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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

대도시 장거리 종주 | 부산 오산 종주

by 白馬 2017. 10. 18.

30여 봉우리 오르락내리락


60여 km 걷다 보면 보름달도 만끽
시속 3km 철인수준으로 걸어야… 대개 4개 구간으로 나눠 등산

부산 오산 종주, 말이 5산이지 실제로는 봉우리를 30개 정도 오르내리며 실제 거리 60km를 훌쩍 넘는 고난과 극기의 등산길이다. 오산은 부산의 많은 봉우리 중에 꼽을 만한 산 5개, 즉 장산·아홉산·철마산·금정산·백양산을 지칭한다. 이들 이름을 따서 ‘백금철아장’으로 부르기도 한다.

부산 오산 종주를 일반인이 하루에 끝내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GPS로 측정한 실제거리가 60.5km. 이를 하루 24시간으로 환산하면 평균 시속 3km 가까이 쉬지 않고 걸어야 한다. 만 24시간 지속적으로 걸을 수 있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그것도 잠도 자지 않은 채.

하지만 이를 단 하루 만에 해내는 사람들이 있다. 매년 개최하는 부산 오산 종주 산악마라톤대회 참가자들이다. 이 대회 우승자의 기록이 12시간 정도 된다고 한다. 거의 철인수준이다. 아니 시간당 5km를 쉬지 않고 달리는 철인이다. 국가대표 마라톤 선수도 이 정도 기록을 낼 수 있을지 궁금하다. 대개의 참가자들은 18시간 내외 걸린다. 아침에 출발해서 하루 종일 달려 다음날 새벽부터 들어오기 시작하는 것이다.

50대 이상이 무리하게 도전하다간 무릎이나 관절에 손상을 주기 십상이다. 세속적으로 “독약을 먹고 견뎌도 세월을 견뎌낼 장사는 없다”고 한다. 따라서 일반인들은 구간을 최소 3구간 내지 4구간으로 나눠서 하는 게 좋다. 4구간으로 나누면 출발하기 좋은 동백역에서 쌍다리재까지를 1구간, 쌍다리재에서 우면우체국까지 2구간, 동면우체국에서 산성고개까지 3구간, 산성고개에서 백양산 성지곡수원지 입구까지 4구간으로 하면 된다. 그래도 하루 15km 남짓 걷는 셈이다. 부산 오산 종주를 하기 위해 며칠 묵을 각오라면 숙박은 온천장으로 하면 된다. 금정산뿐 아니라 어디든 지하철로 접근이 용이하기 때문이다.

오산 종주를 하려면 수많은 봉우리를 오르내려 어디가 어디인지 헷갈릴 우려가 있다. 출발 전 미리 부산의 산악지형을 파악하면 도움이 된다.

부산의 산악지형은 이름 붙이기 곤란한 자잘한 산들도 매우 많지만 주로 낙동정맥과 낙동정맥에서 가지치고 나온 용천지맥으로 이루어져 있다.

낙동정맥은 백두대간의 매봉산(태백시)에서 빠져나와 백병산(1259m)을 거쳐 칠보산~백암산~명동산~운주산~백운산~가지산~신불산~천성산~계명산~금정산~상학산~백양산~구덕산~몰운대를 지나 다대포 앞바다로 스며든다. 용천지맥은 낙동정맥의 천성산에서 다시 동해 쪽으로 한 줄기 가지를 뻗어 용천산~백운산~망월산(~철마산)~함박산(~달음산)~아홉산~일광산(~모산)~산성으로 빠져나와 한 줄기는 연화봉~시랑산으로, 다른 줄기는 구곡산(~장산)~부흥봉~와우산으로 연결돼 동해로 사라진다.

수영강은 낙동정맥에서
용천지맥 가르는 분수령


낙동강이 백두대간에서 낙동정맥을 갈라놓는다면 수영강은 낙동정맥에서 용천지맥을 가지 치게 하는 분수령이 된다. 즉 낙동정맥에서 발원한 물이 동해로 흐르게 하는 수영강과 남해로 빠져드는 낙동강으로 갈라지는 것이다.

