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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물길-봄바람에 취하고…꽃 사태에 또 취하다

by 白馬 2009. 3. 20.
물길-봄바람에 취하고…꽃 사태에 또 취하다
섬진강-지리산의 봄으로…
 
▲ 광양 매화마을 청매실 농원 양지 녘에 매화꽃이 활짝 피었다.

3월도 하순을 향해 달린다. 이맘때 봄기운을 제대로 느낄 수 있는 여정으로는 섬진강을 꼽을 수 있다. 봄의 초입, 섬진강은 지리산자락을 굽이치며 산골의 봄 향기를 강물에 가득 실어 나른다. 강가에 기대어 사는 사람들은 이 즈음이 212km 섬진강이 가장 화려하게 피어나는 시기라며 자랑이다. 섬진강 강바람에 실린 매화 향훈은 지리산의 겨울잠을 깨우는 화신(花迅)에 다름없다. 훈풍은 악양 들녘을 넘어 지리산 골골이 봄소식을 알린다. 지리산의 봄 기지개는 고로쇠와 산수유 꽃이다. 겨우내 품어온 달달한 자양분을 한꺼번에 토해내며 대자연의 봄 잔치를 시작한다.


861번 지방도 따라 매화 천지…축제 한창
구례 산동 30개 마을엔 산수유꽃 흐드러져



◆ 봄기운 넘실대는 섬진강


섬진강 기행에 빼놓을 수 없는 게 강변 드라이브이다. 강줄기 따라 이어진 초록대밭에서는 봄바람에 댓잎소리 사각거리고, 청명한 하늘빛 담은 푸른 물줄기 주변에는 하얀 모래톱이 지친 물길을 맞는다. 강둑 곳곳엔 전망 포인트도 마련돼 있다. 부드러워진 강바람을 맞으며 섬진강의 유유자적 속으로 빠져 드는 망중한의 쉼터이다. 서정미가 물씬 풍기는 섬진강 물길을 따라 내려가다 남도대교를 건너서면 매향이 진동하는 전남 광양 땅. 아찔한 꽃 멀미, 봄날의 정취에 푹 빠져 들 수 있는 운치 있는 공간이다.



▶ 매향이 진동하는 '매화마을'

섬진강변에 내려앉은 봄의 화신이 빚어낸 첫 작품은 매화이다. 매화는 앙증맞은 꽃잎과 꽃술에 고혹한 향훈이 압권이다. 다른 꽃들이 겨울잠에서 미처 깨어나기 전 부지런히 피어나 그 청초한 아름다움이 단연 돋보인다.

▲ 매화

이즈음 섬진강변은 온통 매화 천지이다. 섬진강변을 흰빛으로 가득 채운 꽃 사태는 강둑을 넘어 들녘으로 산비탈로 거침없이 번져간다. 고혹한 향훈을 발산하는 매화는 섬진강과 나란히 달리는 861번 지방도와 광양매화마을주변에 탐스럽게 군락을 이루고 있다. 올 매화는 예년에 비해 일주일가량 먼저 만개했다. 때문에 매화축제(14~22일)에 맞춰 절정의 자태를 선보이는 중이다. 차창 속으로 파고드는 상큼한 강바람에 취해 광양 쪽으로 내닫다보면 매화나무 천지인 작고 아담한 시골 동네, 전남 광양시 다압면 도사리 섬진마을이 나선다. 이 마을의 매화는 이달 초부터 꽃망울을 터뜨리기 시작했다.

일명 '매화마을'로 더 잘 알려진 이곳은 1920년대부터 마을에 매화나무를 심기 시작해 이제는 전국 제일의 매화꽃 명소가 됐다. 도사리에서도 가장 유명한 매화밭은 12만평 규모의 청매실농원. 농원이라기보다는 꽃동산에 더 가까울 만큼 4계절 풍치가 빼어나다. 때문에 '취화선' 등 주요 영화촬영의 배경지로 인기다.

이곳은 평생 매화를 키우며 살아온 정부지정 전통식품 명인 홍쌍리여사(66)의 땀과 얼이 밴 공간이다. 매화꽃의 자태 못지않게 매화나무를 '딸'이라 부르는 농장주 홍쌍리 여사의 매화사랑이 '꽃보다 더 아름다운' 감동으로 다가온다. 홍 여사는 "청매실농원은 나 혼자 구경하는 정원이 아니다. 일상에 지친 사람들이 어깨에 짊어진 무거운 짐을 잠시라도 내려놓고, 참살이가 무엇인지, 왜 이처럼 아등바등 살고 있는지, 마음의 평화를 구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고자 한다. 이게 바로 오늘도 땀을 흘리고 있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청매실농원의 매화꽃을 더욱 돋보이게 하는 것은 매화나무 아래 심어 놓은 초록의 보리와 맥문동(약초). 자연의 푸르른 카페트 위에 청매화, 백매화, 홍매화가 뚜렷한 색상대비를 이루며 상큼한 봄 풍경을 연출한다. 또 봄 햇살에 광택을 자랑하는 2500여개의 장독과 대나무 숲은 매화골에 기품 있는 운치를 더하고, 청명한 하늘빛 담은 푸르른 섬진강이 발아래 굽이치며 여유로운 한 폭의 강변수채화를 그려낸다.



▶ 지리산의 대표 봄꽃 '산수유'

섬진강이 굽이도는 구례에도 봄꽃의 향연이 펼쳐진다. 지리산 기슭 구례군 산동면 지리산 온천지구 일대는 수십만 그루의 산수유가 자생 군락지를 이루고 있다. 알알이 맺힌 샛노란 봉오리들이 꽃잎을 터뜨리기 시작해 3월 중순 무렵엔 산동면 일대 30여개의 마을이 온통 붓으로 노란 물감을 칠한 듯 산수유꽃이 만개한다.

