 집중력이 떨어지는 것은 물론 감기에 걸릴 수 있다. 

 

그늘에는 아직도 녹지 않은 눈이 쌓여 있다. 안전을 위해 자전거를 끌고 통과하는 것이 낫다.

 

모든 사고는 내리막길에서 난다

늘 하는 얘기지만 모든 자전거 사고는 거의 내리막길에서 난다. 자전거 주행이든 아니면 등산이든 끝나갈 무렵에 긴장을 늦추어서는 안 된다. 평상시에 우리가 하는 일도 마찬가지다. 그때쯤 되면 체력이 소진되고 주의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특히 산악자전거 주행은 마지막에 더 집중력을 발휘해야 한다. 

 

백운산 왼쪽으로 흐르는 덕동계곡의 원서천이 있다면 오른쪽으로는 벼락바위봉 줄기에서 수량을 보태는 운학천이 있다. 운학천과 동행하면서 달리다 보니 산 그림자는 길을 덮기 시작하고 기온도 빠르게 내려갔다. 이번 임도 주행에서는 평상시 체력관리의 중요함을 알려줬다. 차에 자전거를 실으면서 아내는 혼잣말로 ‘내일부터는 차 대신 자전거로 출퇴근을 해야겠다’고 결심하는 걸 들었는데 과연 실천할지 두고 보기로 했다.

 

비교적 긴 거리인 42km를 주행했는데도 워낙 날씨가 쌀쌀하고 긴장해서 그런지 저녁 생각이 나지 않았다. 그런데 자전거를 차에 싣자마자 갑자기 허기가 몰려왔다. 김 선생님의 소개로 맛으로는 백운면에서 첫 번째라는 들깨 메밀칼국숫집에 들러 저녁 식사를 했다. 감자전과 어울린 칼국수를 맛보고 김 선생님과 헤어진 후 차에 오르니 앞에서 안내해 주신 김 선생님은 물론이고 체력적으로 힘든 상태를 극복하고 끝까지 버텨준 아내에게 고마웠다. 

 

메밀칼국수

 

감자전에 막걸리 생각나신다면!

백운면사무소 소재지의 감자옹심이메밀칼국수 (043-647-7731)는 백운의 토속 맛집으로 손꼽힌다. 재료를 아끼지 않은 시골 인심 옹심이와 맛깔난 김치겉절이도 입맛을 돋운다. 감자전에 막걸리를 곁들이면 라이딩의 피로가 녹아내린다. 꽂댕이묵마을(653-0077)은 묵밥과 묵비빔밥, 묵무침이 제대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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