부산 오산 종주는 동백역에서 출발해서 간비오산~장산(634m)~483봉~315봉~산성산~쌍다리재~320봉~아홉산(361m)~함박산(457m)~곰내재~문래봉~451봉~철마산(605m)~철마교(이상 용천지맥)~284봉~지경고개~계명봉(599m)~718봉~금정산(801m)~원효봉~동문~산성고개~519봉~만덕고개~367봉~불웅령~백양산(616m, 이상 낙동정맥)~성지곡수원지로 하산하는 GPS 측정 60.5km의 장거리 종주산행이다. 실제거리는 65km 이상 된다고 한다. 장산에서 철마산까지가 용천지맥이고, 계명봉에서 백양산까지가 낙동정맥의 산줄기다. 따라서 부산 오산 종주는 용천지맥에서 시작해서 낙동정맥 줄기를 타다 중간에서 하산하는 셈이 된다.

지형에 대한 정보뿐만 아니라 산에 대한 정보도 알고 가면 그만큼 유익하다. 대개 오산 종주의 출발점이 되는 장산부터 따라가면서 살펴보자. 장산은 지리학자에 따르면 대략 6,200만~7,400만 년 전 화산폭발로 만들어졌다고 한다. 거대한 공룡들이 한가롭게 거닐던 분지였던 땅이 금정산 못지않게 많은 사람들이 찾는 산으로 변했다. 곳곳의 화산암들이 불 뿜던 공룡시절을 전해주고 있다.

장산이란 이름은 지금도 석기시대 유물이 출토되는 장산의 중턱에 신라가 정복하기 전 아득한 옛날 장산국이라는 부족국가가 있었다고 전해지는데, 거기서 장산이 유래했다고 한다.

장산의 등산로도 해운대구 어디서라도 접근이 가능할 정도로 코스가 많아 휴일엔 많은 등산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산 정상에는 억새가 군락을 이뤄 운치를 더한다. 금정산과 장산, 그리고 일광산도 억새 군락으로 특히 가을에 사람들이 많이 찾는다.

장산에서 내려다보면 해운대 달맞이고개에 와우산이 있다. ‘소가 누운 형국’이라는 명당이다. 최남선의 대한 8경 중의 하나로 꼽힐 정도로 명소다. 하지만 지금은 해운대 신시가지가 들어서 산의 형체를 알아보기 힘들 정도로 대단위 아파트단지로 변했다.

아홉산의 원래 이름은 구산九山이었으나 한자를 우리말로 풀어 쓰면서 아홉산으로 바뀌었다고 한다. 야트막한 산이지만 골짜기가 수를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아 대충 구산이라 이름 붙여졌다고 하는 사람도 있다. 아홉산은 식용으로 쓰이는 죽순인 맹종죽숲으로도 유명하다. 맹종죽은 대나무 둘레가 보통 어른 허벅지만큼 크며, 맛도 다른 대나무보다 뛰어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아홉산에서는 용천지맥의 다른 줄기인 달음산과 월음산이 보이고, 바다 쪽으로는 일광해수욕장과 고리원자력발전소가 훌쩍 뛰면 닿을 것 같이 저만치 발아래 있다. 부산 등산객들은 “장산은 사람들이 너무 북적거려서 안 좋고, 아홉산은 한적하게 걸으며 생각할 수 있어 좋다”고 말한다. 정말 사색의 길 같이 솔숲 사이로 걷기에 딱 좋다.

철마산은 웅장하고 빼어난 자태는 없으나 호젓하고 아기자기한 산행의 재미로 등산객들의 발길을 유혹한다. 철마산이란 이름은 ‘쇠로 된 말이 있는 산’이라 해서 철마산이라 불렀다고 전한다.

옛날 이곳은 큰 홍수와 해일로 오랫동안 물속에 잠겨 있었다. 그런데 용굴에서 동해 용왕의 명을 받은 용마가 물을 다스리고 나서는 물이 없어져 환궁하지 못한 채 햇볕에 점차 마르고 굳어져 작은 쇠말이 돼 근세까지 남아 있었다고 한다.

철마산은 초입 부분을 제외하면 거의 전체가 가파른 산길이다. 다른 산에 비해 더욱 힘들다. 하지만 힘든 만큼 조망은 특히 뛰어나다. 정상에서 본 주위의 경관은 600고지 이상의 장관을 만끽할 수 있다. 