▲ 산수유꽃
전북 남원에서 밤재 터널을 지나 만나는 곳이 산동면이다. 1000년 전 중국 산둥성(山東省)의 한 처녀가 지리산으로 시집오면서 산수유를 가져와 심었다고 해서 '산동'이란 이름을 얻었다고 한다.

지리산 만복대 자락 상위마을, 현천, 원촌 등 30여 동네가 산수유 군락지로 이즈음 마을 고삿길 돌담 위로 노란 가지를 늘어뜨린 모습이 운치 있다. 3월의 노란 산수유꽃은 11월이면 루비처럼 영롱한 붉은 열매로 변신한다. 구례군은 산수유 꽃을 테마로 산동면 지리산 온천지구 일원에서 19일부터 22일까지 '제 11회 산수유꽃 축제'를 개최한다. 풍년 기원제를 시작으로 관광객이 참여할 수 있는 산수유 꽃길 걷기대회, 산수유 차-술 무료 시음, 산수유 떡메 체험, 압화 만들기 등 산수유 관련 다양한 체험행사도 함께 펼쳐진다. 구례군청(www.gurye.go.kr 061-780-2727)


▶ 봄을 마신다 '고로쇠'

봄은 눈, 향기, 촉감 등 그야말로 온몸을 통해 느낄 수 있는 감각의 계절이다. 그중 미각을 통한 봄맞이처럼 생생한 것도 또 없다. 이른 봄 섬진강 기행에 빼놓을 수 없는 게 고로쇠 시음이다.

▲ 고로쇠 채취장면

 아직 지리산은 겨울의 느낌이 남아 있지만 햇살 내리쬐는 양지 녘엔 봄기운이 물씬 배어난다. 산중에도 봄이 왔음을 알리는 대표적 전령사로는 '고로쇠'를 꼽을 수 있다. 하루가 다르게 부드러워진 봄바람 속에 맛보는 은은한 듯 달달한 고로쇠 한 잔. 온몸에 산골의 봄기운이 통째로 전해지는 듯하다.

지리산자락 중 고로쇠 산지로 유명한 곳은 전남 구례군 지리산 피아골 계곡의 마지막 동네인 직전마을. 2월 하순부터 3월말까지 마을 사람들은 고로쇠 수액 채취에 여념 없다. 단풍나무과의 고로쇠나무에 작은 구멍을 내고 채취한 수액은 뼈에 이롭다고 해 골리수(骨利水)로도 불린다. 해발 700∼1000m의 고지대에 자생하는 수령 30∼100년생 고로쇠나무에서 채취하는 수액은 칼슘 등 미네랄 성분이 물보다 40배나 많아 골다공증 신경통 위장병 피부미용 등에도 좋다고 알려져 있다.



▶ 사찰 기행

지리산 자락에는 곳곳에 거찰이 자리하고 있다. 화엄사, 천은사, 쌍계사, 실상사, 대원사 등 봄기운 가득한 사찰을 순례하는 것도 좋은 여정이다.


그 중 구례에서는 가람이 웅장한 화엄사와 기암절벽 위에 아슬아슬하게 걸려 있는 사성암이 큰 볼거리이다. 특히 사성암 절 앞마당에 서면 소설 '토지'의 무대인 드넓은 구례 들녘과 구례와 하동을 굽이쳐 흐르는 섬진강 물줄기를 한눈에 굽어 볼 수 있다. 



::: 여행메모


▶ 가는 길

◇ 광양 : 대전-진주고속도로~남해고속도로~하동 IC~광양방면~861번 지방도~매화마을

◇ 구례 : 대전-진주고속도로~함양JC~88고속도로~남원IC~19번국도~구례군 산덩면 온천지구/ 경부고속도로~천안-논산간 고속도로~호남고속도로 전주IC~17번 국도~남원~19번 국도~구례군 산동면 온천지구

▶ 뭘 먹을까


◇ 참게매운탕


섬진강 기행에서 가장 맛볼만한 게 참게탕<사진>이다.


참게에 시래기, 섬진강 민물새우, 메기 등을 함께 넣고 얼큰하게 끓여낸 매운탕이 봄철 입맛을 돋운다. 구례읍 신월리 섬진강변 천수식당(061-782-7738)이 토박이들 사이 맛집으로 통한다. 이 집의 간장 참게장도 일품이다.


참게 매운탕 3만~5만원(2~5인용)

◇ 재첩국


구례, 광양, 하동 일원 섬진강변에는 재첩국<사진>을 맛볼 수 있는 식당들이 즐비하다. 아침식사로 제격이다. 간밤에 숙취 등을 달래주는 효과가 있다.


▶ 묵을 곳


한화리조트지리산에서는 고찰 화엄사와 연계한 템플스테이 프로그램을 내놓았다. 화엄사 저녁예불과 참선배우기 체험, 전통사찰음식과 야생차 시음, 스님들과 함께 하는 선문답과 사찰 문화제 순례프로그램 등이 포함돼 있다.


산사체험(3만8000원), 한화리조트(호텔) 1박 2식 포함 6만5000원, 각 1인 기준. 선착순 예약. 한편 한화리조트지리산은 지리산 마을 주민들이 채취한 고로쇠 수액을 택배로 보내준다. 배송비를 포함한 가격은 18ℓ 1통 5만원, 4.3ℓ 4팩 5만5000만원, 4.3ℓ 2통 2만9000원 등이다.(061)782-21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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