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성 2색 향, '녹차밭 초록 물결-일림산 철축 꽃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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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밭 기행=보성의 차밭은 호남정맥 분수령인 활성산(465m) 기슭에 주로 자리잡고 있다. 보성읍과 율포 바닷가를 잇는 고갯길인 봇재 부근은 동양다원, 대한다원, 꽃다원 등 수십만 평에 이르는 차밭이 장관을 이룬다.
그중 대표격이 대한다원. 파도처럼 밀려드는 진초록 차나무 이랑엔 생동감이 넘친다. 어린 아이 키보다 작은 차나무가 줄지어 산비탈에 빽빽이 들어서 있고, 수만 그루의 삼나무가 30만평의 차밭을 경호하듯 빙 둘러싸고 있다. 아침이슬을 먹고 자란 연두빛 새순을 곡우 전에 일일이 손으로 따서 찌고 덖으면 맛과 향이 일품인 우전차(雨前茶)가 된다. 올해는 지난 18일 첫 수확을 했다.
녹차밭 산책은 해뜨기 전후가 가장 좋다. 안개속에 잠긴 고즈넉한 차밭을 거닐면 초록의 싱그러움속에 저절로 시상이 떠오른다.
비경에 취해 차나무 사잇길을 걷다가 아무 곳이나 배경을 삼아도 멋진 사진이 나온다. 삼나무 가로수로 둘러싸인 시멘트길이 S자를 그리며 차밭을 가로질러 산너머로 사라진다. 어디서 많이 본 그림 같은 풍경. 수녀와 비구니가 자전거를 타고 가는 CF의 한 장면이다. 각종 드라마, 영화도 이곳이 단골 배경이다. 녹차방에서 대하는 정갈한 차맛. 은은하고도 구수한 다향이 머릿속을 맑게 해준다.
보성만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18번 국도변 봇재다원도 빼놓을 수 없는 비경이다. 봇재 고개 다향각은 광활한 차밭과 보성만을 한눈에 굽어보는 전망대로 부드러운 초록의 차밭 이랑 문양이 인상적이다. 멀리 영천제 담수가 봄 햇살에 일렁이면 더욱 환상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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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림산 철쭉=보성의 봄은 꽃 천지이다. 초봄은 벚꽃과 진달래, 만춘은 화사한 철쭉이 산야를 붉게 물들인다. 차밭이 푸르름을 더해갈 즈음 일림산 철쭉은 마치 '녹차미인'처럼 고운 자태를 자랑한다.
일림산 가는 길은 운치가 있다. 이른 새벽 짙은 안개를 뚫고 달리는 메타세콰이어 가로수길이 그렇고, 산행로 입구의 용추골 편백나무 숲을 흐르는 맑은 계곡수 소리가 청아하다. 등에 땀이 꼽꼽하게 밸 정도로 이어지는 임도도 한참 새순을 내밀어 봄기운을 물씬 풍긴다. 숲속으로 쏟아지는 넉넉한 아침햇살에 이끌려 낙엽으로 다져진 부드러운 산길로 내딛는 걸음마다 기분 좋은 촉감이 묻어난다.
한치재와 일림산의 중간쯤에 자리 잡은 해발 627m의 이름 없는 봉우리까지는 1시간. 연분홍으로 물든 부드러운 능선이 일림산 너머 작은봉과 제암산으로 이어진다. 일림산의 철쭉은 어른 키만큼 큰데다 매서운 해풍을 맞고 자라 더욱 붉고 선명하다.
제암산과 사자산으로 연결되는 능선의 철쭉군락지 길이만 12.4㎞. 100만평 규모의 불타는 철쭉밭이 장관을 이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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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는 길=호남고속도로 동광주IC~29번 국도(40분)~보성.
▶보성 다향제=올해는 5월3~8일 보성체육공원과 다원(차밭), 일림산 일원에서 열린다. 한-중-일 차문화교류전을 비롯, 국제차요리페스티벌, 국제명차전시회, 차문화세미나, 명차선정대회, 다기명품전 등 50여 프로그램을 준비했다. 찻잎을 따고 덖는 차만들기경연(사진)과 차요리음식맛보기, 차와 (판)소리 체험코너 등도 열린다. (보성군 문화관광과 061-850-5223~6 www.boseong.go.kr)
▶그밖의 볼거리=서편제의 비조인 박유전 선생 노래비와 정응민 선생 예적지, 득음폭포는 근대 판소리의 성지이다. 문덕면 주암호 주변에는 백민미술관, 서재필 선생 기념공원, 주암호 조각공원 등이 있다. 소설 '태백산맥'의 주무대인 벌교읍도 둘러볼 만하다. 율포해수욕장의 해수녹차탕도 명소.
▶먹을거리=녹차성분이 함유된 녹차수제비 녹차떡국 녹차떡 녹차김치 녹차냉면 녹차아이스크림 녹돈 녹우 등 30여 가지의 녹차음식이 개발돼 팔린다. 요즘은 득량만에서 잡은 서대와 바지락이 제철로 보성읍 축협앞의 중앙식당(061-852-2692)은 발갛게 양념한 녹돈 주물럭(사진)과 갈치-조기 백반, 서대회, 바지락회가 맛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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