금정산·장산·일광산은 억새군락 명소

부산의 진산 금정산은 주봉인 고당봉을 중심으로 북쪽의 장군봉에서 남쪽의 상계봉까지 이어진다. 그 능선을 중심으로 우리나라에서 가장 긴 17.3km의 산성인 금정산성(사적 제215호)이 둘러싸고 있다. 금정산 이름의 유래는 <동국여지승람>과 <동래부지>에 의하면 ‘산정에 돌이 있어 높이가 3척가량이고, 물이 늘 차 있어 가뭄에도 마르지 않고 금빛으로 금붕어가 다섯 색깔의 구름을 타고 하늘에서 내려와 그 샘에서 놀았으므로 금정산이라고 일컬었다’고 돼 있다. 이른바 금샘이다.

금정산은 한때 부산시에서 도립공원이나 국립공원으로 지정키 위해 보고서까지 발간했으나 사유지가 80% 가까이 돼서 도저히 수용하기 어렵고 예산도 없어 포기했다. 공식 등산로가 20여 개에 달할 정도이고, 샛길까지 포함하면 거미줄같이 촘촘한 등산로로 금정산이 몸살을 앓고 있다. 부산 시민의 산이기도 하지만 이제 관리를 해야 할 때가 아닌가 생각이 들 정도다.

금정산 가는 길에 나오는 계명봉은 여러 가지 의미를 가지고 있는 봉우리다. 낙동정맥의 본류가 시작되는 봉우리이기도 하며, 수영강으로 합류되는 온천천의 발원지이기도 하다. 또 계명봉 정상에서는 범어사 전체가 한눈에 들어온다. 계명봉 바로 옆 봉우리가 금정산 제일 북쪽 봉우리인 장군봉이다. 장군봉 오르는 길도 가파르다. 능선을 올라서면 장군평전이라는 넓은 평원이 펼쳐진다. 장군평전의 조그만 봉우리가 ‘갑오봉(720m)’이다.

장군평전의 드넓은 평원엔 억새가 대규모 군락을 이루고 있다. 신불산 억새 못지않게 넓은 평원이다. 억새 군락 사이로 난 등산로를 따라 장군봉으로 올라선다. 해발 734.5m. 시야가 확 트여 사방 조망이 가능하다.

백양산은 버드나무의 일종인 흰사시나무가 많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북쪽으로는 금정산과 이어지며, 부산진구와 사상구의 경계를 이룬다. 금정산과 이어지는 고개가 만덕고개. 조선시대 이 고갯길에 도적이 들끓었으며, 도적의 두목 이름이 ‘만덕’이라고 해서 만덕이란 이름이 붙여졌다고 한다.

백양산 자락 성지곡수원지는 우리나라 상수도의 시초가 됐으며, 부산을 가로지르는 동천의 발원지이기도 하다. 주변엔 편백나무의 울창한 숲으로 주말엔 삼림욕을 즐기는 사람들도 꽤 많다. 백양산에도 큰 임도가 잘 닦여 있어, 산책 겸 등산을 즐기는 사람들이 많다. 매년 백양산 숲길 마라톤대회가 열린다. 하산길은 급경사다. 중간에 임도를 지나 편백숲 삼림욕장을 거쳐 성지곡수원지 입구에 도착하면 오산 종주가 끝난다.

교통

서울 기준 승용차로는 경부고속도로로 끝까지 가서 온천장으로 가면 된다. 고속버스도 20~30분 간격으로 있으며, 일반 2만2,000원, 우등 3만2,800원, 심야 3만2,800원. 소요시간 4시간 30분.
부산 고속버스터미널에서 내리면 지하철로 바로 연결된다. 동백역, 온천장으로 즉시 타고 갈 수 있다. 교통카드는 서울과 부산 공용.

식당(지역번호 051)

온천장엔 곰장어, 횟집, 복집 등 여러 맛집들이 많다. 그중 갈비를 화로에서 숯불로 굽는 화로 숯불갈비 송강정(558-9199 또는 019-550-3015)의 숯불갈비맛은 이색적이다. 그리고 금정산성에 가면 산성막걸리를 꼭 먹어봐야 한다. 3대째 산성마을에 살고 있는 산성마을 발전위원회 회장이 직접 운영하는 다인(517-5938 또는 011-858-0520)은 직접 키운 흑염소불갈비와 오리구이 등을 제공한다. 걸쭉한 산성막걸리 맛도 일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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